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영화보기를 좋아한다. 특히 주말에 누군가와 복합영화관에 가서 여러 편의 영화들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맘에 드는 영화 1편을 선택하고는 남는 시간에 근처 커피점에서 향기 그윽한
중남미 코스타리카나 콜롬비아의 원두커피를 마시며 상영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좋다.
그러나 작은 고민이랄까 함께 영화관에 동반할 상대방을 찾는 것이 쉽지가 않다.
주위를 돌아보면 한 달에 한번 정도야 같이 갈 여자야 있겠지만은 서로의 스케쥴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동성 친구와 영화관을 함께 가자고 하는 것은 아직 시도한 적이 없다.
물론 내 처를 꼬드겨서 갈 수도 있겠지만 TV연속극은 좋아하지만 일부러 영화관에 가는 건 크게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듯해서 1년에 한두 번 어쩌다 영화를 같이 가는 경우가 전부다.
어쩌다 우리 딸애와도 간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거의 포기했다.
무엇보다 부녀가 함께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는 데 좀 진한 에로틱한 정사장면이라도 나오면 진짜
무안하기 그지없다. 따라서 꼭 보고 싶은 개봉영화가 있으면 고민에 빠진다.
그렇다고 혼자 영화관가기는 그렇고 누구와 섬뜻 같이 가자고 하기도 어렵고...
물론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꼭 보고 싶은 영화는 혼자서 가긴 했다. 그래서 주말에 별 스케쥴이 없을
때는 신문에 나는 영화안내 기사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취미 중 하나였다.
물론 요사이는 유료 케이블TV를 통해서 언제든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러나 영화에 따라서는 꼭 3D 영화는 아니더라고 음향효과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대형스크린에
웅장하게 방영되는 장면을 통해서 보아야 제대로 영화를 감상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는 동시상영관이 유행인 적이 있었다.
한번 입장하면 두가지 이상 영화를 볼 수 있었는데 좀 흘러간 거 이긴 했지만 재밌는 영화를 두 개씩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고 입장료도 개봉관보다도 훨씬 저렴해서 옛날 어릴 적에 친구들과
어울려 동시상영 영화관을 쏘다닌 기억이 생생하다.
벌써 오래전 직장생활 할 때의 일이다. 어느 추운 겨울날 중국 ‘헤이롱장’ 성의 ‘하얼빈’ 시로 혼자서
회사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평일이야 해야 할 일을 한다지만 어쩔 수없이 업무를 잠시 접어야 할 주말이
끼어 있었다. 사실 출장 스케쥴에 주말이 끼어 있으면 나쁠 게 없다.
더 이상 일을 추진할 수도 없으니 핑계 김에 주변지역의 관광을 하는 등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토요일로 기억이 난다. 중국은 우리보다 훨씬 오래 전에 주5일 근무를 하고 있다. 풍부한 노동력이
있으니 굳이 토요일까지 일할 필요성이 없었을 거다.
호텔 바에서 주말 대낮에 초록색의 칭따오 병맥주 한 병을 시켜 홀짝 마시고는 시간도 떼 울 겸 영화라도
한편 보려고 시내 중심가의 어느 영화관으로 갔다. 그때 상영되고 있는 영화가 “타이타닉”이었다.
극장 입구 대형광고판에 남녀 주인공인 ‘디카프리오’와 ‘윈슬렛’이 선미에서 바다를 향해 두 손을 벌리고
있는 그림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영화가 끝나고 눈이 좀 부스스한 채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해는 져서 어두침침하다. 그때다. 보기에는
좀 허름하지만 애 띤 젊은 여성이 내게 다가오면서 중국말로 말을 건네 온다. 잘하지 못하는 중국어지만
간단히 의사소통할 정도는 되니 그녀가 무슨 말은 하는지는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다.
“오늘밤 자기가 필요치 않느냐?” “이바이 콰이!” 하루 밤에 100위안이란다.(15년전 당시 환율로 우리 돈
약 1만5,6천원 정도)대략 이런 얘기로 접근해 왔다. 아무리 중국 북쪽 변방의 도시라지만 하루밤 함께 지내
주는 몸값이 크게 싼 것도 수상했지만 객지에서 괜한 봉변당 할 걱정이 앞서서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얼른
택시를 짚어 타고 호텔로 돌아 왔다.
그 후로도 국내출장이든 외국여행이든 시간이 날 때면 가끔 현지 영화관을 찾는 게 습관이 되었다. 한번은
대구로 출장을 갔었다. 여관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는 뭐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 근방의 영화관을
찾았다. 그때 본 영화가 월남전을 배경으로 한 반전영화인 ‘말론 브란도’ 주연의 “지옥의 묵시록” 이다.
누구든 집을 나서면 좀 외로움을 느낄 테고 이럴 때 보는 영화는 더욱 더 두고두고 인상에 남는 법이다.
그 후 ‘말론 브란도’ 의 개성있는 연기에 매료되어 그가 출연했던 영화나 반전 소재 TV주말 영화는 거의
빼놓지 않고 보았다.
그렇게 본 영화가 “대부”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닥터 모로의 DNA” 등이 있고 그가 출연한 건 아니지만
월남전 소재 반전영화 “디어헌터”"플래툰" “야곱의 사다리”등이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도 영화를 서너편 봤다.
개봉 영화로는 방화 “변호사”와 외화 “엑스맨” 이 있고 TV에서 본 영화로는 “7번방의 선물”과 외화 “레이”
등이 있다. 나는 영화를 본 후 꼭 나 자신에게 반문해 보는 게 있다.
“이 영화가 나에게 전해 준 메세지는 무엇인가?”
그건 그렇고 요사이 도시의 복합영화관은 개봉영화 위주이다.
그러나 비록 흘러간 영화지만 다시보고 싶은 재밌는 추억의 영화라든가 과거에 크게 히트했든 명화 등을
2-3편씩 묶어 좀 값싸게 상영해주는 동시상영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첫댓글 며칠전 이성균주연 끝까지 간다... 한편 보았습니다...보드라운 여성과 함께 같는데...관계는 밝힐수 없답니다..ㅎ
영화관에 같이 갈 여성이 있다는 것도 분명 삶의 즐거움의 하나지요~ㅎ.
<커피가 있는 영화동호회> 방 있음 좋겠네요....ㅎㅎ
근년에 본 색'계 천일의 스캔들 등이 떠오르네요.
잘 보고 갑니다..
저도 몇년 전에 '색계'는 개봉관에서 '천일의..." 주말TV 영화" 에서 봤지요.
둘다 모두 볼만 한 영화라는 거~ㅎ.
저도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님이 소개한 영화는
거의 다 봤네요.
요새 볼만한 영화가 뭐 있을까 오늘도 검색해 봤는데ㅎ
그런데 나이 탓일까요?
수상한 그녀~처럼 유쾌하고 코믹한 영화가
좋아지네요.
가볍게 볼 수 있고 웃음을 주는 영화...
그렇지요. 저도 요새는 코믹한 영화 그러면서 뭔가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는 그런 영화 무지 좋아합니다~ㅎ.
우리 남편도영화를 아주 좋아 한답니다..
늦게 집에 도착해서도 TV영화프로에 매달려 사는 듯 싶어요..
하루종일 떨어져 있는데..오는 시간까지 영화프로에 남편을 빼앗겨 사는 듯 싶고
주말은 취미가 많아 그 취미에 빼앗기고
결국 나도 이 많은 시간들을 일과 취미로 만들어 놓고 삽니다..
영화를 보면서 새로운 인생을 대리만족하는 듯 싶네요.. 내게는 나쁜영화..맞나요?
온종일 영화에만 심취해 있다면 문제지만 영화 좋아하시는 남편분
미워하진 마시고 가끔 함께 즐겨 보세요~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부산이 영화보기에 참 좋은 곳이군요.
마자요. 매년 열리는 부산영화제도 국제적으로 이젠 꽤 알려져 있고...
담에 부산에 갈 때는 시네마테크에 꼭 가보고 싶습니다~ㅎ.
영화.....댓글로는 도저히 못하지요.....저의 일상의 일탈입니다
저도 가끔의 일상의 일탈로 영화 강추! 합니다~ㅎ.
좋은 정보 하나 알려드릴께요..
청량리 홍릉에 가시면 "정보도서관"이란곳이 있습니다
이곳에 가시면 영화를 보실수 있습니다
추억의 영화를 모두 볼수있습니다
(단) 동대문구에 거주해야 가능합니다
그렇군요... 흑흑! 근데 전 동대문 거주가 아니니~ㅎ.
난 영화도 연속극도 별로
다만 명화나 아님 아주 재미있다는 연속극이나 보지만
울 갑장님 ㅇ혼자 영화보기 싢으면 용방에 영화 번개라도 치셔
아마 나올 갑장님들 있을것을 ㅎ 인기가 많어서
가시장미님. 언제 또 한국에 오시나요?
그때 영화번개 한번 생각해 볼게요. see you then!
@윈드 어머 감사감사
헌데 언제 갈지 나도 몰라요
여기일이 마무리 되야만 갈수 있으니까요
기대할께요 영화 번개 ㅎㅎㅎ
저도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본 거 같더라구요.
같이 영화 보는 맛...좋은거죠.ㅎ
스토리 중심의 영화는 TV를 통해서 봐도 괜찮을 것 같지만 음향효과를 중시하는
블랙버스트 유형의 영화는 그래도 영화관에서 대형스크린을 통해서 봐야 제 격이죠~ㅎ.
저두 여자지만 가끔 혼자가서 볼때 있는데..
젊은 애들 틈에서 ㅋㅋ 팝콘에다가 음료꺼징.
쪼매 쓸쓸하기는 해도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
나만의 자유시간이라 즐기는 편이여요
요즘은 잘안가지만 ㅋ
동반해서 또 가끔가구요
액션물을 보고 나면 체쯩이 내려가서
영화관람을 ㅋㅋ
홀로 자유...사춘기 시절의 느낌이랍니당
가끔 혼자 보는 영화...감출 맛이 있지요. 그치요.
얼마 전엔 제 건너편에 혼자서(저도 그때 혼자)팝콘에 콜라를 마시며
조용히 영화보시는 여성분이 있었는 데 혹시 그분이 님??~ㅎ.
@윈드 그렁가요? 부산에서 윗지방꺼징 출장은 안가봐서요 ㅎㅎㅎㅎㅎ
지옥문ㅡ쟝고 ㅡ황야의 무법자ㅡ 정무문ㅡ별들의고향
노틀담의곱추 ㅡ클레오파트라
스릴 ㅡ서스펜스ㅡ통쾌 ㅡ애절ㅡ숨막히는 절세미녀의 눈빛
ㅎ. 트친. 특유의 개성있는 댓. 표현...
그래 요즘은 재미가 어떠신가?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군요ㅎㅎ 오늘 아침에도 문화 상품권 두장을 선물받고 어떤 영화를 봐야하나 고민하다 딸한테 전화하니. 안쓸거면 손녀들 책이나 사달라네요. ㅎ. 행복이. 라는 책인데 조정래 문인의 부인이 손주들에게 쓴 일기라며 좋은 책이라더군요..인터넷에 영회권 두장이 아직 남아 있으니 손녀들에게 인심이나 쓸까 생각중입니다. ~~^^
집에서도 kt 티비 자체에 소장용을 사놓고 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ㅎ
남 주시지 마시고 혼자라도 영화보러 한번 가보세요.
나홀로 영화감상 나쁘지 않아요~ㅎ.
저와형 둘다 영화광임니다.
차이점은,형님은 혼자서도 잘가는데,저는 마누라가 오케 해야 같이감니다.ㅎㅎ
ㅎㅎ. 마눌님 오케이 없으시다면 가끔은 혼자 슬쩍 가보시는 것도~
윈드님 혼자보는 재미도 꽤 쏠쏠한걸요~ 저희는 같이도 가지만 무비꼴라쥬 영화는 주로 혼자서 간답니다
근래 본 영화로 "차가운 장미" "리스본행 야간열차" 참 좋게 봤습니다~ 좋은 취미를 가지셨습니다
취미는 분명 맞는데요. 그렇다고 ‘시네마-매니아’ 정도는 아니고요.
분명한 건 내게 영화라는 소일거리가 없었더라면 그만큼 인생에 재미는 반감될 거라는 생각은 들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