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서류 심사 하자” 책임 회피 일관
골프장 행정 신뢰 회복 위한 개선책 시급
“대책위와 대화로 풀었다면” 아쉬움 남아
“경기도 행정의 공신력을 더 이상 실추시키지 않기 위해 미산 골프장 조건부 승인을 철회하고 부결했습니다.”
안양호 경기도 행정부지사 3월 2일 아침 10시 30분경 경기도청 브리핑 룸에서 도시계획위원회의 지난 1월 16일 미산 골프장 건설 조건부 의결을 철회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골프장 건설의 부당성과 불법성을 주장해온 수원교구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정당성을 확인받는 순간이었다.
안 부지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줄곧 안성시와 시민대책위, 천주교 측과 항상 대화하며 양측의 의견에 귀 기울여 왔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부결의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미묘한 발언을 해서 눈길을 끌었다.
안 부지사는 승인 철회와 부결의 이유를 시민대책위와 천주교 측과는 달리 모 방송과 언론에서 조사가 잘못된 곳을 구체적으로 지적 했고 그래서 그곳을 다시 조사하게 됨으로써 오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그 과정에서 임목축적도 조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허위공문을 안성시가 조사기관에 보낸 것이 확인되어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다룬 심사 서류의 중대 하자가 발생했기에 조건부 승인을 철회하고 부결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부결의 직접적 이유가 안성시가 하자 있는 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이라는 의미로 풀이되며, 법과 원칙에 따라 골프장 용지로 형질 변경을 할 수 없는 곳이란 답은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은 이미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골프장 부적합 지역으로 판정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경기도는 8년을 끌어 온 지금 시민대책위와 천주교 측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충분히 대화하며 귀 기울였다고 할 수 있는지, 철회와 부결의 이유를 안성시의 허위 공문과 그로인한 임목축적도 조사의 오류로만 얘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또 도지사를 포함, 관계 공무원들에 대한 책임 소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이미 실추된 공신력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아울러 경기도는 그 무엇에 앞서 연 인원 수만 명에 이르는 시민대책위와 천주교 사제단, 교우들의 단식과 노숙을 통한 간절한 기도와 불법에 대한 지적의 소리는 무시한 채, 안성시에서 제출한 거짓 종이 뭉치만을 맹신한 것에 대한 해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골프장관련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2009년 2월 27일의 현장확인을 통해, 우리가 주장했던 많은 문제점 중 일부가 확인되었고, 경기도의 거짓말 행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며 ”단 하루의 현장확인이면 족할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와 수많은 민원을 야기시키고, 그로인해 땅에 떨어진 경기도 골프장행정의 신뢰도 개선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현 수원지사장
#안양호 행정1부지사, 경기도 골프장 조건부 허가 부결 발표문
“안성시 중대한 서류 하자로 부결”
입목축적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오류가 발견된 점과 이에 따라 경기도 행정의 신뢰가 실추된것에 대해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 및 행정을 총괄하는 부지사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안성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변경, 도시계획시설) 결정」의 건을 지난 09.1.16. 회의에서 조건부 의결한 바 있으나, 3월 2일 회의를 개최하여 이를 “철회”하고 동 안건을 “부결처리” 하였습니다.
당초 09년 1월 16일 도시계획위원회에서는 입목축적조사서를 포함한 도시계획 서류를 근거로 조건부 의결하였으나 언론 및 반대대책위원회에서 입목축적조사에 대하여 구체적인 표준지(93)에 대한 오류를 제기함에 따라 경기도 관련부서가 09.2.27 입목축적조사자, 안성시, 반대위, 언론과 함께 현지 확인을 하였습니다.
확인결과, 모두베기 지역에 속해있는 93번 표준지와 139번 표준지의 조사가 잘못된 것을 발견하였으며, 뿐만 아니라, 잘못된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에 입안자인 안성시장이 산림조합중앙회 전라북도지회에 발송한 공문에서 “5년 이내에 모두베기한 지역이 없다”는 허위의 사실을 통보함으로써 전북지회가 입목축적 조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 3.2 개최된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입안자인 안성시의 서류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여 동 도시계획 결정의 건을 부결하고 안성시에 반송하기로 의결하였습니다.
경기도도시계획위원회는 골프장 도시계획결정에 있어 그동안 법이 정한 절차를 충실히 지켜왔고, 향후에도 법 절차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심의해 나갈 것입니다.(2009.3.2)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
▨ 시민대책위원회 성명서(요지)
2009년 3월 2일 경기도 도시계획위(이하 “도시계획위”)는 중요한 결정을 하였다. 미산골프장 시민대책위가 1월 14일부터 48일 동안 이곳 경기도청 앞에서 노숙하며 요구하였던, 미산골프장의 인허가를 취소한 것이다. 먼저 이 결정을 환영하며,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준 도시계획위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 미산골프장은 우리 삶의 이웃들에 대한 생존위협
우리가 미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것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천주교 미리내성지 때문이 아니다. 우리의 반대는 미산골프장이 우리 삶의 기반이기도 한, 우리 삶의 이웃들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미산골프장이 위치하는 곳은, 산사태로 우리 삶의 이웃인 사람들이 2명 사망하였고, 또 다른 이웃들인 수많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동물들이, 우리 인간들보다 더 먼 시간부터 시간을 알 수 없을만큼 오랫동안 살아온 곳이다. 또한 여전히 산사태 위험이 높아 또 다른 이웃들인 마을주민과 골프장 이용객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곳이다.
▲법을 어기고 검은 돈이 오간 골프장사업
이러한 곳에서 법을 어겨가며, 검은 돈이 오가면서 사업이 추진되었다. 이동희 안성시장은 골프장사업의 편의를 봐달라는 사업자로부터 2006년 2월 돈 1,000만원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측근들에게 전달된 돈으로 선거도 치루었다. 그리고 미산골프장 예정부지에서 2002년과 2004년 나랏돈으로 법을 어겨가며 대규모의 간벌사업을 시행하였다.
▲ 엉터리 서류에 거짓말까지 동원하는 골프장사업
미산골프장 예정부지에서는 이미 2002년과 2004년 두 번에 걸쳐 사업이 신청되었고, 2번 모두 환경부로부터 부동의되었다. 환경부에서 두 번이나 같은 지역의 사업신청을 부동의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성시는 2005년 2월 신청된 미산골프장 인허가서류의 내용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 법을 어기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기도의 골프장행정
대한민국은 법에 의해 지배를 받는 곳이다. 2007년 5월 환경부는 미산골프장에 대해 경사도 20도 이상지역은 자연그대로 보호하라는 취지의 협의를 해주었다. 환경정책기본법에 의해 경기도는 이를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경기도는 이를 지키지 않았고, 2009년 1월 16일 이를 철저히 무시하면서 미산골프장에 대해 조건부 의결을 하였다.
2009년 2월 27일 경기도는 안성시와 전북산림조합을 대동하고, 미산골프장에서 숱한 의혹을 받아온 산림(입목축적)조사에 대한 현장확인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조사자의 엉터리조사 고백에 따라, 급기야 3월 2일 도시계획위를 다시 열고, 조건부 의결을 취소한 후, 미산골프장 사업에 대해 부결 결정을 하였다.
하루 몇시간 동안에 확인할 수 있는 현장확인이 2007년 1월 4일 경기도에 서류가 제출된 이후, 2년 동안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의 요구>
1. 도시계획위와 관련된 의혹들의 진상을 규명하라.
- 경기도가 공식으로 인정하고 있는 전북산림조합 조사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 전북산림조합의 조사보고서 이외에, 미산골프장의 입안서류와 관련하여 경기도가 인정하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 3월 2일 도시계획위 부결의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2. 미산골프장과 관련된 의혹들의 진상을 규명하라.
- 안성시가 자행한 2002년과 2004년 국비를 이용하여 법을 어긴 간벌사건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라.
- 2004년 표고자목을 명분으로 모두베기가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도 그 목표가 시행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라.
- 사방지 상태에서 국비를 이용한 위법적 간벌이 시행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
- 미산골프장 부지에서 발견된 대규모 소나무 벌채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
3.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 및 도지사의 사과를 요구한다.
-공석 중인 천주교 공무원교우회장의 명의를 도용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라.
-국회의원, 도의원에게 ㅓㄱ짓말을 하고 도청 홈페이지에도 거짓 공시를 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라.
-도시계획위에 조작된 문건이 제출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라.
-미산골프장 인허가과정에서 법을 위반한 각종 사안의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라.
-미산골프장 인허가과정에서 환경부의 협의의견이 무시되고, 국립환경과학원의 현지조사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사안의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라.
-단 하루의 현장확인이면 족할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와 수많은 민원을 야기시키고, 경기도행정의 신뢰를 실추시킨 업무의 담당자와 책임자를 문책하라.
- 경기도 행정이 합법적이고 정의롭다면서 종교비난까지 서슴치 않은 김문수지사는 대책위와 도민에게 사과하라.
4.골프장행정에 대한 제도적 개선책을 제시하라.
- 땅에 떨어진 경기도 골프장행정의 신뢰도 개선의 대책을 제시하라.
- 현장확인조차 하지 않고, 거짓말과 변명만 일삼는 공무원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