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모처럼의 가족모임
2022년 9월 18일 일요일
음력 壬寅年 팔월 스무사흗날
새벽녘 빗소리에 잠을 깼다.
"오늘은 절대 비가 내리면 안되는데..."하면서...
9월 18일, 오늘은 중요한 행사가 두개나 있다.
하나는 고교 동창 등산모임 요산회 행사가 있어
고성의 해파랑길 걷기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며,
또 하나는 봉평면민 체육대회가 있어 촌부는 참석
못하지만 이른 아침 행사준비를 도와주고 참석은
가족들이 하기로 했다. 그래서 비가 내리면 안된다.
다행히 아침에 비는 그쳤다.
어제는 산골의 날씨가 모처럼 좋았다.
그러나 가족모임을 가졌던 경기도 용인은 엄청시리
무더웠다. 여름날 같은 습기가 많은 습한 날씨였다.
이곳 강원도 산골의 신선하고 맑은 공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 역시 강원도가 좋은 곳이구나 했다.
3년전에 홀연히 우리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가버린
하나뿐이던 처남의 3주기 기일을 맞아 가족모임을
가졌다. 처남이 잠들어있는 용인의 수목장 묘지를
찾았다.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갈때마다
자주 들리겠다고 약속하고 오지만 그게 그렇게 잘
안된다. 그래서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불쌍한 것은
먼저 떠나간 사람이다. 아무리 슬픔에 겨워 잊지를
못한다고 할지라도 산 사람은 또 이렇게 저렇게 다
살아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
그 슬픔이야 어디 처남댁이나 두 조카 녀석들 만큼
할까마는 생전에 우애가 두터웠던 세 누이는 물론
매형, 매제인 우리 세 동서도 지금껏 정이 각별했던
처남을 잊지못하고 있다. 특히 아내는 지금껏 처남
생각을 하면서 이따금씩 눈물을 찔끔거리고 있다.
촌부 역시 그렇다. 남자 형제가 없어 어린 나이때
부터 봐왔던 촌부를 친형처럼 잘 따르며 잘했다.
생전에 처남이 너무 잘했으니 이 촌부 또한 아내와
마찬가지로 처남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 고생을 하며 키운 처남의 아들 둘은 이제 어젓한
모습으로 장성했다. 조카들이지만 정말 멋지게 잘
자랐다. 큰아들은 엄마 일을 돕고 있고 작은아들은
줄곧 장학생이더니 올해 연세대 공학부를 졸업했다.
취업하여 일을 하면서도 계속 공부를 한다고 한다.
앞으로 집안에 공학박사가 탄생할 날이 머잖은 것
같다. 이런 멋지고 착한 아들을 두고 처남은 어떻게
눈을 감았을까? 씩씩하게 자라주는 조카 녀석들이
너무 대견스럽고 보기좋아 처남 생각나서 울컥했다.
처남이 잠들어있는 부근의 어느 한정식집에 모여서
식사를 하며 처남을 추억했다. 식구들이라고 해봐야
얼마 안된다. 병원에 계신 엄마 밑으로 딸 셋, 며느리
하나, 사위 셋, 손자 둘, 외손자 하나, 외손녀 하나...
모두 열두 명인데 다 모이기가 어렵다. 바쁘게 사는
현대의 생활이 다 그런 것이라지만 특히 병환으로
병원에 계시는 엄마(장모님) 생각을 하면 안타깝고
안스러워 마음이 너무 아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시면서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하나뿐인 아들이
하늘나라로 간 것도 기억을 못하시는지라 그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는 더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면회도 못하여 늘 마음을 졸이며
병원에 전화로 의사와 간호사에게 상태를 체크하는
것 외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 엄마를 모시고 처남과
함께 모이던 오래전 가족모임이 새삼 너무 그립다.
또한 작은 조카가 준비한 쇠고기 육포 선물세트와
막내 처제네 선물 청귤을 받아오며 마음이 짠했다.
첫댓글 동창 모임 잘 하시고
오늘도 행복 가득 하세요
다복한 가족의 모습이 무엇인지?
3자매의 펜션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었든지
예전의 20여년전의 그날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먼저 돌아가신 분은 그분대로 살아계신분들은 살아
계신대로 늘 건강하고 행복한 삶 되시길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