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봄볕은 화창했지만 바람이 세게 불어 어수선한 어제 오후에 봉화 텃밭에 갔습니다.
'산불조심'하자는 홍보 방송 차량이 마을마다 돌고 있었습니다.
몇 년전 식목일에 양양 낙산사가 불에 탄 일이 있었기에...
왜 매년 식목일마다 큰불이 나는지...
식목일을 연목일(燃木日)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쩝...
그 낙산사가 불탄 소식을 방송에서 전하면서,
“...때문에 반나절 만에 전소됐습니다.”라고 했거든요.
반나절... 한나절도 아닌 반나절...
도대체 반나절이 몇 시간이기에 반나절 만에 불탔다고 저리 호들갑일까?
분명 짧은 시간에 다 탔음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반나절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한나절을 알아야 합니다.
한나절은 “하루 낮의 반(半)”입니다.
따라서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낮(12시간)의 반인 6시간이죠.
그 한나절의 반이 반나절이므로
시간으로 따지면,
6시간의 반인 3시간이라는 말이죠.
따라서,
3시간 만에 절이 다 타버렸다는 의미가 됩니다.
실제 몇 시간 동안 탔는지는 모르지만,
짧은 시간에 천년고찰이 다 탔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는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틀린 것도 있습니다.
“...때문에 반나절 만에 전소됐습니다.”에서,
‘전소됐습니다’보다는 ‘전소했습니다’가 더 낫습니다.
명사에 ‘하다’가 붙어서 자동사가 되는 말은 ‘되다’를 붙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 이런 명사에 ‘되다’를 붙여 쓸 때가 많은데
이는 영어의 번역문이 일반화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봅니다.
비 소식이 있는데 좀 많이 내려서 산불감시 공무원들 좀 쉬시게 했으면 좋겠네요.
전국적인 건조주의보도 해제되면 더욱 좋구요.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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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의 반인 반나절과 같은 뜻의 낱말로 ‘한겻’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