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과 화요일(11.12-13) 영월을 거쳐 정선을 돌아 왔습니다.
춘천지법 영월지원에서 일보고 정선 화암면을 들렀다가 엊저녁 서울에 도착한겁니다.
산행도 아닌 무슨 일로 갑자기 시골의 법원까지 갔었느냐 하면 재판이나 그런 일이 아니고
토지 경매에 응찰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래전부터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집지을 땅을 어떻게 구할까 궁리중에 갑자기
법원경매에 참가 해보자는데 생각이 미친겁니다.
경매라고 해본적은 없지만 경매로 사면 싸게 구입할 것같기에 일단 연습삼아 한번 해보기로
마음먹고 인터넷에서 경매 나온 땅,그중에서도 몇차례 유찰되어 값이 많이 내려간
곳을 찾아 봅니다.초보자가 경매로 낭패 본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지만 소액으로
부담없이 경험 삼아 해 볼만한 매물을 찾아 나선거지요.
마침 정선군 화암면 석곡리에 안성마춤한 땅이 눈에 들어옵니다.
양지바른 남향에다 몇가구 사는 마을 뒤편 산아래 위치한 밭인데 370평에 감정가 1900만원이나
몇차례 유찰되어 753만원에 경매에 부쳐진 물건입니다.도로에서 15m쯤 떨어진 맹지라는 약점
때문에 평당 2만원 조금 넘는 거저나 다름없는 가격이지요.경매대행사 의뢰 이런거 필요없이
직접 현장 박치로 부딪쳐 보기로 합니다.
영월법원의 경매개시가 화요일 오전 10시라 당일 아침 서울에서 가자면 시간이 촉박하겠고
월요일 오후 4시에 출발합니다.영월에서 술한잔하고 찜질방에서 잘까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영월에는 찜질방이 없다고 나옵니다.제천에서 영월사이 쌍룡리라는 곳에 복지회관에서
운영하는 찜질방이 있는데 가격대비 강추라고 인터넷에 소개글이 있습니다.
중앙고속도로 제천에서 빠져 나와 영월 방면으로 가다 중간 지점에 쌍룡양회공장이 있는
쌍룡리 입니다.쌍룡양회회사가 주민 복지사업의 하나로 건립한 복지회관의 찜질방이라
목욕비 2천원 찜질방 3천원으로 아주 저렴합니다.시설도 가격에 비해 괜찮고.
여관비 세이브 했으니 저녁식사는 한우등심으로 기분을 냅니다.
다음날 아침 9시 경매에 참가하려 영월로 이동합니다. 시골법원 경매법정에 갑자기 100여명의
사람이 모여드니 제법 열기가 느껴집니다.
내가 응찰한 땅은 2명이 입찰하여 나는 769만원을,다른 사람이 760만원을 제시하여 졸지에
낙찰자가 됩니다.그러자 차순위로 떨어진 사람이 다가 오더니 자기가 땅주인이니 자기에게
넘겨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법원은 먼저 화암면에 가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이란 서류를
받아 오랍니다.
화암 8경을 유람하며 면사무소에 농취증 신청서를 접수하고 나서 물건이 소재한 석곡리 현장으로
처음 가봅나다. 도로에서 그 땅으로 들어기는 진입로의 집마당에 아까 법원에서 땅주인이라고 주장하던
양반의 지프차가 서있습니다. 땅주인이 맞기는 맞는 모양입니다.
땅을 둘러 보니 입구의 땅주인이 길을 내주지 않으면 접근이 곤란한 위치입니다.다른 곳으로는
일단 길이 없어 남의집 뒤란이나 다른밭으로 들어가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도로에서 멀지않으니 장기적으로 해결 못할 위치도 아닙니다.
돌아 오는길에 문제의 땅주인 아주머니(엄포를 놓은 사람은 남편이고 아주머니의 친정집 땅이라는데)
한테서 전화가 옵니다.친정 남동생이 진 빚에 넘어간 땅이라며 자기에게 돌려 달라고 사정을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 아주머니 또 전화를 합니다. 경매비용 물어 줄테니 제발 그땅 넘겨 달라고.
입장이 참 난처합니다.시골땅 한번 사보렸더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깁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그 땅 욕심은 나지만 동생이 팔아 먹은 땅 누이가 찾겠다는데.보증금과 실비에 해당하는 비용만 받고
낙찰을 포기하렵니다.덕분에 재미있는 1박2일 여행에 새로운 경험도 했으니까요.
첫댓글 좀 아깝기는 하네요...경매 나온 물건에는 다 사연들이 있겠지요.
황당하긴했던 모양입니다.경매장에서 나한테 그럽디다.
어떻게 거기 땅을 알고 왔냐고.혹시 부근에 인척이
사느냐고.760만원 까지 가격을 내려놓고 땅에는 현장
접근이 어렵게 보이려고 일부러 철망울타리까지 쳐
놓는 등 노력을 하였음에도 엉뚱한 자가 나타나 낙찰을
가로채 버렸으니.경매직후 흥분해서 나한테 소리치던
모습에서 낭패한 기색이 역력했으니까요.
수고비 좀 붙여서 넘기면 되겠네요. ^^
근데 시골에서 살면 산 가기도 그렇고 좀 불편치 않을까요?
경매물건은 어디에서 보나요? 나도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시골 땅을 경매로 사면,그 지역에 적응해 가기가 참 어렵습니다.도시와 달리 동네일이나 건너 동네나 거리가 있어도 사람이 적으니,뻔 한 일들이 벌어지지요.
아깝지만...좋은 일 하셨네요
복 받으셔서 더 좋은 땅 싸게 꼭 사실거 같아요
경매물건 검색은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부동산으로 들어가면
매물,경매,부동산뉴스등 제목이 열거되어 있지요.경매를 클릭하면
시도별로 경매물건의 위성사진과 감정평가서 까지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굳이 현장답사를 않더라도 지형지물을 대충 알겠더라구요.
그사람들만 돈 벌었네여...자기 빚을 탕감받은 꼴이 되었으니...맹지는 좀 골치아프니 수고비 받고 넘겨주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