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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3일 수요일. -8도, 추움.
아산천사원에 낮 12시쯤 도착하게 되었다.
이미 새벽 6시부터 오셔서 봉사중이시던 다행코리아님의 차량을 보고 나도 주차후, 바로 봉사를 시작했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불안했을 법도 한데,
나보다 근 6시간이나 일찍 오셔서 견사의 거의 절반 이상을 이미 순회(?) 해주신 다행코리아님 덕분에,
(죄송하지만..) 늦게온 초조함이 그나마 크지 않을 수 있었다.
근 1년만의 방문이라 사료가 어디에 있는지, 컨테이너들 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물은 어디서 퍼올 수 있는지 등등,
아는 것이 하나 없었다.
닥치는 대로 똘이견사 내에 사료가 있던 기억을 더듬어 들어가보려는데, 문을 열자마자 할머님이 계셨다.
간단한 인사를 드린후, 물을 어디서 받을 수 있냐 여쭈니 똘이견사 뒤로 가면 된다 하셔서 무작정 뒤로 가보았다.
보이는 건 바로 하우스 견사!
난 카페 글로만 하우스를 설립했다라는 소식을 접하고만 있었지, 실제로 본 건 처음이었다.
처음엔 약수터 통에 물을 뜨러 (물을 구하러) 들어간 것이었는데,
막상 아이들을 보니 얼굴 부분 미용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용기를 꺼내 들었다.
입구부터 한 칸, 한 칸, 아이들 얼굴을 만지게 되었고 사료와 밥은 이미 다행코리아님께서
싹 갈고, 채워주신 것이 느껴졌었다.
덕분에 난 무거운 사료를 들 일도 없었고, 느긋이 앉아, 한 아이 한 아이와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원래는 대강 얼굴 미용만 해주고 다른 견사를 갈 예정이었으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 4시간정도 봉사를 하였는데, 난 하우스 안에서만 일을 한 것이었다.
일도 아니지.... 사료와 물은 이미 다행코리아님께서 다 체크해주고 가신 후니..
다 청소해 놓은 곳에 들어가 놀다 온 셈인데..
그게 얼마나 육체적으로 힘들던지, 나의 저질체력에 또 한번 실망했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버려서,
다른 견사를 가보지도 못한 죄책감에, 나름 나 스스로를 위안해보고자,
내가 잘한 일들이 굳이 하나하나 되새겨가며,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진짜 잘한 것을 꼽아보자면,
아이들 오줌싼 거 발로 밟고 다니길래 1차 젖은 걸레로 눌러 붙은 똥들을 녹이며 닦고,
2차 마른 걸레로 한 번 더 걸레질을 해 주니, 그나마 뽀송뽀송한 바닥이 되었고,
총 10마리 정도의 아이들의 얼굴을 미용해준 일..
추워하거나, 앉을 곳 없는 몇몇 아이들이 보여, 이불이나 담요를 하나 더 깔아주니
거기 가서 누우면서 좋아하던 아이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일....
겨우 이게 끝......
봉사를 다녀 왔다라는 말이 창피할 정도로, 카페 회원님들께 욕을 먹을 것이 뻔하게 보였다.
생각해보니,
근 몇년 전, 봉사를 다닐 때에도, 난 결코 혼자 가서, 전체 견사를 다 돌본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항상 다른 봉사자님들을 따라가서,
그분들께서 다른 견사의 사료, 물, 똥을 치우시고
난 고작 그 옆에서 똥이나 조금 치우고 사료나 조금 채워주고 그게 끝이었다.
난 절대 혼자 봉사가면 애들에게 10분의 1밖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항시 누군가 함께 동행해주셔야,
파트를 나누어 똘이견사등 각 견사마다 케어를 동시에 해야
하루안에 아산천사원 아이들을 다 케어해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느낀 다행코리아님과, 뿌꾸엄마님, 그리고 내가 전에 봉사다녔을 때, 항상 함께해주셨던
봉사자 2분의 남성분 ( 항상 그 두 분들이 들어가시는 날, 나도 따라 들어가,
난 겨우 똥이나 조금 치울뿐... 실질적 케어는 그 분들이 모든 일들을 다 하셨었다.. ) 의 존재가. 참 크게 느껴졌다.
아침일찍 천사원에 들어가서,
능숙하고 노련하게 닦여진 봉사 경력으로 천사원 총 견사를 다 케어할 수 있는 분들,
정말 흔치 않다. 손에 꼽힐 정도다.
그 분들이 계셔야 아산천사원 아이들이 먹고 살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나같은 초짜 봉사자가 아산천사원 모든 견사 아이들의 밥,물,똥을 케어하려면,
일주일 꼬박꼬박 들어가야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고작 한 게 다행코리아님께서 이미 한 번 훑어보고 가신 하우스 견사에서 저질 체력을 다 쏟아 부은 일뿐..
하우스 견사 외에도,
얼마나 많은 견사들이 있는데..
구경도 못해보고....
조금 미용, 걸레질 한 후 배고프고 지쳐서 5시쯤 집으로 귀가하였다.
아무튼 10분의 1 봉사후, 그것도 힘들다고 피곤에 쩔어, 집에 가려고 하우스 견사를 나오는데,
그제서야 보이는 건
하우스 견사 바로 옆,
바람을 막기 위해 투명하고 흰 비닐로 쳐져 있는 견사..........
하우스 견사 들어가기 전에는 거기도 견사가 있는지 왜 눈에 안들어 온걸까.
그 흰 비닐들 속을 보니,
덩치 좀 있는 백구들이 가만히 앉아 나를 보고 있는 것이 흐릿하게나마 보였다.....
순간 눈물이 날뻔했다....
다른 견사들에서 아이들이..
봉사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난 그 견사들 방문을 안한거니까....
자기들을 쓰다듬어 주지 못했으니까....
(그나마 죄책감이 확 줄어들 수 있었던건,
새벽 6시부터 오셔서 전체 견사를 다 케어해주신, 다행코리아님 덕분에
내가 그 견사 안들어가도, 아이들이 다행코리아님 온기를 느꼈을테니,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죄송합니다 다행코리아님. 도움이 안되서.. )
그렇게 난 차로 가는 내내,
일부러 견사들을 쳐다도 안보았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백구들, 강아지들 눈이 너무나 마음에 밟히고 미안해서.......
일부러 안보았다.....
시선도 안주었다...
고개를 숙이며 이동하는데,,,,
똘이견사 뒷부분이 보였다.....
(당연히 이 부분을 지나쳐야 차로 가니까..)
바람막이용 흰 비닐... 속으로 보이는
백구 아이.....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역시나 너무나 미안해서 일부러 눈을 안마주치고 무시하고 걸어나왔다......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었던건..
할머님께서 똘이견사에 상주하시는 것 같던데..
사료, 물.. 싸움등.. 돌보아 주실 수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했다....
깨작 깨작 봉사를 하고 춥고 배고프고 지친다고 차로와서,
집에 갈 준비를 하는데...
안내견 (이름을 모르겠지만 카페에서 많이 본 갈색 아이.. 얼굴, 꼬리가 미용이 되어있었다..)
갈색 아이가...
이별을 아는지 모르는지.. 꼬리를 자꾸 흔들며 나를 반기며 좋다고 점프하고 하는데...
난 속으로..
저 아이가 내가 차타고 가는 모습을 안쳐다 보기를.
이별을 모르기를.
나를 반기는 저 꼬리가 아래로 축, 쳐지지 않기를..
아이가 이별을 안다면, 내 가슴이 찢어질 것 처럼 아플 테니까...
얼마나 바라며 백미러를 보았는지 모른다..
그렇게 도망치듯이 천사원을 나오는데
갑자기 매서운 바람과 동시에 흰 눈이 함박눈이 되어
강한 칼바람과 함께 쏟아져 내렸다...
안내견 아이들이 똘이견사로 잘 들어갈 수 있을까?
안내견 애들은 이 추운데,
어디서 몸을 녹일까?
설마 그렇게 야외에서 있는건 아니겠지....
난 집에 간다고 옷 갈아입는 그 짧은 10분 동안도,
추워 죽겠어서
옷도 대충 갈아입고 차에 급하게 타서 히터틀고 춥다며 꼴깝을 떨었는데
애들은 거기서 10분이 아닌...
계속..... 밤새..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내가 아이들을 위해 해 줄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지......
봉사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천사원을 들어가서 모든 견사를 다 케어해줄 수 있다면
봉사자들에 대한 손길이 그다지 절실하지 않겠지만,
나같은 초짜 봉사자들은 눈 앞에 한 두개 똥 치우는데에도 많은 시간과 체력을 소비하는
저질체력이기 때문에,
무거운 물, 사료를 이동시켜줄 남성 봉사자분들이나,
나와 함께 똥을 치워줄 봉사자분들.. 정말 사람... 들의 손길이 정말 절실한
천사원이라는 것을 너무 너무.... 진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나 필요하고 귀하고.... 소중한...
천사원이라는 것을 느끼며....
오늘 찍어온 아가들 사진을 무작위로 올려본다....
한 아이가 세컷이상 찍히기도 하고... 하우스견사 아이들 뿐이지만....
이 아이들만이라도.. 그나마 케어했다.....라는
나 혼자만의 찌질한 위안감에 최대한 삭제 없이 많은 사진을 무작위로 올려본다.......
얘들아... 내가 너무 능력이 없어서 미안해....ㅠㅠ
얼굴 미용해 줬어요..
얼굴 미용해 줬어요..
백구 형제로 보여요.. 비슷하게 생겼어요..
이불을 깔아주니 좋다고 온몸을 비비기에 사진 찍었어요..
어려보여서
이갈이 하라고 장난감대용으로
부러진 빗자루 막대기를 넣어주었어요..
신나게 깨물고 사이좋게 노네요..
덩치는 커도
상당히 온순한 백구들이에요...
애교가 많은 아이에요....
제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가지 말라고
힝힝.. 대며 울어요........
좋은 가정으로 입양갔으면 참 좋겠어요.....
참,
코카아이들....
귀에 털이 가득 자라 박혀서(?) 귓구멍이 안보일정도..
나름 정리해준다 했으나,
한계....
치석역시 너무 심해요.
사람 은이빨같이...... 시멘트같이........
아까 그 미용한 아이들이에요.....
털이...
눈이 안보일정도로 심각했는데
미용해주니 뿌듯해요.....
너무 여린 아이....
옷을 입혀주고 왔어요......
옷 입혀준 여린 아이 옆은...
처음엔 털이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혹시나
저를 물면 어쩌나 무서웠는데
막상 다가가 미용을하니
아이가 온순하더군요....
미용해두니 예뻐요.....
너무 온순해요....
좋은 가정으로 입양가서 사랑 받고 자랐으면 좋겠어요.....
귀엽고 불쌍하고 미안한 아이들.....
너무 마른 아이들....
옷 입혀주고 왔어요....
다들 순해요..
노란옷.. 웅이 송이(?) 콩이(?)아이.......
웅이 송이(?) 예요...
몇년 전에
한참 봉사다닐때에도
있던 두 녀석들..
서로 의지해요...
한 아이는 겁이 너무 많아 벌벌 떨어요...
노란 옷 입혀주고 왔어요...
얼굴 미용도...
가슴을 너무 아프게 하는 온순한 아이들........
검은 아이도 미용해 주었어요...
털에 얼굴이 가려져 있을때는
너무 무서웠어요
혹시나
저를 물까 해서요
하지만
얼마나 온순하던지........
아, 이 즈음에,
미용기가 배터리가 다 닳아서.....
더이상 아이들 미용이 불가능했어요..
충전하는 곳도 어디 있을텐데
1년만의 방문이라...
뭐 어디에 뭐가 있는지 하나도 몰라서...
이불깔아주니 좋다고 몸 비비더니..
후에 빗자루 딱딱한 거 주니
갖고 노느라
이불이 엉망이 되고.
나올 때
다시 깔아주기는 했지만
얼마 못가
이불이 또 저렇게 망가지지 않을지..?
추울텐데......
녀석들아...ㅠㅠ
얼굴 미용해주었어요...
온순해요.....
크크크킄
웃음이 나게 만드는 애교쟁이들이에요~~
하우스 견사 거의 끝 부분에 있는데,
미용기가 배터리가 다되서
미용을 못해주었어요..
나중에 가면
얼굴 미용해줄거에요.
어찌나 애교가 많은 3인방인지,
너무 귀여워요.ㅋㅋㅋㅋㅋㅋ
활발한 녀석들
실컷 놀아주고 왔어요
애교쟁이 3인방...
검둥이 2, 흰둥이 1.
다음에 가면 얼굴 미용해줄게...
추워요..
우린 서로 의지해요....
역시나 배터리가 다닳아서
미용을 못해주었어요..
겁이 많아 이불을 깔아주는 데도
무서워서 막 도망다니고 떨고 놀래던 아이인데,
입에서 침이 수돗물처럼 뚝뚝 떨어져요....
무슨 질병일지..?
어찌해야 할지..
애교쟁이에요..
쓰다듬어주면 너무 좋아 벌러덩하는 코카아이....
가정집으로 분양갔으면 좋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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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은정님 고생하셨네요.
한사람 한사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죠. 백구2에 까만애 한아이있는 견사는 다 애기들이예요. 희고 큰아이가 애기, 작은 애가 탁구, 까만애가 깜씨예요. 얼마나 귀요미들인지 몰라요. 침흘리는 녀석도 가서 볼께요. 마지막 코카는 할머니부엌살던 코카예요. 애들이 움직일때마다 머리를 쪼듯이 괴롭혀서 뇌이상처럼 굴고 귀도 넘 아파서 치료하고 온 녀석인데 좋은 입양처가 생기면 좋겠어요 오늘 유난히 코카 루키랑 같이 사는 맑음이(노란아가)가 보고 싶었는데 사진도 많이 찍어다줘서 감사해요. 새벽부터 가서 봉사해 주신 다행코리아님과 지인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추운데 감기조심하세요
최은정님 추운 날씨에 고생 많으셨어요~
아가을 모습은 찍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네요 ㅎㅎ
얼굴 미용하고 찍어서 그런지 천사원 아이들은 정말 미모가 수려해요 그래서 더 가슴 아프죠...
은정님 마음이 많이 여리신거 같은데 잘참고 봉사해주셔서 진심 감사드려요~~!!!
은정님 고생많으셚어요 저랑 성 이름까지 같으셔서 더 반가워용~~~ 아이들 얼굴미용 절실했는데 아이들 미용한다고 정신없으셨겠어요 감기는 걸리지않으셨어요? 앞으로도 천사들 잘 부탁드려용
은정씨!!!
아이구~~반가워요.
웅이 잘지내요.
뚱돼지예요.
얼마나 착하고 영특한지 몰라요.
다 은정씨 애쓴 덕분으로
웅이가 잘 지내고 있어요.
고마워요.은정씨~~~
웅이가 졸린가 봐요.ㅎㅎ
웅이 보면 늘~~은정씨 생각 나요.
저도 상황 봐서 봉사 동참 해볼께요.
은정씨가 와줘서 앞못보고 있는 아이들 얼굴 미용도 해주고 얼마나 고마웠는데요
미용한 아이들 보니 제속이 다~ 시원했어요~
앞으로도 꾸준하게 오신다하니 우리 날짜만 맞으면 같이 들어가요~
밥 가지고 장난치는 놈들 밥그릇 엎는놈들...
용기 견사처럼 밥그릇을 고정시켜 놓고 싶네요...
장난감보내드려도댈까요?
ㅎㅎ빛나님ㅜㅜ애들 싸우다죽어요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