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바닥 수필>
- 안 만나면 남이 될 것 같다. -
권다품(영철)
“먼 혈육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
피를 나눈 가족이라도 멀리 떨어져 살면,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하거나, 아프거나 힘어서 도움이 필요할 때 바로 달려와 줄 순 없지요.
재산 때문에, 자존심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말 때문에 싸우고 마음에서 멀어졌다면, 그래도 혈육이란 이유 때문에 억지로 만나야 할까요?
서로 가슴에 못 박는 말 할 정도라면, 나는 남보다 훨씬 못할 것 같네요.
차라리, "형님, 어딥니까? 국수 한 그릇 할랍니까?" 하며 편하게 같이 밥 먹을 수 있는 사람이 그런 혈육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카톡으로 안부 주고받을 수 있고, 힘들 때 "뭐 하노? 막걸리 한 잔 할 수 있겠나?"며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훨씬 좋지 않을까요?
"니 목소리가 와 그렇노? 와, 몸이 안 좋나?"
"일어나이끼네 몸살 기운이 좀 있는 것 같고 몸이 쫌 안 좋네!"
"그러마 병원부터 가봐라. 가족들 누가 있나?내 갈까?"
꼭 혈육이 아니라도, 이런 사람이 가까운 사람 아닐까요?
"불나고 급한 일 있으마, 피를 나눈 형제보다 이웃이 낫다 카니라."
어릴 때 들었던 어른들 말씀이다.
부족한 내 생각에도, 멀리 있는 맑고 깨끗한 강물보다는 평소 발 담글 수 있는 졸졸 흐르는 시넷물이 더 도움될 것 같다 싶네요.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설사 혈육이라도 안 만나면 남이 될 것 같다.
2026년 7월 12일 오전 11시 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