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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했던 레전드 조니 하예나스, 1970년대 영국의 월드컵 우승을 주도한 바비 무어가 활약. 그후에도 앨런 멀레이를 비롯해 칼-하인츠 리들(1999~01), 축구천재 조지 베스트, 現맨유의 수문장 에드윈 반 데사르가 거쳐간 팀. 아, 그리고 대한민국의 자랑 설기현 선수의 현 소속팀.
- FULHAM, 런던의 조용한 축구 클럽
런던에 위치한 풀럼은 1879년 'Fulham St.andrew's church sunday school'이라는 명칭의 작은 클럽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사실 풀럼의 지난 120년간의 성적은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또다른 클럽(아스날, 첼시, 웨스트햄등)들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다. 몇차례 2부리그,3부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과 2002/03시즌 인터토토컵에서 볼로냐를 물리치고 우승컵을 차지한 것이 풀럼 축구 전시관에 진열되어 있는 트로피의 전부일 정도다. 케빈 키건, 장 티가나등 선수로써 유럽에 이름을 알렸던 감독들이 풀럼을 맡았지만 그들은 1997년 풀럼을 인수한 파예드 회장의 공약인 '잉글랜드 남부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팀이 되자'의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했다.
< 2001년 프리미어 승격후, 현재까지 풀럼의 성적 : 13 - 14 - 9 - 13 - 12 - 17 >
위에서 처럼 사실 풀럼의 성적은 그저 그러했다. 21세기에 들어 풀럼이 만들어낸 굵직한 사건이라고는 2002년 여름 프랑스의 공격수 스티브 말레를 클럽 이적료를 갱신한 금액인 1150만파운드에 영입한 것과 2003년 재정난으로 인해 팀의 주포 루이 사아를 1300만파운드에 맨유로 이적시킨 것이다. 아스날이 새로운 구장을 건설하고 러시아 대부호가 첼시를 인수한 것, 그리고 프랭크 람파드와 같이 웨스트 햄 유스팀에서 배출한 선수들이 EPL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에 비해 풀럼은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너무나도 조용한 시간을 보내왔다.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모두 지닌 풀럼의 지도자
-계속되는 변화, 이제는 로이 호그손의 시대
파예드 회장은 구단주가 된 후, 런던 최고 클럽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고 계속해서 코치진을 바꾸어갔다. 키건, 장 티가나를 이어 2002년 풀럼에서 선수생활을 은퇴한 뒤, 1년 뒤 풀럼의 감독이 된 크리스 콜먼(38.현 코벤트리 시티)은 강등의 위협을 받는 팀을 9위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이끌어냈다. 그러나 콜먼 감독 역시 그 후 평범한 성적을 이어가며 경영진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바통을 로리 산체스 감독에게 건네야 했다. 경험많은 산체스 감독은 수많은 북유럽 선수들을 영입하며 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지만 북유럽발 바람은 승리를 불러오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도중 성적에 책임을 물어 로리 산체스 감독을 현 감독인 로이 호그손으로 교체하게 된다. 호그손 감독은 가시방석과도 같은 강등권팀을 맡으며 리그17위를 기록, 가까스로 팀을 1부리그에 잔류시켰다.
호그손 감독은 선수시절 크리스탈 팰리스, 메이드스톤 유나이티드등의 팀에서 활약했지만 그다지 두드러지지 못했다. 29살의 나이로 선수생활을 일찌감치 마감한 그는 함스타드 볼크럽(HBK)이라는 스웨덴 클럽에서 감독생활을 시작한다. 당시 함스타드는 강등권에서 갓 올라온 팀으로 큰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호그손 감독은 팀을 맡은 해 리그 우승을 이끌며 큰 이슈를 불러모은다. 호그손 감독이 본격적으로 유럽에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1992년 스위스 대표팀 감독을 맡은 후부터다. 그는 스위스를 이끌고 28년만에 월드컵 진출 (94' 미국월드컵)과 첫 유럽 선수권 대회(1996 잉글랜드) 진출을 이뤄내며 스위스 국민의 열혈한 환호를 받았다.
※ 2008/09 시즌을 앞둔 풀럼의 전력 보강
결과론적인 얘기로 들릴수도 있겠지만 로리 산체스 감독의 영입 정책에 비해 로이 호그손감독의 선수 영입은 매우 효율적이라는 평을 내릴 수 있다. 특히 풀럼은 NO.1 골리 안티 니에미(36)가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그의 대체자 찾기에 열을 올렸고 호그손 감독은 지난 시즌 니에미의 공백을 메웠던 케시 켈러를 그 적임자로 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소속팀 미들스브로와 재계약을 맺는데 실패한 마크 슈와처가 이적시장에 등장했고 호그손 감독은 그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슈와처는 이러한 기대에 100%부응하며 팀 수비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스위스 대표팀 때의 인연을 바탕으로 파스칼 쥐베르버흘러(38)을 NO.2로 영입한 것 또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공격진에서도 맥브라이드와 힐리의 공백을 앤디 존슨과 바비 자모라를 영입하며 훌륭히 메꿨다. 비록 이 듀오는 많은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지만 미드필더들과의 좋은 연계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즐탄 게라와 딕슨 에투후 그리고 존 판실의 영입 또한 매우 성공적이다. 그외에도 야심차게 영입한 스웨덴 국대 수비수 프레딕 스투어와 안드라닉 테이무리안 영입도 풀럼의 스쿼드를 강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있다.
- 2008/09시즌, 풀럼이 분전하는 이유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풀럼이 힐리의 쓴맛과 함께 성적 또한 스토크 시티, 헐 시티와 나란히 강등권을 전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강등권에 이름을 올려야할 풀럼의 이름이 리그 10위(1.28일 현재)에 랭크되어 있다. 두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는 7위까지 가능한 수치다.
그렇다면 그들이 이런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먼저, 확고해진 베스트 일레븐을 들 수 있다. 풀럼은 지난 시즌 로리 산체스 감독과 함께 강등권을 허덕일 때만 하더라도 다양한 영국출신의 선수들을 로테이션으로 기용했다. '풍부한 스쿼드를 지닌 팀이 로테이션 정책을 사용한다' 는 여러므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풍부한 스쿼드의 질적인 측면이 높을 때에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유럽의 정상권의 어느 팀을 들여다봐도 확고한 베스트 일레븐이 갖춰지지 않은 팀이 없다. 그리고 그러한 확고한 일레븐에 로테이션 정책을 혼합하여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통해 수많은 경기를 계획한다. 그러나 풀럼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 그들은 확고한 베스트 일레븐 없이 2007/08 리그 전반기를 치뤄냈고 지나친 로테이션은 리버풀, 맨유등의 정책과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호그손 감독은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들(19명 방출)을 과감히 내쳤다. 그리고 지난 시즌 간간히 교체 출장했던 설기현, 에릭 네브랜드등과 같은 선수들에게 기회 조차 주지 않는 강수를 두면서 위와 같은 베스트 일레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명백한 성공의 길을 달리고 있다.
두번째 성공요소는 지미 불라드와 브레데 한겔란드의 뛰어난 활약이다. 특정 두 선수만이 잘한 것은 아니지만 이 두 선수는 이번 시즌에 들어서 자신들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불라드는 특유의 활동량과 정확한 패싱력으로 머피와 함께 풀럼의 중원을 효율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영광까지 얻었다. 한겔란드는 195cm의 장신을 이용해 수많은 EPL의 스트라이커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이미 노르웨이의 벽으로 자리잡은 그는 지난 8월 아스날과의 홈경기에서 팀에 중요한 결승골을 선사하는등 이번 시즌 팬들이 선정한 이달의 선수를 2번이나 수상하며 실력 뿐만 아니라 팬들의 전폭적인 신임 또한 받고 있다. 이로인해 아스날, 맨 시티등의 팀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기사가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끝으로 수준급의 서브들의 등장이다. 레온 안드레안센(덴마크), 토니 칼리오(핀란드), 에릭 내브랜드(노르웨이), 프레드릭 스투어(스웨덴), 딕슨 에투후(나이지리아)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풀럼의 벤치를 데우고 있다. 이들은 언제든지 선발로 나설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들로써 컵 대회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임대로 잠시 팀을 떠난 설기현, 에디 존슨, 하미르 부아짜, 오무주시 같은 선수들이 아직까지 풀럼 소속이라는 측면에서 봤을때 풀럼의 스쿼드는 매우 강하다고 볼 수 있고 이는 곧 성적에 반영되고 있다. 또한 카마라 의외에 부상선수가 없다는 측면도 매우 긍정적이다.
- 상위권 도약을 위해 나가야할 길
풀럼은 실점 부문에서는 빅 4에 견줄만한 능력을 보이고 있지만 팀 득점 순위에서 미들스브로(18점)에 이은 19위를 기록중이다. 팀내 최고 득점자인 앤디 존슨과 클린트 뎀프시(4골) 인것으로만 봐도 그들은 확실히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디오망시 카마라의 부재가 아쉬울 따름. 그리고 현재 부상으로 잠시 그라운드를 떠나있는 불라드를 지켜야할 필요가 있다. 잉글랜드 언론에서는 이미 500만파운드에 헐 시티와의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호그손감독은 팀의 중심인 불라드를 지켜내야 한다. (※ 칼럼을 작성하던 중 불라드는 헐 시티로 이적하였습니다.)
풀럼은 아스날과의 경기 (1-0승), 리버풀-아스톤빌라 (0-0), 첼시 (2-2) 전을 비롯한 현 빅5와의 대결에서 1승3무라는 좋은 기록을 지니고 있다는 것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오히려 약체로 평가받는 웨스트햄에 두 차례 패,웨스트 브롬위치 패, 헐시티에 패하는등 기복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앞으로 선더랜드, 포츠머스, 위건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2월에 들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과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볼때 풀럼은 1월에 남은 세 번의 리그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승점을 쌓아야 할 필요가 있다.
풀럼에게 유럽진출의 가능성은 다분히 존재한다. 아직 FA컵이 남아있고 프리미어 리그의 정책상 상위 네개팀(챔피언스 리그), 5위팀(UEFA 직행)에 포함되지 않아도 지난시즌 포츠머스의 경우(페어플레이상)처럼 진출할 수도 있다. 이번 시즌 어느 해보다 중위권들의 승점차가 적은 상황에서 풀럼은 분명 한 계단 한 계단 밟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을 지닌 팀임에는 틀림없다. 다음 시즌 UEFA컵에 진출할 풀럼을 고대하며 칼럼을 마칠까 한다. 아, 설기현 선수의 복귀도 기대하며!
●_● 베컴 선글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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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 잘 읽었습니다. 한가지 틀린부분.. 지난시즌 페어플레이로 웨파컵에 진출한 팀은 포츠머스가 아니라 맨시티 입니다. 포츠머스는 FA컵 우승 자격으로 진출하게 됐죠.. 그리고 페어플레이 부분은 국가별로 순위를 산정한 후, 그 국가에서 가장 페어플레이 랭킹이 높은팀이 웨파컵 진출권을 따내게 됩니다. 일단 잉글랜드가 페어플레이 1위가 되야 하겠죠..
아, 헷갈렸네요 지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