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작성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게
항상 문제입니다.
계약서쓰는 건 20분 안에 끝내야 한다는 생각인데
이틀 전에도 계약 다 처리하고 보니, 한시간 반이 소요됩니다.
생각해보면 별로 할 것도 없고, 순서에 따라 최대한 효율적으로
한다고 하는데도 항상 이렇게 시간 걸리네요.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면 손님이 지루할 수도 있고,
근무 중에 잠시 나와 계약하는 경우, 곤란하겠지요.
프린터 출력시간 때문에 그런가,
뭐하는데 그렇게 시간을 잡아먹는지.
생각같아선 이십분 안에 충분히 끝낼 수 있을 거 같은데...
하기야, 공동중개하다보면, 다른 중개사분들은 계약서 특약도
세가지 정도만 적고, 확인설명서도 여기저기 빠뜨린체 적고
아예 설명도 하지도 않아, 곁에서 보는 내가 불안하던데.
전 특약도 그 부동산에 있을 수 있는 분쟁 가능성 부분들을 생각해
12가지에서 15가지, 확인설명서도 빠뜨림없이
다 적고, 계약서, 확인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더블모니터를
통해, 하나하나 읽어주고 설명해 줍니다.
당연히 이렇게 해야 겟지요
손님들은 참 꼼꼼하게 알아듣기 쉽게 잘 한다고 하기는 하지만.
어떻든 최대한 빠르게 진행한다고 해도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린다는 게 문제.
이틀 전, 금요일, 현재 전세를 승계하면서 1억7천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직장인,
안절부절하더라고요.
사전에 계약서, 확인서 다 적고 인적사항만 남겨두고,
손님이 왔을 때는 남겨둔 그것만 하는데
왜 그렇게 시간걸리는지..
서울서 내려온 아파트 매도인 사모님,
서울서 강릉에 직장 온 매수인 직장인
계약 약속시간 오후 세시쯤 사모님이 입장하고
오분 후 매수인이 입장,
"사모님 신분증 줘 보세요, 남편분 거 하고..
남편분이 준 위임장, 인감증명서도 주세요"
"매수인분, 등기부에 적힌 부동산 표시. 이게 우리가 거래하는 대상부동산 맞죠?
소유자가 갑돌이, 갑순이로 되어있고, 주민번호가 이렇죠?
이 주민증 보세요. 등기부상 소유자와 주민증 소유자 사항이 일치하죠?
그런데, 공유자인 남편분이 직장 일로 오지 못하고, 그 지분 처분을 부인에게
위임하고 이렇게 위임장을 보냈습니다. 위임장 인적사항과도 일치하죠?
그러나, 위임장도 위조할 수 있기에 인감을 찍게 하고 있는데, 위임장 인감과
인감증명서 인감이 일치합니까?
그럼, 진짜 공유지분인 남편분이 보낸 위임장 맞습니다.
매도인의 진정성은 확인됬습니다."
"매수인분, 주민증 줘 보세요. 이 분이 매수인 입니다. 주민번호 얼마 이름 홍길동."
자, 그럼 바로 계약 들어갑니다. 두분이서 여기 더블모니터를 봐 주시면 됩니다.
"잔금날짜를 언제로 할까요"
"매수인은 잔금이 이미 준비됬다고 합니다. 잔금 지불은 언제든 됩니다.
사모님도 빠를 수록 좋죠"
"그럼, 9월 25일 어떻나요? 이 계약 끝나면 아파트로 가서 세입자와 수선충당금
정산하시고, 서울 올라가서 9월 25일까지 저가 프린트 해드리는 "매도인, 매수인이 잔금일까지 준비할 서류"
에 적힌데로, 등기서류를 우편으로 보내주시면, 잔금때는 내려오지 않아도 됩니다. 잔금은 매수인이 입금해드립니다.
곧, 법무사가 와서 등기신청 위임장에 인감을 찍어갈 겁니다. 사모님 인감도 가져왔죠?
" 자 그럼, 계약서에 인적 사항을 적습니다. 오자, 탈자 있는지 봐 주세요"
이렇게 계약서 작성.
확인설명서 설명 들어감, 설명 끝, 확인설명서 맨뒤 인적사항 적음,
"저가 출력하고 서류작업할 동안, 두 분은 "매도인, 매수인이 잔금일까지 준비할 서류" 한번 보세요.
여기서 나가시면 보지 않을 겁니다"
확인설명서 1부 출력
계약서 1부, 표지 1부 출력
계약서와 확인설명서를 손님이 앉은 계약테이블로 가져가서
계약서 영수란, 매도인란 아래 대리인난, 공유자 별지란, 확인설명서 인적사항란
각 곳에 매도인, 매수인, 중개사 도장찍고, 간인.
내 자리로 와서
표지, 계약서, 확인설명서, 공유자연명부, 위임장, 인감증명서 각 두 부씩 더 복사
전체 세부로 함,
계약서 첫 장을 들고, 계인을 찍으로 계약테이블로 감.
"아, 사장님 좀 빨리 안됩니까? 이삼십 분이면 될 줄 알았는데,
한시간이 넘었네, 위에서 또 엄청 지랄하겠다"
"하하, 이게 같은 직원의 중대한 주거문제인데, 위에서 그렇게
지랄합니까? 직원의 기본 의식주 문제인데, 그래요, 다 됬습니다."
"사실 이 계약처리 시간을 이삼십분으로 줄이는 데, 온 힘을 다 써고 있는데도
단축시키기 어렵네요"
계인을 찍어 내 자리로 돌아와
매수인, 매도인 묶음에 보증서 한 부, "잔금까지 매도인, 매수인 준비할 서류등" 한 부 추가해
호치키스를 찍어 2호 봉투에 넣음.
중개수수료 영수증 출력,
한명당 80만원, 도합 160만원, 큰 돈이다.
지금 받아야 하는데,
지불시기가 잔금일이라고 따지면 어떻게 하나?
자, 이제 금전관계 정산합니다.
매수인이 전날 이백만원 가계약금을 중개사에게 맡겼습니다.
여기서 중개보수 80만원을 빼고 순 가계약금은 120만원입니다.
전 일단 이걸 사모님에게 드리면 되고,
매수인은 계약금에서 이미 준 순 가계약금 120만원을 빼고 드리면 되겠죠?
그런데, 매수인은 관리비예치금 98200원을 추가해 드려야 합니다.
그래서 계약금으로서 총 얼마를 더 드리면 됩니다.
관리예치금 건.
관리소에서 입주민들의 관리비가 연체되어
관리운영이 어려울 때를 대비해
아파트 주인에게 처음부터 얼마를 예치시키는 겁니다.
매매로 주인 위치를 떠날 때 관리소로 부터 받아나갑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는 매매시 예치금 승계 방식을 해서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받아나가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매수인은 달리 관리소에 예치금을 내지 않습니다..
매수인 분은 지금 휴대폰으로 입금해 드리세요.
그리고. 저가 사모님에게 매수인에게서 받은
가계약금 120만원을 드려야 하는데
여기서, 중개사에게 지불하셔야할 80만원을 공제하고 드리면 40만원입니다.
맞죠?
근데, 수수료를 잔금때 일 처리 다 하고 주는 거 아닌가요?
저 일처리 다 했습니다.
계약체결로서 중개가 완성되고
그 이후는 두 분이 하는거고, 중개사는 중개업무 외로 서비스하는 겁니다.
부동산 거래사가 잔금 때 수수료를 받는 거죠.
잔금때 수수료를 받아라는 건 잘 못 된 겁니다.
저 벽에 붙은 스티카 보세요, 중개협회서 보낸건데
계약시에 주는 거라 하고 있죠?
지금 주나 그때 주나 그게 그거지. 중개사 기분 문제인데
"법무사님, 그래요?"
"뭐, 계약되면 중개 수수료 드려야지요"
"아 예"
중개사님, 꼼꼼하게 일 잘 하시네요. 다음 부동산 문제 있으면
또 의뢰해야겠어요. 명함 다시 하나 주세요.
아, 이미 그 봉투에 넣어놨습니다.
그 아파트 주위에도 중개사무소가 많은 데, 멀리 있는 저에게
맡겨주셔셔 감사합니다.
자자 다 됬습니다.
사모님은 아파트가서 세입자와 수선충당금 정산하시고
안전하게 올라가세요. 등기신청위임장은 이미 작성됬으니,
등기우편으로 서류를 보낼 때,
두분 인감은 빼고, 등기필증, 두분 인감증명서, 두분 주민등록초본,
지방세세목별과세증명서 그 프린트에 자세히 적어놨습니다.
동사무소에 가시면 한 번에 다 뗄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 돌아가십시요.
매수인도 수고 많았습니다.
보내고 시계를 보니, 4시 반,
또 한시간 반 걸렸네.
열흘 전 임야 중개할 때도
한 시간 반 걸렸는데.
계약 끝내고 시계 보는 게 버릇이 되어버렸네
그러니
근무중에 개인 문제로 잠시 외출 나온 매수인이 안절부절하는구나.
어떻게 해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까?
계약서, 확인서 설명 꼭 필요한 몇 가지만 하고
생략해야 할까?
[[융통성을 발휘하면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해야되겠지요...?]]
첫댓글 계약은 큰 금액이 오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빨리빨리가 아니라 의뢰인들이 믿고 또 찾아올 수 있도록 안전하고 확실하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수고하셨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이 배웁니다 대단하십니다
소속으로 일하는데 계약서쓰기 쉽지 않군요ㅠ
좋은내용 잘 보고 갑니다~^^
실전 실황
감사.
와 현장을 보는것 같아 감사합니다,
개업한지 17일째 왕왕초보라 계약서 소리만 들려도 부럽습니다.
감사합니다.
꼼꼼히 잘하시네요~좀더 익숙해 지면 속도가 붙지 않을까요? ^^
잘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