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길에 서서
- 신석정
푸른 산이 흰구름을 지나고 살 듯
내 머리 위에서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
어제는 경북여성문학회와 구곡시문학회 주관으로
천안 국학원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국학원 측에서 준비한 교육프로그램에서 모처럼 뜨겁게 울어보았습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임을 깨달은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이 거룩한 나의 일과여야 함을......
그리고 유관순 열사의 바뀐 영정 앞에서 한참을 고개 숙였습니다.
동상 앞에서 만세 삼창을 목청 높여 외쳤습니다.
돌아오는 들길이 싱싱하게 푸르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