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길은 왜 이리 막히는지..
나 : 아..길이 넘 막히네..(불안해서 하는 말입니다..집에 가자고 할까봐)
남편 : 무슨 소리야..이럴때 천천히 드라이브 하는거지...
(미칫나..뭘 잘 못 먹었나..오늘 왜 이러지? 점점 더 불안해 집니다 )
남편 : 아, 그리고 극장가서 액션 영화 없으면 그냥 오자.
나 : 알았어.. 영화상영 많이 하니까 할거야.
단성사 도착했습니다.
나 : 뭘 볼건데? (우리는 대화가 아주 짧습니다 )
남편 : 저거..
나 : 알았어.
남편이 찍어준 영화는 제목도 생각 안 납니다..(니콜라스케이지 얼굴보고 영화 찍습니다 )
저는 3층으로 표 사러 가고
남편은 아래에서 먹을 것을 산다고 사라집니다 (이것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처음으로 극장엘 갔더니 은행처럼 대기표를 뽑더군요..아..황당^^
기다리고 있으니 남편이 왔습니다.
남편 : 니 표 사라고 하니까 여기서 뭐해?
나 : 응..대기표 받고 기다리고 있어..
남편 : 뭔 대기표?
나 : 몰라..표 살때도 대기해서 사나봐...
남편 : 별 짓 다하네..(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기다리는 것 절대 못하는데..^^)
표 사고 10분정도 남았습니다.
주욱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은 짝지어 커피 마시고, 담소하고 있는데
기껏 자리 마련해 놓아더니
남편은 또 어디 갑니다.
나 : 금방 들어갈텐데 오디가?
남편 : 나 배고파.. 먹을것 좀 사올께
희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극장엘 들어갔습니다.
5분전에 들어갔나 봅니다.
택시에서 내린 이후 그동안 남편과 같이 옆에 있어본 시간이 없었습니다.
드디어 좌석에 앉았지요
성질 급한 남편이 영화보다가 재미없으면 가자고 할 것이 뻔 해서
통로쪽 자리를 잡았더랬습니다.
시작하고 나서 먹으면 부시럭 거리고 신경쓰일 것 같아서
사 온 음식을 먹자고 했습니다.
암 말 않더라구요.
봉지를 열고 보니 햄버거였습니다.
원래 잘 안 먹는데 무지 배가 고팠나봅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한셋트밖에 없는 겁니다.
나 : 어? 이상하네...하나 밖ㅇ 없는데?
남편 : 나 배고파서 사왔다니까?
나 : 으하하하하하하......
정말 그냥 웃겼습니다.
햄버거 싼 종이를 벗겨서 줬습니다.
한마디 먹으라는 말도 없이 혼자서 다 먹었습니다.
난 콜라 한 입 먹고..ㅎㅎ 콜라도 먹더군요.
영화 봤습니다.
액션 아닙니다.
중간에 나가자고 하더군요.
이왕 왔으니 조금만 더 보자ㅗ 했지요..^^ (제가 그럴줄 알았다니까요)
나중에 보니 몸을 비틀기에...정 힘들면 집에 가자고 제가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있자고 하더라구요..(미안했을까요?)
끝나고 3층에서 내려왔습니다.
나는 은근히 팔짱을 꼇습니다.
거부합니다.
또 꼈습니다.
그랬더니 담배 찾아 물면서 제 팔을 풉니다.
서글퍼서 그냥 신호등 기다리면서 남편의 등뒤에서 있습니다.
택시탑니다.
날마다 앞좌석은 남편..뒷좌석은 내가 타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계속 뒷자리에 함께 탑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물론 남편은 오른 쪽 창에 붙어 오른쪽 풍경을 보고있고
저는 왼쪽 창에 붙어 왼쪽 풍경을 봅니다.
마침 전화가 옵니다.
어머님께 온 전홥니다.
남편이 저를 바꿔줍니다.
나 : 엄니..저희 영화보고 집에 가는 길이에요
엄니 : 그래...니들이 재미있게 사는거 보니까 나는 너무 좋다..그래 잘해라..응~
걱정이 된 어머님이 내려가시는 열차속에서
아들에게 전화해서
며느리에게 잘하라고 신신당부하셨나 봅니다.
오늘의 이벤트는
어머님 몫이었던 것입니다 ..
집에까지 암말 않고 왔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또 팔장을 낍니다.
남편 : 빨리 가서 대문이나 열어..난 담배 사가지고 간다.
그래서 혼자 대문 열고 들어가서 티비 켭니다.
누워서 티비 채널 돌립니다.
영화입니다...그런데.
이런.....젠장..^^
우리가 막 영화관에서 보고 온 영화 전편입니다.
열이 난 남편 채널을 확 돌려 버립니다 ..........
염장글이었습니다 ^^
첫댓글 ㅎㅎㅎㅎ 재밌게 읽었어요. 비쥬님 정말 좋은 여성이네요
지혜로운 아내가 되고 싶어요...언제나 지혜롭지 못하다고 혼납니다.
염장글 보고 마음이 아픈건 첨이네요..앞으론 더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랄께요...^^*
좀 차원이 다른 염장글이라서 그럴거에요 ^^ 감사합니다~
에고... 비쥬님...
에고..까웅님 ^^ 그래도 이건 빙산의 일각.. 저 깊은 바닷속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일이 벌어졌고..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
하하하!^^ 한걸음!~ 한걸음 이지요^^* 박 통님이 아마도 저렇지 않았을까? 싶네요^ 야 누워!` 벗어!~ 씩씩~~ 이제 됬지!~ 자!~~ 하하하!~ 완벽 주의에 넘치는 카리스마!~~ 비쥬님!` 이곳에서 활활 나래를 펼치시길 바랍니다^^*~~
완벽주의에 카리스마.. 손톱도 안들어갑니다..ㅎㅎ
그래도 남편분 많이 사랑하시죠?! 글에서 팍~팍~ 느껴지는데요?! ^^
'남편 안 사랑하는 특효약' 있으면 먹고 싶어요...
ㅎㅎㅎ 귀여니 비쥬님!!! 제대로 염장글 맞습니다 맞고요~~
확실한 염장글 맞지요? ㅎㅎ 인정해 주셔서 땡큐입니다 ^^
맞습니다. 모든 일은 자신의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는 부처의 말씀. 이거 염장글 제대로입니다^^
그 마음먹기..란 놈이 대단히 힘이 듭니다..마음먹었는듯 싶다가도 또 난관이 생기면 무너져 버리는 '마음먹기'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암말 안 하셔도 님 마음 다 압니다..^^ 고맙습니다~~ 잘 해 볼께요..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 너무 재미있네요.... 그리고 넘 귀여운 글입니다... 행복하세요...^^
있을 수 없는 일이 우리집에선 수시로 일어난다는게 문제입니다...이건 정말 축복에 가까운 일이었지요 ^^
비쥬님! 바깥분도...자기배역이 악역인거 아시나여?....ㅋㅋ 담편 기대할께여~
담편 기대라구요? 벌써 두어편은 더 나갔습니다..그런데 글은 안 올릴랍니다.. 정말 후속편을 쓰면 일주일에 한건 정도는 3차 대전..한달에 한번은 핵폭발 수준이라서요...
비쥬님...너무나 사랑스런 여성이군요..이런 염장글은 난생 첨입니다..부럽삼~^^*
처음이시지요? ㅎㅎ 제가 다른분이 부러워할 만한 글을 썼다는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멋진 시어머님도 화이팅 님도 화이팅입니다 ㅎㅎㅎㅎㅎ
이럴 수가 진정 애절한 염장글이군요. 비쥬님 홧팅입니다...
ㅎㅎㅎ 멋진 하루를 보내셨네요 ^^
세상이 하루아침에 변하던가요~^^ 그래도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한거 아닙니까~?! ^^* / 비쥬님~^^ 담에 <있을 수 없는 일> 또 생기면 염장 한번 더 질러유~~^^*
<있을 수 없는 일> 은...일어날까요? 이건 핵폭발후에 터진 수습용입니다..^^ 아...버선을 뒤집어 보일수도 없고..ㅎㅎㅎㅎ 걍 패쑤~
ㅋㅋ 글 넘 실감나게 쓰셔서 전 상황까지 보는듯이 읽었네요
님의 상상력이 풍부하신 탓일 겁니다...^^ 제가 세밀히 묘사하면 회원님들 다 열받을 거 같아서..뭉뚱그려 씁니다^^
ㅎㅎ 비쥬님....홧팅~~ 남편분이 경상도 태생이신가요? 표현하시는게 약간 서투르시네요... 그래도 계속 그렇게 대쉬를 해봐요.. 예전의 울 남편을 보는 듯...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변하기도 합니다... 울 남편처럼... 그래서 계속 홧팅팅팅~~1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헷갈립니다 ^^
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사시네요~~화이팅
연속극은 원래 재밌있잖아요...우리는 드라마의 온갖 요소를 다 갖췄답니다.
시어머님의 배려.. 따뜻하고 감사하게 느껴지네요.. 더불어 남편께도 시댁에도 잘하시는 비쥬님..^^* 앞으로 이렇게 놀라실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쁜 글 감사합니다...
놀랄때마다 올릴께요...^^ 너무 놀라서 회원님들이 쓰러지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비쥬님 멋져요.....노력하시는 모습이 아름다워요....남편이 변화될거라는 좋은느낌이 팍!!팍!!옵니다.....
어머님 말씀 때문에 제가 얼떨결에 영화관 간거지요 ^^ 그런데 마음없이 영화관 가면 모 합니까..ㅎㅎㅎ 영화 보는 내내 불안...집에 오니까 왜 그렇게 편한지..ㅎㅎ
햐!! 그 상황에서도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다하시는데 그남자 도대체 매력이 무얼까?.....
미술관벙개 때 사라지셔서 몇 편 훑어봤심더~ ㅎㅎ 왠지 가심 한 켠이 아픔은~~~~~바닷 속에만 존재할 것 같았던 기적같은 일이 이젠 일상의 수면으로 올라오길 기대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