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일의 갯마을 탐구]〈14〉벼랑 끝에 선 바다, 내 탓이오
태풍이 휩쓸고 간 바닷가에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생활 쓰레기가 밀려와 언덕이 된 바닷가에서 뭔가를 찾아 헤매고 다녔다. 목적 없는 보물찾기였다. 재밌는 물건이 숨어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온종일 쓰레기와 놀았다. 소년 시절의 태풍에 대한 내 기억은 그렇게 거대한 쓰레기더미로 각인되었다.
태풍은 바다가 품고 있던 쓰레기를 육지로 돌려보낸다. 필자는 남해군 어촌조사를 하며 태풍 볼라벤을 맞이한 적이 있다. 볼라벤이 마을 해변에 가져다 둔 해양 쓰레기를 치우려 적재량 25t과 5t 트럭이 번갈아가며 25회를 운행했다. 다 치우지 못했다. 곧이어 들이닥친 태풍 산바도 비슷한 양의 쓰레기를 마을 해변에 다시 쌓아 올렸다. 가장 큰 쓰레기 매장지는 바다였다.
김포에서 임진강을 끌어안은 한강과 개성에서 흘러나온 예성강이 강화 북단에서 만난다. 한 줄기는 김포와 강화 사이를 가르는 염하수로가 되고, 또 다른 줄기는 석모수로를 통해서 서해와 만난다.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천혜의 어장이 요즘은 천혜의 쓰레기 배출구가 되었다. 강화 어민들은 올가을, 한강에서 밀려온 쓰레기 때문에 조업을 중단한 날이 많았다.
그물에 쓰레기가 걸리면 물길을 막아서 그물이 찢어진다. 또 어획물을 선별하느라 일손이 몇 배로 든다. 오랜만에 조업이 활기를 띤 며칠 전, 강화도 남산포서의 일화다. 어민이 새우에 섞여 있는 불순물 선별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손님이 다가왔다. 어획한 새우에 플라스틱 조각 등이 많이 섞여 있는 걸 보고 “왜 이렇게 더럽냐”는 반응을 보였다. 어민은 덤덤하게 “이게 다 아줌마처럼 서울 사람들이 버린 쓰레깁니다.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더 많이 걸려요”라고 대꾸했다. 손님은 두말없이 선별한 새우를 사 갔다.
어민들도 할 말은 없다. 폐통발이나 엉킨 그물의 줄을 자르고 바다 속으로 폐기, 조업하다가 커피봉지, 라면봉지, 담뱃갑 등 바다에 무심코 버리는 일상적인 모습. 어선을 타고 수없이 조업에 동승해 왔지만 불행히도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지 않는 어선을 본 적이 없다. 폐그물 600년, 플라스틱 500년. 자연분해되는 시간이다. 바다로 방출된 쓰레기는 먼바다에서 제7대륙으로 불리는 섬을 만들고, 연근해의 쓰레기는 우리의 해안을 뒤덮는다. 그리고 물고기 배 속으로 들어가서 다시 우리의 배 속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인간 욕망의 산물인 쓰레기는 재앙으로 반격해 온다.
폴란드 출신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처럼 산업화의 역사는 쓰레기 생산의 역사다. 인류는 수만 년을 나무 줄기나 천연 섬유로 그물을 만들었다. 합성섬유 재질의 그물은 1950년대 도입되어, 60년대 중반 우리의 어촌에 확산됐다. 50년이라는 짧은 세월, 바다 속은 파괴됐다. 지구상의 척추동물 중 60%가 살고 있는 바다는 벼랑 끝에 섰다. 바다라는 공유자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기에 개인의 이기심이 쉽게 작동한다.
하루에 커피 네댓 잔을 마시는 나를 위해 아내가 텀블러와 스테인리스 빨대를 진즉에 챙겨줬으나, 외면하고 있었다. 오늘부터라도 카페 갈 때는 텀블러를 내밀며 “여기에 주세요”라고 멋지게 외쳐보리라.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든 범인은 바로 나였기에.
김창일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목욕탕에서
목욕탕에 앉아
가만히 보면
앉은 자리의 비누거품이랑
쓰다 남은 비누나 면도기 등
모두 처음처럼
정리정돈하고
깔끔히 앉은 자리를
떠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비누거품이랑
밀었던 때랑 타월이랑 샤워대랑
온 사방으로 흩어놓고
몸만 빠져 나갑니다.
다음 날 우연히
또 보게 됩니다.
그는 또 다른 이가
어질러 놓은 자리를 보고
중얼거리며 다른 곳을
찾아 앉습니다.
그리고 떠날 때는
어제와 같습니다.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을 보면서
고요히 생각해 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요······.
출처 : 향기와 빛viit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P. 38~39
다음 세대를 생각해보는 여유
산행 중에서
두 세 명의 등산객을 보았다.
보통 등산객이 아닌 전문객인 그들은
한 나무를 통째로 뽑아 분해 작업 중이다.
그냥 보고 있는데
미안한지 묻지도 않는 답을 한다.
집안에 아픈 이가 있어
약재로 쓴다고.
그래서 한 말씀 드렸다.
그렇게 뿌리째로 뽑아 가면
그 아픈 분이 다음에 다시 아프면
무엇으로 대체하렵니까?
얼마 전 오가피가 몸에 좋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싹쓸이꾼들이 온 산야를 거의
초토화시켜 버렸다.
주변 민박집이나 식당마다
온갖 산 약초와 열매로 담은 술들을
다투어 진열해 놓은
것만 봐도 씁쓸해진다.
물론 건강도 좋지만 그래도
다음 세대를 위한 뿌리 정도는
남겨두는 마음의
여유라도 부탁드려본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
나무들에게 미안함을 대신하여
흩어진 흙이라도
덮어주고 온다.
출처 : 향기와 빛viit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P.85
첫댓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스스로를 생각해보는 글 감사합니다. 배려와 감사의 마음이 필요한 빛명상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빛책 속의 귀한 빛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에 새겨야 할 글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올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다음 세대를 생각해보는 여유 " 감사드립니다.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가
"뵤랑끝에선 바다 내탓이오"늬논단글과 귀한 빛글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일회용을 무심코 얼마나 많이 쓰는데 부끄럽내요
텀블러에 커피 사용부터 저도 동참...
자연도 어떤 무엇도 가장 아름다운 마음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실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목욕탕.
일상에서 찾는 나의 모습. 나의 생각에 빛명상을 더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음세대를 생각해보는 여유 !! 그림찻방의 말씀 깊이 새깁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마음들을 모두가 가질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머문 자리라도 다시 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세대를 위하는 마음가짐..다시한번 새깁니다!!
지금이 아닌 곧 다가올 미래를 위해, 어떻게 지내야하는지 생각을 주는 글입니다. 빛명상을 통한 밝은 마음가짐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면 작은 일부터 실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마음가짐. 깊이 새깁니다. 감사합니다.
자기가 사용한 자리는 잘 정돈하고가는게 예의지요
귀한 빛책속의글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세대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함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끝임없이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자연을 소중히 가꾸고 감사드리며 남을 배려하며 살아가야 함을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세대를 생각하는 마음,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고 되돌아보는 마음으로 나를 봅니다.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동감하면서도 생활의
편리함에 젖어 또 같은
행동들을 반복합니다.
생각하고 실천하는
생활하려고 더노력하겠습니다.
일깨움의 글 감사합니다.
우선 나부터 하는 습관을 들여야겠습니다
바르게 살아가는 생각을 가지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회용품.안쓰려고 노력하며 살고있지만
정말 더 큰마음이 절실한 때라고 생각합니다.결국 온전히 인간의 몫이니깐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을 읽고 있자니 마음이 아프네요. 그러면서 혹 나는 어떠했는지 뒤돌라보며 매일 빛 명상하며
빛, 공기 그리고 물에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겨봅니다. 일깨워 주는 말씀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잘보겠습니다.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저부터도 반성하게 됩니다. 일회용품을 이제는 사용하지 않아야겠어요.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음 세대를 위하는 마음으로 노력해봐야겠습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저도 반성합니다.
바다와 산과 자연을 위한 길이 우리 인간을 위한 길임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
귀한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살 길은 어떤 길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