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MMORTALISTS/불멸의 설계자들
필자 ‘알렉스 크로토스키’의 이어지는 글이다. 기술 근본주의자들.
SF 소설가: 내가 책에서 토먼트 넥서스 Torment Nexus를 창조한 이유는 그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테크 기업: 자, 드디어 우리가 고전 SF소설 <토먼트 랙서스를 만들지 말라>에 등장하는 토먼트 넥서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더 어니언 소속자가 ‘알렉스 블레크먼’의 말이다.
‘불라이언 존슨’과 필자가 나눈 대화다. 일이 끝나면 피자나 맥주를 즐기는 것은 보통 사람의 낙이다. 그러나 그는 “역사상 가장 정밀하게 측정된 인간이다.” 말한다. 그는 프로토콜을 완벽하게 따른다.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마음도 움직이지 않는다. 즉흥적인 피자 파티에 참여하지도 않는다. 즐비한 식당을 두고 그는 너티 푸팅과 슈펴 베지, 야채와 견과류 씨앗과 베리를 조합한 500칼로리의 식단만 고집한다. 컴퓨터가 그렇게 지시했기 때문이다. 필자와 면담할 때 나이는 46세였다. 후천성 시계라 불리는 바이오마커 도구를 이용해 생물학적 나이를 검사했으나 제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365일이 흐르는 동안 그는 277일의 속도로 늙어가고 있었다. 고작 일 년 동안 시간을 붙드는 일이 영원히 사는 데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순간을 생각해 보자. 중력에서 벗어나려면 특정한 속도가 필요하다. 이를 탈출속도라 부른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병은 물론, 당뇨병과 치매 같은 질환이 찾아올 만큼 늙기 전에 기술이 해결책을 내놓은 광경을 보게 된다. 결국 죽음이라는 중력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를 장수탈출 속도라 부른다.
근본적으로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오늘 죽지 않는 것이다. ‘드 그레이’가 이 용어를 만들었고, 현재는 노화 관련 질병을 예방하고 되돌리는 치료법을 연구 개발하는 비영리 재단을 운영 중이다. 그는 존슨 같은 사람을 자신의 노력에 끌어들인다.
머지않은 미래에 다른 과학적 돌파구들이 발견돼서 당신이 살아있는 동안 기대 수명을 1년 이상 연장해 줄 것임을 확신하는 사람이 늘지만, 모든 사람이 믿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화를 되돌려서 사람이 20년이라도 더 살게 만들면, 이어서 장수 탈출속도라는 개념이 나오는 것은, 기본적인 수학적 추론인데 이것도 이해를 못 하는 것이다. 인간 수명이 길어서 “건강 수명이 30%만 늘어도 회춘 치료의 1세대 수혜자들에게 20년의 추가 수명이 부여된다. 과학적 발전에서 20년은 영겁과 같다. 그러나 곧 2세대 치료법이 발굴될 테고 수혜자들이 다시 30% 추가 수명을 받게 된다. 이 과정은 무한대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기업가인 ‘피터 디아만디스’기 밝혔다. 탈출속도는 거대한 대전제에 기대고 있다. 바로 ‘기술이 인간 쇠퇴의 복잡한 양상을 따라잡을 수 있다’라는 수학적 가정이다. 젊었을 때 나타나는 질병은 의학적으로 단순하다. 그러나 노년의 질병들은 그 심각성이 증가한다. 결국 노화를 역전시키려면 치료법과 기술 양쪽이 모두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시대에 살아야 한다. 이들은 말 그대로 시간과 경쟁하고 있으며, 온 힘을 다해 그 경쟁에 이기고 싶어 한다.
무어의 법칙으로도 1960년에 비해 현재 집적회로의 성능은 약 20억 배 향상됐다. 무어 법칙은 의학에도 적용된다. 신약 개발에서 단백질 접합까지 모든 것이 계산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의학 능력이 18개월마다 2배로 강해진다면, 20년 뒤의 의학은 어떤 모습일까? 그동안 늙지 않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어떨까? 왜 200세까지 사는 것이 가능한지에 관한 답은 여기에 있다. ‘조너선 키츠’는 미래사박물관의 창립자다. 2021년 그는 프로그램<디지털 휴먼>에서 “미래사박물관은 과거의 미래상이 오늘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탐구하는 기관입니다,” 말했다. 장난감을 보면 아이들이 어떻게 상상하는지를 알게 된단다. 우리가 미래를 예단하지 말고 각 세대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어떤 유의 세상에서 살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매일 매일, 매시간 녹아내리고 다시 만들어지는데, 그걸 대체 어떤 사람이 따라갈 수 있을까?
필자와 존슨의 기술적 알고리즘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서로 다르다. ‘찰스 스트로스’는 기술개발 동기가 자본주의적 성공에 대한 아메리칸드림과 무비판적인 기술 만능주의 그리고 개척 식민주의가 결합한 형태라고 믿는다. 1950~1980년대까지 유행한 SF소설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지난 30년간 도입된 기술이 이 점을 드러낸다. ‘우버’는 승인 없이 도시에서 영업했고, ‘구글 스트리트뷰’는 사생활 침해 우려를 고려하지 않는 채 촬영을 강행했고, ‘페이스북’은 동의 없이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들은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 ‘일단 일을 저지르고 나중에 용서를 구하는’ 방식을 택했다. 결국 한때는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문제들도 금방 해결될 것이라 그는 예측했다.
‘너드’들의 휴거. 1만 년 전에는 염소 한 마리가 최첨단 기술이었다.
세상의 종말은 2000년 1월1일 자정에 일어났어야 했다. Y2K이라 불리던 컴퓨터 버그가 종말을 부르리라 예측했기 때문이다. 전력망부터 교통 시스템, 금융 체계 등 컴퓨터 칩이 들어간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될 터였다. 새천년이 되는 바로 그 순간, 인류는 스스로 만든 혼돈 속에 빠질 것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우리 가족도 산속의 사찰 외딴 방에서 촛불을 켜고, 다른 3가족과 차를 마시며 종말이 과연 올 것인가? 자정을 기다렸던 추억이 있었다. 결국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 우리는 각자 방으로 가 잠을 자고 귀가했던 것으로 생각난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이는 우리가 21세기의 20년대를 무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 부분적으로 자신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할 것이다. 말대로 그들의 대처가 훌륭했기에 재앙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고, 애초에 위험 자체가 지나치게 과장됐을 가능성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남긴 교훈이다. ‘오직 실리콘밸리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라는 믿음이다. 대중들이 처음으로 실감을 했다. 그동안 권력을 쥐고 있던 이들이 정작 컴퓨터화된 세계에 대해서는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말이다. 레이 커즈와일, 일론 머스크, 마크 앤르리슨, 샘 올트먼 같은 유력한 기술자들이 ‘특이점의 필연성’이나 ‘억제 불가능한 힘으로서의 AI’,를 논할 때 우리는 실리콘밸리가 설계한 종말의 문턱에 선 느낌을 받았다.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 기분을 더 부추긴다. 하지만 기술 근본주의자들에게는 간절히 기다려온 순간이다. “우리는 초기능 창조에 거의 도달해 있습니다. 아마 은하계 전체에서 가장 경이로운 사건일 거예요. 그런 일이 바로 당신과 내가 살아 숨 쉬는 순간에 일어나고 있다니까요.” ‘브라이던 존슨’의 말이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쇼의 입장권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Y2K와 AI의 차이는 명확하다. 전자는 일부 사람들이 인류를 파괴할지도 모른다고 믿었던 컴퓨터 오류였고, 후자는 그 오류를 만든 당사자들이 커즈와일의 법칙에 근거해 자신들이 인류에게 불멸을 선사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점이다 (그러기 전에 AI가 인류를 파괴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들에게 영생은 논리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다. 여기까지 여러분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첫째 기술력은 계속 향상될 것이다. 둘째 그 향상 속도는 적어도 1960년대 이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는 점. 셋째 여러분은 모든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극소수의 사람 중 하나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생산적으로 같은 표현을 썼다. 즉 당시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지금과 같지만, 더 빠르고, 더 싸게 뜻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서면서 ’예측 가능한 모델‘은 깨졌다. 프로세서 설계, 데이터 저장, 메모리 효율, 전송속도에서 나타난 가속적 성과들이 지난 20년간 우리가 온라인에서 쌓아온 지식과 문화창조물이라는 또 다른 가속 성과와 결합한 것이다. 이는 AI의 탄생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AI는 오래전에도 있었지만, 그 가속도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빠르다. 오늘날 대형언어모델이 1972년 컴퓨터 ’게임 풍‘에 해당한다면 ’콜 오브 두티‘에 해당하는 컴퓨터는 어떤 모습일지를 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와 그글 딥마인드팀의 개발자들이 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염려하는 미래를 가로막는 것은 기술력이 아니다. 기술력은 변함없이 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2024년 구글 딥마인드팀의 일원인 ’데비스 하사비스‘와 ’존 점퍼‘는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그들은 알파톤드’라는 AI를 개발해 생화학 분야에서 50년간 풀지 못했던 난제를 해결했다. 실리콘밸리의 다음 목표는 범용 인공지능, 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다. AGI를 만든 것은 2015년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 컨소시엄과 오픈 AI의 공동 설립을 했을 때 세운 목표였다. 인간의 지능을 해독하는 방법은 무한하며, 학습이 무엇이고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수많은 논쟁이 존재한다. 예언자들은 AGI가 등장하면 노화를 둘러싼 새로운 치료법도 발견되리라 예측한다. 올트먼은 이제 거의 다 왔다고 믿는단다. 그는 “이제 우리는 모든 질병을 치료하고, 가족과 훨씬 많은 시간을 누리며, 자신의 창의적인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라고 썼다. 이 접근법은 우리가 장수 탈출속도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과거 기술 낙관주의자들의 온라인 소식지에 언급되던 변두리 철학이 이제 실리콘밸리의 주요 인사들을 사로잡는 방식이 됐다. 바야흐로 트랜스 휴머니즘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 필자는 주장한다.
2026.08.15.
불멸의 설계자들
알렉스 크로토스키 지음
최정숙 옮김
미래의 창 간행
첫댓글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글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가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