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다문화가정이 1만 가구를 넘어서는 등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결혼 이주여성의 이혼도 덩달아 늘고 있어 또 다른 사회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다문화가정의 이혼 증가는 결혼중개 업체를 통한 상업적 결혼, 배우자에 대한 정보부족, 가부장적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광주·전남 이주여성 이혼 ‘급증’=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의 국제결혼 이주여성은 매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1만2037명(광주 4003명·전남 8034명)에 이르고 있다. 광주와 전남의 경우 2007년 이후 매년 10%대 증가율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다문화가정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
이혼 건수도 2004년 이후 덩달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2010년 광주와 전남지역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이혼건수는 각각 202건, 437건이었다. 2006년 85건, 202건과 비교해볼 때 최근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같은 해 광주지역 전체 이혼 건수(2857건)와 전남지역 이혼 건수(4183건)와 비교해볼 때 각각 7.80%와 11.6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전남의 이주여성 이혼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적별로는 중국 출신 여성이 광주 108건(53.4%), 전남 204건(46.6%)으로, 전체 이혼 건수의 5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베트남 여성이 광주 50건(24.7%), 전남 122건(27.9%)으로 그 뒤를 이었다.
◇ 내국인 이혼율은 하향 추세=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이혼 증가현상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3933건이던 결혼 이주여성 이혼은 2010년 7904건으로 늘었다. 최근 4년 사이 배 이상이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여성 이혼율은 1000명당 65.7명에서 62.4명으로 줄었다.
실질적 결혼생활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혼한 경우와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 이혼이 빠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결혼 이주여성 이혼 건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이혼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결혼 중개업체의 왜곡된 정보제공에 따른 배우자 간 불신과 경제적 거래에 따른 일부 국제결혼의 부작용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의사소통의 어려움, 생활양식의 차이, 체류자격을 둘러싼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 폭행 피해 쉼터 찾는 사례 증가=이혼에 앞서 배우자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이주여성 쉼터를 찾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광주 이주여성 쉼터의 이주여성 및 동반 자녀 입소현황을 보면 2009년 58명, 2010년 78명, 2011년 99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여성이 가장 많았고, 연령별로는 21∼30세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혼한 이주여성들은 이전 배우자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열악하고, 이혼 과정에서 관계까지 단절되면서 경제적 어려움과 자녀 양육문제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족해체와 함께 미처 체류자격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혼 후 자녀를 출산한 이주여성의 경우 국적 취득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삼중고’에 빠지면서 또 다른 사회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다문화가정의 이혼을 낮추기 위해서는 결혼 단계에서 혼인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하고, 불법적 국제결혼 중개행위에 대한 통제,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