늙은 미루나무
박 영 춘
왕매미가 그늘로 숨어들어
톱날을 세차게 슬어대고
울음 그친 귀뚜라미
다락으로 뛰어들어
숨 못 쉬고 배만 불룩거리던
즐거운 여름방학 끝날 무렵
곡식 나락 꽃망울 짓이긴
미치광이 폭풍 폭우 때문에
몸져누운 늙은 미루나무
일어날 줄 모르는구나.
폐교하려는 초등학교 정문 앞
징검다리 떠내려가고
몇 안 되는 조무래기 아이들
재잘거리고 학교로 날아오는데
늙은 미루나무
냇바닥에 가로질러 드러누워
팔랑팔랑 등 밟고 건너는
병아리들 때문에
일어나려다 도로 드러눕는구나
첫댓글 들소님
재잘되는 아이들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들 목소리가 사라지자
학교가 없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들소 박영춘 님
네~
학교가 하나 둘씩 없어 지네요
우리 때는
한반에 70명이 넘었는데ᆢ
@윤 주
맞습니다.
콩나물 교실이었습니다.
정겨운 추억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