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벨리아 4화
written by 아르카나
첫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돌아온 제너스는 두말할 것도 없이 돌아오자마자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 밤을 세워서 전투를 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출전했던 다른 병사들도 모두 휴식을 취하고 있을 것이다.
정오쯤이 되어서야 일어난 제너스는 점심 같은 아침을 먹고 다시 사령부로 갔다. 승리한 것이야 이미 전해졌지만 좀더 자세한 보고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 곳에서는 서 휴넬 혼자 앉아 서류를 보고 있었다. 제너스가 들어오자 서 휴넬는 고개를 들어 제너스를 바라보았다.
"어서 오십시오, 전하. 승전을 축하드립니다."
"뭐 그리 큰 승리도 아닌데 축하까지..."
제너스도 한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었는지 설명 좀 해주십시오. 어떤 마법을 부렸기에 그런 결과가 나올 수가 있습니까?"
제너스는 어제 전투의 경과를 상세히 말하고 또 적에게 약 1850명 정도 손실을 입혔다는 것과 이번 전투가 승리하긴 했으나 정신적 측면 외에는 실제 병력의 우위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보고했다.
"그래도 정신적 측면이라는 것은 무시 못하지 않겠습니다. 군의 사기와도 관련 있고, 또 적에게 일침을 가했다는 점에서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제너스의 보고를 듣고 서 휴넬은 이번 작전이 상당히 큰 성공이라 생각했으나 제너스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제 문제는 적을 어떻게 방어해 내느냐하는 것입니다. 이번의 작은 승리에 도취되어 있어서는 안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새로운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루벨군이 완전히 러너스평원 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원한 것처럼 밤에 들어와서 휴식을 취한다는 것이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진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까? 그러고 보니 어제 우리가 한 일이 또 이득이 생겼군요."
"지금 회의를 여시겠습니까?"
"지금은 좀더 쉬면서 생각하고 싶습니다."
제너스는 막사를 나와서 자신의 막사로 향하다가 돌연히 생각난 듯 다시 서 휴넬의 막사로 들어갔다.
"전하, 벌써 다 쉬셨나보군요."
다시 서류를 보고 있던 서 휴넬을 제너스를 바라보며 별 표정변화도 없이 말했다. 제너스는 그가 표정도 변하지 않고 그런 말을 하자 좀 마음이 상했다.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어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우리 군에 포병 전력이 어느 정도입니까? 제 군단의 포병전력은 알지만 3군단의 포병은 어느 정도입니까?"
"네? 갑자기 포병전력을... 3군단은 전체 18000명중에 포병은 3000명입니다. 그러니까 포는 600문이 있습니다."
"자드키엘보다 훨씬 많군요."
"네, 전하께서 자드키엘군단을 편제하실 때 단 200문만 포함시키고 또 그 포병들도 모두 일반 보병과 같이 훈련을 받아서 유사시엔 포를 버리고 경장보병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해서 기동성 위주로 하시지 않았습니까?"
"포병이 많다면... 좋은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 좀 해보고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러시지요, 전하."
제너스는 자신의 막사로 돌아와서 겉으로 보기에는 멍하게 있었다. 하지만 그의 머리 속에서는 수많은 생각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한참동안 그렇게 있다가 그와 같이 한참동안 멍하게 있던(제너스가 불렀는데도 얼른 대답하지 못했다) 부관을 불렀다.
"부관. 참모들과 각 대대장이상 지휘관들을 모두 불러 줘."
"네, 전하."
부관이 나가자 제너스는 찻물을 끓였다. 제너스는 차를 좋아해서 전쟁터에 나갈 때도 차를 빼지 않고 가지고 간다. 그리고 자신의 막사 안에 항상 다기들을 놔둔다. 그래서 그의 막사에 누가 찾아오거나 하면 항상 차를 대접한다. 찻물이 끓기 시작할 때쯤 모두들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전하?
서 슈미르가 말하자 제너스는 찻잔에 물을 부으며 말했다. 차가 부어지자 막사 안에는 은은한 차 향이 퍼졌다.
"일단 앉아."
제너스가 일일이 모든 사람에게 차를 돌린 후에 말하기 시작했다.
"좀 쉽게 싸울 수 있는 방법 있는 사람?"
모두들 제너스가 진지하게 말해서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제너스가 다시 말하자 자신의 귀가 정상이라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서 슈미르가 대표로 말했다.
"전하, 무슨 말씀이십니까? 방법이 있어서 부른 것이 아니셨습니까?"
제너스는 모두를 바라보며 실망한 표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모두들 내가 작전을 세워준 그대로 할 것인가? 다들 자신의 생각이 있어야지. 나만 믿고 있으면 안돼. 그리고 참모는 이런 일들을 보좌해주기 위해서 있는 거야."
제너스의 말에 막사 안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버렸다. 모든 지휘관들과 참모들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 앞에 놓인 찻잔만 들어다 보고 있었다. 제너스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상급지휘관이 해준 대로만 하면 각 중급지휘관들은 어려운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가 없었다. 또 참모들이 있는 이유는 지휘관을 도와 작전 안을 세우고 보좌하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모두 제너스만 믿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된 원인에 제너스에게 없지는 않았다. 제너스 또한 이러한 경향이 생기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혼자서 작전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실행만 시켰기 때문이다. 제너스가 그것을 깨닫고 이제 고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고치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눈앞의 루벨군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라앉아 있는 지휘관들과 참모들을 보면서 제너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곧 입을 열었다.
"없다면 일단 나의 생각을 들어보고 자신의 의견을 말해보는 것이 좋겠군."
모두들 시무룩해져 있다가 제너스가 말을 시작하자 다시 경청하기 시작했다.
"우리 카이세르스제국의 포가 루벨군보다 뛰어난 것을 알 것이다. 그것은 우리 제국이 최초로 대포를 만들고 사용해오면서 수도 없이 해온 실험과 계량을 거친 결과이다. 그 제조법은 국가 1급 기밀이지."
제너스는 바로 작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말만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너스의 일침에 정신을 차린 모두는 어느 방법을 이용할지 반쯤은 알았다.
"그렇다면 이번 작전은 대포를 이용하는 것입니까?"
그 후로 말이 없어지자 한 참모가 조심스럽게 제너스에게 말했다.
"그래. 이 대포를 잘 이용하면 적을 최대한 막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섬멸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막는 것뿐만 아니라 섬멸이라고 하자 모두들 놀랐다. 지휘관들과 참모들은 현재 막는 것도 겨우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 대포를 초기에 지원하는 용도로 쓰거나 아니면 공성전을 할 때만 쓸 생각만을 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을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지. 대신 기병은 그 역할이 조금 줄어들지도 모르겠군. 방법은 좀 복잡하지만 방어할 때 좋지. 먼저..."
제너스는 회의가 끝나자 바로 서 휴넬의 막사로 향했다. 자신이 생각한 대포 활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제너스의 활용법을 들은 서 휴넬은 바로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카이세르스군의 진영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다들 진지를 벗어나서 어디론가 향했다. 그리고 손에는 무장이 아닌 삽, 곡괭이 등 공사용 도구들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제 3군단과 자드키엘군단 소속 포병대들은 그 부근에 언덕으로 올라가서 대포들을 설치했다. 모두들 바쁘게 움직이며 전투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쁘게 준비중인 카이세르스군 진지에서 약 걸어서 6시간 거리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루벨군이 진격을 개시했다. 어제 밤에 충분히 쉬지 못해서 지금까지 휴식을 취하다가 이제야 시작된 것이다. 루벨군도 어제 호되게 당하자 이제는 기습에 대비하며 조심스럽게 진격을 개시했다. 그리고 적의 영토에 들어왔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모두들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렇게 빠르지 않지만 느리지도 않게 한 걸음씩 카이세르스로 들어왔다. 밤이 되었을 때는 카이세르스군과 약 2시간정도 떨어진 곳까지 진격해 들어왔다. 그들은 다시 여기서 휴식을 취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인 회전에 돌입하려고 했다.
새 날의 아침이 밝아오자 카이세르스군도 루벨군과의 대규모 회전에 대비했다. 제너스도 아침식사를 끝내고 참모들과 차를 마시고 있을 때 헤르스 사령관으로부터 긴급한 명령이 왔다.
"전하, 루벨군이 30분 거리까지 진격해왔다고 합니다."
"이제 드디어 시작이군. 그럼 모두들 가볼까?"
제너스도 차를 단숨에 마셔버리고는 일어나자 다른 참모들도 같이 일어나 막사 밖으로 나갔다. 막사밖에는 서 슈미르와 보병사령관이 제너스가 나오기를 기다라고 있었다.
"그럼, 가볼까?"
"네, 전하. 이번에는 아주 재미있는 싸움이 되겠습니다."
3군단 진지에서도 출전 준비가 다 끝나 있었다. 3군단에 전령을 보내 자드키엘군단도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알렸다. 드디어 자드키엘군단과 3군단이 진지에서 각각 작전에 따라 전장으로 향했다. 전장에 도착하여 루벨군이 오기를 기다렸다. 전장은 자줏빛 천에 금실로 자수까지 되어 있는 화려한 전투복을 입은 자드키엘 병사들이 진형을 갖추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전장은 마치 자줏빛 물이 든 것처럼 보였다. 멀리서 루벨군이 보이기 시작하자 모두들 서서히 긴장이 하기 시작했다. 카이세르스군은 완전한 방어진형으로 대기했다.
루벨군은 그 모습을 보고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먼저 적의 전투복의 색깔이 카이세르스군의 색과는 달랐다. 전초전때는 밤이라 색깔을 잘 구별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낮이라 다르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또 아무리 생각해도 카이세르스군의 병력이 적었기 때문이다. 첩보와 정찰에 의하면 카이세르스군은 2개 군단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런데 앞의 적은 겨우 1개 군단정도 되는 것 같았다. 주변 지형이 복병이 숨어있기 힘든 넓은 평원이었다. 다만 카이세르스군 배후에 이상한 구조물들이 조금 보였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루벨군도 먼저 2개 군단을 앞서 보냈다. 루벨군의 돌격으로 전투가 시작되었다. 전투양상이 처음부터 카이세르스군이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병력차이가 심했기 때문이다. 카이세르스군이 밀려난 자리를 루벨군이 차지하는 것으로 전투양상이 진행되었다.
제너스도 전투를 지휘하면서 그것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작전이 이미 서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바람이 불어와 그의 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머리카락 때문에 시야가 가리자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말했다.
"바람에 피 냄새가 섞여있군."
제너스는 평소의 침착하고 냉정한 표정이 아니었다. 안타까워하는 표정이었다. 곁에 서 있던 서 슈미르가 그러한 제너스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제너스는 그를 보았다.
"내가 너무 당연한 말을 해서 그래?"
"그야 전투가 시작되었으니 당연히 피 냄새가 나지 않겠습니까?"
다시 제너스는 전투가 벌어지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다시 바람이 불어와 그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렸다. 곁에 선 서 슈미르는 그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눌러서 바람에 날리지 못하게 했다.
"머리띠를 할까? 좀 있으면 이보다 더한 피 냄새가 불어오겠지."
"전하, 너무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겁니다. 그리고 여긴 전쟁터가 아닙니까?"
"그렇다고 해도 나의 전략으로 곧 엄청난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에는 차이가 없어."
"전하, 그렇더라도……."
서 슈미르가 말하려 했으나 전장을 바라보던 제너스는 갑자기 손을 들었다.
"서 슈미르, 지금 작전을 시작해야겠군."
제너스는 본래의 냉정한 표정으로 돌아와 명령을 내렸다.
"좌측 보병대를 뒤로 약간 빼서 전체적으로 사선형태가 되게 하라."
제너스는 계속 새로운 지시를 내리며 전투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카이세르스군이 수는 적지만 그래도 포위되지 않게 부대를 유연하게 움직여서 피해가 그리 많지 않았다. 아직 충분히 싸울 수 있지만 적의 돌파력이 약화된 현재는 뒤로 빠질 때였다.
보병대가 뒤로 빠지자 루벨군이 그쪽으로 들어 왔다. 제너스는 그때를 기다려 우측 기병대로 그 옆을 치게 하였다. 그렇게 되자 들어온 루벨군이 주춤했다. 그사이에 기병대도 뒤로 빼서 단숨에 전투가 진행되는 선을 후퇴시켰다. 그 다음부터는 루벨군도 무조건 급하게 들어오지 않고 천천히 이동했다.
제너스는 일부러 루벨군이 천천히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제너스의 단아한 입에서는 다시 명령이 나왔다.
"전속 후퇴."
그는 단숨에 모든 군을 후퇴시켰다. 3군단 쪽도 그렇게 해서 카이세르스군은 이상한 구조물들 뒤로 빠졌다. 루벨군도 그것을 보았지만 굳이 급하게 추격하려 하지 않았다.
콰과쾅, 휘리리릭
하지만 그때 카이세르스군 뒤에서 포성이 들리고는 휘파람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얼마 후 루벨군 중심부 곳곳에 포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포탄을 맞은 곳에는 사람들이 튀어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포탄은 운동에너지만 컸기 때문에 그 자리에 서있던 병사들만 당했을 뿐 피해는 크지 않았다. 카이세르스군의 포격이 개시되자 루벨군도 빨리 접근하려 했다.
휘이∼휘리릭
하지만 다시 휘파람소리가 들렸을 때는 루벨군의 군단장은 갈등할 수밖에 없었다. 포탄들이 폭발을 하며 파편들을 주변으로 흩날리자 피해가 넓은 범위로 확대되었다. 한발에 한 개 분대가 사라지는데 그러한 포탄이 수 백발이 떨어졌다. 또 마구잡이로 쏘아진 것이 아니라 정확히 구역을 나누어 포격을 하자 루벨군도 피해가 점점 확산되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루벨군 사령관은 후퇴 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피해뿐만 아니라 포탄이 폭발하는 주위의 병사들은 큰 폭음과 사람이 날아가고, 막 몸에서 떨어진 사람의 팔, 다리들이 날아다니자 큰 충격을 받아 정신이나가 버렸다. 그래서 후퇴를 명해도 제대로 후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때를 맞춰 전장을 지켜보던 제너스는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전군 돌격하라! 전과 올리러가자!"
조금은 노골적인 돌격명령에 카이세르스군은 돌격을 시작했다. 그렇게 되자 루벨군은 완전 붕괴가 되어 각기 도주하기 시작했다. 카이세르스군도 무리하게 그들을 추격하지 않았다. 루벨군이 완전히 물러가자 전장에서는 카이세르스군의 함성이 들려왔다.
약 5시간에 걸친 전투에서 카이세르스군은 사망 1380여명, 부상 3510여명으로 16%의 전력 손실로 루벨군의 2개 군단 중 한 군단은 60%의 손실을 입히고 다른 한 군단은 38%의 전력 손실을 입혔다. 이렇게 루벨군의 군단간에 손실의 차등이 있는 것은 앞에선 군단은 특히 심하게 당했기 때문이다. 앞의 군단이 후퇴하려해도 뒤에 있는 군단 때문에 쉽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카이세르스군이 돌격하니 피해가 속수무책으로 늘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루벨군 1개 군단을 섬멸시킨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보통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전력이 70%가 남지 않은 부대는 투입시키지 않는데 루벨군은 2개 군단이 그렇게 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2개 군단은 격퇴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적게 피해를 입고 큰 성과를 거둔 것은 바로 카이세르스의 새로운 포탄인 고폭탄 덕분이었다. 기존 포탄은 그냥 쇳덩어리에 가까웠지만 이 고폭탄은 속에 탄두를 넣어서 지상에 충돌하면 폭발하여 많은 쇳조각들을 주변으로 뿌릴 수 있었다. 공성전에서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적군에 공격할 때는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그렇지만 많은 장군들은 이 포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제너스는 앞으로 이 포탄이 큰 위력을 낼 것을 예상했다. 그래서 그 포탄을 가지고 이번 전투에 소규모 실험 삼아 활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의외로 전투이 커지자 그것을 바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자드키엘군단의 포병대는 수가 적어 크게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3군단의 포병대에 이 포탄을 주어서 지원사격을 요청한 것이다. 그렇게 되자 한번에 쏠 수 있는 포탄의 수가 200개에서 800개로 늘어나게 되어 적군이 전투를 위해 밀집대형이 되었을 때 정확히 구역을 나누어 최대한 살상능력을 발휘하게 하여 발사한다면 다수의 적을 살상할 수 있는 작전을 짰던 것이다. 그런데 이 방법에도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그 포탄의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제너스가 전에 보급요청을 하긴 했지만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만약 또 적이 들어온다면 이번에는 그 방법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었다. 남은 포탄의 수가 약 1000발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 1문 당 2발만 쏘면 끝날 양이었다. 그렇지만 이 방법이 제너스가 구성한 작전 중 하나일 뿐이지 아직 모든 것이 다 나온 것이 아니었다. 이제 이 이후가 더 중요한 전투가 될 것이다. 이제 루벨군도 포탄의 성능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루벨군도 바보가 아닌 이상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게 될 것이다.
제 3차 러너스 평원 전투의 1회전은 카이세르스제국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루벨군의 전력이 여전히 카이세르스군보다 앞서 있기에 전투의 결과를 장담하긴 어려웠다. 그렇게 피로 물든 제너스의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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