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상표등록 취소 청구...해당사 "중소기업 무시한 횡포"
생활용품 제조업체
락앤락 (23,900원 800 -3.2%)이 신성장동력으로 선보인 호텔·레스토랑·카페에 들어가는 주방용 집기류를 일컫는 호레카 사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 중소업체와 '호레카'상표(서비스표)를 둘러싼 분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은 중소기업 바이맥스인터내셔날 이방현 대표가 출원한 'HoReCa 호레카'의 상표등록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지난 8월 특허청 심판원에 청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락앤락은 이 대표가 출원한 상표권의 지정서비스업인 주방용수공구 및 수동기 판매대행업, 판매 알선업 등이 3년 이상 기간 동안 국내에서 사용된 사실이 없다며 마땅히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표를 등록한 후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을 시에는 이해관계인 등이 해당 상표권을 취소해달라는 청구를 할 수 있다.
이후 락앤락은 지난 9월 11일 'OKHORECA'란 상표등록을 출원했다. 지정상품은 가구 도매업, 식기 소매업, 가구 소매업, 가구판매대행업 54개다.
이방현 대표는 지난 2004년 '호레카' 상표를 출원하고 2005년부터 로고를 부착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락앤락이 중소기업을 무시한 횡포라고 반발하고 있다. 2006년 도메인(horeca.co.kr)을 등록하고 2007년 법인 호레카를 설립한 바 있다.
증빙자료로 (주)호레카가 2009년 다이나믹 프랑스(Dynamic France)로부터 음식혼합기를 수입하고, 2011~12년 주방용품을 각종 업체에 공급한 사실을 첨부했다.
때문에 3년 넘게 '호레카' 상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락앤락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에게 상표권 취소소송을 취하해 달라는 내용 증명을 발송했고 이후 답변이 없자 8월 20일 상표법 위반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대표는 "불미스러운 법적분쟁이나 여론의 주목을 받지 않기 위해 해결책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지만 답변이 없었다"며 "8년 동안 사용한 상표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호레카'를 둘러싼 싸움의 결과는 과연 이 대표가 '호레카' 상표를 꾸준히 사용했는가 여부가 가를 전망이다.
만약 특허청이 이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 락앤락은 사용 중인 'OKHORECA'가 유사상표로 해석이 가능해 관련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한다. 이미 'OKHORECA'란 상표를 사용한 상품을 판매하고 일본 엔도상사와 제휴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해 상당한 금전적 손실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락앤락이 '호레카' 사업을 준비하면서 상표권 출원을 뒤늦게 검토한 것으로 추정한다.
락앤락은 지난해 2월 '오케이호레카닷컴'을 오픈하고 사업 진출을 밝혔다. 당시 상호나 브랜드를 서비스표로 빨리 등록하기 위한 우선 심사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 올해 9월에서야 상표등록을 출원했다.
사업시작 후 'HORECA'란 상표가 이미 출원됐음을 뒤늦게 파악하고 법적 조치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락앤락은 과거 경쟁사가 '락'이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상표등록 가처분 신청을 낼 만큼 상표권에 민감한 터라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작은 회사가 가진 상표라 해서 사전 동의 없이 사용하면 안 된다"며 "언제든지 락앤락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락앤락 관계자는 "내부 특허팀 검토결과 3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다"며 "특허청의 결정에 따라 사업방향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