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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제 어쩔건데.'
'먼저 장호연쪽에서 그렇게 나와주시니, 그럼 이참에 내 평생 소원대로 걔한테 자기 심장을 달라고 한번 해볼까봐"
"하나만 묻자. 그때부터가 맞는거냐?'
'그때?'
'그때...네 엄마랑, 장호연 아버지 장례식때.'
'아니,'
'그럼?'
'장호연이 응애!하고 세상에 첫 울음을 터트렸을때부터...'
'미저리도 저리 갈만큼, 기네스감으로도 손색없을 정도의 대단한 미친사랑이군'
비에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며 창가끝에 걸터앉는 녀석을 향해,
담배를 끼고 있던 손을 들어올려 '짝짝짝' 세번의 박수를 보내는 우류녀석.
그런 그를 향해 슬쩍 웃음을 내비치며 녀석은 고개를 창밖 너머로 옮겼다.
쉬익-!
고개가 돌아가기 무섭게,
또다시 우류녀석은 옆에 놓여있던 무언가를 집어 녀석쪽으로 던져보였다.
날렵한 반사 신경을 이용해 가뿐하게 손으로 낚아체 잡아선 펼쳤다.
우류녀석이 제일 아끼던 프랑스제 금색 지포 라이터.
'병에 걸린 놈은 병에 걸린놈 답게 행동하면 그뿐이다.'
입술에 끼고 있던 담배의 재를 재털이에 '툭툭' 털어내며
우류녀석은 흘려뱉듯 지나가는 소리처럼 작게 읊조림을 내뱉었다.
손바닥에 올려있는 라이터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던 녀석의 입술에
보일듯 말듯 자그만한 평범한 미소가 걸터 앉았다.
천천히 손바닥을 쥐어 라이터를 감춰 보이며,
혼자만이 들을수 있는 목소리로 작게 말을 내뱉어 놓는다.
'미친사랑이라도, 기회가 온 이상은....쉽게 놓기는 힘들지.피식'
그런눈빛으로 보지마라. 제발.
그렇게 차가운 표정도 집어치워.
그게 지금 너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해?
"네가 날 죽이기 전에....내가 먼저 널 기필코 죽일거야...한탁."
잡아쥐고 있던 손을 오기스럽게 빼낸 호연이 뒤돌아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아직 식지 않은 그녀의 온기가 남은 손을 잠시 내려다 보던 녀석의 고개가,
그 옆에 서있던 이슬쪽으로 향했다.
"일을 벌려 놓았으면, 단서부터 없애는게 순서 아니던가?"
"하...한탁...오빠."
일정량의 움직임을 보이던 심장마저 얼어붙게 만들만큼 서늘한 저음을 내뱉으며
녀석이 서서히 이슬과의 거리를 좁혀 들어갔다.
이미 벽에 붙어 서있던 터라 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 이슬은,
직시하고 있는 녀석의 눈빛을 조금이라도 피해보려 슬쩍 고개를 돌려 보려 했지만,
그전에 녀석의 손이 그녀의 턱을 꽉 비틀어 잡아쥔체 자신의 얼굴에 정확히 고정시켜버렸다.
"원하던것중, 하나는 손에 넣었고, 또 하나는 확실히도 잃었군."
"저...전...단지..."
"그 앙증맞은 손에 얻은건, 내 관심. 그러나 어리석게도 손이 그렇게 작아 확실히 쥐지 못하고 떨어뜨려 잃어버린건, 내 인내심."
"오...오빠...."
"제2의 장호연이 되고 싶다 이건가?, 정 그렇게 원한다면 지금부터 톡톡히 실감케 해주지."
간신히 잠재웠던 야수의 본능이 다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해 간단하게 통화를 마친 녀석은,
폴더를 접어 주머니에 꼽자 마자 곧바로 망설임없이 양손을 뻗어
이슬의 마이를 '드드득-' 튿어 버리듯 거칠게 열어 버린후,
와이셔츠 역시 찢다시피해, 채워져 있는 단추를 송두리째 전부 바닥으로 직행시켰다.
"이...이러지 말아요!!!"
"몰랐나본데, 개 한테는 저항하는 권리따윈 주어지지 않아."
"자...잘못했어요!!..허엉...한탁오빠...제가..정말 잘못했어요!!!"
"틀렸어. 지금 네가 해야할일은, 잘못을 뉘우치는게 아니라...어서 먹어달라 꼬리를 흔들어 대면서 아양을 떨어야 하는게 적합해."
"제..제발!!!...아아악!!!..잘못 했어요!!!...다신...다신....으어어엉..."
"휘리이~요새 좀 잠잠하다 싶었는데, 이 녀석 큰 건 하나 또 크게 올려주는구만."
"근데, 임마.. 난데없이 캠코더는 왜 챙겨오라는거냐?"
"설마...너...."
물불따윈 보이지도 않는다는듯 격하게 구는 녀석의 행동에,
극한 충격을 받은 이슬은 어떻게든 녀석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바들바들 떨며 연신 울음섞인 사죄를 되풀이하며 양손을 싹싹 빌어보였다.
그때 녀석이 전화로 불렀던 무리의 녀석들이 하나, 둘씩 어슬렁거리며 모습을 드러냈고,
그 중 한녀석의 손에는 전원버튼이 깜빡거리는 작은 캠코더가 하나 들려 있었다.
살결을 드러낸체 간신히 브래지어를 팔로 가린체 저항하고 있던 이슬을
계속해서 위협적으로 범하려 하던 녀석이 손을 멈췄다.
"흐흐흑....자...잘못했어요....한탁...오빠..."
그 순간만큼은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싹싹 빌어대던 이슬이였으나,
녀석에게서 자비를 바라기에는 한참 모자란 뉘우침인듯 했다.
그녀에게서 살짝 떨어진체 격한 움직임으로 흐트러진 모양새를 슬쩍 정리한후,
녀석은 앞에 있는 무리 녀석들을 살짝 스쳐 지나가며 명령어를 내뱉었다.
"올인시켜놔."
녀석을 비롯한 또래 세계에서 유행어처럼 흔히 쓰이는 말이다.
조커를 주었으니, 올인을 시켜라.
맛보기를 보여줬으니, 마무리는 니들이 해놔라.
한 마디로, 나체쇼를 만들어, 증거로 남겨둬.라는 의미.
"아악!!...한탁 오빠!!!..잘못했어요!!!..제발...제발...한번만.."
*
뒤 한번 돌아보지 않은체 끊임없이 계단을 뛰어 내려 갔다.
눈물 때문에 제대로 앞을 볼수가 없어,
간혹 부딪치는 사람들에게 '미안' 이라는 말만을 되 풀이하며 그렇게 교실 건물을 빠져 나왔다.
지금 당장 이 곳에서 벗어나고만 싶다.
어디라도 좋으니까, 그 녀석 생각을 단 1초만이라도 완전하게 지워낼수 있는 곳이 존재하면 좋겠다.
정 중앙으로 쏟아지는 햇빛을 맞으며 막힘없이 뛰어감을 잇고 있을때,
내 다리를 정지 시키게끔 하는 사람이 이미 한 템포 빠르게 정지자세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한겸사부도 바로 볼수가 없었다.
살짝 고개를 떨군체 그를 지나치기 위해 옆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이미, 그는 나와 근접한 거리에 다가선체 빙그레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굿모닝. 제자"
"네..."
"어제 밤새 비가 내려서...오늘은 날씨가 참~ 눌러붙은 인절미마냥 암울할줄 알았는데..의외인걸?"
"네..."
"여기 또 하나 의외가 있는거 같은데?"
"네..."
"이 공한겸이가 좋아하는 귀여운 제자는 어디가고, '네' 밖에 할줄 모르는 둔갑 인형이 있는거지?"
"네..."
"고개 들어봐."
"네..."
한겸 사부가 하는 말들 하나씩, 하나씩 전부다 귀에 잘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도 내 대답은 단 한가지 '네' 밖에 내뱉을 줄을 몰랐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조금이라도 다른 말을 하고자 머릿속을 살짝 틀기만 해도,
왠지....
왠지....
그 녀석이 떠올라 버릴것만 같아서....
그럼 바보처럼 다시 뒤돌아 그 녀석쪽으로 뛰어 갈지도 모를거 같아서...
내 의지가 아닌 한겸사부의 조심스런 손길에 내 얼굴이 들어올려져 버렸다.
들키면 안되는데,
제동장치를 잃어버린 고장난 차처럼 내 눈에서는 막힘없이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급격하게 얼굴색이 변해가는 한겸사부.
"또, 그 녀석 짓이야?"
목소리 역시 무섭다고 여겨질 정도로 저음이 돼 버렸다.
맞다고!, 그렇다고!
그러니까 얼른 가서 나대신 그 녀석에게 칼이라도 꽃아달라고 떠 넘겨야만 정상인데...
행여, 한겸사부가 그 녀석을 때리기라도 할까봐,
당장이라도 뛰쳐가 그 녀석을 아프게 할까봐,
느릿하게 고개를 저어대며 아니라고 부정을 하는 내꼴이 참, 역겹다 못해 증오스럽다.
"그럼 왜 그러는건데..."
"아파서요..."
"아파?, 어디가. 그래서 조퇴하는거야?, 가방은. 아니...병원...병원 가자!"
마음이 아파요...
차라리 미쳐라도 봤으면 좋겠는데,
한겸사부가 누군지,
내 엄마가 누군지,
눈에 보이는 것들이 무엇인지가 너무 잘 전달이 되서.
미쳤다고는 감히 하지도 못하겠어...
이 아픔이 나 때문에 아픈게 아니라,
그 녀석 때문에 아프고 있다는게 정말 끔찍해요...
"한겸사부..."
"어?, 아! 택시 부를게 지금."
"이런말 하기 너무 우습지만..."
"..........."
"그래도 우리...잠깐동안...서로가 좋아해서...사귀기로 한건 맞으니까.."
"..........."
"그러니까...지금 내가 하는말....해야되는게 맞을거 같아서...."
"............."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우리....헤어져요."
열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내 이마에 손을 올리고 있던 한겸사부의 손이,
나뭇가지가 뚝 하고 부러지듯 떨어져 나가 바닥을 향했다.
"주워담자. 그말."
"아..아니요....그러지 않을래요..."
"네가 힘들면, 내가 주워담을게...여기, 저기 떨어진거....또는 바람에 휩쓸려서 이미 저 멀찍이 날라가 버린거...전부..다 주워담을게."
"그러지 마요....한겸사부..."
"말했잖아, 내가 힘 하나는 천하장사 버금갈만큼 무진장 갖고 있다고."
"흐...흡...."
"그러니까 내가 다 주워 담을동안, 넌 그냥...편하게 지켜보고만 있어주면 돼."
"한겸....사부..."
"감사하다며...그럼, 그냥 쭈욱 나한테 감사하면서 내 옆에 있어주는게 옳아."
"................"
"쿨 하게 놓아주고 싶지만, 난 현실적인 남자라서...어떻게서든 잡아 물고 늘어지더라도 늘어지는쪽을 선택할거니까."
바로 세워져 있던 한겸사부의 고개가,
천천히 천천히 바닥으로 떨구어져 내려가고 있음이 보였다.
처음부터,
이 남자역시 못본척 지나쳐 버릴걸 그랬다.
따뜻한 호의도,
친절한 배려와 관심도....
빗물에 휩쓸리는 먼지처럼 못 본척하며 지나쳐 버릴걸.
조심스레 발을 앞으로 디뎌 한겸사부의 가슴에 내 얼굴을 묻어 버렸다.
"미안해요...."
"이번에도 나, 간신히 성공한거 같네."
"정말...미안해요...."
"또 한번, 가려는 네 발목...확실히 붙잡아 세운거 맞긴 한거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린후 팔을 뻗어 그의 허리를 슬며시 잡아쥐었다.
그때 한겸사부의 핸드폰 벨소리가 선명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잠깐 실례~"
금새 장난스런 미소를 비치며 살짝 떨어져 핸드폰을 귀에 대는 한겸사부.
"그게 무슨소리야. 차근차근 한글자씩 또박또박 말해보라고...뭐?..우리 이슬이가...뭘...당하고...있다고...?"
설마!!!
공이슬꺼져~ 랄라 탁아 ㅜ 어서호연이한테로 ㅜ엉엉 ㅜ
완전 감사요 앙쿄님~[탁이 조낸 달려라~]
이슬아 그냥 가렴 한탁♡ > <
…. 잘 읽고 가요‥, ^-^,
근데 이슬이한테 너무 심한것 같아요...
불쌍하다ㅠ_ㅜ
아, 탁이 진짜 잘돼야되는데. 호연이랑
탁이는성격좀고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