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약관의 나이에 불과하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꿈같은 2013년 시즌을 마무리한 조던 스피스. 그는 ‘차세대’ 거물 선수가 아니다. 이미 거물의 반열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올해의 첫 번째 승전보는 존디어클래식에서 거둔 극적인 우승이었다. 그날과 관련해서 가장 또렷이 남아 있는 기억이 있다면?
당연히 벙커샷이다(스피스는 18번 홀에서 잭 존슨, 데이비드 헌과 극적으로 동타를 이루며 연장전을 치렀고, 다섯 번째 홀에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그 대회의 우승은 내게 너무나 중요했는데, 덕분에 PGA 투어의 정식 회원이 될 수 있었고,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올해의 마지막 두 메이저대회에도 참가하게 됐다.
그 대회에서 우승한 직후에 브리티시오픈을 준비하러 떠났다. 일요일에 뮤어필드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나?
에이전트인 조던과 함께 비행기를 탔는데, 자리에 앉았을 때 ‘이게 생시인가?’ 싶더라.
우승 이후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벌어졌고, 다음 날 아침에 스코틀랜드에 도착하려면 비행기를 타러 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모든 걸 빨리 처리하려고 노력했다.
비행기에 탄 다음에야 자리에 앉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이켜볼 수 있었다.
이번 시즌을 시작할 때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나?
목표는 내년의 투어 출전권을 획득하자는 것이었다.
올해 투어에서 우승을 거두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웹닷컴 투어에서 활동할 생각이었다.
카드 획득을 목표로 삼았는데 두 대회만에 이뤄졌기 때문에 그때부터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했다.
루키 시즌에 거의 400만달러에 가까운 상금을 벌었다. 뭔가 큰돈이 들어가는 걸 사지는 않았나?
돈을 전혀 쓰지 않았다.
나는 주택이 아니라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자동차도 타던 걸 그대로 탄다.
모든 것이 거의 예전과 동일하다.
대학선수가 PGA 투어에 적응하는 건 어려울 수 있는데,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그 변화는 쉽지 않다.
아마추어 시절에 투어 대회에 참가해봤다면 PGA 투어와 대학 골프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볼 수 있는데,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서야 투어를 전혀 다른 새로운 단계로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매끄럽게 정착할 수 있었나?
프로로 전향하기 전에 투어 대회에 여덟 번 출전했고, 현장에 발을 디딘 채 이곳에서 실력을 겨룬다는 게 어떤 것인지 파악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았던 날조차 보통은 컷을 통과했다.
그 경험이 PGA 투어로 좀 더 수월하게 넘어가는 데 도움이 됐다.
아마추어로서 성공을 거둬본 나는 프로 무대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최소한 자신감이 있었는데, 전에 성공을 해봤기 때문이었다.
텍사스대학의 골프팀에서 플레이하던 시절이 그립지 않나?
대회에 출전하고 동료들과 같은 방을 쓰는 것은 즐거웠다.
팀 생활이 그립다. 하지만 프로로 전향하더라도 그건 가능하다.
나는 오스틴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립다.
프로가 된 후로는 그곳에 한 번밖에 가보지 못했다. 대학의 분위기가 그립긴 하지만, 그걸 올해에 거둔 성과와 바꿀 생각은 없다.
필요할 경우에는 300야드 이상의 샷거리를 기록할 잠재력을 갖췄는데, 체중이 84kg인 사람치고는 나쁘지 않다.
한동안 내 플레이의 강점은 일관성과 곧게 날아가는 샷이었는데, 이제 거기에 샷거리가 보태졌다.
드라이버샷을 잘하면 모든 플레이가 한결 수월해진다.
그러면 사실상 모든 건 퍼팅으로 좌우된다.
샷거리가 늘면서 깃대를 겨냥해 스코어를 낮출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다.
행동을 보면 마치 베테랑 투어 선수 같아서, 이제 겨우 스무 살이라는 사실을 잊게 된다.
투어에서는 빨리 적응하지 않으면 바닥에 묻히고 만다.
대학 무대도 마찬가지다. 신입생이 플레이를 하고 싶다면 선배들의 행동을 보고 얼른 적응하고 배워야 한다.
나는 여기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베테랑 선수들과 연습 라운드를 하고 그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배웠다.
여기서 20~25주 정도 플레이를 하는 동안 선수들이 어떻게 처신하는지 배우게 되고, 최대한 그들을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2014년을 전망해보자. 자신의 플레이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메이저 개최지는 어디인가?
오거스타 내셔널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곳에서는 아직 한 번도 플레이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투어는 워낙 많은 개최지에서 열리기 때문에 어떤 레이아웃은 나한테 잘 맞는데 다른 곳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내 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곳은 US오픈인 것 같다.
이븐파나 1오버파의 스코어로 우승을 거둘 때가 좋다.
올해 메리온에서는 플레이를 잘못했지만, 앞으로는 그 대회가 가장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브리티시오픈도 좋아한다.
나는 텍사스에서 자랐기 때문에 바람이 부는 상황에 익숙하다.
하지만 오거스타에 실제로 서면 어떨지 무척 궁금하다.
조던 스피스는 현재 세계 랭킹 25위권에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