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주담대 중단이 의미하는 것
사상 초유의 ‘주담대’ 중단 사태란
최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과 관련한 소식으로 부동산시장이 연일 뜨겁습니다. 우선 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1금융권에서 연이어 신규 주담대 중단 사태가 일어나며 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담대 사태의 시발점은 NH농협은행이었습니다. 농협은 8월 24일부터 11월 말까지 신규 주담대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며 금융권에 파문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농협은행이 주담대 중단을 발표하자 이어 다른 은행들도 연쇄적으로 신규 대출 중단을 고려하는 상황인데요.
그중 우리은행의 경우 전세자금대출을 일시적으로 제한했으며, SC제일은행 역시 일부 주담대 상품을 중단하며 5대 시중은행(국민, 농협, 신한, 우리, 하나) 중 세 곳이 신규 대출과 관련한 상품 중단을 진행한 상황입니다.
주담대 중단, 이유는?
그렇다면 이번 주담대 중단 상황은 왜 일어나게 된 것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최근 부동산 수요의 증가로 인해 주담대 증가율이 예년에 비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7월 말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10.0%로 4월에 이어 최고치에 달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추이는 7월 기준 1040조2000억원으로 4월(1025조7000억원)과 비교해 14조5000억원 증가했습니다.
특히 은행별로 세부적인 수치를 보자면 7월 말 기준으로 연말 대비 주담대 증가율이 7.1%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하나은행(4.4%), 우리은행(2.9%), KB국민은행(2.6%), 신한은행(2.2%) 순이었습니다. 이에 올 초 금융위원회에서는 가계대출 총량을 전년 대비 최대 6%를 넘지 않도록 규제한 바 있는데요.
그런 이유로 주담대 증가율이 높았던 농협이 자체적으로 먼저 주담대를 중단하는 강력한 조치를 내리게 된 것입니다. 주담대를 중단하지 않은 은행들도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내리기 시작했는데요. 시중은행들은 9월부터 개인 신용대출한도를 연 소득 범위 내로 한정하며,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개인당 최대 5000만원으로 축소할 것으로 밝혔습니다.
기준금리 인상도… 이미 예정된 수순?
문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상반기부터 예고돼 온 금리 인상이 금리 인상이 드디어 현실화됐습니다. 한국은행이 8월 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5%에서 0.25% 올린 0.75%로 인상한 것입니다. 이번 금리 인상은 무려 15개월 만의 조치로 화제가 됐습니다.
다만 이번 금리 인상은 예상된 수순이라는 평이 많은데요. 그 이유는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 증가와 집값 상승, 그리고 인플레이션 우려 등의 문제가 제기되는 등 금리 인상 신호가 꾸준히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전부터 각 시중은행은 이미 대출 고정금리를 인상해온 바 있는데요.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공시년월 8월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전년 동월 대비 최고 1.0% 이상 상승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금리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신한은행(1.06%), KB국민은행(0.95%), 하나은행(0.85%), 우리은행(0.72%), NH농협은행(0.49%) 순이었습니다.
주담대 중단, 대출 사재기 현상 불러
이러한 대출 사태는 주택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무엇보다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곧 주담대가 막힌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담대 신청이 급증한 것입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전주 대비 가계대출 증가액은 8월 13~19일 기준 1조9905억원이었으나, 8월 20~26일 기준 4조7457억원까지 늘었습니다. 농협 주담대 중단 사태 이후 가계대출 증가액이 전주보다 무려 2배 이상 증가한 것인데요.
또한, 8월 20~26일 기준으로 신용대출 증가 폭은 2조8820억원으로 전주(4679억원) 대비 6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개설 수는 1만5366개로 전주(9520개)보다 61.4% 증가했습니다. 이는 시중에 대출 중단 사태를 우려한 이른바 ‘대출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후 정부와 여당에서는 담화문과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혼란을 빚고 있는 현 상황을 진정시키고자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전세자금 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이 중단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금융위원회에서는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부분 금융회사는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여유가 많다. 그러므로 주담대 중단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했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택시장 안정화 가능성은?
또한, 한국은행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아파트값 상승 억제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이나 대출 제한 조치가 주택시장 안정화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기준금리 인상이 소폭에 불과할뿐더러 부동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대출 제한 조치에도 주담대 신청자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다만, 전반적인 금융 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11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한 번 더 인상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한 바, 이후 금리 인상 효과를 주목할 필요는 있으리라 보입니다.
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은행 예·적금 등 수신상품에 대한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는 부분은 긍정적인 면이라 할 수 있는데요. 9월 1일부터는 농협, 신한 등 시중은행에서 0.05~0.3%가량 예·적금 금리를 올릴 예정이지만, 역시 너무 소폭이라 신규 가입자 증가는 그리 많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에 실수요자라면 금융시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무엇보다 하반기 금리 인상이 한 차례 더 예상되는 만큼, 장기 대출을 염두에 둔 분이라면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실행하는 편이 더 유리하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꼭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계약하기 전 반드시 대출 한도와 금리 등을 미리 알아보시어 잔금 부족 사태 등을 겪지 않도록 하시고, 현재 대출자 중 변동금리나 혼합금리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금리 인상 전 원금 일부를 상환해 이자 부담을 줄이길 권하겠습니다.
#KT에스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