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나무/서금숙
사거리 코너 목
빵 가게와 나무는 늘 주목 받았다
자동차가 후진하다 엉치를 들이받은 뒤로
나무는 쇠잔한 몰골이다
게다가 다친 허리에 직박구리 날개 돋친 듯
홍보용 어닝을 매달아 놓기 바빴던
불안정한 그를 그러안았다
그 지경에도
나무는 삶의 뿌리를 쉽게 놓지 못한다
어머니 산소에 심어놓은 주목나무
잘 자라고 있을까
봄내 애지중지 기르던 화분 비워둔 채
빼빼마른 자식걱정만 했을
벚꽃지고 진달래꽃 이어 달린다
죽음의 이런 끈, 삶의 저런 끈
어떻든 주목
빵 가게만 상기시키면 그만,
삼십 년 세월 수종을 알아챌 수 없게 만드는
설눈 내려 떡진 머리를 한 겨울 홀아비
자작자작한 추위는
알딸딸하고, 쌔고, 달갑다
하늘로 올라갈 자태로 종종 새 울린다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설밋한
손골목을 지키고 있다
카페 게시글
◈ 회원 시낭송 원고방
제65회 시낭송회 원고, 주목나무/서금숙
서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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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4 06:5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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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목나무는 살아천년 죽어천년 이라고 우리가 살아 있는 한 가슴에 살아계신 어머니 그 이름으로 쓰러지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