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주액 전년동기비 40% 급감 '선제적 구조조정'… 최대 60개월급 '위로금'
세계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 (243,500원 3500 -1.4%)이 창사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다음달 8일까지 약 3주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다. 만 50세 이상이면서 과장급 이상의 관리직이 희망퇴직 신청 대상이다.
퇴직금 외에 주어지는 퇴직 위로금은 최소 24개월, 최대 60개월치 월급으로 책정된다. 정년인 만 60세를 기준으로 정년까지 남은 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위로금을 받는다. 이에 따라 희망퇴직 대상자 가운데 가장 젋은 만 50세의 경우 정년까지 남은 기간인 10년의 절반인 5년치, 즉 60개월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받게 된다.
희망퇴직자들에게는 또 정년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정년까지 평균적으로 주어지는 학자금 및 의료비가 일시 지급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선박 수주가 부진한 가운데 이 같은 경기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현대중공업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현대중공업의 수주액은 131억1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20억1800만달러)에 비해 40%나 줄었다. 분야별 수주액은 조선 부문이 50%, 해양 부문이 52%, 플랜트 부문이 44%, 그린에너지 부문이 38%씩 각각 감소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부문은 당분간 수주가 늘어나기 어렵고, 해양 또는 플랜트 부문은 수주가 회복되더라도 조선 부문과는 사용하는 도크가 달라 결국은 도크를 비워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SK, LG, 현대중공업 등 총수가 있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민간 5대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는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6대 그룹 이하로는 지난 6월 GS그룹의 GS칼텍스가 영업 인력만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차장급 이상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퇴직금 외에 45개월치 급여 또는 직영주유소 운영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통상 다른 회사들은 수시로 희망퇴직을 받는데, 현대중공업은 이번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이라는 인사 제도를 도입한 것"이라며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근로자들에게 정년인 60세보다 앞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시작할 기회를 준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