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_하자(클리앙)
2023-11-08 23:40:51
지방 소도시 산하 지방공기업에 무기계약직으로 8년차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의 지역의 국민의힘 시장이 있고 국민의힘 도지사가 있는 곳 입니다. 일단 암울하죠.
제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너무 힘들어서 어디에라도 말하고 그래야 속이라도 시원해 정신적으로라도 안위를 찾고자 함 입니다.
어제는 가슴이 너무 답답해 죽을 것 같고 급하게 잠에서 깨서 과호흡을 해서 응급실을 찾아갔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제가 심장이 답답하고 멎을 것 같다고 했었는데 검사에서 이상은 없고 약을 처방해주셨는데 약이 데스파정 0.5mg 였습니다. 찾아보니 우울감이나 공황장애 불안장애에 처방된다는 것을 알고 심장문제라고 생각하고 응급실을 갔던 저에게 이 약이 더 필요하다고 의사선생님은 판단하셨나 봅니다. 저도 의사선생님의 처방이 더 맞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기계약직은 공기업에서 말단 중의 말단입니다. 승진도 없고 내부적으로 처우에 대한 차별도 존재합니다. 일반직(정규직)은 군경력도 호봉으로 인정받지만 저희는 제외됩니다. 일반직은 운전직은 운전수당을 받지만 저희는 운전직이어도 제외됩니다. 뭐 차별은 어느정도 이해하려고 합니다. 아무리 요구해도 안되더라고요.
노조도 어용노조라고 대부분 사람들이 인정하는 곳이다보니 임금협상도 매년 연말에나 겨우 하면서 꼭 소급분을 포기한다던지 저희 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는 항상 제자리거나 후퇴하는 경험을 자주 하다보니 처우개선이란 것은 아예 포기했습니다.
저는 현재 어용노조든 대안을 찾고자 제가 만든 소수노조도 탈퇴하고 야인이 된 신분입니다.
그래도 틀리면 틀리다고 말하고 아니면 상대가 누가되든 따지면서 문제제기를 하는 강골성향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비위가 있는 노조위원장을 고발하거나 부서장의 갑질이나 회사 내의 채용비리 등이 있으면 지역기자들을 찾아가 기사화시키거나 시의원들을 찾아서 행정감사에서 문제제기가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최근에는 산업안전보건교육을 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서명만 받으면서 가라로 서류를 작성하던 중 저의 서명을 임의로 복사 위조한 사무실 직원의 행동이 발각되어 저는 고용노동부에 신고했고 저희 회사에 2,000만원의 과태료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새로온 부서장과 팀장이 저를 타겟으로 괴롭힘이 시작되네요.
현장직인 저를 사무실로 인사이동을 문자로 대뜸 지시하더니 사무실로 출근하자마자 장시간은 아니지만 이틀간의 삽질을 시키더니 결국 제 허리가 크게 다치게 됐습니다.
이것 또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하여 최근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현장직으로 원복시켜달라는 말을 하고 휴게실에서 대기하겠다 했더니 어쩔수 없었는지 원래 현장직인 저를 복귀시켰습니다.
그런데도 이 자들이 괴롭힘을 멈추지 않네요. 지난 일요일 제 업무차량 열어보고 사진을 찍고 또 주차된 업무차량을 찍은 사진을 보내면서 주차위치가 옳지 않다면서 휴일인 저에게 문자를 보내는 겁니다, 복무점검이라는 핑계를 대더라고요. 복무점검을 휴무인 직원을 상대로 하는 것이 이해도 되지 않지만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몸도 아직 회복중이고 허리부상으로 이전에 매일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던 제가 2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겨우 러닝머신 10분정도 천천히 하다가 실내자전거 10정도 하고 올라올 정도로 운동능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제 정신적으로까지 위험해질 것 같아 이렇게라도 글을 쓰고 풀어놓고 싶어 글을 씁니다. 앞뒤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싫어하는 말 중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말입니다. 제가 모난돌이어서 정을 맞는지 모르겠지만 틀린 것을 틀리다고 말했을 뿐인데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니 세상의 정의를 위해 나같은 힘 없는 사람은 나서면 안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이곳에서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겠습니다. 못 견뎌 퇴사를 할지, 이직은 저의 조건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고, 아니면 죽을만큼 싸워서라도 버텨야 할지.
앞으로의 저의 삶이 걱정이 됩니다. 부디 신이 계신다면 복수는 제 손으로 하지 않게 하시고 선의를 잃지 않고 용기를 잃지 않게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 삶이 있고 여러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분들이 더욱 행복하고 대우 받는 세상이 오길 기대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노동자들에게 희망이....
첫댓글 댓글 중---
빠이유
제가 공기업과 거래하면서 느낀건..
공기업은 강골인 분이 있으면 힘든 곳이라는 점이었습니다. ㅠㅜ
공기업은 사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의 체제를 바꾸는 건 정무직 정치인들이고, 직원 개개인은 그저 부품일 뿐이더라고요. 노조가 할 수 있는 것도 큰 의미가 없는 수준이고 쟁의활동도 의미가 없고요.
(국회 상임위에서 결정하면 경영진이나 노조가 뭐라하든 무조건 그 방향으로 픽스죠.)
제 동생이 심리학으로 밥벌이 하는데, 제가 힘든 시절에 이야기했던게,
'힘들고 어려운 일은 피하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너 없어도 회사 잘 굴러가고, 너 없어도 아무 상관 없는 곳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런거 뭐 그리 신경쓰면서 정신건강 해치냐' 였습니다...
개인의 역량과 노력을 통해서 해결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열심히 힘내서 노력하는거 좋죠.
근데 그런게 아니라면 피하는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내 가족이 1순위여야죠.
이양고
산업안전보건교육을 제대로 하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요? 아마 고용노동부 조차도 제대로 안할 겁니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내부적으로 의견개진 없이 바로 신고해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면 제가 부서장이라도 좋게 보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타인은 FM대로 안한다고 지적해 놓고 본인에 대한 지적은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공감해 주는 사람이 많지 않겠죠
그리고 '차별'이라고 말씀하신 것들이 차별이 아닌 경우도 많죠 아마 일반직은 호봉제로 운영되는 거 같지만 무기계약직은 호봉제가 아니라 최저임금이나 생활임금 기준일 거 같은데 일반직 하위직급과 임금을 비교하면 무기계약직이 아마 훨씬 더 많을 겁니다 그동안 최저임금이나 생활임금이 계속 올랐거든요 그리고 애초에 무기계약직과 일반직이 같은 기준으로 채용되는 게 아닌데 같은 처우를 원하시는 건 좀 무리가 있을 거 같습니다
정직_하자
@이양고님 네 제대로 하는 회사는 없을거 같아요. 그런데 제 서명이 위조된 것에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신고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회사에서 공격대상이 된 걸 알기에 저는 최대한 FM으로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저에 대한 감사요청을 했어도 징계를 받지 않은 이유도 그렇습니다. 저에게 휴일에 사진을 보내면서 지적한 것이 제 실수라면 인정하겠지만 주차는 저희 시설내의 공간입니다. 다른 직원들도 주차를 하던 곳이죠. 지적할만한 사항이 아닌데 그것을 문제라며 지적하는 게 부당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현재 저희도 호봉제로 임금이 지급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차별은 승진이나 단순한 급여의 인상의 요구가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적용시킬 만한 것에 대한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직이든지 무기계약직이든지 똑같이 군복무 했는데 누구는 호봉을 반영해주고 누구는 아니라면 단순히 신분이 다르다고 이런것까지 차등이나 제외를 시켜야 하냐는 문제를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리고 무기계약직이 임금이 많지 않습니다. 12년차 무기계약직 임금이 실수령이 230만원 정도 됩니다. 이게 많은건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