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예정지였던 어진동아파트 3.3㎡당 1600만원 육박
- 희망 매도 가격도 보름 사이에 2000~4000만원씩 올라
- 대선 끝나고 행정수도로 승격 기대감에 매물도 사라져
- 반면 입주·분양물량 多, 금리 등 악재에 부정적 전망도
[세종=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선정국을 맞아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승격된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공동주택 등 부동산 시세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4년 신행정수도 위헌 판결 전 국회 건립 예정지였던 세종시 어진동의 경우 3.3㎡당 평균 1600만원에 육박하고 있고, 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한국감정원, 세종시, 지역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4월 3.3㎡당 1033만원에서 지난 17일 기준 1106만원으로 1년 만에 7.0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1205만원에서 1264만원으로 4.89% 오른 것과 비교해 2.17%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역별 평균 매매가(17일 기준)를 보면 어진동이 3.3㎡당 1601만원, 한솔동 1185만원, 종촌동 1297만원, 고운동 1185만원, 도담동 1446만원, 아름동 1191만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희망 매도 가격도 최근 정부세종청사 인근 어진·도담동 등을 중심으로 2000만~4000만원씩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도담동에 전용면적 99㎡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까지 5억 1000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 5억 5000만원에 내놓은 상태다.
인근의 아파트(전용면적 84㎡) 역시 4억 4000만원에 매도가격이 형성되는 등 최근 일주일 사이에 2000여만원이 올랐다.
이달 초 4억 3000만원에 거래됐던 어진동의 아파트(전용면적 84㎡)도 최근 4억 5000만원으로, 도담동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59㎡)는 지난해 12월 2억 6000만원에서 현재 3억 1500만원으로 3개월 만에 5500만원이 상승했다.
이번 대선이 끝난 후에도 당분간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매물 건수도 크게 줄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수백건이 넘던 아파트 매물이 최근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간 공인중개업소에 내놨던 물건들이 최근 자취를 감췄다”면서 “일부 집주인의 경우 평균 시세보다 8000만원에서 1억원 가까이 높게 부르면서 매매가 거의 실종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 나온 분들이 대부분 ‘행정수도를 만들겠다’고 언급하면서 세종시 입장에서는 최고의 호재를 맞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사려는 사람은 있어도 팔려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거래실종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세종시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당장 다음달 2-2생활권의 새롬동에서 7000여가구에 가까운 입주가 시작되는 등 올해부터 내년까지 세종에서 엄청난 물량의 아파트 공급·입주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로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 인상이 예고되는 등 국내외적인 악재도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 관련 전문가는 “세종의 경우 전세 재계약 시즌과 대규모 물량의 입주시기가 맞물리면서 현재 첫마을 및 고운동, 종촌동 등의 지역에서 많게는 전세가격이 5000만원 이상 떨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재조명받고 있지만 투기세력의 개입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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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환 (pow1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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