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일상이 흘러가고 날마다 하루라는 것도 같지만
특별한 이름이 붙은 날은 의미가 부여된 만큼 또 다른 색깔의 날이 주어진다.
달력에 빨간 글씨로 기록되어 공휴일이라 일컬어지는 이른바 기념일.
그 기념일 마다 제 색깔이 다르고 제 역할도 다르지만 가장 즐겁고 신나는 날이
아마도 크리스마스가 아닐까 한다.
그 크리스마스가 본래는 우리 고유의 상징적인 날은 아닐 것이나
전 세계적인 흐름이 우리나라에도 과열 양상을 불러일으켜 한때는 술 마시고 흥청망청
노세...놀아보세로 전락하던 시절도 있었음이나 이즈음에는 그런 추태까지는 아닌 것 같다.
어쨋든 누구에게 어떤 의미로 크리스마스가 존재하던지 간에 각자가 누리고 즐길 일이니
딱히 꼬집어 크리스마스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를 부르짖을 일은 없겠다.
단지 나이가 들어가는지 요즘에는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딱히 즐거워야 한다든가
뭔 행사를 하여야 한다는 그런 개념은 없는 것 같다.
그저 달력의 빨간 날 정도로 의미를 갖는 크리스마스가 되어버린 지금은 누군가와 함께 누리게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이니 굳이 특별한 기념이 필요치 않다는 말이다.
그렇게 아무런 느낌없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나니 크리스마스가 하루 지난 어제
딸내미 친구로부터 손수 만들었다는 비누가 도착을 했다.
딸내미 부탁으로 크리스마스에 맞춰 도착을 하려던 것이 때마침 내려주신 눈이라는 놈 덕분에
하루 늦은 날에 도착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택배기사님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가 무섭게 예쁜 포장지-다시 한번 쓰여질 것이다-로
포장이 된 박스를 해체하여 안을 들여다 보니 세상에 어쩌면 그리도 얌전하고 예쁘게 내용물을 담았는지
절로 탄성이 나오고 세심한 배려에 고맙기 까지 하였다.
물론 직장을 다니면서 취미로 하나 둘 만들어보던 수공예품 천연 비누를 이제는 직접 주문 판매까지 한다니
요즘 아이들은 정말 허투로 사는 것 같아도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살아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빡빡하기 짝이 없는 직장 생활의 피로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선택한 취미가
또다른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면 이 또한 해볼만한 일이겠다.
"봄빛이랑" 수제비눈 효과적으로 즐기시는 방법 알려드릴게요 하는 편지를 동봉한 천연비눈 세트를 보는 순간
정말 신세대답다는 생각을 하면서 놀랍고 기특했다.
일단 첨부된 내용을 적자면 이렇다.
1. 진한 색의 비누는 사용시 제품과 같은 색의 거품이 생겨도 천연분말이니 놀라지 말고 사용해주세요.
2. 식물성 원료 -천연 분말, 이어버터, 코코넛오일 등- 을 주 원료로 하여 시중의 화학 비누보다 순분이
빨리 날아갈 수 잇어요. 가급적 빨리 사용해 주세요.
3. 천연 소재라 습기에 약해요. 습기가 없는 서늘한 곳에서 보관해 주시고, 사용하실 때에도 물 빠짐이 좋은
비누 받침을 사용해 주세요.
4. 천연재료라도 피부에 따라 맞지 않을 수 있으니 이상이 있으시면 사용을 중단해주세요.
예.쁘.다....아이들이
또한 제품마다 일일이 성분과 설명서를 함께 보내왔다.
연꽃비누라 지칭되는 이 비누는 파프리카를 사용했으며 비타민C 효과를 기본으로 미백과 보습효과를 지닌단다.
이 크리스마스 트리는 시금치를 사용했고 비타민 A, 피부결 개선 및 기미 주근깨 개선과 피부탄력, 보습 효과와
여드름이 개선 된다는 설명서를 첨부하였다.
그래서 기꺼이 박수 쳐주며 응원을 해주었지만 참으로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쓰이고
일일이 품을 팔아야 했을 딸내미 친구의 노력과 정성이 갸륵해서도 고마운 마음이 두배 세배.
게다가 수면 덧신에 샤워타올까지 보너스로 얹어주니 이 또한 기쁨이 두배다.
여하튼 누군가에게 뭔가를 선물받는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요 그 선물이 멀리 남의 나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딸내미 선물이라면 더더욱 감격스러울 일 이겠다.
이래저래 별 의미없이 지나가던 크리스마스가 이로 인해 다시 한 번 의미 부여를 갖게 되었으니
크리스마스여 영원하라 정도 쯤을 외칠까나?
또 내린 눈발에 오늘의 약속을 접었다.
핑계김에 그냥 갇혀있기로 한 것.
첫댓글 천연수제비누 보다
게시글 밑에 걸린 그림이 눈에 화~악 들어옵니다.
화가들은 저런 풍경 안그리나?........
ㅎㅎㅎㅎ 아마도 그릴껄요?
좌우지간 올 해는 눈발의 풍년입니다.
연락 한 번 주세요...의견이 궁급하오니
정성이 그야말로 풍년이네 그려~! 딸있는 사람은 좋컸따~! 배아퍼~~~! 피융~~~!
오호호호..어쩝니까?
대신 며느리를 딸삼아 살아낼 생각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딸처럼 대한다는 것이 일단은 참견이나 관여를 하지 않으면 더욱 쉬울 듯.
그러다 보면 저절로 며느리 마음이 동하지 않을꺼 싶네요 만
아직 계획에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핑크님 아들의 결혼...며느리가 딸이 되는 순간을 기다려 봅니다.
좋으시겠어요. 아들의 선물에 이어 먼 곳에 있는 딸의 선물까지...
역시 인생은 알몸으로 나왔어도 선물의 연속인 듯 해요
그러게...아이들이 자라니 기쁨은 점점 커지넹.
일단은 자신들의 여정을 잘 가고 있어서 고마울 뿐이지만 더러 깜짝쇼를 하는데는 놀랍기만 하네.
헌데 알겠지만 살면서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이젠 사양하고 싶긴 해.
있는 것도 줄이고 비워내야 할 판이라서.
요즘은 자꾸 사람들에게 뭔가를 나눠주는 중인데 아이들이 자꾸 뭘 장만해줘
새로운 것이 생기면 그것도 부담인 거지.
@햇살편지 나누시는 덕분에 저같은 수혜자도 생기니
감사할 뿐이지요
자녀들의 깜짝쇼는 여태까지 보여주신 엄마 아빠의 깜짝쇼를 보고 배운 것일 터이니 그누구를 탓하겠나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