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연령대-성별과 관계없이 가장 위협적인 암으로 떠올라
김자옥은 올해 초까지 ‘꽃보다 누나’ 등 방송에 꾸준히 출연해온 터여서 그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은 사람이 많았다. 김자옥은 방송에서 대장암 진단 후 힘든 항암치료 과정을 얘기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몇 개월 전까지 연극무대에 서는 등 활동을 멈추지 않아 건강이 회복된 걸로 아는 사람이 적잖았다.
이들 스타를 앗아간 대장암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급속하게 늘고 있는 암이다. 대장, 즉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 대장암은 붉은 살코기를 많이 먹는 서양의 선진국에서 자주 발생하는 암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역전됐다. 2013년 우리나라는 북미와 유럽을 앞서 대장암 발병률 1위 국가가 됐다.
대장암은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 역시 식습관이 꼽히고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붉은색 살코기와 햄, 소시지 등 가공 육류를 즐겨 먹으면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감자튀김처럼 트랜스 지방이 많은 음식도 피해야 한다. 반면 닭 가슴살 같은 흰 살코기, 생선 등은 대장암 관련성이 떨어진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대장암도 조기 발견이 최선이다. 일찍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된다. 대장암의 권위자인 김원호 연세대 의대 교수(소화기내과)는 “대장암은 내시경으로 2차 예방이 가능한 종양”이라며 “대장 내시경은 적절한 간격으로, 한번 할 때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몸을 자주 움직이는 습관도 중요하다. 오랜 시간 앉아서 일을 하면 대장암 위험이 두 배로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대학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 918명과 일반인 1,021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직업과 평소 앉아 일하는 시간 등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앉아서 일하는 직업을 10년 이상 가진 사람들의 대장암 발병률은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장암에 걸릴 가능성도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 활발한 신체 활동을 하는 직업인에 비해 44%가량 높았다.
걷기만 해도 대장암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캐슬린 월린 박사팀은 1984년부터 25년간 나온 대장암과 운동에 관련한 논문 52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 걷기 등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 위험이 24%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일주일에 5~6시간 걷기를 한 여성은 30분 이하로 걸은 여성에 비해 대장암 위험이 23%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 흡연 등 암과 관련된 요소가 있다고 해도 신체 활동은 대장암 위험을 낮췄다. 남녀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걷기 등 신체활동이 대장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은 운동이 소화를 돕고 감염을 예방하며, 종양의 원인이 되는 호르몬이나 인슐린 수치를 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텍사스 의대 연구팀은 2030년까지 미국 젊은 층의 대장암 환자 발생률이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을 최근 내놓았다. 이는 대장암이 중년 이후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는 기존의 인식과는 다른 결과이다. 젊은 사람들은 중년 이후 연령대에 비해 대장내시경 검진률이 떨어지는 데다 정크푸드 섭취, 신체활동 저하 등 여러 악재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장암은 이제 연령대, 남녀 성별과 관계없이 가장 위험한 암이 됐다. 건강을 자신하는 30~40대들도 음식이나 생활습관을 잘 살펴야 한다.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선진국 암’으로 알려진 대장암이 우리 주변에 깊숙이 스며들어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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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심평원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심평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