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지천은 김포시 마산동에서 발원해 양촌읍 양곡리에서 봉성포천과 합류해 누산리에서 한강으로 합류하는 김포의 물줄기이다. 그 물줄기를 따라나선 시인은 빈 논에서 목소리를 뽐내는 쇠기러기 무리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매서운 찬바람을 홍도평야에서 맞이한다. 두꺼운 얼음 옷을 입은 길가 수로를 따라 걷다가 그 겨울 속에서 언 땅을 뚫고 나오는 푸릇푸릇한 생명을 맞이하기도 한다. 혹독한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는 얼음을 깨던 동심이 있고 생명이 있고 희망이 돋아나고 있다. 시인이 선택한 길은 고독하고 외로운 길이다. 그 길을 터벅터벅 너무 오래 걸었다. 겨울 산책은 이쯤에서 끝내고 詩를 쓰자. 광야에 나가 쏟아지는 햇빛을 쬐며 똑바로 걸어가자. (글/ 박미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