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시간 14일 오후 7시 55분 (한국 시간 15일 오후 1시 55분) 나즈란의 알 우크두드 클럽 스타디움 경기장에서 나즈란과 알 나스르의 리그 경기가 있었습니다. 시즌 초반 무재배로 승점을 많이 까먹었으나, 난적 알 힐랄과 알 잇티하드를 꺽으며 리그 3연승의 기세를 올리던 알 나스르와 리그 최하위로 다음 시즌 강등이 예상되는 나즈란과의 시합입니다.
원래 오늘 시합은 알 나스르의 홈경기로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스타디움에서 치뤄졌어야 했지만, 경기장 사정으로 인해 장소가 나즈란의 알 우크두드 클럽 스타디움으로 바뀌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리야드와 나즈란의 거리는 비행기로 1시간 반 거리....) 그래서 나즈란의 홈구장임에도 불구하고 원정 온 알 나스르 선수들이 홈팀 경기복을 입고, 홈팀인 나즈란 선수들이 원정팀 경기복을 입고 뛰는 보기드문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벤치 반대쪽 관중석 자체가 뻥 뚤려 있는데 경기장 수용인력이 3000명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이천수는 부상에서 복귀한 후 알 까다시야 (15분 출전), 알 잇티하드 전 (5분 출전)에 이어 이번 나즈란 전에서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3연승의 기세를 타고 있는 알 나스르가 쉽게 경기를 이끌어갈 것 같았으나 경기는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고 뭔가 2% 부족한 답답한 양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그러나 계속 꼬일 것만 같은 경기는 전반 42분경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주전 공격수 무함마드 알 사흘라위가 이를 성공시켜 0대 1로 리드한채 경기를 마쳤습니다. 첫 11경기 동안 4골 밖에 넣지 못했었지만, 알 힐랄 전 이후 4경기 연속으로 5골을 몰아치며 순식간에 리그 득점 랭킹 3위권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나즈란 0:1 알 나스르] 무함마드 알 사흘라위의 페널티킥 선제골, 4경기 연속골 (전반 43분)
선제골의 기세를 잇지 못한 알 나스르는 나즈란과 팽팽하게 맞서다가 후반 15분 알 핫산 알 야미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했습니다. 우측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그의 머리에 정확하게 연결되며 골을 넣게 된 것입니다. 아쉬운 것은 센터백 2명이 그를 따라붙으며 마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지 못했다는 것이죠.
[나즈란 1:1 알 나스르] 나즈란 알 핫산 알 야미의 헤딩 동점골 (후반 15분)
나즈란에게 동점골을 허용하자마자 다 실바 감독은 이천수와 또 한 명의 선수를 교체시키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습니다. 부상에서 복귀 이후 가장 빠른 시간에 교체되어 들어간 이천수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교체 6분만에 골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되찾는데 성공합니다.
센터 에어리어 부근에서 우측 측면으로 내어준 골을 받은 사아드 알 하르시가 중앙으로 올린 크로스를 피게로아가 논스톱 발리슛을 날렸으나 상대 수비수를 맞고 튕겨나온 골을 재치있게 슛으로 연결시켜 리그 3호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부상에 이은 방출설 등으로 그의 거취를 놓고 평상시 중계하는 구단 관계자와의 경기 후 인터뷰 중 질문으로 나왔던 탓인지 몰라도 이천수의 골세리모니를 비교적 오랫동안 클로즈업하면서 보여주더군요. 이천수의 골은 부상 전 2골을 연속으로 터뜨렸던 지난 12월 4일 알 파티흐FC전에 이어 41일만의 골입니다.
[나즈란 1:2 알 나스르] 이천수 리그 3호골!!! (후반 22분) (아무래도 중계방송을 찍다보니 페널티킥을 제외하면 거의 리플레이 영상을 위주로 담는데, 이번 이천수의 골은 리플레이가 아닌 순간 그대로를 담을 수 있었다. 골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 이천수의 플레이 영상이나 찍어볼까? 싶어 볼 잡는 순간 느낌이 와 녹화버튼을 눌렀는데 그것이 그대로 골로 이어졌으니....^^)
교체 출전 후 오랫만에 골맛을 본 이천수는 10분 후 자신이 넣었던 골과 같은 방식으로 연결된 결승골을 이끌어 냅니다. 우측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한 후 슛 시도 대신 오른쪽 측면으로 패스를 연결시키고 이를 받은 선수가 올린 크로스를 이천수의 골에 기여했던 사아드 알 하르시가 멋진 논스톱 발리슛으로 골을 넣으면서 경기를 주도해 갑니다. 골을 넣은 후 사아드 알 하르시와 이천수가 재밌는 골 세리머니를 보여줍니다.
[나즈란 1:3 알 나스르] 이천수의 발끝에서 시작된 사아드 알 하르시의 결승골 (후반 32분)
10분 사이에 2골을 연결시켜 점수차를 벌리며 앞서 나가던 알 나스르의 승리가 예상되었지만, 후반 37분 골에어리어 내에서 공격수를 마크하던 수비수 압둘라 알 까미가 퇴장을 당하고 알 핫산 알 야미에게 페널티킥골을 허용하면서 남은 10여분 간을 10명이서 싸워야 하는 숫적 열세에 놓이게 됩니다.
[나즈란 2:3 알 나스르] 알 핫산 알 야미의 페널티킥 추격골 (후반 37분)
하지만 알 나스르는 1명이 퇴장당한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동점골을 노리는 나즈란의 맹렬한 공세를 막아내며 2대 3, 1점차 승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하며 리그 4연승에 성공합니다. 이천수는 부상 복귀 이후 3경기 연속 교체 출장하면서 30여분을 소화했습니다. 출전한 이후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지만 교체 후 터진 알 나스르의 모든 골- 팽팽하던 경기의 흐름을 깨는 골과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 결승골 -에 관여하며 팀의 리그 4연승을 이끌었습니다.
알 나스르는 전반기의 무재배 전문에서 벗어나 후반기 중반 이후 4연승의 기세를 올리며 15전 7승 6무 2패 승점 27점 (27 득점/19실점)으로 알 잇티하드에 이어 승점 5점 차이로 리그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12개 팀 중 4연승을 거둔 팀은 알 힐랄과 알 나스르 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5연승에 도전하던 알 힐랄을 무너뜨린 것이 알 나스르였죠. 작년 연말의 알 힐랄-알 나스르 전에서 알 힐랄이 이겼었다면, 알 힐랄은 리그 7연승을 달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3위팀인 알 잇티하드는 지난 경기에서 거친 경기 끝에 알 나스르에게 패한 충격을 바로 회복하고 알 와흐다를 1대 3으로 이기며 알 나스르와의 승점차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부상복귀 후 교체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는 이천수가 다음 경기인 알 와흐다 전에서는 출전시간을 어느 정도로 늘이며 활약할 수 있을지,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알 힐랄 조차도 달성하지 못했던 리그 5연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
출처: 둘라의 아랍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압둘라
첫댓글 이천수 화이팅!!
5연승가능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