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철티비 잔차를 타고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윗쪽까지 이동한 뒤 대광사 입구에서 불곡산 정상까지 트레킹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분당 중심가에서 불곡산으로 오르는 코스를 개척해본다.
해가 지기 전까진 산에서 내려와야 되기 때문에 지난번처럼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 불곡산에 오르는 대신 다른 행선지를 돌고 오겠기에 무엇보다도 시간관리가 중요.
퇴근길에 지체없이 옷만 갈아입고 탄천을 눈썹 휘날리며 달려 수내교를 지난 뒤 분당천으로 갈아타고 중앙공원길을 올라간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엔 제대로 된 MTB를 탄 사람하고 경쟁을 하다보니 평균속도가 25내외로 아주 잘 유지가 되었다.
기어가 3단 이상이나 덜 들어가는 철티비로 MTB와 맞추려니 뱁새가 황새 따라가는 느낌이었지만 오직 체력 하나만 믿고 진드기처럼 뒤에 붙어 달렸는데 분당천과 갈라지는데서 그 관계도 이어지지 못했다.
그 사람은 성남 방면으로 직진, 난 우측 분당천으로~
분당천보도2교 부근에서 뚝방 위로 올라가면 된다고 지도상으로 미리 확인해본 기억을 떠올리며 움직였는데 결과적으론 쫄딱 망했다.
보도3교나 사랑보도육교를 통해 올라갔으면 당골공원을 따라서 불곡산 산자락까지 담박에 이어졌을텐데 정자동 시내를 여기저기 다 돌고 난 뒤 분당중앙고 뒷편 주택가 오솔길을 찾을 때까지 엄청나게 시간을 소비했다.
일단 산속에 들어서니 높은쪽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어딘가 능선에 이를테고 거기엔 이정표가 있을테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오르막길을 걸어서 낼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오래지 않아 바람대로 이정표를 만났다.
산행은 오히려 싱겁게 불곡산 정상 정자에 이르며 김이 빠졌고 돌아오는 길엔 전체적인 방향감각이 정리가 됐기에 정자공원 방향으로 쉽게 탄천에 이른다.
총 25Km가 넘은 거리를 2시간여 시간동안 나름 진이 빠질 정도로 달리고 걷고 긴장했기에 숙소에 돌아와 씻을때 느껴지는 피로감이 만만치가 않다.
이번에도 뭔가 어설프고 불완전한 여정이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더욱 확실한 지리감각을 익히게 됐으니 그 자체가 성과이고 보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