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녕사 여성출가학교 3기 회향식
MZ행자 등 10명, 1월25일 졸업
보름간 수행자의 삶 그대로 체험
진상스님 “생각·말·행동 다스려야
내면에서 답 찾으며 잘 살아가길”
행자들 “눈물 쏟으며 마음 치유해
집착 걱정 버리고 현재 충실할 것”
1기 졸업생 “삶 변해” 근황 전해와
“버림으로써 행복을 얻었어요.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난 1월25일 제3기 여성출가학교 회향식이 열린 수원 봉녕사(주지 진상스님).
노란 법복을 입은 행자 10명이 ‘스님들과 보름 살기’를 마치고 마음을 씻어냈다.
1월25일 제3기 여성출가학교 회향식이 열린 수원 봉녕사.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사진 가운데)를 비롯한 스님들과 행자 10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선물한 특별한 성찰의 시간이었다.
매일 오전4시 기상해 오후9시 취침할 때까지 스님들과 함께 생활하며
예불, 발우공양, 자비수참 기도, 일보일배, 명상, 요가, 사찰음식 실습 등
수행자의 삶을 그대로 체험했다.
외부의 성공과 인정에 쏟았던 시선은 내면으로 향했고,
‘미운 사람’을 초대했던 상상 속 다실 차명상에서는
인지하지 못했던 마음속 응어리까지 눈물과 함께 녹여냈다.
대적광전에서 진행된 회향식에는 평화로운 기운이 맴돌았다.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은 따뜻한 미소와 함께 수료증을 건네고 있다.
밝은 눈빛으로 미소 짓고 있는 행자들.
고등학생 참가자가 눈을 감고 차분히 스님들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다.
대적광전에서 진행된 회향식에는 평화로운 기운이 맴돌았다.
행자들은 밝은 눈빛으로 미소 지었다.
때로는 눈을 감고 차분히 스님들 말씀에 귀 기울였다.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은 따뜻한 미소와 함께 졸업증을 건넸다.
진상스님은 “여러분은 2주간의 마음 치유 과정에서
저마다 긍정적인 답을 찾았으리라 믿는다”라고 격려했다.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이 행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하고 있다.
이어 진상스님은 “부처님 가르침 따라 말과 행동에 앞서 생각을 가다듬으면서 살아간다면
여러분들의 현재와 미래를 변화시켜나갈 수 있다”며 “답은 그대 안에 있다.
앞으로 살아가며 어려움에 처해도 각자 내면에서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봉녕사 석좌교수 도혜스님은 하루 30분, 수행을 이어갈 것을 권했다.
봉녕사 석좌교수 도혜스님은 하루 30분, 수행을 이어갈 것을 권했다.
도혜스님은 “세상일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부처님께서
자기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라며 “분별망상이 일어나는 즉시
부처님 명호를 가져다놓아 무한한 맑은 에너지를 쌓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하루 단 30분 염불이나 명상을 하며 마음을 청소한다면
활력과 지혜가 생겨 마음이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적연스님은 “스스로를 내려놓고 상대를 존중할 때 진정한 화합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봉녕사 율주이자 불교다례 및 차명상마스터 적연스님은
“스스로를 내려놓고 상대를 존중할 때 진정한 화합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공간에서 지낸다는 건 정말 어려운 경험”이라며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족에게, 직장에서 실천한다면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스님은 “게으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항상 부지런하라”며
“봉녕사 밥이 생각나면 언제든 오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발원문을 낭독하는 행자들.
스님들에게 삼배하고 있다.
회향식을 마친 뒤에는 스님들과 가족들을 비롯해 1, 2기 졸업생들이 모여 긴 인사를 나눴다.
여연지 행자(34)는 스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불자인 친구의 권유로 출가학교에 참여했다.
여연지 행자는 “친구가 성질머리를 고치려면 사찰에 다녀오라고 했다”며
“불교를 몰라 처음엔 ‘부처님이 한 분이 아니라고요?’
엉뚱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고 웃어보였다.
특히 차명상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참가자들 모두가 눈물을 쏟았다.
평소 마주하기 힘들었던 내면의 감정들과 만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여연지 행자는 “감사한 사람, 미운 사람을 불러서 차를 대접하고서 배웅했는데,
나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마음속 응어리들을 발견하고서 눈물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출가학교는 과거에 집착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살지 못했다는 걸 알게 해준 시간”이라며 “어떠한 질문에도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정성으로 함께해준 스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외부로 향했던 시선을 거둬 내면으로 집중했던 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직장 스트레스를 타파하고 싶었다는 세인 행자(37)는 ‘묵언’을 지키느라 혀를 깨물기도 했다.
세인 행자는 “외부로 향했던 시선을 거둬 내면으로 집중했던 시간”이라며
“평소 주변사람에 과도하게 관심갖고 챙기면서 힘들었는데,
내가 먼저 단단해져야 건강한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이어 “직장인으로서 2주라는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았는데, 정말 후회없는 시간”이라며
“사회생활을 하면서 돈과 사랑, 명예에 끄달리지 않나.
버림으로써 행복을 얻었고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졸업증을 받는 참가자들.
고등학생 참가자도 있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참여한 설경화 행자(17)는 ‘공양게’를 언급했다.
설경화 행자는 “모든 순간이 누군가의 정성과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걸 알았다”며
“일상의 작은 것들에도 감사하게 됐다”고 전했다.
엄마에게는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는 시대이다 보니,
학교로 돌아가서 친구들에게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1, 2기 졸업생들도 회향식에 참여해 행자들의 새 출발을 축하했다.
1기 졸업생 여래향 행자(54)는 이날 ‘출가학교, 그 후’ 이야기를 들려줬다.
여래향 행자는 “삶의 태도가 바뀌었다”며 “당시 아들과의 관계가 고민이었는데,
내가 바뀌니 아들이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했다.
여래향 행자는 “아들이 성과를 내고 최고가 되길 바랐는데,
그것만이 성공이 아니었고 우물 안에서 성공을 찾으려 했다는 걸 알았다”며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하나도 중요치 않다.
아들이 좋아하는 일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성공”이라고 전했다.
마음이 눈 녹듯이 편안해졌다는 여래향 행자는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분들,
마음의 여유와 내공, 평화로운 힘을 얻고 싶은 분들은 꼭 참여하길 바란다”고 권했다.
주지 진상스님과 행자들이 마주보며 인사하고 있다.
불상을 바라보고 선 행자들. 4기 여성출가학교는 올해 여름 진행될 예정이다.
봉녕사 여성출가학교는 출가자 감소에 대한 대안으로
2024년부터 봉행돼 실제 출가자를 배출하는 등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또 출가를 꿈꾸는 이들의 체험장을 넘어,
바쁜 현대인에게 삶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보름간 스님들의 일상을 체험하며 내면을 성찰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키우는 등
부처님 법을 바탕으로 현시대에 필요한 정신을 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4기 여성출가학교는 오는 7월26일부터 8월2일까지 7박8일간,
5기는 내년 1월29일부터 2월12일까지 14박15일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