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략)..........신은 또다른 존재에 의해 힘을, 다시말해 신력(神力)을 위탁받고, 그 힘의 관리자로서 소임을 다하기 시작한다. 그들이 위탁받아 관장하는 분야는 거의 '감정'에 관한것들, 대지나 바람등의 '원소'에 힘을 위탁받지 않는다. 그 또다른 존재의 이름도, 존재의미도 알려지지 않으나, 대략적으로 알려져있는 신들이 원소의 힘을 존재에게 위탁받지 못한것으로 보아, 그 '또다른 존재'가 원소의 힘을 관장한다고 전해지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뿐이다..(중략.)
(중략).......스파클과 엘릭서는 하나의 존재에서 갈라져 나오는, 무한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물질. 물질 자체는 '신화의 용자'시대부터 면면히, 태고적부터 내려온것이라고 전해지지만, 실제로 그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것은 오천년전부터이다. 용기의 여신과 투지의 신에 각각의 존재를 귀속당한 스파클과 엘릭서는, 그들의 아이(자식? 피조물일까?)인 파워즈의 중핵으로 쓰여지기 시작한다...(중략)
(중략)....그 자체로서의 힘도 크지만, 스파클과 엘릭서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때문에, 두 신에게 의해 모든 존재자체를 지배당하기 전에는 그 힘을 노리고 달려든 존재들 때문에 멸절상태까지 간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또, 그것으로 전 우주를 뒤흔든적도 꽤 있다는 구담이 몇개 전해지지만, 그것들이 '신화의 용자시대'이전의 것이라 사실성은 희미하다. 하지만, 신화의 용자의 가장 큰 적들이, 스파클과 엘릭서라는 두개의 물질에 힘을 실었던 악한 무리들이라는 것은 거의 확실한듯하다...(중략)
(중략)....그 잠재력 자체는, 아직까지 해명될길이 없는 '신화의 힘'과 엇비슷하다고만 알려져 있다. 아니, 그들의 잠재력이 신화의 힘을 끌어낼수 있는 것인지조차 해명이 안되어 있다. 사실 우리가 과거를 추측할 기록은 상당히 조잡하다. 믿을수 있는 것은 서사시 [The legend of The Brave], 천년전쟁, 그리고 천년대전의 기록뿐이다(천년전쟁과 천년대전은 사실 명칭에 있어 대단한 혼란을 불러온다. 천년대전의 시대에도 그들의 시대부터 오천년전의 천년전쟁에 '천년전쟁','천년대전'이라고 섞어 부를때가 종종있었다). 일만년전의 것과 오천년전의 것은 스케일에서부터 다르므로 이렇게 구분하긴 하지만...(중략)
(중략)...아무튼, '신화의 힘'이 차원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는 천년대전이 지난후 오천년후의 지금에서도 알길이 없다. 기록에서 추측하자면, 개천검이라는 것을 매개로한 프로세스가 있다고 추측되지만, 그것 이상의 힘이 있을것이라고 사료된다...(중략.)
(중략)...다시 스파클과 엘릭서로 돌아와서, 그 물질들의 잠재력은 분명 '의지를 모으는'것임에는 분명하다. 천년대전때의 용자들이 신화의 힘을 끌어왔다는 것으로 보아 스파클이나 엘릭서 만이 신화의 힘을 끌수 있다는 것은 아닐것이다. 분명, 신화의 힘자체는 용기라는 감정에 얽혀 있는 것은 아닌지, 감히 추측해본다. 스파클과 엘릭서의 잠재력에 대한 자료는...(후략)
- 레이어 맥케이(재단법인 천강대학 역사분대 고대사학과 1학년, 입학연도 7138년 3월 1일.), 학점 F- 의 첫논문에서 발췌.
2138년 6월 29일. 부산시내 지하도.
[....치잇.]
검은 빛은 옅게 채색되어있다. 자신을 드러내라고 하는 빛으로 덧칠되어서.
- 녀석을 찾았나!?
- 아직....하지만, 곧 찾을수 있을 있을겁니다. 밖으로 나간 흔적은 보이지 않으니...
- 이 하수도 안에 있을것이다. 샅샅이 찾아!!!!
얼마나 더 도망칠수 있을까....섀도우 마루는 절망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반드시 빠져나가야....!]
자신이 빼낸 정보는 그만큼 귀중하고 급박했다. 기능정지가 되어서라도 어떻게든 전할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정도로. 하지만 그것마저 허용되지 않을정도의 상황이 바로 지금이다.
[치잇...!]
마지막의 슈리켄을 빼들며, 섀도우마루는 자신이 숨어있는 곳을 향해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들을 노려보았다. 분명히 다크나이트. 그것도 일급. 자신은 태도를 잃고 어깨와 왼쪽다리를 당해 행동도 불편하다.
자신이 쫓기는 것이 부산시내의 하수도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어이없는 일이다.
그러나....
'................녀석들의 목적이 이렇게 어이없을줄은.....하지만 이 계획이 십년이 걸리지 않았다면, 난 신이란것을 믿어 보겠어.....'
그리고 한번 부탁해보지. 자신이 살아 나갈수 있을지를.
....아니, 그런생각은 하지말자.
자신이 어떻게 되더라도 지금은 나가야 한다. 자신의 동료들에게 적의 이 계획을 알려줘야 한다.
그것이 그들을 구할 방법이라는 것을 섀도우마루는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녀석들의 작전에 말려들면, 자신들뿐만이 아니라 죄없는 사람들까지도 전멸을 면치 못하리라는 것을 아는 섀도우마루가 생각할수 있는것은 고작 그것이었다.
존다로봇들의 습격외에는 그럭저럭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일본. 용자로봇들의 근거지로 전쟁터 이상의 전투만이 계속되던 도쿄시도 어느정도의 평온을 찾았다. 물론, 민간인들은 엘릭서 스피릿도, 다크 플리트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전의 바이오네트에 의해 획책되었던 센푸지마이토-토모나가유우타 암살사건도 이주전의 일이 되었고, 평온한 나날로 전력의 회복과 강화에 힘을 쓰던 각 기관과 용자들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브레이브 폴리스는 아직까지 GGG의 메탈락커룸에서 신세를 지며 심해 도크의 브레이브 베이스의 완성에 몰두하고만 있었고, 용자특급대는 천황도에 아직까지 체류하고 있었다.
GGG는 도쿄를 공격해온 초음파 존다로봇을 막아내며 신 G스톤 용자로봇 [마이크 사운더즈 13세]를 얻었다. 아직 미지수로만 판단되는 용자지만 확실한 전력인것만은 분명했다.
ARK는 그동안 특정한 소속없이 그들의 기지에서 체류하던 데커드 맥스를 브레이브 폴리스로 배치시키고, 그들에게 데커드의 예비동체와 잔여부품등을 사와 카이의 새 동체를 만들었다. 이것은 본인들의 강력한 희망에 의한 것으로, 그들은 '이제와서 합체라니 너무 이상하다'라는, 들을 필요도 없는 듯한 이유를 들먹이며 그렇게 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ARK의 부사령관 세이지는 궁시렁 대며 브레이브 폴리스에 치룰 동체 값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같은편이라지만 금전관계에서는 확실히 하는게 도리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세이지였다.
이 주일, 정확히는 12일의 짧은 평온한 나날들. 하지만 ARK를 비롯한 각 조직에서는, '이만큼 조용했으니 뭔가가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는 나날들이었다. 양동작전에 대비한 편제를 정비하고 위성 레이더망이나 감시망을 더욱 두텁게 했다. 첩보부나 첩보요원을 동원해 적의 정확한 전력과 다음 작전을 파악하고, 전투에서 입은 피해를 빨리 회복시키는 것도 이런 평화로운 나날의 일이다.
그런 그들이, 섀도우 마루의 실종소식을 접한것은 30일의 오전이었다.
30일 오전, 천황도, ARK.
"섀도우마루가?"
세이지의 급한 호출로 중앙상황실에 불려간 카온과 카이는, 그곳에서 심각한 얼굴로 앉아있던 세이지의 말에 흠칫 놀라고 말았다.
"실종되었어."
상황실의 사령관석에 앉아있던 세이지와 얀차, 히카루. 그들의 조금뒤에는 류중령이 서있고, 그들의 앞에는 카온과 카이가 서있는 그런 풍경에, 침묵과 불안이 감돌았다.
".....정말인가? 섀도우마루라면 은밀한 첩보임무만을 주로해서, 같은 팀원들도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할정도잖아."
카이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으나 세이지의 무거운 대답에 그것은 일축되고 말았다.
"아니, 브레이브 폴리스에서는 정기적으로 그의 신호를 수신해. 6시간 단위로. 그것이 사라졌다는 거야."
"설마....적에게 당한건가?"
"으음, 그렇게 생각하는게 가장 빠를지도 모르지."
"모르지, 라니?"
카온과 카이는 불안한 시선을 교차했다. 세이지의 말에는 무거움이 담겨있던 것이었다.
".....섀도우마루의 흔적이 없어."
"응?"
"실종 포인트를 어떻게 좁혀서 수색에 들어 가긴 했는데, 그 포인트 내를 뒤졌는데도 섀도우마루의 파괴흔적을 찾아볼수없다. 소멸되었다고 해도, 용자로봇하나가 소멸될 정도라면 그렇게 깨끗하지 못해."
"깨끗...한가?"
"아아. 못믿겠지만, GGG 첩보부가 전한말이다. 사실일거야."
GGG첩보부라면 일본의 내각조사실 이상의 능력을 가진 첩보단체다. 그런 집단이 흔적하나 찾지 못했다니...
".....포인트는?"
카이의 말에, 무거운 안색의 세이지대신 얀차가 말했다. 이쪽도 힘이 없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부산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경 20km. 바다까지 포함해서."
"........이렇게 넓어서는....그런가."
"잠깐 기다려! 섀도우마루가 당했다고 한다면 큰일이잖아!"
카온의 당황한 목소리에 대답한 사람은 뒤쪽에 조금 떨어져있던 류중령이었다.
"큰일이지, 카온. 섀도우마루는 우리의 주 첩보요원에다가 수많은 정보를 지니고 또 적을 가장 가까이에서 탐색하는 자다. 그런자를 잃었다는 것은, 섀도우마루가 탐색하던 적이 섀도우마루의 존재를 알아차렸다는 거지."
"으음...."
그 담이 큰(어떤이는 상황 파악도 못한다고 하는) 카온도 지금상황에서는 태연히 농담할수 없었다. 섀도우마루가 없다는 것은 즉 정찰의 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의 거대한 정보망과 감시망은 분명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가 있으므로 해서 첩보전에서는 정체불명의 적들보다 약간의 우세에 있는 그들의 전력이, 섀도우마루가 실종(혹은 소멸)됨으로서 열세로 치닫는것을 뜻했다.
".........섀도우 마루가 탐색하던 적이 누구지?"
GGG 베이타워 기지, 다차원 잠수함 브릿지내.
[엘릭서 스피릿의 소재를 탐색하고 있었습니다. 섀도우마루는.]
다차원잠수함에 임시로 모여있던 브레이브 폴리스와 대장 유우타는 볼포그의 말에 서로 시선을 교차시켰다. 섀도우마루가 빠지고 대신 데커드 맥스가 들어와 지금은 8명의 멤버였다.
[확실한가, 볼포그?]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엘릭서 스피릿의 소재를 탐색하고는 있었지만...]
데커드의 말에 그렇게 대답한 볼포그는, 다차원잠수함의 콘트롤 패널을 움직여 몇개의 창을 화면에 띄웠다.
기운없게 대답하는 유우타의 손에는 그의 경찰수첩이 굳게 쥐어있었다. 실종소식을 들을때부터 계속 들고 있었지만, 그것은 아직까지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걱정마, 유우타. 섀도우마루가 실수한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무사할거야.]
[그래, 지금이라도 뻔뻔스럽게 환풍구에서 나올지 모르잖아.]
데커드와 파워죠의 말이 무거운 공기를 바꾸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유우타를 정신차리게 하는것 정도는 할수 있던듯 했다. 요즘 계속되는 과로에 심로까지 겹쳐 멍한 표정이었던 유우타의 얼굴에 작지만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탐색을....시작하자. 부산시를 중심으로. 섀도우마루의 신호를 잡아낸다면 찾아낼수 있을거야...."
ARK 중앙상황실.
"....그렇게 한다고 찾아낼수 있을까."
무채색의 방안에는 아직도 세이지와 류중령이 있었다. 얀차와 히카루가 없고, 지금 말한 사람은 아까까지 있던 카온과 카이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 센푸지 마이토였다는 것이 아까와는 다른 것이리라. 무채색의 방안을 무겁게 누르는 침중감은 아직도 그 위세로 방안을 짓누르고 있었다.
"모르지. 브레이브 폴리스가 섀도우마루의 회선을 잡아낼수 있는 유일한 용자들임에는 틀림없겠지. 같은 팀이니까. 하지만 그의 초 AI와 직접 링크할수있는 테미마이엘이 전혀 포인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너무 깨끗하네."
그때까지, 붉게 염색한 앞머리를 비비 꼬며 골똘이 생각에 잠겨있던 류중령이 불쑥말한 말에, 피곤한 기색으로 축 늘어져 있던 세이지가 대답했다.
"역시, 너무 깨끗하죠?"
"흐음. 글쎄. 함정일지도 모르겠군."
"함정?"
마이토의 의아스러운 말에 류중령은 의구심 담긴 어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 자신의 말투가 자신없는 것을 봐서, 그도 별로 믿고 있지는 않은것 같았다.
"섀도우마루는 적에게 잡혀가거나 격파, 소멸되었고, 그것때문에 수색을 하기위해 부산 각지로 간 용자들을 각개격파, 또는 그 사이에 양동작전으로 일본을 친다던가...."
"하아, 또 양동작전인가요. 녀석들에게 이제 전력이 남아있다면 정말 신을 저주해야 될지도 모르겠군요."
다크솔져나 다크나이트만 따져봤을때, 지금까지 단순하게 파괴한 숫자만 전부합쳐 100여대 이상이었다. 그정도의 거대한 전력을 수용,보급하는 곳이 있기는 한건지, 아니 더 이상의 전력이 과연 적에게 남아있는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섀도우마루의 수색도 늦출순 없다. 어떻게 하지...."
"......일단 많은수가 수색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최정예 용자들을 수색에 참여시키는것은 어떨까?"
류중령의 제안은 대충 이런것이었다. 일단 최정예로 판단되는 슈퍼노바 엘 카디온, 그레이트 엘 카이져, 블레이즈 제이데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 그레이트 다간 GX, 가오가이가와 보급함으로 페이시드 베이스가 부산방면으로 투입되어 수색을 시작하고, 그동안 일본방면에 남는 다른 서포트 용자들, 즉 엘 썬더리온, 수호검장단, 하이퍼 빌드타이거, 마이트 아머, 마이트 어드벤져, 어스 체인져, 초류진, 골디마그, 빅 볼포그, 천룡, 나이트 실버리온을 도쿄와 천황도 등지에 결집시킨다.
지금까지 적의 습격은 주로 G아일랜드 시티의 베이타워 기지와 천황도의 ARK기지였으니, 방위선은 일단 이 두곳으로 한정한뒤, 두곳중 한곳에라도 무슨일이 생기면 전력의 일부가 빠르게 이동해 지원한다. 일단 두개의 분대에 일본에서 한국까지 에너지 소모없이 운반을 할수있는 미러캐터펄트가 있는 페이시드 베이스와 삼단갑판기동공모가 있기때문에 이동의 메리트가 있고, 양동의 작전을 두군데에서 동시에 맞아도 양쪽의 전력이 일단 비슷한 정도이기 때문에 충분히 격퇴해낼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단 간단하지만, 복잡한 양동작전에 간단하고 확실하게만 대응만 한다면 충분한 효과를 거둘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 만약 적이 이쪽의 상황을 훤히 꿰뚫고 있다고 해도, 양쪽을 엄청날 정도의 전력으로 밀고 들어올 확률은 극히 적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효과를 볼수있다고 하는게 류중령의 설명이었다. 그 작전이 마음에 든 세이지와 마이토였지만, 세이지는 일단 한마디 할수밖에 없었다.
"으음. 확실히 그쪽이 안전할지도 모르지만.....웨폰쪽은 어떻게 하죠?"
"웨폰?"
"그러니까, 가오가이가가 골디언 해머를 발동시키려면 골디마그가 필요하잖아요. 만약 이지리스같은게 나와서,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도 동륜포 포메이션을 쓰려면 마이트아머와 마이트 어드벤져가 필요하고....최정예쪽의 무기를 쓰려면 무기용자들이 그쪽으로 따라붙어야 하고....일본쪽의 구멍이 클텐데요?"
세이지의 설명에 다시 편성을 검토한 셋은, 부산방면에는 슈퍼노바 엘 카디온, 수호검장단, 블레이즈 제이데커, 건맥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 마이트 아머, 마이트 어드벤져, 그레이트 다간 GX, 가오가이가, 골디마그를, 일본방면에는 그레이트 엘 카이져와 엘 썬더리온, 하이퍼 빌드 타이거, 어스 체인져, 초류진, 빅 볼포그, 천룡, 나이트 실버리온을 배치하기로 했다.
"좋아요. 이렇게 하죠. 그럼 전 타이가 장관과 유우타군에게 이 작전의 검토를 부탁해 실행에 옮길수 있도록 해볼테니까, 류중령님은 페이시드 베이스의 지휘를 맏아 주십시오."
"알았네."
"마이토군, 하마다군에게 연락해서, 포트리스도 부산방면으로 투입할수 있도록 해주겠어? 아무래도 페이시드 베이스 하나로는 그 모든 용자의 정비는 힘들테니까."
"아아, 알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급박한 섀도우마루의 실종을 발단으로 해 급하게 입안된 '섀도우마루 수색작전'은 네 단체의 협력을 받아 착착 진행되어, 30일 정오쯤에는 천황도로 부산방면 배치부대를 집결시킬수 있었다. 주력 용자에 서포트 메카까지 합하면 엄청난 수로, 이런 규모의 연합작전이 체계적으로 진행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교적' 체계적이 이번이 처음이라니, 좀 한심한 느낌이 드는군 그래."
그 말을 브리핑때 들었을때의 하인의 어처구니 없다는 감상에는 거의 모두가 동의했다. 지금까지의 연합작전은 무엇인가 급조된 느낌이 없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했다. 다만 두개의 부대간에 통신망을 구축하고 비상 경계망을 가동해 신속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은 그럭저럭 확실한 것이긴 했지만.
"우리는 사실 섀도우마루의 수색보다는 그 주변에 있을 다크플리트와 엘릭서 스피릿의 위협때문에 이런 대규모의 부대를 끌고 가는 것이다....라는거지. 하긴 부산에는 뭔가 이상한 것이 있을것 같은 느낌때문에 그런소리를 하긴 했지만."
페이시드 베이스의 베이스 캐리어쪽에 수납되고 있는 제이닷샤와 블레이즈로더를 브릿지 창으로 내다보며 류 중령은 아무도 듣지 못하는 혼잣말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사실, 전에 센푸지 콘체른의 메갈로 스테이션과 브레이브 폴리스 본부건물을 날려버린 이지리스의 에너지 응집기가 있던곳도 부산 아닌가? 게다가 부산이라면 천강공업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 천강공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오리무중, 불신의 뿌리가 깊으니, 이정도 전력을 데려가는 것도 불안하기만 한 류중령이었다.
30일 2시 33분, 붉은 빛의 전함 페이시드 베이스와 기차모양의 공중요새 포트리스는 천황도에서 출발했다. 제이닷샤와 블레이즈 로더를 뺀 모든 서포트 메카는 싣지 않았기때문에, 페이시드 베이스에는 메인프레임, 데커드, 듀크, 건맥스, 다간, 가-온을, 포트리스에는 가인, 마이트 어드벤져, 마이트 아머, 로코모라이져 이식, 드릴특급2, 골디마그, 라이 블레이드와 좌검무장, 우검무장이 탑재되어 있었다. 말하자면 주력용자 다섯명과 그들의 필살무기와 두대의 전함이 가는셈으로, 최정예가 부산방면에 투입된것이다.
[갔나....]
나이트 실버리온은, 아까부터 있던 나이트 윙의 브릿지에서, 천황도를 떠나는 대전차 포트리스와 페이시드 베이스를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주변의 공역을 레이다를 연결해 살펴본 그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것을 확인하고 브릿지의 자신의 자리에 앉아, 한숨을 쉬었다.
[후우...]
나이트 윙이 처음나타난 순간 굳어버렸던 그는, 그 이후로 계속 나이트 윙의 브릿지에 머물러 있었다. 절대 나오지 않고 묵묵하게 그곳을 정비하고, 한참을 멍하게 앉아 생활을 하는 그를, 다른 용자들은 절대 방해하지 않으리라 암묵적으로 약속하고, 찾지 않고 있었다.
[.......이상한 예감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아가씨.]
지나가는 말이라 아무도 듣지 못했고, 들어줄 상대가 있는것도 아니리라. 하지만, 그것을 예기치 못하게 들은 사람은 무척 당황해 버렸다.
"뭐, 뭐라고?"
[! 아니!]
자신마저 누구도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에, 나이트 실버리온은 크게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무언가 책같은것을 들고 약간 겁나해 하는 모습으로 서있던 지현이 서있었다.
[.......지현님 아니십니까.]
잠시 정신을 가다듬은 나이트 실버리온은, 곧 무릎을 꿇으며 정중하게 말했다. 무릎을 꿇은것은 단지 눈높이를 조금이라도 맞출려는 행동이었지만, 정중하게 말하는 투는 지현에게는 약간 부담이 되는 모양이었다.
"아...응....안녕."
[이런 누추한 곳까지 어인일이시온지...]
어느때보다 깍듯이 정중한 말투의 나이트 실버리온의 말에, 오히려 지현이 놀라해 하며 말했다.
그 말이 너무 정중해 지현은 잠시 깨닫지 못했지만, 곧 나이트 실버리온의 얼굴에 장난기가 떠오르는 것을 보고 손을 쳐들며 화를 냈다.
"뭐야, 나이트 실버리온!!!! 심각하다고!!!"
[하하, 압니다. 레이디 지현은 이제 훌륭한 레이디라 남자를 알 나이가 되었다는것을...]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니까!!!!!!"
[그럼, 어떤 레이디를 좋아하시는 겁니까?]
그 말 한마디에, 지현은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떨어트렸다. 천천히 기다린 나이트 실버리온이, 잠시 그만의 생각을 하던중, 그는 작게 들린 지현의 목소리에 약간 흠칫해 하고 말았다.
"저기.......나이트 실버리온의 고향엔, 날개 달린사람이 흔해?"
[........날개....달린 사람말입니까?]
"으...응. 그란로드 성단이라고 했던가? 그 성단엔....사람등에 날개달린것은 흔한건가?"
날개달린 사람이라.....물론 있기는 했지만. 나이트 실버리온은 일단, 이 소녀같은 모습의 소년을 내려다 보며 조용히 말했다.
[날개라니....어디서 보셨습니까?]
".........내가 아르바이트 하는 가게에서....저번에, 도쿄시 전체에 중력이 걸렸었잖아. 그날...자주 찾는 단골의 등에서 검은 빛의 날개가 뿜어져 나왔어. 그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지만...."
검은 날개라. 나이트 실버리온은 그것에 실려있는 안좋은 의미를 생각했지만, 얼굴을 찌푸리거나 하는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아는지 모르는지, 지현은 말을 계속해갈 뿐이었다.
"내 나이또래 되는 금발머리의, 이국인같은 모습인데....아니, 그러니까.....뭐랄까, 그때에는 스쳐지나간 기억이었지만.....왠지 계속 뇌리에 남아서......그 애가 선물도 줬고 말이야. 이 책...그애가 그린거라는데....난 만화는 잘 모르지만, 여기에 내 그림과 그 애 얼굴이 있잖아. 잘그렸지?............일주일동안 고민했어. 왜 이 그림의 이아이는 이렇게 슬픈 눈을 하고 있을까 하고.....아무튼, 이건 상관없고.....근데 날개라니, 우리는 없잖아...."
[.........지현님.]
"응?"
나이트 실버리온의 얼굴에 담긴 진지한 느낌에, 지현은 횡설수설하던 그의 말을 멈추고 나이트 실버리온을 올려다 봤다.
[등에 붙어있는 날개란 그 의미에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렇게 고민해 할 성격의 것은 아닙니다. 그란로드 성단에는 여러가지의 종족이 있는데, 그중 고대부터 지금까지 그 맥을 잇는 신족(神族), 멸절한 유익족(有翼族)은 날개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종족이죠.]
"하아......그래? 뭔가 환타지 같네."
[실제로도 환타지 였습니다만....어쨌든, 날개를 가지고 있는 종족은 이 둘이고, 그들은 사실 아무런 해도 되지않는 종족이긴 합니다. 만약 지현님이 이 지구에서 날개달린 사람을 보셨다면, 그 사람은 분명 천사 아니면 유익족일겁니다만, 어느쪽도 해가 될리는 없죠.]
"...........천사...라...천사라면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지을리 없지...."
[...............하지만, 검은날개의 유익족은, 제가 아는한 단 한명밖에 없습니다.]
지현의 기대찬 얼굴을 산산조각으로 박살낼것 같아, 나이트 실버리온은 몹시 언짢은 느낌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적어도 진실을 아는것이 나을것이리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보고라도, 저런종류의 것은 일단 진실을 알고 시작해야 하니까.
"누군데?"
[엘릭서 스피릿의 다크엔젤입니다.]
지현의 얼굴에 한순간 스쳐지나가는 놀람이 기대를 박살내 버리고 말았다. 나이트 실버리온은 자신에게 잠시 욕했지만, 곧 마음을 굳게 먹고 말을 잇기 시작했다.
[지현님이 만나신 레이디는 아마 다크엔젤일겁니다. 그녀만이, 검은빛의 날개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그....애는...."
'그 애'라는 말을 하는 지현의 목소리가 점점 잠겨들어갔다. 그만큼 기대도, 의문도, 그리고 지금 알았을때의 동요도 클것이라고, 나이트 실버리온은 생각했다.
[다크엔젤이 악한존재는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 것은, 그녀가 엘릭서 스피릿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난 스파클 컨트롤러라서?"
[..........그렇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서로 상반된 힘. 서로를 부술 상반된 힘. 그것은 한 소년의, 한소녀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과 호감을 산산히 깨트리기 시작하는것 같았다...
하지만 지현이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나이트 실버리온을 똑바로 쳐다보았을때,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동요는 있을지언정 파괴된 호감따위는 찾아볼수 없었다.
지현의 목소리는, 그가 그당시 품었던 그 의문을 다시 되살려주는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이트 실버리온은 그 의문에 대답할수 있었다. 그 의문을, 지금은 박살내 버릴수 있었다.
[후회해본적 없습니다. 나의 마음이 저의 아가씨에게 닿았다는 것을 알고있었고, 그것에 서로가 다른것따위는 들어가지 않았으니까요. 그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래, 마음이 제일 중요한거지?"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현님에게도 후회하지 않을 만남을 바라고 싶습니다.]
"고마워, 나이트 실버리온. 다음에 그 다크엔젤을 만난다면, 한번은 얘기하도록 노력해볼께."
그렇게 말하는 지현의 목소리가 훨씬 밝아져 있다는 것에, 나이트 실버리온은 빙긋 웃을수 있었다.
[행운을 빕니다.]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 나가는 지현의 발걸음에선 힘이 넘치고 있었다. 인연의 한부분에서 밝은 부분을 본 소년은, 그 밝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것 같았다.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사랑하니까요....아가씨.]
나이트 윙은 그의 아가씨와 그의 마지막 종착역이었다. 과거의 기억에서 날아왔던 전함을 다시 만난 기사는, 이제 그 추억에 힘입어 다시 날개를 달려 하고 있었다.
만약 그때, 엘릭서 스피릿들이 용자들의 출전소식을 알았다면 어떤표정을 지었을지. 분명 소동이나 한번 일으켜 싸움을 붙여볼까라는 생각을 심각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알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평소처럼, 30일은 그들의 또다른 평범한 하루가 되리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부산 외곽의 전원저택에 그 근거지를 두고 있는 그들과 가까운 도시로, 동료를 찾는 다는 일념에 타오르는 용자들이 투입되는데도, 엘릭서 스피릿들은 그 낌새조차 읽지 못하고 평온한 아침을 맞았다.
그래서일까. 30일 아침에는 그들의 일상의 아침이 전개되어 버렸다. 일상의 아침이란, 간략하게 설명하면 데스카이져와 타블리스가 아침을 먼저 끝내고 그들의 회사 - 천강중공, 아직도 D.K이사님과 그의 비서 - 로 출근, 집에서 강짜부리기를 대단히 좋아하는 인간들인 카르카스, 다크엔젤, 네메시스는 자신들의 방에서 각자 무언가를 하고, 데스캐리건은 마음이 동할때는 미소년사냥을 나가 새벽 늦게까지 안들어오는 것이 일상의 아침의 시작이다.
".....근데, 뭔가 평소하고는 다른것 같은데....."
부시시한(어젯밤의 광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의 데스캐리건은, 거실 소파에 책상다리, 그리고 탱크탑에 잠옷바지라는 부조리하고 방만한 옷차림, 졸린 눈으로 거실을 둘러봐 그 '일상의 아침'을 깨트리는 주범을 찾기 시작했다. 다크엔젤과 네메시스는 언제나처럼 방안에 틀어박혀있으므로 보이지 않았고, 바쁘게 설겆이를 마치고 지금은 자기방에서 옷을 갈아입는 타블리스와 그를 기다리느라 거실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고있는 데스카이져를 볼때는 일상의 아침같았지만...
"....카르카스!!!!?"
"응?"
"너구나!!! 이 행복한 일상의 아침을 깨트리는 녀석이!!!!!"
"......무슨소리 하는거야?"
"......왠일로 옷을 다 차려입고 나와있느냐는 뜻이다."
데스카이져가 돌아보지도 않고 그렇게 말한것 처럼, 카르카스는 언제나 방안에 쳐박혀 있는 후줄근한 모습 대신 깨끗하게 옷을 차려입고 있었다. 부산의 농구팀 마크와 넘버가 붙어있는 흰색 티셔츠에 통넓은 힙합 청바지, 농구화에 언제나 삐죽삐죽한 붉은 머리칼은 뒤로 쓸어넘겨 흰색 모자를 뒤로 쓰고있다. 활달한 그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복장이었지만, 데스캐리건은 카르카스가 그런 모습을 하고있다는 것 자체에 더 놀라고 있었다.
"그래, 왜 옷을 차려입고...너 이시간에는 언제나 반바지에 후줄근한 차림으로 게임하잖아!!!"
"아, 오늘은 여러가지 일이 있거든. 저~어기 게임센터에 태그매치에 잡지사에 원고도 줘야하고."
그는 요즘 부산의 작은 게임잡지에 글을 투고하고 있었다. 물론 '칼'이라는 가명이었지만, 작은 규모의 잡지에도 꾸준히 팬층을 쌓아가고 있었다. 오늘은 그 '팬'들과의 친선경기라는게 그의 설명이었다.
"패, 팬....게다가 치, 친선경기......게임주제에 무슨 올림픽선수처럼....!"
어지럽다는 듯이 머리에 손을 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데스캐리건이었지만, 카르카스는 그것을 다른의미로 파악했다.
"어제밤도 무리했나 보군 그래. 타블리스한테 부탁해서 몸보신이라도 많이 해두는게 좋을걸. 너 매일밤을 그렇게 보내면 큰일난다."
"..........그런뜻이 아니잖아, 짜샤!!!"
"먼저 나간다. 늦게 들어올것 같으니까 내 밥은 남겨둬."
"아."
악을 쓰는 데스캐리건을 무시하고 데스카이져를 향해 그렇게 말하며 대문을 나선 카르카스. 문을 닫는 소리가 나자, 데스카이져는 보던 신문을 차곡차곡 접어 탁자위에 올려놓고, 쓰고있던 안경을 벗어 호주머니 속에 넣었다. 그의 모습은 언제나 변함없는 검은 정장을(사실 전부다 다르지만, 하도 많은 것이 있는터라 '검은 정장'으로 통일이다) 입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뒤로 쓸어올려 뒤에서 묶은 모습이다. 햇살을 받으며 조용히 앉아있는 데스카이져의 모습은, 관능적인 미를 자랑하는 데스캐리건이 질투할정도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때, 부산에는. 그 도시에 사는 부산시민들도 모르는 일들이 은밀하게 진행중이었다. 몇가지일들이 한꺼번에, 아주 은밀하게.
하나는 용자군단의 섀도우마루의 수색이었다. 일단 부산시에 도착한 페이시드 베이스와 포트리스는 구름위쪽에서 광학미채의 위장막을 일단 치고 체공하며 수색조를 내보내 직접 수색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희미하게라도 섀도우마루의 반응이나 신호를 잡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고, 그랬기에 수색조는 일단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며 레이더를 풀 가동시키는 식으로 수색을 했다.
패트롤카와 앰뷸런스로 변형한 데커드와 듀크를 중심으로, 카모드의 메인프레임과 카온의 한조, 경찰차모드의 다간이 거리를 순찰하고, 기찻길을 중심으로 레이더 레인지를 넓혀가며 가인을 중심으로한 용자특급대의 수색이 개시되고 있었다. 마이토와 가이는 각각 마이트윙과 스텔스가오로 하늘에서 섀도우마루의 신호나 반응이라도 찾을까하고 계속 비행했지만,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하고 돌아와, 도착해 수색을 시작한지 세시간 후에는 브릿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해저는 골디탱크와 가-온의 몫으로 돌아가서, 그들은 부산 앞바다의 바닥을 질주하며 수색을 개시했다.
"막막한데. 이렇게 해서 찾을수나 있을지...."
페이시드 베이스의 브릿지에서, 각각의 용자들이 보내오는 보고를 스크린을 통해 보던 GGG 기동대장 시시오 가이는, 마침내 한숨과 불안이 가득담긴 말을 하고야 말았다. 스크린에 나오는 것들은 전부다가 '섀도우마루의 반응 무'라는 것만 보내오고 있기때문이었다.
"시시오씨 같은 사람도 그런말을 할때가 있군요."
그 옆에 서있던 마이토의 말은, 장난기로 미처 가리지 못한 엷은 답답함이 뭍어나 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린 가이는, 한숨을 푹 내쉴수 밖에 없었다.
".......아아. 답답하니까. 마치 백사장에서 잃어버린 오백엔짜리 동전을 찾는 기분이야."
"이렇게 많은 인원이 투입되었으니, 무슨 소식이 있을겁니다. 반드시, 찾을수 있을거에요."
".......대체 어떻게 된걸까. 그만한 용자로봇이 사라졌다면 적어도 폭발부분에 은은하게라도 전자파반응이나 열원반응은 있어야 되잖아. 그것을 가려도 표시가 나는건 당연하고."
".......적에게 잡혀간걸까요?"
"특별하게 그럴 이유가 있을까?"
"중요 정보를 알고 있었다면?"
그 말이, 브릿지의 뒤쪽의 벽에 기대어 서있던 마이토에서 나온것이 아니기에, 그의 옆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던 가이는 그들의 앞쪽에, 등을 보이며 앉아있던 류중령에게 고개를 돌렸다.
"중요정보말입니까?"
"그래. 입을 막기위해 감금이라도 했다면?"
"글쎄요. 그렇다면 섀도우마루에게는 다행이지만...일부러 그렇게 했을까요, 단지 입을 막기 위해서라면."
마이토도 그 의문을 떠올리고 있었다. 섀도우마루는 대체 왜 사라졌는가? 중요한 정보를 얻어서 감금이라도 당한건가? 그렇다면 왜 소멸시키지는 않는가? 들통나는게 두려워서? 대체 섀도우마루가 가진 정보가 뭐였을까, 만약 있었다면? 섀도우마루를 소멸시키거나 감금한 적은 누구인가?
수많은 가설과 의문, 그것을 부정하는 또다른 가설이 셋의 머리를 헤집었다. 하지만, 위장막에 감긴 페이시드 베이스에 속속 도착하는 정보는, 그들의 답답함을 가중시키는 '상황 변화 없음'의 메시지 들이었다.
은밀하게 진행되는 일, 두번째.
그것은 천강공업 본사 지하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100%. 지시하신 기재들은 모두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남은것은..."
"실행하는, 일뿐이군."
형광등의 불빛이 차갑게 보이는 지하. 두명의 사람이 책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마주보고 있고, 다른 한명은 그들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심하게 서있었다.
한명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미인으로, 지금은 천강공업의 사장직을 맡고있는 여성으로, 이름은 이 혜린, 서류상으로는 유지현의 양어머니였다.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있지만 형광등에 언뜻언뜻 드러나는 표정은, 마치 사자에게 압도된 토끼의 두려움의 표정 그 자체였다. 그만큼, 그녀의 이 인물에 대한 두려움은 컸다.
그녀를 아는사람이라면 그런 그녀의 표정에 의문을 표할것이다. 여성의 몸으로 천강재단이라는 대기업을 꾸려나가는 그녀는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있는 태도로 사람을 대했다. 적어도 타인 앞에서는, 그런데, 지금은 두명의 남자의 중압감에 못이겨 그런 표정을 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녀와 마주하고 있는 자는, 은발의 머리칼을 흩뿌리며 광기가 어린 미소를 지어내는 다크로드, 에시온이었다.
"그 닌자로봇이 좀 마음에 걸리지만...뭐 됐어. 이런 작전안에서 그런 녀석은 티끌에 불과하니까."
"난 별로 찬성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등을 돌리고 서있는, 그래서인지 오히려 등뒤로 늘어뜨려진 붉은 머리칼이 잘 드러나는 남자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들린 그순간, 혜린은 자신도 모르게 흠칫했지만 에시온은 오히려 그 미소를 더 크게 지었다. 보기만해도, 그 광기가 전염될듯한 미소를.
"파이어리온님께서 잘 구축해 놓은 이런 시스템을 나같은 놈이 쓰는게 아깝다는 겁니까?"
"당연한 말을 하는군."
"크크큭....하지만 이번작전이 성공하면, 용자들은 물론 방해되는 놈들을 전부 쓸어버릴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
"이미 에너지 응집장치의 테스트는 충분히 끝났습니다. 이젠 막을수 있는 녀석은 아무도 없어요."
말투는 예의바른것 처럼 들리지만, 그 속에는 빈정댐이 한껏 들어있었다. 그것에 엘 파이어리온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것은 등뒤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던 에시온과 혜린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실패하면 너의 피해가 너무 크다."
"자신있으니까 이런 도박도 거는겁니다....후후, 콜로서스급 두대를 투입하는 정도니까."
".............자신있나 보군."
"이제 이걸로 제 전력의 절반은 투입하는 겁니다. 성공하면 저쪽이 끝장나지만 실패하면 우리가 끝장......스릴넘치지 않습니까? 이런 도박은."
".............."
"후후후. 이런 도박에 끼시는건 싫으시겠지만 파이어리온님도 도박에 동참해주셔야 겠습니다. 거는쪽이 아니라 걸림을 당하는 쪽으로서요. 하하하!"
마침내 광소를 터트린 에시온은, 혜린의 두려움의 시선과 파이어리온의 무심한 프레셔를 배경으로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크크큭......이 빌어먹을 대지에 용자들의 피를 뿌리고, 혼돈을 가져와 모든존재를 암흑으로 물들게 한다....용자도 투사도 이제는 도망칠길이 없어. 세상은 이제 다크플리트의 두려움에 일어날 것입니다!"
"..............."
"자자, 기대해주세요. 이것으로 최후라고 생각되진 않지만 또 압니까? 이것이 최후일지! 후하하하하핫!!!!!"
광기.
에시온의 몸을 지배하는 것은 광기다. 이유를 알수없이 그의 몸 전체에 팽배해 그를 몰아가는 광기.
대체 무엇이 이유일까.
광소를 내뿜으며 지하의 방을 나가버리는 에시온의 등을 바라보며, 파이어리온은 그런 의문을 품을수 밖에 없었다.
"......파뉴시아."
"!!!....아...예..."
흠칫놀라며 파이어리온을 바라보는 혜린. 파이어리온은 그녀를 '파뉴시아'라는 이름 이상, 혹은 이하의 호칭으로밖에는 부르지 않았다. 물론, 혜린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감동할정도의 대우였지만. 그와 그녀의 관계란, '주인'과 '종'의 관계의 이상도 이하도 아닌것이다.
"........그대의 부족은 오천년 이상을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선조에게는 못한 말이지만, 그대에게 대신해서 하고싶군. 고맙다."
"!! 아...아닙니다! 저희 유익족에게 다시 생명을 주신 분은 바로 파이어리온님....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면 저희는 무엇이라도...!"
"그런가. 하지만 그대들의 충성심이 저런 자에게 더럽혀 지는것이 아쉬워서 말한것이다."
".........태고부터.....저희 부족, 아니 종족은 신족에게 핍박받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복수할수만 았다면 오천년정도는 아무것도.....!"
"그런가."
혜린의 표정에는 여전히 파이어리온에 대한 공포가 떠올라 있었지만, 그것은 공포라기보다는 짙은 외경심에서 일어난 공포일뿐이었다. 그만큼, 파이어리온에게 바치는 그녀의 충성심은 대단했다.
"............그러고 보니, 그대의 남편의 이름이 안자스,였나."
"......예. 그렇습니다."
혜린의 표정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슬픔에, 파이어리온은 피식 웃었다. '명연기자로서는 너무 서투르다, 파뉴시아. 슬픔을 감추려는게 너무 서툴러...'.
"인간의 여자와 한번 결혼했다고 들었는데."
"....예."
"그 아이들에게 날개는 있나?"
".........위의 두 아이에게는 없는게 분명하지만......."
'두 아이'라고 말하는 혜린의 말에는 풍부한 정감이 뭍어나 있었고, 그것으로 파이어리온은 그녀가 그들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 지를 대충 추측할수 있었다.
"나머지 한 아이는?"
".........모르겠습니다."
".........그래..."
잠시 침묵을 지키던 파이어리온이었지만, 그는 더이상 그녀의 가족사에 대해서는 관심없다는 투로 말을 이어갔다.
"국련군은."
"예?"
"국련군은 어떻게 하고있나."
"........지금 트랩을 셋업중입니다만, 방해꾼들이 나타난지라..."
"방해?"
"용자들입니다."
".............놓쳐버린 그 닌자로봇의 수색인가."
"예, 그런것 같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수가 몰려온것 같아서...국련군이 비밀스럽게 일을 진행시키기 어려운것 같습니다."
"........규모는 어느정도지."
"그게.....전함 두척정도의 분량입니다. 게다가 그레이트급이 다섯이나 몰려온듯 합니다. 만약 국련군의 트랩이 성공해도....."
"..................하나가 당하면 지원하러 오는게 그녀석들이다. 만약 사태가 커지면 내가 나가지."
"..........."
혜린의 눈에 기이한 의문이 떠오르는 것이 파이어리온의 눈에 언뜻 들어왔다. 그때 그는, 아직 그녀가 단 한번도 밝히지 않았던 의문을 자신이 완전히 짐작할수 있다는 것에 오히려 서글픔을 느껴야 했다.
"...........내가 녀석에게 협력하는 것은 오직 엘님의 명령에 의해서다. 이정도면 설명이 되겠나?"
"...........죄송합니다."
"...........그래."
"................."
"................."
"...........가면은..."
"예?"
"그 가면밑에의 얼굴을 본것도 십년전 일인가...."
"................................."
"너나 나나...비슷하구나. 무언가에 얽혀 매여 있다는 것은...."
그녀를 내려다보는 파이어리온의 표정에 쓸쓸함이, 마치 죽어가는 석양의 그것처럼 내려앉았다.
5시 30분, 천황도의 ARK.
자신에게 걸려온 휴대폰을 우울한 얼굴로 끈 지현은, 잠시 기지내를 돌아다니며 누군가를 찾기 시작했다.
"비영, 잠깐만 나좀볼래?"
"예?"
그때, 가이아 워리어즈와 함께 도쿄로 갈 준비를 하고있던 비영은, 그의 부름에 끌려 그를 따라 약간 구석의 통로로 들어갔다.
"무슨일이십니까, 지현님?"
".......정말, 나이트 실버리온도 그렇고. 님자는 빼줄래."
"아, 죄송합니다. 입에 익어서....그건 그렇고, 무슨일이십니까?"
"비상시라서 미안하지만, 나하고 같이 부산에 가지 않을래?"
"부산...말입니까?"
"으응....새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거든...."
비영은 지현의 복잡한 가족관계라던가 그런것은 몰랐기 때문에, '아, 차편이라도 필요하신거구나' 하고 지례짐작해 버렸다.
"아........저는 괜찮습니다. 어차피 전투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테니까. 게다가 전투가 있는것도 아니고요...하지만 지현님은 괜찮으시겠습니까? 님이없으면 엘 가이아는..."
".........그들은 나 없이도 합체할수 있어. 그리고..."
그때 지현의 얼굴에 스쳐가는 표정은, 비영으로서는 뜻을 알기 어려운 어두운 표정이었다.
"내가 새엄마한테 험한말을 하는것, 현무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걸....."
오후 7시 30분.
용기로 언제나 가득차 어떤일이든 할수있다고 말해져 내려오는 존재들, 용자.
그러나 지금은 절망과 무력감에 축 처져 있는 것도 용자들이었다.
"이렇게 뒤졌는데도 찾을수 없다는 것인가...."
페이시드 베이스의 베이스 캐리어에 마련되어있는 격납고. GGG의 메탈락커룸에 비해서는 규모는 작았지만 그래도 널찍한 그 곳에, 부산방면으로 온 용자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인간형인 카온, 마이토, 블레이드, 가이를 중심으로 해 그 주위를 데커드, 듀크, 건맥스, 메인프레임이, 그 주위를 가인과 마이트 아머, 마이트 어드벤져, 라이블레이드, 좌검무장, 우검무장에 골디마그와 다간, 가-온이 둘러 서 있었다. 이게 전력의 절반이라니, 엄청난 숫자. 하지만 그 엄청난 숫자덕에 격납고는 좁아 터질 지경이었다.
"야, 골디마그!! 발진대에서는 떨어졋! 긴급시에는 이탈할 자리라도 마련해야 할것 아냐!!!"
[내가 어디서있던 네가 무슨상관이야!!!! 안그래도 좁아 죽겠는데...]
[........움직이지마. 움직이면 네 옆에 나는 어떻게 되는지 상상해봐라.]
다간의 피곤하지만 위압적인 말에 저 제멋대로인 골디마그가 움찔하는 것을 보고, 마주편의 라이 블레이드는 비웃음을 지었다.
[한마디에 물러나나. 역시 철골 고릴라군.]
[뭣!!!? 이 말라깽이 같은녀석이!!!!]
[..........시끄러워, 뿅망치야.]
[이놈이!]
그러니까, 만난지 단 여섯시간정도의 골디마그와 라이블레이드는 현재 관계가 엄청나게 악화되어 있었다. 발단은 라이블레이드의 '뿅망치'주제에'(<-액센트다) 그렇게 강한 일격을 해내다니 상당한 실력이군'이라는 말이었고, 그것에 골디마그는 '빼빼 마른 수수깡같은 녀석이 무슨소리 하는거야!!!!!!' 바락바락 소리지르고 주먹을 휘둘러 댔던 것이었다. 그것은 처음 만났을때의 일이었고, 다시 재현되려는 그 첫만남의 장면에 다간이 끼어듬 으로서 사태는 그럭저럭 종결될수 있었다.
[인간의 관계란 언제나 종착역이라는 하나의 시련을 맞아야 하지만 그 의미를 축약하기 전에는 일단 종착역으로 달려가기 전에 좋은 관계를 쌓으려는 노력을 해야하는것이 인간으로 사는 의미고 이것은 용자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지만 내가 뭐라고 강요해도 늦은것으로 생각할수 있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희의 편협하고 의미없는 말싸움을 지켜보기엔 나는 상당히 괴롭고 장소적 여건과 정신적 여건가 육체적 여건이 모두 충족시켜주지 않으므로 이쯤에서 균형을 찾고 조화를 이루어 조용히 해주는 것이 당금의 너희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함으로 이쯤에서 너희의 우정을 빌며 말을 줄일까 한다.]
[아아아아악!!!!! 어, 언어의 탁류가아앗!!!!!!?]
[AI가, AI가 녹을것 같아--!!!! 무슨말을 하는거야--!!!!!!]
'시작되었군, 다간의 정신공격.' 그 이름은 설교라고 한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 말을 빠르고 정확하게 연결시켜 정신적 혼란을 가져오는 공격으로, 최근에 생긴 다간의 장기였던 것이다.
[........쉽게말해 둘다 사이좋게 닥치고 있으란 말이군.]
[말이 좀 심하군, 가인.]
그렇다고 해서 말을 돌릴 가인도 아니고 정직하게 할 다간도 아니다. 하지만 둘의 공통점은 있었으니, 언어의 탁류로 곤죽이된 AI를 움켜쥐며 쓰러질듯한 골디마그와 라이 블레이드를 각각 부축하는 것이다.
"좋아, 그건 그렇고......정말,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로 할까?"
"밤중에 수색을 더 해보는 것이 더 좋을듯 한데."
카온의 말에 대답한 블레이드의 의견은 마이토에 의해 꺾여졌다.
"아니. 적과 마주칠지 모르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지도 모르니까. 게다가 우리는 어둠속을 은밀하게 수색하는 것에는 적당하지 않아. 우리같이 인간형이라면 모를까, 일반 용자들은 사람들 눈에 띄고."
"그렇다면 우리만이라도 나가는게 어때? 이렇게 있을줄은 없잖아."
"......그렇다면 어쨌든 나가보는것이 상책일까..."
삐익!
갑자기 그들의 귀를 울리는 신호음. 그것은 브릿지에서의 통신을 알릴때 쓰이는 신호음이었다.
"응? 뭐야?"
모두의 시선이 한쪽의 벽으로 갔을때, 그곳에는 이미 류중령의 얼굴이 스크린에 의해 거대해져 그곳에 있었다. 무척이나 기분나쁜듯한 얼굴이 그들의 시선에 들어갔다.
카온은 순간, 그를 항상 기분나쁘게 하던 감정에 시달렸다. 그 감정이란 일단 소외감이라는 것으로, 그것은 자신외의 다른 사람이 자신이 모르는 일 가지고 크게 소리칠때만 언제나 생겨나곤 했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가이와 마이토를 제외한 대부문의 다른 용자들이 겪는 감정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마이토와 가이의 놀람에 일단 무작정 끼어든 블레이드는, 그들의 착찹한 감정, 즉 이 놀랄만한 사태를 어떻게 이들에게 전해야 하나 하는 난감함이 섞인 감정에 자기도 모르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모두 막막해 하던 차에 블레이드의 그 말에 자기들도 모르게 희망을 얻어 마이토와 가이를 돌아보고, 그 둘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국련의 평화유지군중 하나야. 국련 외인부대. 하지만 정식으로 서류상에 나와있지는 않지."
"에?"
"그러니까.....평화유지군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고나 할까.....이를테면, 범법적이고 폭력적인 것들을 말이지. 어느 나라간의 분쟁이, 지도자의 암살과 함께 종결되면 외인부대가 끼어 있다고 봐도 돼. 격전을 벌이던 두 군대들이 양쪽다 참패를 해도. 평화유지군이 양지에서 일한다면 외인부대는 음지에서 일하는 격이야."
'뭐야 그게?' 마이토는 모든 이들의 얼굴에 그렇게 써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설명으로는 부족한것을 깨닳았다. 마이토의 설명을 보충하듯, 그때 가이가 입을 열었다.
"초법적인 군대야. 보유병력은 약 일개 사단. 최첨단 테크를 지니고, 군용로봇 약 30여대와 수송기, 거점으로는 항공모함 한대를 가지고 있어. 그 인원은 각국의 특수요원에서부터 용병까지 다양하지. 그 전력은, 모르긴 몰라도 평화 유지군 전력의 5할과 맞먹을 거야."
"............그런 군대가 왜 놀랄만한 건데?"
카온의 물음은 마치 당연한 것인듯 다른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지만, 질문을 받는 입장의 마이토와 가이는 마치 피를 토해내듯 말했다.
"목적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내는 부대야. 처리방법도 잔인무도에 사정을 봐주지 않아. 게다가 그 부대의 대장인 힐데하르트 브륜힐트 대령은 차가움에서 강경함을 떨치는 사람으로 유명해. 물론 그 대장은 일단 사리가 분명하긴 하지만, 그 부대의 책임자인 브룩돌프 장관이 강경파에, 우리같은 대 외계방위단체에게는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
[.......왜지?]
다간의 낮은 말에는, 말 안해도 어쩐지 알수 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가려져 있었다.
"..........우리들의 힘이 두려운거야."
"..........센푸지군."
"아무리 입으로 정의를 떠들어대도 결국은 무력을 가진 단체라는 거지. 그것도 엄청나게 강한. 지금 사적으로 떠도는 용자특급대나 일본경시청소속의 브레이브 폴리스를 국련 휘하에 넣어야 된다는 거야. 국련에서의 명령도 지켜야 한다고 하고."
[...........]
장내는 삽시간에 어두워 지고 말았다. 아직도 스크린에서 침중한 기색을 감추지도 않는 류중령의 시선이, 그들을 더 괴롭게 하고 있었다.
어떻게 한들, 결국 위험분자를 상대하는 부대가, 우리에게 칼을 들이댈 것도 당연할것.
".........오늘은 그럼 무린가..."
조금 어두워진 기색으로, 바닥에 주욱 누워버린 카온. 다른 이들은 그의 행동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금전까지 굳어있던 자세를 일단 편히 했다.
[어차피 우리는 야간 수색에 맞지 않는다. 오늘밤은 일단 재충전을 하자. 괜찮겠습니까, 류중령님?]
{........알았다. 데커드. 오늘밤은 보급이고 내일부터 수색을 시작한다. 그럼.}
딱딱한 류중령의 얼굴도 사라졌지만, 용자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가이도 마이토같이 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말할것도 없었고, 골디마그같은 용자마저 그 분위기에 전염된듯 묵묵히 앉아있기만 했다.
그 무거운 분위기를 깨트려 버린것은 메인프레임의 한마디였다.
[파티, 하는게 어떻겠습니까?]
지금까지 말이없어 '이 용자는 원래 말을 못하는건가'하고 다간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했던 이 용자가 그들 앞에서 처음으로 한말은 '파티, 하는게 어떻겠습니까?'였다. 그 당황과 황당의 침묵속에서 그 말뜻을 단번에 깨닫고 그 즉시 화산처럼 터트린것은, 역시 건맥스와 가인이었다.
[로보오일? 그게 뭐지?]
[아, 다간은 몰랐었나. 용자용의 드링크 비슷한거다. 여러가지 기능이 있지. 단지 미각의 충족이라던가, 에너지 보급이라던가...]
[흐음. 그런가. 8년전만 해도 그런것은 없었는데. 안그래 가-온?]
[나까지 늙은이로 몰아가지마!]
[.....뭐,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푸는것도 좋은 방법일지도...]
[좋은 thought! 데커드! 듀크도 와라! one shot 하는거야!!!]
[...........후우, 이상한 녀석들이군. 이제껏 무거운 분위기에서 갑자기 밝은 분위기로....]
[빈정대지마 이 수수깡 칼(<-골디마그가 라이블레이드를 칭한것임)! 설마, 이몸의 앞에서 마시는것이 무서워서라면 조금 봐주겠지만...]
[........닥쳐 이 뿅망치 고릴라(<-라이블레이드가 골디마그를 칭한것임). 모르긴 몰라도 단지 장난감 주제에 이 라이 블레이드에게 덤비는 거냐......]
[뭐라고!!!!!? 이자식, 승부다!!!!]
[두려울것 같으냐!!!!!!?]
[자자, 라이블레이드. 칼은 뽑지말고 술내기는 어떠한가?]
[.......우검무장, 이상한 제안 하지 않는게...]
[뭔가 좌검무장! 이럴땐 술, 아니, 알콜농도 진한 로보오일을 마시고 누가 오래 버티는가가 전설에서부터 내려오는 승부법이다!! 자 가자!! 우리도 마시고 뻗어보는 거야!!]
[잠시만 기다려!!!! 난...!!!]
[..........정말 전설에서부터 내려오는건가, 마이트 어드벤져?]
[그런 말도 안돼는 소리를 믿는거냐, 마이트 아머..;;;]
[으음, 하지만 우리는 입이 없으니 마실수있는건가.....이 빨때는 뭐지, 마이트 어드벤져?]
[마스크 밑에 주입구가 있다, 마이트 아머.]
[아, 그래? --;;;;]
그렇다. 엉망진창인것이다. 이미 활짝 열려진 보급창에서 쏟아져나온것은 탄약도 뭐도 아닌 로보오일. 그것도 가인 전용의 알콜농도 180%버젼이었던 것이다. 당장에 큰 통들은 뜯겨지고 잔이 돌려져 용자들에게 전해진다.
".....이게...뭐지..;; 이래도 되는건가? 센푸지군, 카..."
뭔가 중얼거리던 가이의 시선이 잠시, 마이토와 카온, 블레이드를 거치다가 다시 카온으로 돌아갔다. 그 시선이 멈칫하며 굳은것은 한순간의 일이었지만, 카온은 절대로 그냥 지나치치 않았다.
카온이 들고있는 '어떤것'이 가이를 공포에 질리게 한것이다.
"...........후후, 역시로군...."
"...네녀석, 어떻게 그것을!!!?"
"자드키엘이 GGG의 데이터 베이스에서 가져온것이다, 시시오 가이의 신상명세서군...'싫어하는 음식, 곤약'이라더니."
'곤약'이었다. 카온이 천천히 꺼낸 종이 박스안에 담겨있던것은.
"....치, 치워."
"....훗훗훗. 어쩔수 없어. 나는 사람이 싫어하는것을 억지게 하는게 새로생긴 취미거든...자아, GGG 기동대장 시시오 가이님에게 곤약을 먹이는것도 새로운 체험일거야..."
주춤거리며 물러난 가이였지만, 그는 그의 두팔이, 사이보그인 자신의 힘으로도 풀어내지 못하는 강력한 힘에 잡혀버린것을 깨달았다. 그의 왼쪽에는 마이토가, 오른쪽에는 블레이드가 그의 한팔씩을 꽉 붙들고 있었다.
"!!!! 센푸지군!!!? 블레이드!!?"
"그러고보니, 저도 시시오씨가 곤란해 하는것을 보고싶어요 ^^"
"하아, 남이 싫어하는 것을 하는것은 원래 특기는 아니지만, 취미이기는 하지."
"후후후, 어쩔수없어, 가이. 분위기를 위해 희생하는거야. 너의 그 곤란한 모습은 전부 볼포그의 비밀창고에 들어갈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카온의 위압적이고 약간은 새디스트적인 미소가 가이의 뇌리에 박혀들어갔다. 옆을 돌아보니 마이토와 블레이드도 정도는 다르지만 같은 미소를 짓고 있다.
'미코토, 미안, 돌아가지 못할것 같아..' 시시오 가이는 여기서 죽음을 각오하고 말았다. 하지만 각오와는 달리, 입에서 나온 말은 정말 처절한것 뿐이었다.
"아, 아, 안돼!!!!! 이거놔!!!!! 으아아아아아아악!!!!!!!!!!"
시시오 가이의 처절한 절규가, 밤거미가 거뭇거뭇 내리는 밤하늘에 메아리 쳐 울려퍼졌다.
부산시내. 번화가.
"에? 방금 어디선가 익숙한 비명소리가..."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카르카스는, 환청인가 생각하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으음....7시 반일까. 서두르면 저녁시간에 늦지 않을까..."
이미 토너먼트와 팀 매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지금은 쇼핑백에 새로나온 소프트를 한가득 사들고 귀가하는 중인 카르카스는, 과연 오늘 저녁은 뭘 먹을수 있을까 하는, 어찌보면 행복한 상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럼 빨리 갈까나...집에는 밥도 게임도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이런곳에서 시간을 뺏길수는 없지.'
번화가라 주위에 사람은 많은것 같다(카르카스는 아직도 이 거리의 이름을 몰랐다. '번화가'라고 밖에는.).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자신을 꿰뚫어 보려는 듯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카르카스는 거의 본능적으로 느낄수 있었다.
'몇명이지.....여섯? 일곱? 열명이하는 아닌듯 한데.'
반응이 별로 없는것을 보아 보통 인간인듯 했다. 하지만 보통 인간에게 미행을 당하다니, 카르카스는 약간 맥빠진 기분을 맛봐야만 했다. 언제나, 자신을 미행할 정도라면 볼포그나 섀도우마루 정도만 상상하던 그였던 것이다.
'뭐야, 인간들이라니. 애들 장난이잖아....좋아, 그럼 슬슬 따돌려 볼까.'
슬슬 보폭을 크게하며 앞에가는 사람들의 사이사이를 거의 스르륵 지나가듯 빠져나가는 카르카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감각이 느끼는 몇명의 살기가 그를 쫓아오는 것을 느꼈다.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지면서 쫓아오고 있는 그 기운들을 느끼고 있자니, 카르카스는 자신을 헉헉대며 쫓아오는 몇명의 건장한 남자를 연상할수 밖에 없었다.
"후, 얼간이들."
그렇게 피식피식 웃으며 다시, 전혀 달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빠르게 가장 가까운 골목으로 들어간 카르카스는, 외길인 그 골목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녀석들이 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군.'
그 '녀석들'이, 지금 카르카스가 노리는 것이었다.
'왜 날 따라왔는지를 알아내야 겠어.'
아주 단순한 생각이었다. 저 앞에 기다리는 녀석들이 설치한 함정으로 직접 들어가 그 함정을 판놈을 잡아 일단 불게 해 버린다...라는. 보통 사람이라면 생각조차 못할 계획을 나름대로 세운 카르카스는, 일단 그의 실력을 믿으며 골목 끝을 향해 달려나갔다.
'......으음. 공사장인가.'
골목끝을 지나자 무언가 앙상한 구조물 같은것이 보였다. 아마 건물뒤에 증축하는 건물인듯, 미처 공사가 끝나지 않은 철골 구조물같은것의 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것이 카르카스의 눈에 들어왔다.
'흐음....?'
그 건물의 안에는 단 하나의 인기척 밖에 느껴지지 않아서, 카르카스는 그도 모르게 머뭇거리고 말았다. 앞에서 분명히 인기척이 느껴졌는데도 지금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이나, 감각에 느껴지는 것은 단 하나였다. 게다가...
'..........음....어디선가 만난녀석인데, 누구였나.'
고개를 갸웃거리던 카르카스는, 결국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에잇, 보면 생각나겠지 뭐.'
원래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다. 눈앞에 뭐가 있는 지를 모른다면 생각하는 것 보다는 직접 부딛치는걸 더 좋아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카르카스는 힘차게 발을 옮겨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15층 건물이군. 뼈대만 세워뒀나...'
바닥을 아직 깔지 않아서, 이제 지기 시작하는 석양이 철골의 지지대를 통해 안에 비치며 붉은 석양을 안에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것때문에 쓸쓸한 모습의 그 건물의 가운데로, 카르카스는 성큼성큼 발을 옮겼다.
'으음, 트랩을 쳤다면 이런데가 좋긴 하겠군.'
쇼핑백에 자신의 모자를 벗어 놓은 그는, 천천히 그것을 바닥에 놓은후, 아까부터 움직이지 않고있는 인기척을 향해 정신을 집중시켰다. 역시, 어디선가 느껴봤던 것이다.
"그 위에 있는건 누구냐? 모습을 나타내라."
그 순간 갑자기 기척이 거의 사라져 버리는 것에 카르카스는 자기도 모르게 혀를 차고 말았다. 일부러 기척을 내며 날 끌어들이다니, 이녀석...
"당장 나와라. 안그러면 건물채로 날려버릴....에?"
적의 기세를 꺾기 위해 일부러 기세좋게 소리친 카르카스는, 그 인기척의 주인공인듯한 인영이 갑자기 자신의 눈앞으로 떠오르는 것을 보고는 오히려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을 내색하지 않은 그는 침착한 눈으로, 그의 위의 프레임에 서있는 인영을 응시했다.
"누구냐?"
석양의 그림자에 가려 어두워 보이는 인영이었으나, 겉으로 탁 봐도 호리호리한 인상에 굴곡있는 선이 여자임을 알수 있었다. 등뒤에 무언가의 그림자가 있는 것을 보아서, 무언가를 지고 있는것 같았다.
"............잊으셨습니까."
그 여자의 목소리가 낮게, 카르카스의 주변으로 울려퍼졌다. 그 목소리에는 약간의 '힘'이 실려있어 카르카스의 몸을 눌렸지만, 목소리에 파워를 담아 중압하는 기술을 쓰는 그 상대의 실력보다는 오히려 그 내용에 놀라하며 얼빠진 소리를 냈다.
".......확실히 들은적이 있는 목소리인데, 그렇게 가려져 있으면 누군지 잘 못알아 볼것 아니야."
".............."
그녀의 윤곽은, 카르카스의 목소리에 동요하지 않은듯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반응은 한것이 분명했다. 한발자국 앞으로 나와 그림자 밖에서 나온것을 보니.
"...........!"
여자는, 눈이 번쩍 할정도로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는 미인이었으나, 그것때문에 카르카스가 놀란것은 아니었다. 얼핏보면 금발의 머리를 치렁치렁하게 늘어뜨리고 푸른눈을 가진 외국미인으로 보였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이 세상 사람이 아닌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카르카스가 놀란것도 아니었다. 그녀가 입고있는 국련군제복의 대령계급장에 놀란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뒤쪽으로 펼쳐져 있는 흰빛의 날개에 놀랐다. 순백의, 정말이지 천사의 날개같은 한쌍의 날개가 그녀의 뒤쪽에 뻗어 있었다.
"..........실체화의 날개....유익족(有翼族)인가!"
"물론입니다. 신족(神族)같이 무형의 날개를 유지할수 있는 신세가 아닌지라.."
그녀의 얼굴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 밑에서 동요가 약간씩 꿈틀거리는 것을 카르카스는 눈치채지 못했다.
"왜 유익족이 이런곳에 있는거지? 너희의 일족은 수만년전에 멸족했다고 들었는데."
"글쎄요. 하지만 다크엔젤같은 아이도 분명 우리 일족의 아이 '였으니', 그리 놀랄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유익족....태고의 시대, '신화의 용자' 시대에 존재했다고 하는 전설의 유사인종으로서, 그란로드 성단에서는 휴레인에서 유일했고, 그 유일했던 종족도 수만년전에 자취를 감춘, 그야말로 전설상의 종족이다. 그 등뒤에 새의 날개와 흡사한 날개가 붙어있는 것이 특징이고, 수명은 '죽을때까지', 즉 무한에 가깝다고 한다. 그리고 죽을때까지 늙지 않는다고 한다.
"마법에 능하고, 하나같이 미인같은 얼굴에, 결국 그 능력과 미모때문에 엘프같이 휴레인에서 멸족당한 불운의 족속...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판타지 적이잖아. 이거."
"설명 말입니까, 아니면 제 모습 말입니까."
"둘다. 이름은?"
그녀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은채, 카르카스에게 묵묵한 시선을 한참이나 보내다가, 곧 조용하게 말했다.
잔해에서 빠져나온 카르카스의 블루 가이가를 맞이한 것은, 마치 코드처럼 검은색을 둘러쓰고 있는 딱딱한 움직임의 로봇 네대였다.
- 이녀석들, 무인이잖아!!!!!
로봇들의 움직임에 전혀 의지라고는 보이지 않아, 블루가이가는 기가 막힌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네대를 바라보았다. 게다가 네대전부가 비무장이라는 것을 보았을때는, 화가 폭발 하고 말았다.
- 이자식들, 나를 상대로 비무장의 무인인형을 보냈단 말이냐!!!!
퍼억!!!!
정면에서 다가오는 한대의 헤드에 블루 가이가의 크로가 적중, 두부를 깊게 쪼개 버리고 말았다. 그 틈을 노려 한대가 블루 가이가의 등을 덮쳤지만, 팔을 빼지도 않고 그대로 허리를 돌리며 돌려차기로 머리를 차이자, 뒤로 날아가 건물에 부딛쳐, 잠시 꿈틀거리다가 기동을 멈추었다.
- 이런 허수아비로 날 상대하려고 했다니...
분노와 푸념을 섞어가며 크로를 찌른 블루 가이가는, 단 두번의 펀치로 두대의 그 특징없는 로봇을 자빠지게 만들었다. 건물을 무너트리며 넘어진 그 두대는, 그대로 몸을 꿈틀거리다가 기동을 멈추고 말았다. 너무 쉽게 끝나, 블루 가이가는 오히려 의심을 품어야만 했다.
'그 여자....! 대체 무슨 심산이지? 이런 얕은 술수로 나를 잡으려고 한것일까? 아니아니, 그것보다도, 어디선가 만난것 같은데, 그여자....'
하지만 카르카스의 그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의 갈고닦인 본능적인 전투감이, 그에게 덮쳐오는 엄청난 투기를 잡아낸 것이었다. 그의 '감'은 거의 정확했고, 그랬기에 그는 그때야 말로 정말 놀라고 말았다.
- ........설마! 이렇게 빠르게!!?
블루 가이가의 놀란 시선에는, 공중에서 구름을 뚫고 하락해온 붉은 전함과, 무슨 거대한 증기기차가 들어왔다.
- 제길, 용자들인가, 그리고...
"카르카스!!!!"
자신을 부리는 이 목소리는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자신이 인정한 맞수이다. 뒤쪽에서 힘차게 들리는 그 목소리를 향해 당황해 고개를 돌린 그의 눈앞에는, 자세를 낮추고 금방이라도 뛰어들듯한 모습의 가레온과, 그 머리위에 서있는 용자, 시시오 가이의 모습이 있었다.
커허허헝!!!!
- 가이!!!
[퓨-전!!!!!]
그대로 뛰어오른 그의 등 뒤에서 날아오른 갈레온이 입을 열어 가이를 그의 안으로 받아들였다. 갈레온의 머리가 밑의 가슴쪽으로 이동, 원래 머리가 있던 자리에서 인형의 머리가 튀어나왔다. 네 다리는 각각 양 팔과 양 다리로 변형하고, 머리에서 빛나는 녹색의 돌, G-스톤의 광채와 함께, [가이가]는 마침내 그 모습을 갖췄다.
[가이-가-!!!!]
콰앙!!!!
잔해위에 서있는 블루 가이가와 그를 내려다보는 건물의 옥상위에 내려선 가이가의 모습이, 이제는 떠오른 달 밑에 들어왔다.
이런말이 통하리라는 것을 잘 아는 블루 가이가였지만, 한마디 하지 않고서는 안될것 같아 어쩔수 없이 소리치고 말았다. 물론, 이런 말이 씨도 안먹히리라는 것은 블루가이가의 카르카스가 더 잘알고 있었다.
[닥쳐라!!!!]
파앗!!!
발을 디디며 옥상에서 날아오른 가이가가, 날카로운 발차기와 함께 블루 가이가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찰라의 순간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그 공격도, 허무하게 땅을 쳤을 뿐이었다.
[! 빠르다!!]
- 그런공격으로 날 맞출수 있을것 같아--!!!!
가이가의 킥을 피해 공중으로 날아오른 블루 가이가에게 다시, 연이은 크로와 킥의 연공이 쏟아지기 시작했지만, 블루 가이가는 그것을 재빠르게 피해내며 튕겨져 나가듯 가이가의 공격권에서 빠져나와, 가이가가 미처 반응하기 전에 다시 간격안으로 들어와 펀치를 날렸다.
퍼억!!!
[크악!!]
정확한 펀치에 깨끗하게 얻어맞은 가이가가 공중에서 똑바로 떨어져 땅에 쳐박히고, 블루 가이가는 부스터로 천천히 활강하며 내려와 쳐박힌 가이가의 앞에 내려섰다.
- .....설마 이것이 진짜 함정이라는 건가...
자기만 들릴정도로 조용하게 중얼거리는 블루가이가의 시선에는, 자신과 가이가를 둘러싼 용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 합체를 완전히 끝마치고 내려와 조금 늦게 내려온걸까. 슈퍼노바 엘 카디온, 블레이즈 제이데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 그레이트 다간 GX가 그의 주위를 완전무결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듯이 오는데....나하나 잡기위해 몰려온것도 아닐테고, 역시 함정이었나..
결과적으로는 함정이 되어버린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블루 가이가가 만약 부산시내에서 전투를 벌인다면 여기서 대기하고 있던 용자들이 가만히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계산이었으니, 브륜힐트라고 하는 여자는 '용자들을 이용해 카르카스를 없앤다'라는, 그런 함정을 파버린 것이 분명했다.
- 꼴좋게 걸려들었군..!!
[치...잇!]
하지만 그런 것을 따지고 있을 계재가 아니었다. 가이가는 이미 일어나 전투태세를 취하고 있었고, 자신의 주위에는 그레이트급의 용자가 네대나 버티고 서 있는 것이었다. 어지간이 담이큰 카르카스도 이번에는 난감한 감정을 느껴야만 했다.
[모두, 끼어들지 마라!! 이건 나와 카르카스의 전투니까!!]
- ....그거 고마운 말이군. 들었지! 끼어들지 말랜다!!
[.......갑자기 끼어들고 싶은 생각이 뭉클거리는군....알았어, 지켜보고만 있을테니까.]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어쩔수 없다는 그 말에, 블루 가이가는 일단 평정을 되찾을 수는 있었다. 일대 일이라면, 적어도 밀리지는 않을테니까.
[받아라!!!]
- 좋아, 어쩔수 없지!!!
다시 다가오는 가이가의 크로를 피해 하늘로 솟아오른 블루 가이가와 그를 따라 솟아오른 가이가. 둘의 크로가 몇차례나 부딛치고, 서로의 몸을 스친후, 달을 배경으로 공격을 주고받은 가이가와 블루 가이가가 서로에게서 떨어지며 한 목소리로 외쳤다.
-[가오 머신!!!!]-
그리고, 두대의 스텔스 가오가 서로의 등을 부딛치며 하늘끝에서 날아오고, 두대의 라이너 가오가 철로에서 몸싸움을 하며 공중으로 튀어오르고, 두대의 드릴가오가 서로 밀고 밀치며 땅속에서 튀어오른것과 동시에, 두대의 가이가도 솟아오르는 그들의 가오머신의 중심에서 한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파이널!!!! 퓨전--!!!!]-
가이가의 양 부스터에서 쏟아지기 시작한 전자의 더미. 가이가가 회전함에 따라 그것은 몰아치는 전자폭풍이 되었다. 그것의 한 가운데에 떠있던 가이가의 사자머리에서 눈부신 빛이 퍼져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에 맞춰, 회오리 안으로 들어오는 스텔스 가오, 라이너 가오, 그리고 드릴가오.
드릴가오의 드릴이 앞으로 이동하며, 블루 가이가의 다리가 그것에 합체했다. 블루 가이가의 팔이 뒤로 이동하고, 라이너 가오가 블루 가이가의 동체를 가로지르듯 가이가의 동체에 합체했다. 스텔스 가오는 블루 가이가의 등에 합체하고, 라이너 가오와 스텔스 가오가 서로 연결되었다.
갈레온의 머리에 '갈기'가 합체되고, 라이너 가오의 안에서 나온 파츠와, 그리고 스텔스 가오의 엔진이 서로 연결되어 팔이 합체되고, 엔진에서 주먹이 밀려나왔다.
블루 가이가의 머리에 스텔스 가오에서 나온 '투구'가 밀려나와 씌워지고, 동시에 페이스 가드가 밀려나옴과 동시에, 가이가의 머리의 G스톤이 밀려나와 초록빛의 G자를 새겼다.
그리고, 동시에 합체를 마친 두대의 가오가이가는, 힘을 방출시키고 전자폭풍의 소용돌이를 찢으며 포효했다!
[가오--! 가이----! 가---!!!!]
[기간틱! 가오!가이! 가--!!!!]
녹색의 전자폭풍과 푸른빛의 전자폭풍을 찢으며 뛰쳐나온 가오가이가와 기간틱 가오가이가. 검고 푸른 동체들이 밤하늘 아래에 들어나고, 좁은 건물 사이에서 서로를 향해 자세를 잡은 둘은 곧 대치상태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두대의 가오가이가인가..!]
[....좋은 싸움이 될거야. 주변의 건물로서는 끔찍한 전투겠지만.]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감탄사에 그렇게 대답해버린 블레이즈 제이데커, 그의 말에 피식 웃은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은, 블레이즈 제이데커를 돌아보며 말했다.
[시민들은 전부 대피한건가?]
[지금 페이시드 베이스와 포트리스의 미쯔히코씨의 유도로, 일반경찰들이 시민들을 쉘터로 유도하고 있다.]
[여기있는 시민 전부를 수용할만 한 크기인가?]
[부신시민 전체를 수용할수 있다고 들었다. 부산시 외곽쪽에 크고 작은 쉘터가 약 100여개 이상이라니까..]
그렇게 말하던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자신들이 올라와 있는 건물 사이에서 서로 대치중인 가오가이가와 기간틱 가오가이가를 보며 중얼거렸다.
[왜 디바이딩 드라이버를 쓰지 않지?]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지금 틈을 노리고 있다. 만약 디바이딩 드라이버를 쓰려고 한다면 당장 공격할 태세야.]
그레이트 다간 GX의 말처럼,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지금 가오가이가가 움직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공격하면 카운터를 날린다는 것이었지만, 그것은 가오가이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로가 최상급의 실력을 가진 전사들. 한번의 허튼 움직임은 그대로 패배로 직결되는 수가 있었다.
- ........
[.........간다!]
그 팽팽한 긴장의 균형을 먼저 깨버린 것은 가오가이가 쪽이었다. 그대로 쳐들어진 철완이 빛을 뿜어내며 맹렬히 회전을 개시했다.
- 처음은 브로큰 매그넘인가..!
기간틱 가오가이가 역시 오른팔을 뒤로 당겨 회전시키기 시작했고, 곧 가오가이가의 철완과 같은 빛을 뿜어내며 회전하는 주먹이 가오가이가와 네명의 용자의 시선에 들어왔다.
[브로큰 매그넘....맞받아칠 생각인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 신음 비슷하게 중얼거린 순간, 가오가이가는 회전하던 주먹을 크게 뒤로 뻗어 그대로 힘차게 내질렀다. 카르카스의 기간틱 가오가이가가 세차게 오른팔을 발사한것과 동시의 일이었다.
-[브로큰 매그넘--!!!]-
콰콰아아앙앙!!!!
폭발음을 내며 쏘아진 두개의 브로큰 매그넘. 색깔도, 크기도, 타이밍도 똑같은 두개의 공격이 정확하게도 그들의 사이에서 맞부딛쳤다.
파아아아아앙!!! 콰지지지직!!!
잠시 밀고 당기던 두개의 브로큰 매그넘. 하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브로큰 매그넘이 가오가이가의 브로큰 매그넘을 튕겨내며 가오가이가를 향해 뻗어간것이었다.
[파워에서 차이가 난다! 같은 공격이라고 해도 가오가이가가 불리해!!]
블레이즈 제이데커의 말은 정확했다. 아무리 겉모습이 같아도 저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안에 들은것은 5000년이나 묵은 산삼...이 아닌 엘릭서 스피릿이었던 것이다. G스톤의 출력은 사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의 그것을 까마득히 넘었지만, 카르카스의 엘릭서는 그것 이상의 출력을 자랑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제길!! 프로텍트 쉐이드!!!]
파아앗!!!
가오가이가의 왼손에 일그러지는 공간에 가차없이 충돌한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브로큰 매그넘은, 가오가이가의 파워에 밀려 속절없이 튕겨나갔으나, 튕겨나가는 브로큰 매그넘 뒤에는 기간틱 가오가이가가 바로 와 있었다.
[아니!!?]
- 받아라!!! 프로텍트 쉐이드!!!
파아아아아앗!!!
아직 전개되는 가오가이가의 프로텍트 쉐이드에 가차없이 충돌한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프로텍트 쉐이드. 돌진해 온 속도와 본래의 파괴력이 겹친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프로텍트 쉐이드는 가오가이가의 프로텍트 쉐이드를 깨트리며 가오가이가를 뒤로 날려보냈다.
[크아아아아악!!!!]
콰아아앙!!!
그대로 뒤로 똑바로 날아가 도로에 세게 나가떨어진 가오가이가. 그 순간에 오른팔을 회수한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발을 디딛어 넘어진 가오가이가를 향해 솟구쳐 올랐다.
- 차아앗!!
[크윽!!!]
황급하게 일어난 가오가이가를 간발로 스치고 지나간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왼손이 땅을 향해 프로텍트 쉐이드를 넓게 전개하고, 그것에서 일어난 반발쇼크가 다시 가오가이가를 뒤로 밀어 버렸다. 그 공격에 비틀거린 가오가이가는 오른팔을 회수할 기회를 잃었고, 그틈을 놓치지 않고 달려들은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가오가이가를 향해 달려들어가 그대로 왼주먹을 뻗었다.
퍼어억!!
[커헉!!]
- 어떻게 된거냐, 가오가이가!!! 용자왕의 칭호를 이몸이 가져도 상관없다는 거냐!!!
퍼퍼퍼퍽!!!
단번에 연결된 네번의 펀치가 모조리 가오가이가의 안면에 적중하고, 오른팔도 아직 회수를 못해 방어자체가 불완전했던 가오가이가는 그 공격을 속절없이 맞고 뒤로 튕겨져 나가버리고 말았다.
[크헉!! 이..이런!!!]
- 아직이다!!! 플라즈마-홀드!!!
이번엔 오른팔에서 뻗어오른 플라즈마가 가오가이가의 온몸을 묶어 버리고, 전격의 공격을 장갑판을 지나 안쪽의 가이까지로 전달하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악!!!]
- 전의 펀치가 훨씬 좋았어!!!! 이렇게 무른 펀치로 나와 싸워서 이길수 있으리라 생각했냐-!!!!!
플라즈마 홀드에 의해 공중 높이 들려진 가오가이가를,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팔을 크게 저어 멀리의 건물숲에 그대로 꽃아버리고 말았다. 플라즈마 홀드에다가 가오가이가 본래의 중량때문에 건물 주위는 말도 못할 정도로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 이정도냐!!
[아직이다--!!!]
오른팔을 그때서야 회수하고, 무너지는 주변의 건물들을 잡고 그것을 지지대로 몸을 일으킨 가오가이가는, 재차 공격을 이으려고 하는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브로큰 매그넘 자세를 보고 그대로 부스터를 작동시켰다.
[차아아아앗!!!!]
콰아앙!!!!
폭음이 부스터에서 들리고, 그것과 동시에, 초록빛을 뒤로 뿜어내며 가오가이가가 도시에 거대한 길을 만들며 기간틱 가오가이가를 향해 날아들었다. 만약 당황해 브로큰 매그넘을 발사했다거나, 프로텍트 쉐이드를 발출했다면 정면에서 날아오는 가오가이가의 태클에 회피되거나 깨졌지만, 그것을 아는 카르카스는 기간틱 가오가이가를 브로큰 매그넘 발사 자세에서 재빨라 전환해, 날아오는 가오가이가의 태클에 정면으로 대항했다.
- 우아아아앗!!!
콰아아아앙!!!
어깨를 잡아 밀치려는 가오가이가의 공격을 양손으로 잡고, 자세를 낮추고 다리를 굽혀 힘을 주었다.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다리가 도로를 아주 뚫고 들어가 미친듯이 뒤로 밀렸지만, 그 덕분에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안정된 자세에서 가오가이가의 태클을 받았고, 오히려 그때 자세가 무너진 가오가이가는, 기간틱 가오가이가와 손이 맞잡혀진 상태에서 별수없이 밀쳐질수 밖에 없었다.
[크오오오오!!!]
콰아아아앙!!!!!
하지만 가오가이가도 만만치 않았다. 기간틱 가오가이가에 의해 밀려나던 그는 땅에 자신의 다리를 박아 넣어 간신히 멈췄고, 손과 손이 맞잡힌 상태에서, 부스터를 뿜어내며 다시 기간틱 가오가이가를 밀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크으으으으윽!!!]
- 치이..!!!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서로의 힘을 대적하는 가오가이가와 기간틱 가오가이가. 거의 대등한 힘을 서로에게 밀고 있던 둘은 마치 그 자세에서 굳은것 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엄청난 힘이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 .....너 머리를 쓸줄 모르는 구나, 가오가이가?
[...뭐...라고!!!]
- 이렇게!!!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기합과 함께, 그의 머리가 뒤로 크게 젖혀졌다. 그리고, 가오가이가가 반응하기도 전에,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박치기가 가오가이가의 안면 마스크에 작열했다.
퍼어어어억!!!!
[!! 크악!!]
- 차아아앗!!!
그 순간, 둘의 사이에 유지되던 힘의 균형이 깨지고, 균형의 붕괴와 동시에 거칠것 없이 가오가이가를 밀은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힘은 가오가이가를 밀치고, 카운터로 드릴 니 킥을 허리에 먹이고, 피니쉬로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정통으로 먹일정도로, 강했다.
[커허억!!!]
콰과과과광!!!
먼지를 일으키며 건물 하나의 안쪽 깊숙히로 꽃혀버리는 가오가이가. 그때까지도 끼어들지 않고 있던 네명의 용자들은 자신의 목덜미가 서늘해 지는 것을 느끼고야 말았다.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지금까지 단 한대도 맞지 않고, 순식간에 가오가이가를 압도해 버리고 만것이었다.
[........전투경험이나 파워나, 스피드와의 밸런스, 그리고 저 투기......우리보다 훨씬 윗줄에 놓여있다....]
[어처구니 없는 파워...!]
[게다가 필살기도 쓰지 않고 있잖아. 쓰는것은 본적?]
[.....그것보다, 옵티마이징 모드를 쓸수 있는것 아닌가, 엘릭서 스피릿도? 스파클도 하잖아, 그건....]
넷은 그 순간, 공포를 동반한 의문을 떠올렸다. 서로 입밖으로 말은 하지 않았으나, 그 내용은 비슷한것이었다.
'엘릭서 스피릿...대체 어느정도나 강한거지?'
'강하다. 너무 강하다.'
마음속으로 쉴새없이 중얼거리며, 가오가이가는 비척거리며 일어나 간신히 설수 있었다.
'전보다 더 강해진건가. 어떻게 이렇게 강할수 있는거지...!'
그의 앞에는 여전히 기간틱 가오가이가가 서 있었다. 전혀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상처하나 입지 않고.
'안돼...공격을 계속 날려서는 당하기만 할뿐이다...'
어느 방향에서 공격을 걸어도 단단히 가드해 막아버리고, 순간의 틈을 치고 들어가 카운터로 적에게 치명타를 입힌다. 어떻게든 봉쇄 할수 없을까...
'헬 앤드 헤븐은 안돼.....가오가이가의 모습인만큼, 똑같은 기술을 가지고 있음이 틀림 없다....헬 앤드 헤븐을 건다면 역으로 당할지도.....!'
그렇다면....골디언 해머다!!
'골디언 해머겠군. 헬 앤드 헤븐은 이쪽도 있으니 함부로 할수 없겠지만, 나에게는 없는 골디언 해머라면...'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그런생각을 하면서, 곧 그 망치가 뿜어내는 중력 활단파를 받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으음....헬 앤드 헤븐으로 통할까. 아니, 저 그래비티 웨이브는 거의 모든종류의 에너지를 광자단위까지 분해하잖아....피하는 것도 어려울 텐데.'
사실 골디언 해머를 받아내는 것 자체는 불가능했다. 골디언 해머가 뿜어내는 중력파 그래비티 웨이브에는 에너지를 광자단위까지 분해하는 능력이 있고, 공중에서 그 중량과 함께 공격해오는 속도역시 피해낼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리미터를 해제하면 어떻게 할수 있겠지만...감당 못할거야, 분명.....좋아. 어떻게 되겠지!'
[이때쯤에 필살기로 승부를 걸거야, 둘다.]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말에, 다른 세 용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오가이가도 한계야. 하지만, 저 기간틱 가오가이가가 골디언 해머를 받아낼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할수 없는데.]
[......또 모르지. 어떤 능력을 숨기고 있는지...]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의 말에 그렇게 대답한 그레이트 다간 GX는, 대치중인 두대의 가오가이가를 보면서, 다시 조용하게 말했다.
[다른 엘릭서 스피릿들이 올거라고 생각하나?]
[.........분명히, 라고 생각해...하지만 너무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나? 우리가 여기 있는 이때에 기간틱 가오가이가가 나타나다니.]
블레이즈 제이데커의 말에는 의문의 울림이 담겨있었고, 그 의문은 모든 용자들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그레이트 급이 잔뜩 모여있는(전투도 아니었는데) 바로 이때에 자로 잰듯이 기간틱 가오가이가가 나타나고, 구원하기 위해 다른 엘릭서 스피릿도 온다면...
[.......아무래도 우리와 싸우지 않으면 안될 상황까지 가겠지.]
[좋지않아. 계속해서 끌려가는 기분이야.]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 어깨를 움츠리며 그 말을 한 바로 그때, 두대의 가오가이가는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골디마그!!!!]
[우오오옷!!!! 기다렸다고--!!!!!]
가오가이가의 외침에 기합을 집어넣으며, 페이시드 베이스에서 쏘아진 골디마그가 가오가이가를 향해 날아들었다. 때를 맞춰 점프한 가오가이가. 기세를 넣으며 날아오른 가오가이가를 향해,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낮게 자세를 잡으며 소리쳤다.
- 좋아!!! 덤벼라!!!
[시스템!!!! 체인지--!!!]
[차아아앗!!!]
고함을 지르며 뛰쳐올라간 골디마그. 거의 동시에, 가오가이가도 기합을 넣으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와 동시에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이 분리, 스텔스 가오에 장착되고, 골디마그의 등쪽과 머리쪽이 동체에서 분리되는 것에 맞추어, 분리된 골디마그의 동체의 가슴쪽에서 거대한 메탈핸드가 튀어나왔다. 다리는 등쪽으로 꺾이고 팔은 일자로 고정되어 한바퀴 돌려졌고, 그것이 끝나는 것으로 거대한 손, 맥핸드가 완성되었다.
[햄머!!!! 커넥트--!!!!]
그리고, 날아오른 가오가이가가 오른팔을 죽 뻗어 맥핸드에 자신의 팔뚝을 접합시키고, 그 거대한 손을 컨트롤에 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망치를 잡았다. 그것으로 완성되었다. 황금빛을 솟아올리며 최강의 이름을 자랑하는 무적의 용자왕이.
[골디언!!!! 해머----!!!!!]
'골디언 해머의 파괴력은 강하지만, 강한만큼 그 공격의 범위는 극히 좁다. 위쪽에서 아래로 내려치는...중량도 중량이지만 파괴력 자체가 너무 일점에 집중되는만큼 유연한 공격은 하지 못해! 그 틈을 잡는다!!!!'
- 옵티마이징 모드!!! 액티베이트!!!!!
번쩍!!!!!
한순간, 불꽃같은 진홍의 빛이 기간틱 가오가이가에게서 솟아올랐다. 저 가오가이가의 황금빛이 태양의 그것과 비견된다면,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붉은 빛은 태양자체에서 뿜어져 올려지는 불꽃의 그것이었다. 주위로 충격파를 내뿜으며 솟아오르는 붉은 빛에, 주위에서 그것을 지켜보던 용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내고 말았다.
그레이트 다간 GX는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파워가 가오가이가의 그것을 훨씬 넘는다는 깨닫고 소리쳤지만, 이미 기세를 높인 상태에서 공격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당한다는 것은 가오가이가보다 그가 더 잘알고 있었다.
[간다아아아앗!!!!! 빛이! 되어라--!!!!]
- 그 말, 그대로 돌려주마!!!!!
그의 눈앞으로 작렬하는 황금의 빛.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그 빛의 뒤쪽에 서있는 하나의 운명을, 그순간 보았다. 몇번의, 몇십번의 싸움을 보면서 언제나 보아왔던 하나의 운명을.
'죽음'이다.
죽음...
저 황금색의 빛이 나를 죽음으로 이끄는 빛일까.
언젠가, 저 빛이 나를 이끌어 갈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아니다!!!!!
지금은 살아가겠어!!!
황금빛의 골디언 해머가 그대로 기간틱 가오가이가를 향해 떨어진 그 순간,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그대로 왼팔을 당겨 힘껏 뻗었다.
- 차아앗!!!
콰과과과광!!!!
기묘한 폭발음이 들리며, 골디언 해머를 스치며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왼팔이 골디언 해머의 옆으로 들어가, 그것을 기간틱 가오가이가에 빗겨나가는 방향으로 밀쳐버린것은 한순간에 벌어난 일어었다.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거대한 파워가 들어가 있는 그 왼팔은 골디언 해머에 접촉되어버리는 그 순간 황금빛에 부딛치며 소멸하기 시작했으나, 그것에도 개의치 않고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왼팔을 힘껏 떨쳐 골디언 해머를 튕겨냈다. 정면에서 맏서지 않고, 비껴 치며 힘을 죽인탓에 이루어 질수 있던 기적같은 일이었다.
[!!! 이럴수가!!!!!]
- 크아아아앗!!!!
빗겨나간 골디언 해머는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왼쪽 어깨에 명중했지만, 그것보다 더 빨리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거의 소멸된 왼팔이 가오가이가의 오른쪽 가슴에 깊이 파고들었다.
퍼어어억!!!!
[컥!!!!]
- 죽고와라아앗!!!
그리고,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외침과 함께, 왼팔에서 뻗어오른 붉은 빛이 황금빛의 가오가이가의 가슴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앙!!!!
[으아아악!!!]
붉은 폭발이 둘을 감싸고, 그 엄청난 반발력에 가오가이가가 그 황금색의 빛과 함께 솟구쳐 올랐다. 완벽한 무방비의 상태.
- 나는, 죽지않아!!!! 살아남겠다-!!!!!!
[!!!]
- 크오오오오오-!!!
붉은 빛이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온몸에서 작렬하고,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오른손이, 꽉 쥐어진 주먹보다는 '발톱을 날카롭게 세운 야수'의 손이, 마치 피에 불타는듯 번쩍이기 시작했다. 오른주먹을 완전히 감싼 불꽃의 주먹이, 기간틱 가오가이가에 의해 뒤로 당겨진 그때. 그리고 용자들이 흠칫하며 간신히 움직인 그때.
천지를 깨트릴듯 뿜어져 나오는 고함이 울려퍼졌다.
<소울 브레이커!!!!!!!>
콰가가가각!!!!!!!!
기간틱 가오가이가가 오른손을 떨치자, 공간 자체를 완전히 부숴버리는 듯한 소리가 그 주먹에서 들려져 왔다.
그리고 발출되는, 십자 형태의 광파,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붉은 빛의 광파. 그것은, 공중에 떠버린 가오가이가를 향해 짓이기쳐갔다.
그 빛에서, 가이는 죽음을 보았다.
[으아아앗!!!!]
지금까지 단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걷잡을수 없는 공포에 휩싸여, 가오가이가는 미친듯이 오른손의 골디언 해머를 들어, 자신의 바로 앞으로 다가온 십자의 광파에 내리쳤다. 아직 G스톤의 출력은 최대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그것은 그것만으로 강력한 일격이다.
파캉!
그러나, 십자의 빛에 골디언 해머의 황금빛이 작렬한 그순간, 가오가이가의 맥핸드를 떠나 공중으로 튕겨오른것은 골디언 해머였다.
[!!!! 그런!!!!!?]
가로 막을게 없어진 십자광파는 그대로 가오가이가를 덮쳤다. 처음의 일격에 자신도 모르게 들은 맥핸드의 장갑이 떨어져 나가다가 견디지 못해 폭발해 버리고, 왼손은 흔적도 없이 소멸되었다.
[가오가이가!!!]
[이런 젠장!!!! 노바 버스터!!!]
이미 심안으로 읽고 있던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 취한 행동은, 가오가이가를 구하거나 기간틱 가오가이가를 공격하기 보다는, 가오가이가를 향해 솟아오르는 소울 브레이커에 노바 버스터를 쏜 것이었다.
콰앙!!!
은빛의 기둥이, 붉은 빛의 광파 소울 브레이커에 작렬했다. 아니, 작렬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다지 빠르게도 보이지 않은 그 소울 브레이커는, 노바 버스터의 그 빛을 간단하게 '튕겨냈다'. 소울 브레이커는 노바 버스터에 그 기세를 줄이지도 않고, 계속 솟아올랐다.
그리고, 십자 광채에 완전히 휩싸여 장갑을 소멸시켜가는 가오가이가에, 소울 브레이커가 작열했다.
소리조차 지를수 없다.
자신의 몸을 덮치는 것은 절대적인 힘.
혼마저 처부술것처럼 압도해 오는 붉은 빛의 섬광에, 가이의 정신은 바로 그순간, 날아가 버리는듯 어두워 지고 말았다.
콰가가가각!!!
가오가이가의 온 몸의 장갑이 우그러지며 깨져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장갑에는 조금의 균열만이 일어났을뿐이었다. 그러나, 아직 십자의 빛에 매달리고 소울 브레이커에 관통된 가오가이가의 어깨와 다리가 기묘한 각도로 축 늘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파워에 못이겨 안쪽의 관절이 부서지고 있다는 것을 말했다.
[이, 이럴수가! 내골격이 부서지고 있는건가!!? 장갑은 멀쩡하잖아!!!!]
그렇게 블레이즈 제이데커가 소리치는 것을 언뜻 들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이를 악물며 계속 노바 버스터를 기간틱 가오가이가를 향해 난사했다. 옵티마이징 모드로 한계 파워까지 마구 쏘아지는 흰빛의 기둥들이 기간틱 가오가이가를 덮치고 있었지만, 그것은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주위에서 꺾여지거나 튕겨져 주위의 땅에만 꽃히고 있을뿐, 기간틱 가오가이가에게로 다가가고 있지 못했다.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소울 브레이커를 쏘아냈던 자세에서 우두커니 서있었을 뿐인데도 말이다.
'투....투기다. 투기 자체가 물질력을 이루고, 공격을 튕겨내고 있는거야..!'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문득, 아까 소울 브레이커에 튕겨나간 자신의 노바 버스터나 골디언 해머, 그리고 지금 가까히 다가갈 생각도 하지 않는채 장거리 공격을 하고있는 자기나 멍하게 가오가이가를 보고있는 다른 세명의 용자들들을 생각했다. 그것들은, 단 하나,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투기에 자신들도 모르게 압도되어 있던 것이었다.
자신의 심안을 찢어버릴듯이 압도하는 강렬한 투기. 그 투기는 단 한가지의 감정만을 내포하고 있었다.
'살아야 한다'.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자, 기본적인 투지의 한 모습.
[.......하지만..!!!!]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이를 악물며 노바 버스터를, 소울 브레이커에 적중 되어있는 가오가이가에 조준시켰다.
[네녀석이 가오가이가를 죽이게 놔둘수는 없지!!!!]
파앙!!!!
전력으로 쏘아진 노바 버스터. 초신성의 빛을 타고 쏘아진 그 빛은, 세갈래의 붉은 빛의 중심에 꽃혀있는 가오가이가를 향해 날아갔다.
콰아아아앙!!!!!!!
노바 버스터의 빛이 가오가이가를 덮쳤다. 그말은, 소울 브레이커를 파고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붉은 빛의 연결부위를 뚫고 들어간 노바 버스터는 가오가이가를 밀어내며 소울브레이커를 뚫고 나왔고, 그 충격으로, 계속 소울 브레이커에 잡혀있던 가오가이가는 폭발과 함께 그것의 밖으로 튕겨 나갈수 있었다.
털썩!
[가오가이가!!!]
가오가이가가 소울 브레이커에서 풀려난 다음에야 퍼뜩 정신을 차린 셋이, 힘없이 땅에 떨어진 가오가이가를 향해 달려갔다. 맥핸드와 왼팔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고, 다른곳에는 크게 손상되지는 않은것 같았으나,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 일으켜 세우려고 어깨를 잡자 장갑이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 이런...]
[이렇게까지 당해버린건가..!]
[....페이시드 베이스, 들리나? 가오가이가가 당했다. 구조를 부탁한다.]
침착하게, 그레이트 다간 GX가 페이시드 베이스에 상황을 전하는 사이,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노바 블래스터를 등에서 떼어내고, 이제서야 천천히 움직여 자세를 늘어뜨린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앞에 섰다.
- .......덤빌셈인가.
그런 슈퍼노바 엘 카디온을 보고 기간틱 가오가이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피곤함과, 이상하게도 허탈감 같은것이 뭍어나는 것이 느껴져,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잠깐 당황하고 말았다.
[너야말로, 싸울셈인가?]
- ...............덤빈다면....
하지만, 아무리봐도 기간틱 가오가이가에게 더 싸울 힘이 있을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그런 의문부터 먼저 가질수 밖에 없었다. 골디언 해머를 쳐낸 왼손은 형체도 알아볼수 없을정도로 부서져 있고, 소울 브레이커를 발출시킨 오른팔은 축 늘어져 있는것이 아무래도 크게 상한것 같았다.
그럼에도, 옵티마이징 모드를 아직 풀지도 않은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모습은, 마치 전투의지의 불꽃에 타오르는 것 처럼 보이고 있었다.
- ....후, 가오가이가를 저꼴로 만들어 놓았으니, 날 그냥 보내줄리도 없겠지. 그렇다면 싸워볼까.
[..............너하고, 싸우게 될것 같지는 않을것 같은데.]
- 뭐라고?
[설마...넌 미끼였나? 아니면 가오가이가와 싸우는 중에 원군을 부른건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 그런말을 하며 뒤로 몇걸음 물러난 이유를,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몇초후에 알수 있었다.
- 네녀석들이 몰려있다길래 한번 붙어볼까하고 나온거다. 이 바보하고는 상관없어.
망토가 펄럭이는 소리에, 기간틱 가오가이가 안의 카르카스는 피식 웃고 말았다. 망토를 두른 자는 단 한명밖에 없지. 성깔 더럽지만 이럴때만은 기대고 싶은 녀석이 말이야.
엘 데스카이져와 엘릭서 스피릿들이,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주위를 감싸는 듯이 섰다.
- .......소울 브레이커를 썼나?
엘 데스카이져가 기간틱 가오가이가에게 처음으로 입을열어 물은것은 안부도 아닌, 쌀쌀맞은 질문 하나였다.
- ........그래, 썼다.
- 리미터를 풀었나?
- ......아니, 이정도로는 풀리지 않았던것 같다.
- .......그런가.
그 말을 하고 다시 입을 다문 엘 데스카이져가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이번엔 엘 데스캐리건과 엘 다크엔젤이 기간틱 가오가이가를 향해 말을 걸었다.
- 왜 그렇게 무리한거야? 바보같이...
- ......미안, 다크엔젤.
- 넌 바보야. 그따위로 몸 굴릴려면 죽어버려.
- ..........데스캐리건, 너한테 그런말을 들을줄은.
- 시끄러, 바보자식. 어째서 소울 브레이커까지 쓴거야.
한치의 보살핌도 없는 쌀쌀한 말에 움츠린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마음에, 다시 쌀쌀한 말의 비수를 꽃은것은 엘 네메시스였다.
- 멋도 모르고 쓰니 그렇게 되지. 발전이 없어, 발전이.
- ............크으, 젠장.
- 바보한테 신경쓸때가 아니다. 내가 엘 카디온을 맡는다. 데스캐리건이 마이트가인을, 다크엔젤이 제이데커를, 네메시스가 그레이트 다간을 맡아라. 썬더바이킹은 남은 졸개놈들을 처리해라. 타블리스는 여기남아 지원을 해라.
.......무시당했다, 카르카스님...;
갑자기 쌀쌀하게 변한 넷의 태도에 갸웃해 하던 엘 타블리스는, 평소라면 불같이 화를 냈을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카르카스가 왠지 고분고분하게 뒤로 물러나는것에 더 의문을 느꼈다.
[........빠르다.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줄은.]
지상으로 내려온 페이시온이 가오가이가를 크레인으로 옮길때까지, 엘 데스카이져를 선두로 해 엘 데스캐리건, 엘 다크엔젤, 그리고 처음보는 모양의 엘 네메시스, 조금 앞쪽에 서있는 썬더 바이킹, 그리고 기간틱 가오가이가를 부축하는 엘 타블리스(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설명을 듣고야 알았다)는,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주위에 서있기만 할뿐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기간틱 가오가이가와 골디언 해머를 안전하게 격납한 페이시드 베이스가, 건맥스와 마이트 어드벤져, 마이트 아머를 내려놓고 올라가는 작업을 무사하게 치뤄내긴 했지만.
[.....하나 분명한것은, 녀석들은 분명 우리와 싸우기 위해서 온것일거야. 그것밖에 목적이 없는것 같은데.]
그레이트 다간 GX가 자기 주위만 들릴정도의 작은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 역시 작은 소리로 되물었다.
[뭔가 꾸미는것은 아닐까. 다른곳의 양동작전이라던가...]
[아니, 그렇다면 여기는 전력의 일부만 투입하고 목표에 전력을 투입했을거다. 저렇게 스피릿급이 전부다 몰려나온것을 보니...]
블레이즈 제이데커의 말에, 옆의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신음 비슷한 목소리로 혼잣말 하듯 중얼거렸다.
[..........아까의 기간틱 가오가이가는 뭔가 예기치 못하게 우리를 본것처럼 당황했었다. 혹시, 이것은 무슨 함정같은게 아닐까.]
[함정?]
[그래....우리와 엘릭서 스피릿을...]
[온다!!!]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뒷말은, 이변을 눈치채고 낮고 짧게 외친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의 말에 끊기고 말았다. 기간틱 가오가이가와 부축하는 엘 타블리스를 제외한 전원이, 그들을 향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것이었다.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외침이 전투의 시작이었다. 거의 동시에 앞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한 그들은, 자로 잰듯한 타이밍으로 서로의 상대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엘 데스카이져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싸움. 그 첫번째 신.
네방향으로 흩어진 그들중,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엘 데스카이져는 어떻게 하다가 건물을 사이에 둔 거리를 나란히 달리게 된 꼴이 되고 말았다. 건물에 가로막혀 서로 공격도 못하고 빈틈을 노리기 위해 무작정 나란히 달려야 했지만, 이것은 엘 데스카이져가 교묘하게 만든 작은 함정에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 속절없이 걸려드는 것이었다.
- 역시, 네가 나를 쫓을줄 알았지.
[네녀석에겐 빚이 있으니까!!!!]
30m의 둘이지만 빌딩들은 그것보다 훨씬 높다. 건물의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것과 도발하는 상대방의 말로 위치를 파악할수 밖에 없다.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눈앞으로, 갑자기 굉음과 함께 검날이 '튀어나왔다.' 갑자기 옆의 빌딩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
달려오는 속도에 못이긴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일단 머리를 젖히며 그것을 피하고, 균형을 잃지않기 위해 허리를 굽히며 주저앉아 멈출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 짧은 딜레이중에, 그의 목을 노리고 다시 빌딩을 부수며 뛰쳐나오는 검날. 그 검은날은 분명 엘 데스카이져의 카이져 소드다.
[헉!!]
- 아직이다.
파파파파파파팟!!!!!
방금것은 목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음에도 피할수 있었지만, 계속 사정없이, 그것도 빠르게 찔려 오니 달릴수도 없이 피할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뒤로 물러나려고 하면, 교묘한 각도로 비스듬이 찔러 뒤로 가는것조차 차단했다.
[제...젠장!!!]
보이지도 않을정도로 찔러들어오는 검의 잔영. 그것을 피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이미 건물벽은 검흔으로 완전히 너덜해져있었지만, 그럼에도 엘 데스카이져는 건물 너머에서 거의 움직이지도 않으며 검을 찔러대고 있었고,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그것을 미친듯이 움직이며 피하고 있던 것이다.
- 기적같은 일이군. 내 검을 피하고 있다니.
'그따위로 한가롭게 말하다니!!!!! 죽을 지경이란 말이닷!!!'
[젠장!!!!]
숲이 공격을 방해한다면 숲을 갈아버리자. 그에겐 힘든 일이긴 해도.
[먹어랏!!!!! 블리자드 팬텀!!!]
건물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와 확 퍼지는 스파클 파워를 감지한 엘 데스카이져는, 정말 기가막히다는듯 피식 웃는소리를 내어버리고 말았다.
- ...........도발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군.
콰아앙!!!
푸른빛을 내뿜으며, 회전하는 고리와 함께 빌딩벽을 뚫고 들어간 블리자드 팬텀은, 분명 엘 데스카이져를 향해 똑바로 날아가긴 했다. 하지만 건물벽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었던 만큼 파괴력과 속도는 현저하게 줄었다. 엘 데스카이져가 노린것은 공격이 딜레이가 되는 이 한순간이었다.
- 합!
짧은 기합성. 하지만 그 기합과 함께 휘둘러진, 검은 카이져 소드가 뿜어낸 붉은 빛의 전광이 불러온 것은 엄청난 파괴였다.
콰아아아앙!!!!!!!!!
위에서 아래로 똑바로 내리쳐진 붉은 전광이 건물을 완전히 덮쳐, 그것을 한순간에 소멸시키고 만 것이었다.
[!!!!!!!!!!!!]
붉은 빛이 그대로 건물을 뒤덮으며 자신에게로 덮쳐오고, 그 이길수없는 파워에 자신이 뒤로 날아가버려 세게 나가떨어져도, 길바닥에 쓰러져버린 자신의 옆에 자기가 쏘아보낸 왼팔이 힘없이 떨어지는 것도, 고통과 소리가 결여되어 버린듯한 그 때는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것이었다.
고통과 소리가 돌아온것은, 잔해를 밟으며, 엘 데스카이져가 그의 눈앞에 나타날때부터였다.
- 미숙하군.
[..........큭..!!!]
강하다. 엘 데스카이져를 올려보는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 생각할수있는 단 한마디의 말이었다.
엘 데스캐리건 대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의 대결 그 첫번째신.
엘 데스캐리건이 처음부터 그레이트 빔 소드인지 뭔지 하는 그 거대한 광선검을 다짜고짜 내리쳤기 때문에,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은 처음부터 장거리전은 할수없게 되어 버렸다.
[큭!!!]
게다가, 그레이트 동륜검을 밀고오는 이 파워는 엄청났다. 안간힘을 쓰고 버티고 있었지만, 자신은 몇발자국이나 힘겹게 뒤로 물러나버리고 말았다.
- 이 정도 힘밖에 안나오나? 그럼 공격한다!
오른손으로는 그대로 그레이트 동륜검을 빔소드로 누르며, 왼손으로 자신의 팔목에 있는 또다른 빔소드를 꺼낸 엘 데스캐리건은,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 그것에 무슨 행동을 취하기 전에 재빨리 발출시켜, 그레이트 동륜검에 그대로 내리쳤다.
카칵!!!
[크윽!!!]
그레이트 동륜검의 검날에 빔소드의 빛이 파고들었다. 간신히, 발을 옮겨 몸을 뒤집으며 그 무거운 두개의 검날을 흘려보낸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었지만, 그레이트 동륜검은 이미 반으로 잘려나간 후였다.
[!!!!!]
두동강이 난 그레이트 동륜검을 들고 황급하게 뒤로 몸을 날리는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을 천천히 돌아보는 엘 데스캐리건의 두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하게 담겨있었다.
- 어머 미안, 검을 베어버렸네? 하지만 말이야, 그 검 강도가 약했다고.
두개의 거대한 빔소드를 빙글빙글 돌리며 그렇게 말하는 엘 데스캐리건의 도발에 흔들릴 정도의 마이토는 아니었지만, 그레이트 동륜검이 베어진것에는 상당한 충격을 받고 말았다.
빔 소드같은 광선검은 플라즈마 입자가 뭉쳐서 형성된, 말하자면 '빛덩어리'다. 출력이 높아 그 플라즈마를 구속하는 힘이 강하다면 플라즈마 입자역시 강하게 연결되어 어느정도의 굳기를 지닌 물체는 파괴할수 있지만, 만약 출력이 낮다면 입자라는 약점때문에 그냥 통괴하거나 작은 상처를 내는게 고작인 것이다.
{출력도 높고, 저 파워도.....마치,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 이상이야, 저건...}
- 당연하지. 미소년씨의 로봇보다 안 세면 체면이 말이 아니잖아.
........너무 이상해, 저 여자. 마이토는 한순간, 상대하기를 포기할까...라는 비관극단적 상상까지 하고 말았다.
[.....아무튼 간다!!!]
부러진 동륜검을 왼손에 옮겨쥔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은, 오른쪽 허리에 예비로 내장되어 있던 또한자루의 그레이트 동륜검을 꺼내 들었다.
- 호오, 이도류? 따라할 생각이야? 상대되지 않을게 뻔한데.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 검을 두자루 든다고 해도, 엘 데스캐리건의 저 팔힘이 내뿜어내는 스피드와 파워에 오히려 밀릴것이 뻔했다. 그 증명으로, 왼손의 짧아진 동륜검으로 막아내는 빔소드의 기세는 강했고, 틈을 노려 오른손의 동륜검으로 내리친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 방어하는 빔소드에 오히려 밀려날 정도였으니까. 게다가 너무 빠르게 다가오는 공격은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에게 필살기 한번 줄 틈을 주지 않고 있었다.
[큭!! 아직이다!!!]
- 끝이라니까!!!
엘 다크엔젤 대 블레이즈 제이데커-맥스캐논 장비형의 대결 그 첫번째 신.
둘은 주전장을 하늘로 삼고, 처음부터 하늘로 날아올라 자신의 장거리 무기를 마음껏 쏘아대고 있었다. 양쪽 다 스피드도 엇비슷했고, 장거리전을 장기로
[더블 제이 버스터!!]
더블 제이버스터는, 슈페리어 제이데커의 제이버스터와 듀크블레이즈의 블레이즈 버스터를 하나로 합쳐 두개의 총신에서 빔을 뿜는 식의 버스터무기였다. 물론 그 자체로는 강했지만, 지금 쏘아지는 엄청난 굵기의 빔에 비하자면 너무 초라한 것이었다.
- 더블 버스터 빔 라이플...발사!
콰아아아앙!!!!!!
순백의 날개를 펼치며 더블 제이버스터를 피한 엘 다크엔젤이, 날개 뒤에서 엄청난 크기의 버스터를 꺼내어 블레이즈 제이데커를 향해 발사했다. 자신을 뒤엎으고도 남을정도의 그 버스터를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간신히 피하기는 했으나, 자신을 스치고 지나간 그 강맹한 일격에는 가슴이 다 서늘해질 지경이었다.
[큭...!!]
- 그런 총으로는 닿지 않아!
[그럴까!!!]
다시 더블 제이 버스터를 쏜 블레이즈 제이데커였지만, 이번엔 멀찍히 물러난 엘 다크엔젤의 움직임에 아예 닿지도 않고 중간에서 소멸되어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다시 버스터를 발사한 엘 다크엔젤의 공격에, 그것을 아슬아슬하게는 피했으나 대신 더 거리를 벌려주고 말았다.
[....거리를 좁히지 않는다면..!]
일단 왼팔에서 실드를 펼친 블레이즈 제이데커였지만, 저런 공격에 실드가 한번이상 견뎌낼지도 알수없었다. 아주 가까이에서 맞는다면 실드채로 그가 소멸해버릴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맥스캐논을 마구잡이로 난사할수도 없고...]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EPT의 E레이트가 올라가지 않으면 잠재력을 완전하게 발휘해 낼수 없었다. 계산상으로는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과 엇비슷한 출력이었지만, 실제로는 그것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던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맥스캐논을 난사해 댄다면 출력부족으로 오히려 당할지 모르는 일...
'E 레이트가 올라갈때 블레이즈 윙으로 돌격할수 밖에 없다!! 그 전에는 맥스캐논의 사용을 어느정도 자제하는 수 밖에..!'
마음을 가다듬으며,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등쪽으로 돌려뒀던 맥스캐논을 허리로 가져오고, 실드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며, 전력을 다해 앞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적어도 거리를 좁혀 놓는다면...
콰아앙!!!!
아까의 강맹한 빔이 다시 그를 덮쳐왔지만, 이번에도 부스터를 작동시켜 왼쪽으로 피하고 맥스 캐논을 엘 다크엔젤에게 겨눴다. 만약에, 다시 빔이 닥쳐 들어오지만 않았어도 주저없이 쏘았을것이다.
[!!!]
충전시간을 계산하고 있던 블레이즈 제이데커로서는 불의의 일격이었다.
[윽..!!!!]
실드로 막으며, 슬러스터를 반대방향으로 작동시켜 한바퀴 돌며 빔의 파괴영역에서 빠져나왔으나, 막는 그 순간 실드는 녹아버리고 말았다.
- '더블'이니까...
엘 다크엔젤을 줌업시켜, 아까의 '더블'버스터 빔 라이플이 두개로 나뉘어져 한손씩에 들려있는 것을, 그리고 다시 충전되는 듯이 총구가 밝아지는 오른손의 버스터 빔 라이플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고 말았다. 괴물이다, 괴물.
[맥스 캐논!!!]
콰아앙!!!!
흰 빛이 맥스 캐논의 총구에서 뻗어오르고, 그것이 명중 했는지를 확인하지도 않고 변칙적인 각을 그리며 날기 시작했다. 그의 진행경로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무자비하게 떨어지는 버스터에는 라이플로 견제해주고, 잠깐이나마 나는 틈에는 맥스 캐논을 써 조금이라도 공격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엘 다크엔젤은 블레이즈 제이데커를 맥스캐논 사정거리 안으로 들여보내 주지도, 밖으로 떨쳐주지도 않았다. 그리고, 회피하기 위해 격한 움직임을 일삼고 있는 블레이즈 제이데커의 에너지는 조금씩이나마 낮아지고 있었다.
빨리 공격을 하지 못한다면, 엘 다크엔젤은 아무런 상처없이 승리를 얻게 될것이다.
엘 네메시스 대 그레이트 다간GX의 전투, 그 첫번째 신.
전의 일회용동체(?) 대신 자신의 진짜 몸을 가지고 온 엘 네메시스의 모습은, 거대하고 우락부락한 몸집에 전신을 두꺼운 장갑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은 그레이트 다간 GX가 생각하고 있던 '마법사'의 이미지에서는 한참 벗어나 있었다. 망토도 없고 지팡이는 커녕 총같은것을 들고 있다. 특히, 어깨에는 비정상적으로 큰 증가장갑을 붙어있어, 보기에 약간 거북할 정도였다.
물론 속도가 없을것 같아서 일단 외곽으로 빠진 그레이트 다간 GX였지만, 그것은 큰 잘못이었다. 밖으로 빠진 그 순간부터, 엘 네메시스는 주위에 불꽃의 구, '파이어볼'을 떠올리고는 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마법사라는 것을 확연하게 느끼기 시작하는 그레이트 다간 GX.
[저게 마법사란 말인가!!]
- 미안한데. 얄쌍하지도 않은데 이렇게 밀어붙여 주니까.
콰앙!!! 콰앙!!! 콰앙!!!!!
발밑에서 작렬하는 화염덩어리와, 전혀 보지 못했던 특이한 술수에 잠깐이나마 당황한 그레이트 다간GX였지만, 그는 곧 G캐논과 G발칸을 꺼내 반격을 개시했다.
[G 발칸!!!]
투타타타!!
조금 느릿하게 다가오는 불덩어리들의 폭발을 피하며 G 발칸을 쏜 그레이트 다간 GX. 하지만 그것은, 엘 네메시스의 눈앞에 전개된 무형의 방패, 즉 '실드'주문에 걸려 다 막혀버리고 말았다.
[! 보호 필드인가!?]
- 방어마법이다.
[....진짜......마법인가?]
- 정말이다.
그리고 다시 날아오기 시작하는 파이어볼. 대체 몇개나 날아오는것조차 세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레이트 다간 GX는 그것들을 조금이나마 여유롭게 피해내며 G캐논과 G발칸을 하나로 맞췄다.
[GX 버스터!!!!]
콰아아아아아앙!!!!!!!!!!
GX 버스터에서 날아온 거대한 빛이 한순간, 엘 네메시스를 뚫어버릴것 처럼 거세게 날아들었다. 하지만 빠르게 다가오는 그것들을 보면서도, 엘 네메시스는 담담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 실드 중첩 20회. 파이어비트 1에서 8까지, 가라!!!
쿠아아아앙!!!!!!!!!!!!!!
GX버스터의 빛이, 엘 네메시스의 바로 앞에서 산산히 흩어졌다. 바로 앞에서 팍 하고 흩어진 버스터의 황금빛이 수십수백개의 광선이 되어 엘 네메시스 주위의 땅을 무섭게 쳤지만, 엘 네메시스는 무사했다.
[!? 아니!!?]
엘 네메시스의 앞에는 아까 본 무형의 '방패'주위에는, 붉은 빛을 내는 무언가가 떠다니고 있었다. 무언가 매끄럽고 길쭉한 럭비공같이 생긴 붉은 컬러의 기계덩어리 였는데, 크기로는 그레이트 다간 GX의 헤드 정도의 크기였다. 그것이 8개, 8각을 그리며 엘 네메시스의 앞에 오롯히 떠있던 것이었다.
- 파이어비트, 9-36까지 사출, 구속진을 형성하라!
파파파파팟!!!
엘 네메시스의 어깨의 증가장갑에서 갑자기, 붉은 빛에 휩싸인 무엇인가들이 솟아나오기 시작한 것에 흠칫한 그레이트 다간 GX가 황급하게 뒤로 물러 났을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그 붉은 물체의 것들은 순식간에 그레이트 다간GX의 주위를 둘러싸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 이건!?]
그레이트 다간 GX 주위를 돌던 그 파이어 비트라는 것들에서 빛의 선이 발출되어 서로에게 이어지고, 그 선에서 붉은 빛이 퍼져나오며 원통의 모양을 만들기 시작한것은 잠깐사이의 일이었다.
- 파이어 비트. 원래는 유도형의 무선병기이지만 이렇게 상대를 붙잡아 놓을때 쓸수도 있지.
[이런걸로 나를 잡아놓을수 있을것 같나!!]
엘 네메시스의 말에 발끈한 그레이트 다간 GX는 GX버스터를 네메시스에게 겨누고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그것에서 발사되는 황금빛이 그대로 이것을 깰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그러나, 총구를 거세게 뛰쳐나간 황금빛은, 그것을 가로막는 붉은 장막에 닿자마자, 갑자기 수백갈래의 줄기로 갈라져 안쪽으로 반사되어 버려, 밀폐된 장막의 안쪽에서 무섭게 반사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는 빛의 줄기들은 전부 그레이트 다간에게로 쏟아들어져 가 버렸다.
[!!!! 크아아아아악!!!!!]
그레이트 다간 GX의 전신에, 삽시간에 수많은 구멍이 새겼다. 더러는 관절을 뚫고 나가고 더러는 장갑을 직접 뚫고 나가고, 뚫어버린 빔들은 땅에 닿아 소멸하기 전까지는 필드에 맞아 반사하고 다시 되돌아와 그레이트 다간 GX의 몸을 때렸다. 아무리 강한 장갑을 가진 그레이트 다간 GX라고 하나, 이런 수십 수백의 빔의 집중공격에 당해 낼수는 없었다.
[크, 크으윽!!!]
풀썩!
전신이 뚫리는 고통이 사라지는 시간에는 상처를 할퀴는 새로운 고통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한 그레이트 다간 GX는, 힘없이 무릎을 꿇어버리고 말았다.
- 미안하군. 하지만 힘들여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는 것 보다는 조금 비겁한 수를 써서라도 무력화 시키는 쪽을 택하겠어.
[크.....으윽!!!]
- 가만히 있어. 너정도의 용자라면 그정도 상처로 죽진 않을테지만, 파워를 세이브 해야하지 않겠나...
파워를 세이브해야 한다고...? 무슨 소리지?
고통중에서도 한순간 그 의문이 뇌리를 스쳐지나간 그레이트 다간 GX였지만, 그는 그것보다도 더 절실한 문제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 기묘한 장막을 뚫어야 하지?
- 고전하지는 않는것 같군요.
- ..........훗, 녀석들, 힘을 쓰고 있어. 이미 우습게 보이지 않는 상대들이라는 거야.
전장에서 떨어진 곳에 주저앉은 기간틱 가오가이가와 엘 타블리스는, 주의깊게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썬더 바이킹과 마이트 어드벤져, 마이트 아머는 그들과 떨어진 곳에서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시가지 총격전을 벌이는 터라, 그들은 그들에게서는 일단 신경을 끄고 나머지들을 보고 있었다. 엘릭서 스피릿들은, 용자들을 하나같이 압도 하고 있었다.
- 저도 싸우고 싶은데....
- 호오, 꽤 대담해졌는걸. 하지만 네녀석이 저 녀석들하고 싸웠다간 10분도 못버틸껄? 지금은 용자들이 밀려보여도 그건 저 녀석들이 용자들보다 더 강해서 그런거야. 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란 녀석은 갓 엘릭서 엘 류키엘과 엘 루시퍼를 상대해봤던 녀석이라고. 강한 녀석들이야.
엘 타블리스는 조금 놀란듯한 표정으로, 지금은 근접전을 펼치고 있는 슈퍼노바 엘 카디온을 바라보았다. 어디선가 본듯한 모습을 하고있는것 같아 익숙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 느낌은 곧 사라졌다.
- 가오가이가를 모델로 한 로봇같네요, 저 엘 카디온이란 용자..
- ..........흐음. 그래?
- ..........왜, 바보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걸까요? 적을 낮춰 보면 안되는데....
슈퍼노바 엘 카디온 대 엘 데스카이져, 그들의 대결의 두번째 신.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손등에서 크로를 발출시켜 엘 데스카이져의 검을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얇은 크로의 날로는 엘 데스카이져의 무겁고 강한검을 막아내는데는 역부족이었다. 금방이라도 부러질듯 휘청거리는 크로의 날에, 엘 데스카이져는 다시 비웃음을 흘렸다.
- 자신의 무기도 제대로 사용못하다니. 미숙하군.
[닥쳐!!!!!]
아까부터 평정은 무너지고 있었지만, 이 도발로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완전히 평정을 잃고 말았다. 무작정 주먹을 뻗고 킥을 찼지만, 엘 데스카이져는 그것을 여유롭게 막아내고는 다시 검을 내리쳤다.
[윽!!]
어깨를 완전히 잘릴뻔한 공격에서 간신히 벗어난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간신히 자세를 잡으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마음을 가다듬기도 전에 엘 데스카이져의 검이 다가왔다. 갑자기 동요하는 마음탓일까, 심안은 잘 보이지 않고 감각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 대체, 언제나 이렇게 어릴지.
[크윽!!!]
- 미숙하군 미숙해. 언젠가도 이런 미숙함때문에 나한테 크게 진적이 있지 않나.
[시끄러워!!!]
주먹을 뻗었지만 가로막혔다.
- 그래....그 컨트롤러였나. 강 진호라고 했나? 죽었다고 들었는데. 역시 네녀석때문이었지?
[닥쳐!!!!!]
이번의 펀치는 엄청나게 빠르고 강력했지만, 엘 데스카이져는 검날을 들어 그것을 막아냈다.
- 미숙한 놈. 소중한 사람 하나 지키지 못하다니. 그런 싸움을 하느니 죽어버리는게 낫겠지.
슈퍼노바 엘 카디온에게는 통렬한 조롱이자 질책이었을것이다. 하지만, 그것의 반응은 곧, 분노로서 그의 마음을 덮쳤다.
[닥쳐...닥쳐!!! 닥치란 말이다!!!!!!!!]
분노를 담아 주먹을 지르고 킥을 날려 보았으나 엘 데스카이져는 그것을 여유롭게 피해냈을뿐이었다.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공격은 과격한 가운데서도 빨랐지만 엘 데스카이져는 그것을 피해내며 차가운 비웃음만을 날렸을 뿐이었다.
그리고, 벽력같은 말이 그의 뇌리를 치고 갔다.
- 네놈의 그 컨트롤러의 육체는 지금 엘릭서로 전생해 있다. 내 밑에 있지.
[무............뭐라고!!!!!?]
- 그러고보니, 파워즈의 마음의 일부분인 컨트롤러를 뺏은 셈인가? 너는 나한테 가장 소중한것을 뺐긴 셈이군 그래.
소중한것을 죽게 놔둔것도 모자라서 오히려 뺏기고 말았다.......!
- 자, 날 죽이고 싶지 않나. 화내서 한번와보지 그래. 뭐, 긁힌 상처하나만 내도 박수는 쳐줄수 있지.
[..................크..........윽...!!!]
도발인것이 뻔이 보이면서도 어쩔수가 없어 화가 치밀어 올라 미칠것 같았던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었지만, 신기하게도 그는 화를 억누를수가 있었다. 그의 화를 차분하게 가라앉혀주는 하나의 생각과 화로 가득찬 그의 마음을 억눌러주는 조그만 부분의 마음이, 그를 진정시켜 준것이다.
주먹을 크게 휘둘러 엘 데스카이져의 검을 튕겨낸 그는, 뒤로 조금 물러나 천천히 팔을 내려뜨렸고, 그것에 엘 데스카이져는 의아해 하며 검끝을 약간 내렸다.
[........뺏겨 버렸어도.....어쩔수....없지....]
- .......호오. 뭐라고 했나?
[그때.........나는 녀석을 그렇게 보기만 해야 했으니까.....나에게 이제는 자격이 없는거나 마찬가지겠지......그렇지만.......!!]
- 그렇지만?
[적어도.......적어도 이제부터는.....그런 후회는 하지 않기로 했다......그것이..!]
- 우습군. 너의 컨트롤러에 대한 속죄라도 된다고 생각하나, 그게?
[뭐라고?]
- 닥쳐라, 멍청한 녀석. 죽은 자는 언제나 산자에 대해 증오를 가지고 있는거다. 아무리 좋은말로 치장해도 전투는 살인, 살인에 희생당한 인간은 증오를 낳고, 그 증오는 희생한 인간을 좀먹어 버린다. 네놈따위가 하는 빈말로 녀석이 좋아할것 같나.
아까의 조롱하는 투는 어느새 사라지고, 진지하게 그렇게 말하는 엘 데스카이져에게,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익 소리를 내다가 곧 자신을 다시 추스렸다.
[그래도 할수없어! 나는 그것이 속죄라고 믿고 있으니까!!!! 살아남아 나를 지켜봐주는 사람들을, 진호를 돌아보고 그를 돌아봐주던 사람들을 지킬거다!!!!! 지금의 난....난 그것밖에는 생각할수 없단 말이다!!!!!!!!!!]
그 절규에는 혼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엘 데스카이져는 조금 침묵을 지켰다가, 싸늘하게 한마디 할뿐이었다.
- .........놀려 댄것이 미안할 정도군. 생각보다 목표가 확실하군 그래.
하지만 칭찬이라고 생각하기엔 목소리가 너무 싸늘했다.
- 절절하지만, 실력이 없어서는 그것조차 해내지 못해.
[뭐........라고!!!!]
- 뭐, 좋다. 네 마음은 가상해서 눈물이 나올지경이지만, 나에게도 이젠 절대 져서는 안되는 이유가 생겼다.
[.........뭐, 라고?]
- 타블리스를 위해서라도, 나는 이런데서 패배해 죽을수는 없다.
엘 데스카이져가 천천히 검을 늘어뜨린것에,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천천히 팔을 들어 자세를 고쳐잡았다.
[.........이 자식...!]
- 덤벼봐라. 네가 그렇게 웃기는 얘기를 털어놓을 정도로 살아남고 싶다면 날 이길수 있겠지.
[..........큭.....]
칼을 고쳐쥔 엘 데스카이져의 몸에서는, 전에 한번, 그의 혼을 완전히 부셔놓을 뻔했던 그때의 기세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필생(必生).
지금에서야 간신히 깨달을수 있었다. 엘 데스카이져가 저렇게 강한것은, 살기 위해서인가? 전투밖에 모르는 엘릭서 스피릿들이 그렇게 강한것은, 갓 엘릭서와 조금이나마 동등하게 싸울수 있던 자신을 이렇게 몰아붙일수 있는것은, 혹독한 전투속에서 '살아남기위해서'인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뭔가 얻어맞은듯한 충격에 빠져드는듯한 자신을, 어느샌가 느낄수 있었다.
간단한 거였다. 저들이 싸우는 이유는. 저들이 우리와 싸우는 이유는.
강한자와의 투쟁에서 살아남는 것이었다.
'......제길, 하지만 당연하잖아!....죽을수 없는것은 말이야......!!'
철컹.
노바 블래스터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등에 합체되고, 오른팔쪽으로 밀려나온 증가장갑을 팔목에 부착시킨 그가 증가장갑에서 길쭉한 검날을 뽑아냈다. 노바 세이버였다.
- .........검인가.
[승부다. 절대로, 살아남겠어.]
하나의 강한 의지가 슈퍼노바 엘 카디온에게서 떠오르고 있었다. '살겠다. 살아남겠어. 저 녀석과 싸워서 살아남는다.' 그것은 하나의 단순한 생각이었지만, 그것이 내포하는 뜻을 엘 데스카이져는 어렴풋이나마 느낄수는 있었다.
'다시는 소중한 것을 잃지 않겠어.'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나는 여기서 살아남겠다.
- ..........결국 같은꼴이군.
작게 중얼거린 엘 데스카이져는, 천천히 검을 들어올렸다. 중단보다 조금 높게 검을 잡은 그는,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 자세를 낮추고 오른손을 뒤로 당기는 것을 보았다.
팔목에 검신이 바로 붙어있는 저런 형태의 검을 데스카이져는 본적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싸운적이 없었다. 다시 말하면, 찌르기에 좋은 검인지 베기에 좋은검인지 알수 없는 것이었다. 자세로 보면 찌르기였지만, 저녀석이 검을 잘 모른다는 것을 상기할때는, 저게 찌르기에서 어퍼컷으로 변할지 베기로 변할지...예측할수가 없었다.
'아직도 녀석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심안은 열린듯 한데...!'
'녀석의 심안이 다시 열리는 건가. 아까는 도발로 일단 무너뜨렸지만, 녀석의 마음이 차분해졌다.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군......'
엘 데스카이져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서로에게서 풍겨나오는 막연한 느낌만을 읽고 있을뿐, 섣불리 덤벼들지를 못하고 있었다.
'어쩔수없다!!!! 상대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찔러버리면..!'
'.....오는군.'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 발을 살짝 드는 것을 똑똑히 본 엘 데스카이져는, 검끝을 살짝 들었다.
[차아아아아앗!!!!!!]
파팟!!!
땅을 박차며 앞으로 솟아오른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등의 슬러스터를 최대로 분사하며 그대로 뛰쳐나갔다. 검끝을 수평으로 두고 엘 데스카이져의 가슴을 노려 찌르는 그 동작에는,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향해 찔러들어들어오는 검을 침착하게 보던 엘 데스카이져
파아아악!!!!
동시에 들려 마치 하나의 것처럼 들린 소리. 그것은, 적을 찌르는 검이 만든 소리였다.
- ......좋은일격이다. 하지만....심장은 왼쪽가슴에 있는거다.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노바 세이버는 엘 데스카이져의 복부를 깊게 찔러 등뒤로까지 뚫고 있었다, 치명상이었긴 했지만, 엘 데스카이져가 남겨놓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왼쪽 가슴을 관통해 등뒤로 나오는 상처에 비하면 조금쯤은 가벼운 것이리라.
고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형태로든 누구든지를 향해 날아가는 것이 고통. 그것을 왼쪽 가슴으로 모조리 받아들이며, 카온은 지옥같은 나락으로 치달아가는 자신을 느끼며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것이 죽음인가, 생각하며.
털썩!!
검을 빼며 슈퍼노바 엘 카디온을 밀어버린 엘 데스카이져는,자신의 배에 악착같이 박힌 노바 세이버를 왼손으로 잡아 빼, 뒤로 쓰러져 버린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옆에 던졌다.
- .....위험했군. 피할수도 없던 일격이었다..
이 나에게 상처를 내다니. 엘 데스카이져의 콕핏에서, 데스카이져는 자신의 배에 손을 대었다. 따뜻하지만 섬뜩한 온기를 내며 흘러나오는 것은, 분명 자신의 피였다.
- ....후. 이 몸에 상처를 입어본것도, 오천년만이군...
신경에서 전달되어 자신의 머리속을 뒤집기 시작하는 고통을 묵묵히 견디며, 엘 데스카이져는 쓰러진 슈퍼노바 엘 카디온에게서 몸을 돌렸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 대 엘 데스캐리건의 대결, 그 두번째 장면.
[크윽!!!]
부러져, 짧아진 동륜검은 방어에는 용이했지만 대신 파괴력이 모자랐다. 게다가 오른손의 그레이트 동륜검은 어떻게든 공격에 임하고 있었으나 엘 데스캐리건의 폭이 넓은 대검의 방어를 뚫기란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공격이 흐트러지는 단 한순간의 틈에서는 여지없이 엘 데스캐리건의 공격이 이어졌다. 그때문에,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은 허리와 다리에 깊은 상처를 입고, 뒤로 물러나 서있는 형편이었다.
[어떻게든, 틈을 만들지 않으면...!]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은, 아까까지 상처하나 입지 않고 서있는 엘 데스캐리건을 두려움반, 분노 반의 시선으로 노려봤지만, 그것의 모노아이는 재미있다는 듯한 빛만을 내뿜으며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을 보고 있었다. 엘 데스캐리건은, 반쯤은 즐기는 듯 했다. 미소년을 괴롭히는 즐거움일까.
[제길...]
엘 데스캐리건의 움직임이 현란하고 또 빈틈이 없는 것은, 왼손과 오른손이 거의 따로 움직이며 같은 타이밍에 공격과 방어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은 지금까지 이도류로 싸워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고, 또 아무리 손을 동시에 놀려봐도 공격과 방어라는 다른 동작을 같은 순간에 하기에는 역량도 조금 부족했다.
어떻게든 저 양손의 빔소드를 동시에 묶어 놓을수 있다면...!
[....좋아, 간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 다시 엘 데스캐리건을 향해 뛰며, 양손에 든 두자루의 동륜검을 동시에 내리쳤다. 그것을 뒤로 훌쩍 점프해 피한 엘 데스캐리건이 다시 빔 소드를 휘둘렀지만,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은 그것을 왼손의 동륜검으로 막고, 그것으로 빔 소드를 밀기 시작했다.
[하아아!!!]
- 쓸데없는..!
하지만, 엘 데스캐리건이 왼손의 동륜검을 빔 소드로 누르기 시작한 그순간, 엘 데스캐리건은 의외의 광경에 한순간 흠칫하고 말았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 왼손의 동륜검 자루에 오른손의 그레이트 동륜검의 자루를 연결한 것이었다.
- !?
[받아라!!!]
그리고, 왼손으로 중간을 잡은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은, 왼쪽의 동륜검을 물리며 오른쪽의 동륜검을 떨쳐내었다. 그것에, 엘 데스캐리건은 황급하게 왼손의 빔 소드로 오른손의 그레이트 동륜검을 막아낼수 밖에 없었고, 바로 그순간, 합쳐진 동륜검의 바로 중간을 두손으로 잡은 진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이 혼신의 힘을 다해 밀기 시작했다.
[차아아앗!!!]
- 앗..!!?
낭패의 비명을 올린 엘 데스캐리건. 동륜검의 검날에 깊히 박힌 두자루의 빔소드는, 어떻게 빠지지도 못하고 동륜검에 잡힌 꼴로 밀리기 시작했다. 잡아뺀다면 그대로 그녀를 벨것이 분명했기에 함부로 검을 밀지도 못한 엘 데스캐리건. 그녀의 두자루의 검은 한순간에 양신의 동륜검에 잡혀 버리고 만것이었다.
- 바보같은!!! 이 자세에서는 너도 공격하지...!
[시그널 빔!!!]
바보같은! 자기도 모르게, 엘 데스캐리건은 그말을 자신에게 퍼붓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늦었다는것은, 그녀도 알고 있었다. 엘 데스캐리건의 헤드에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의 시그널 빔이 퍼부어지고, 한순간 콕핏의 화면이 모두 죽어버렸다.
- 이...이게!!!
재빨리 보조화면으로 전환한 엘 데스캐리건. 행운이라면, 그녀는 완전히 동화하지 않은, 말대로 콕핏에서 조종을 하고 있는것이기 때문에, 눈이 먼다던가 하는 고통을 겪지 않은것이리라. 그때문에 재빨리 상황정리를 끝낸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레버를 밀어 동륜검을 막는 빔 소드들에 힘을 전했다.
부웅!!!
갑자기 더 기세를 더해가는 빔 소드들. 동륜검의 검신이 녹기 시작하고, 그때 진 그레이트 마인의 시그널 빔과, 가슴의 장식에서 뿜어지는 그레이트 파이어가 각각 엘 데스캐리건의 목 근처와 가슴에 작렬했다.
콰앙!! 콰앙!!!
- 윽!....빌어먹을 자식!!! 죽어!!!!!!
부아아앙!!!!!!!!
찢어지는 듯한 파공음을 시작으로, 동륜검의 검신을 달구던 엘 데스캐리건의 빔소드가 진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을 향해, 동륜검을 가르며 파고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은 그때 최후의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시그널 빔!!!]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의 마이토에게는 이것이 최후의 공격이었다. 성공하면 자신이 이기고 실패하면 자신은 패배한다. 그것은 그가 추측할수 있는 가장 커다란 가능성이었다.
노려진곳은, 엘 데스캐리건의 가슴이었다.
파앙!!!!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의 이마에서 뻗어오른 광선이, 엘 데스캐리건의 가슴을 향해 똑바로 다가오는 것이, 데스캐리건에게는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들어왔다.
너무 가깝다. 피할수 있을까?
피할수...없는건가?
없다면...어떻게 되는거지?
없다면...나는...
죽는건가!
- 죽을수는...없어!!!!!!!!!
찢어지는 비명은 그들의 사이에 한순간의 침묵을 만들었고, 그 침묵은 마이토마저 처음엔 어리둥절해 하게, 그리고 당황해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일은, 시그널 빔이 쏘아지고 명중, 그리고 흩어질때까지의 0.001초에 안되는 시간에 일어났던 일이다.
[아니!!?]
- 하아아아앗!!!!!!!!!
붉은 빛이 넘실거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의 눈을 가렸다. 붉었다. 불꽃처럼 붉었다. 그 불꽃은 지금, 엘 데스캐리건의 몸을 달구고, 빔소드를 더욱더 크게 만들고 있었다.
아무도 볼수없고 아무도 느낄수 없지만 지금,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은 확실히 느낄수 있다. 불꽃이 자신의 몸을 죄고 있었다.
동륜검의 검신이 녹아 떨어졌다. 양 어깨에 빔 소드가 깊게 박힐때까지 걸린시간은 마이토가 뭔가를 생각하기도 전의 일이었다.
하지만,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 깊은 그 공격에 대처하는것은 불가능 했다.
투기에 질려있다. 살려고자 하는 그 투기에, 그는 한순간 질려 버리고 만 것이었다.
엘 데스캐리건이 뿜어내는 옵티마이징 모드의 힘에 밀리고, 그 후 팔목에서 뛰쳐나온 체인의 날카로운 끝에 가슴을 찔리며 뒤로 날아오를때까지도, 마이토나 가인이나 그 질릴정도로 무서운 투기에 사고를 마비당해 버리고 말았다.
블레이즈 제이데커 대 엘 다크엔젤, 그 대결의 두번째 장면.
밤 하늘을 가르는 빛의 대결은 마침내 그 종막으로 접어들었다. 블레이즈 제이데커의 에너지는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던 것이었다.
'더이상 버틸수 없다!'
천천히 올라간 EPT는 어느새 180%에 육박해 있었다. 분명 파괴력은 현저히 떨어지겠지만, 저 파괴의 빔을 뚫고 엘 다크엔젤에게 직접의 공격을 걸려면, 이수밖에 없는것이었다.
[간다..!!]
맥스캐논을 한번 쏴붙여 다시오는 버스터 빔라이플의 빔에 맞췄다. 뒤흔들어지는 폭발이 둘의 접촉에서 일어났지만, 그 순간 그는 블레이즈 윙을 전개할수 있었다.
[블레이즈 윙!]
화르르륵!!!!
6개의 윙 슬러스터가 하나로 합쳐지고, 등에서 뿜어오른 붉은 불꽃이 윙슬러스터에서 뿜어진 흰빛의 플라즈마 윙에 합쳐지며 붉은 불꽃의 날개를 형성해 갔다. 하지만, 그 기세는 전에 엘 파이어리온을 상대할때와는 현저한 밝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아아압!!!]
하지만 지금은 주저함을 떨치고 돌진해야 할때다.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아직도 폭발의 잔재가 흐르는 하늘을 뚫었다.
[블레이즈 챠지!!!]
붉은 불꽃과 함께, 블레이즈 제이데커의 몸이 격하게 치솟으며, 엘 다크엔젤을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하지만, 엘 다크엔젤도 녹녹하지는 않았다. 이미 왼손의 버스터 빔 라이플은 그를 향해 뿜어지고 있었다.
콰아아앙--!!!!
[크으으윽!!!!]
버스터 빔 라이플이 블레이즈 제이데커를 덮쳤지만, 그의 불꽃과 돌진력은 블레이즈 제이데커의 몸을 보호하며, 그 엄청난 파괴력을 견뎌내며 엘 다크엔젤의 버스터 빔 라이플을 뚫을 수 있었다.
[간다!!!!!]
허리에서 블레이즈 소드를 뽑아 엘 다크엔젤을 향해 휘두른 블레이즈 제이데커, 하지만 그녀는 튕기듯 날개를 휘저으며 밑으로 떨어졌다. 그런 엘 다크엔젤을 향해 맥스캐논을 겨눈 블레이즈 제이데커. 엘 다크엔젤도 두 정의 버스터 빔 라이플을 합치며 블레이즈 제이데커를 향해 겨누었다. 서로, 이제는 피할수도 치명적인 피해를 피할 수도 없는 거리에 있었다.
[맥스 캐논, 발사-!!!!!!]
- 더블 버스터 빔 라이플! 가라!--!!!
콰아아아아앙!!!!!!
블레이즈 제이데커의 마지막 힘을 담은 맥스캐논이 작렬, 두갈래의 더블 버스터 빔 라이플의 사이를 파고 들어 정확하게 가슴을 노리고 들어갔다. 하지만, 그 대가로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양쪽 어깨를 내줄수 밖에 없었다.
[크아아아악!!!!!!!!!]
- !!! 으윽!!!!
맥스캐논을 쏘아 정확하게 중앙을 노리는 바람에, 몸을 보호할수는 있었지만 두 어깨는 꼼짝없이 더블 버스터 라이플의 영향권에 들어가 완전하게 녹아가기 시작해버렸다. 하지만 그순간에는, 맥스캐논도 엘 다크엔젤의 가슴을 때렸다. 비긴것일까?
콰앙!!!!
폭발을 일으키며 뒤로 날아가버린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그대로 땅으로 떨어져 한 건물의 옥상에 추락해 버리고 말았다. 건물을 부수며 한참이나 쳐박혀버린 블레이즈 제이데커. 그의 양어깨와 팔은 보지 못할정도로 손상되어 있었다.
[크....윽..!!!]
- ....아까웠어.
그 순간,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하늘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안에 천천히 날개를 휘저으며 날아들어온 엘 다크엔젤을, 믿을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엘 다크엔젤의 가슴장갑이 녹아 있는듯 했지만 그것뿐, 치명적인 피해는 없는것 같았다.
- 버스터 빔 라이플의 사이를 뚫느라 맥스캐논의 파워도 줄었어. 방어막을 아슬아슬하게 뚫을 정도로. 좋은 일격이었는데 말이지...하지만, 뭐랄까, 아주 조금이었지만 불안이 섞여있는듯 했어...
그런말을 하며 더블 버스터 빔 라이플을, 건물 위에 누운꼴이 된 블레이즈 제이데커를 향해 겨눈 그녀.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마음에도 없이 계속 누워 있을수 밖에는 없었다.
그레이트 다간 GX 대 엘 네메시스, 그 대결의 두번째 신.
[........내가 이런말을 하는것은 좀 그렇지만.]
- 응?
[대체 왜 나를 가두는 거지.]
엘 네메시스는 그런말을 한 그레이트 다간 GX를 잠시 보다가, 곧 의아한 어투와 함께 물었다.
- 전설의 용자라면 분명 초 진지에 왕 설교라고 들었지만, 적어도 농담을 즐긴다는 말은 없었는데.
[농담이 아니라 의문이야. 그리고 그런 말은 어디서 들은건가! 진지에 설교라니. 나는 사실을 말했을뿐이다.]
- ............아, 그런가. 아무튼...왜 가두고 있느냐고?
[이런 대단한 성능의 무선병기라면 나를 공격하는것이 더 빠를텐데.]
- 말했지 않나? 쓸데없이 힘을 줄이기 싫다고 말이야.
[............무엇을 위해?]
엘 네메시스는 다시 의아한 눈초리를 그레이트 다간 GX에게 보냈지만, 그레이트 다간 GX는 상처에도 불구하고 꼿꼿이 선채, 팔짱까지 끼고 엘 네메시스를 볼 뿐이었다. 그런 그레이트 다간 GX를 보다가, 엘 네메시스는 진지한 말투로 말을 걸었다.
- 상처는 어떤가.
[.......회복되어가고 있지만, 적에게 안부를 걱정받을줄은.]
- 내가 낸건 아니니까. 네가 괜히 열받다가 그런것 아닌가?
사실은 사실이다. 그레이트 다간 GX는 약간 암담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놓치지 않고 다시 말했다.
[힘을 비축하고 싶은것은 무슨 이유지?]
- .........그 닌자로봇이 말한것이 아니었나?
엘 네메시스의 의외의 대답에, 그레이트 다간 GX는 흠칫했다.
[뭐라고?]
- 어젯밤, 너희의 닌자로봇이 천강공업 본사에서 빠져나왔다고 알고있었지만. 너희는 그것의 대비때문에 이곳에 있는것이 아닌가?
[뭐?]
- 나는 말렸지만, 저 녀석들이 싸우고 싶어해서...
[잠깐, 뭐라고 한거지!]
엘 네메시스는 그레이트 다간 GX를 이상한 시선으로 노려보다가, 곧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 .......적에게 말해줄것은 아니다. 너희들이 모르고 있다면 됐어. 어차피...
[시끄러워! 당장 말해라!!!!]
- ........미안하지만, 난 내가 펼친 결계안에 갇힌 용자에게 많은 정보를 흘려주는 사람은 아니야. 정 말하려면 그 결계를 뚫고 와서...
[.........그럼, 당장 뚫어주마!!!!!!]
약간 뒤로 물러난 그레이트 다간 GX는, 잠시 파이어 비트들이 만들어낸 붉은 빛의 장막을 보았다. 그것은 붉은 빛의 원통형의 강한 결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레이트 다간 GX는 순간적으로, 허리에서 다간 블레이드를 빼들었다. 그레이트 다간GX때는 쓰지않은 무기였지만, 지금으로서는 별수없는 선택이리라.
다간 블레이드를 거꾸로 든 그레이트 다간GX는, 잠시 붉은 빛의 장막을 보다가, 어느 한곳을 내리쳤다.
파지지지직!!!!
- ........허어. 머리 좋네?
그레이트 다간 GX가 찌른곳은 바로 결계를 발생시키는 파이어비트가 숨겨져 있던 곳. 그것을 파괴시키자 전막이 일순간이지만 사라지고, 그 틈에 나온 그레이트 다간 GX가 G캐논으로 파이어 비트를 향해 난사를 개시하는 것을 보며, 엘 네메시스는 재빨리 파이어 비트를 불러들였다. 그레이트 다간 GX도 G캐논과 다간 블레이드를 그에게 겨누며, 다시 물었다.
[말해라. 자격은 되겠지?]
- ..........닌자로봇이 너희에게 가지 않은거였나?
[우리는 섀도우마루를 실종된 이곳에서 수색하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양동작전의 함정이라는 생각에 도쿄에 지원부대를 집결시킨 상태지.]
- 흐음, 그런가. 우연이었군 이건...
[무슨 소리냐?]
- 섀도우마루라는 용자는 분명 천강공업...다크플리트를 빠져나와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론가 사라진것 같긴 하군.
[그럼 다음 질문.]
- 알았다 알았어. 나도 놀린셈이니 성심성의껏 말해주지. 내가 힘을 아끼고 있는것은, 다크플리트 놈들을 막기 위해서야.
[뭐라고?]
다음 질문인, '다크플리트를 막다니, 무엇을 말인가?'는 그레이트 다간 GX의 입에서 영영 나올수 없었다. 바로 그순간, 그레이트 다간 GX는 그 이유를 '볼수'있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 저것을 막기 위해서야. 그럼.
뒤로 훌쩍 상승한 엘 네메시스를 더이상 쫓을 생각이 그레이트 다간 GX에게는 없었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 블레이즈 제이데커!!! 지금은 싸울때가 아니다, 물러나라!!]
- 엘 데스카이져를 비롯해 바보들. 카르카스가 있는곳까지 물러나. 왔다.
조금의 상처뿐인 엘릭서 스피릿을 비롯, 총격전에서 벗어난 썬더 바이킹들은 기간틱 가오가이가와 엘 타블리스 뒤쪽으로 물러났지만, 상당히 처참한 상처를 입은 용자들은 그나마 온전했던 마이트 아머와 마이트 어드벤져의 도움으로 그레이트 다간 GX가 있는 곳까지 물러났다. 그들의 위로 그림자를 만들며 내려온것은, 대열차 포트리스와 ARK전함 페이시드 베이스였다.
{저...저건 뭐야...!!}
대열차 포트리스에서 울리는 하마다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며, 용자들은 이를 악물며, 그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하늘 저편의 한 물체를 보았다. 반대로, 엘릭서 스피릿들은 그 물체보다는 물체위의 한 인영에 이를 갈았다.
나타난것은, 마치 도시를 집어 삼킬듯한 그림자를 깔며 구름위에서 나타난 거대한 전함, 그리고 그 위에 올라서 있는, 붉은 동체의 한 로봇이었다.
- 저것은 다크플리트의 콜러서스 급 전함이군.
- 게다가 엘 파이어리온..!!!
{전장 772m. 이것만으로 위협적이라고 생각되지만, 일단 중요한것은 그것이 아니다. 저것에 실려있는 전력이 얼마인지 알수가 없다는 거야.}
브레이브 폴리스 내비 컴의 역활을 맡아하는 테미마이엘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담겨있지 않아, 하이퍼 빌드 타이거는 왠지 짜증이 나고 있었다. 자신들은 긴장감에 눌려있는데도, 그는 눌려있지 않은게 왠지 불공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곳은 도쿄시. 전 도시의 시민들은 전부 주변의 쉘터로 피난해 지금은 텅빈 대도시. 용자들은 지금 그곳에서 진을 짜고, 태평양에서부터 날아오는 검은 전함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에 모여있는 용자로는 세이버 엘 카이져와 엘 가이아, 비영, 엘 썬더리온, 하이퍼 빌드 타이거, 어스 체인져, 초류진, 빅 볼포그, 천룡으로, 나이트 실버리온을 제외한 일본지역의 전 용자가 모여있는 셈이었다. 뒤쪽으로는 삼단갑판기동공모, 수륙양용정비장갑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나이트 윙은 최종점검을 끝내고 오는중이고, 현재 베이타워 기지에서는 강습양륙보급선과, 해저에서는 브레이브 베이스의 출격준비가 한창 진행중이었을 정도로, 그들은 동요하고 있었다.
총 전력이 집결되어버린 도쿄. 이유는, 다크 플리트의 것이라고 보이는 저 전함과, 그 위에 타고있는 갓 엘릭서 때문이었다.
[.............싫은 녀석이다....저 날개는, 엘 루시퍼잖아!!!!]
엘 썬더리온의 역겹다는 중얼거림은, 모두에게 엘 루시퍼를 설명해 주고 있었다.
부산과 도쿄에 동시에 나타난 같은모양, 같은 위력의 두대의 전함. 그 위에 타고있는 갓 엘릭서들.
과연, 그들을 이용해 에시온이 노리는 것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전투는 서장을 접고 중장으로 나아간다......
[용자신화 엘 카디온 Next Episode - 대격전 중장, 데스트로이어와 '파멸탑 지구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