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에는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포스지만, 오늘만큼은 마음껏 웃었습니다. 통으로 가비지 타임이었던 4쿼터에
역시 꾸준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오늘도 채 30분이 되지 않는 출장시간 동안 8/14의 야투율로
21점 13리바운드(5오펜)를 '어느샌가' 기록했습니다. 고교시절의 라이벌이었던 로버트 스위프트가 상대 선발 센터로
나와서 매치업이 되었는데.....한마디로 완전 미스매치. '이젠 너와 사는 세계가 다르다' 라고 말하는 듯한 클래스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백코트의 괴물과 골밑의 괴물, 거기에 최근 새로운 완소로 떠오르고 있는 텔페어와 (9점 4리바 5어시 1블락 1턴오버)
본래의 완소의 모습을 되찾은 곰플(10점 6리바 3어시 3스틸), 여전히 파괴력 하나는 끝내주는 크랙(7/9 FG, 14점 6리바)
등 미네소타 주전 전부가 불타오르는 바람에, 사실상 3쿼터 중반 이후 경기는 통 가비지타임으로 흘러갔습니다.
4쿼터는 그냥 카니와 러브의 쇼타임. 이미 의욕을 잃은 오클라호마는 무의미한 공격으로 일관했고 덕분에 카니는
무수한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었고 러브는 23분 출장에 16점 15리바 (4오펜) 2어시 1블락이라는 괴물 스탯을 찍었습니다.
로드니 카니. 정말 엄청난 운동능력과 수비력의 소유자입니다. 이 친구를 TE만 주고 데려왔다니....(게다가 유타1라운드픽은 덤...)
맥칸츠가 카니로 대체된 이후, 미네소타의 경기력은 몰라보게 향상되었습니다. 도대체가 지칠 줄을 모르는 체력과 육상선수를
연상케 하는 스피드, 중력을 무시하는 점프력...역시 '체대생' 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비록 기초적인 트래블링을 자주 범하고 슈팅에 기복도 있지만....카니의 활약은 도저히 메울 수 없을 것 같았던 브루어의
공백을 최소화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4쿼터에 덩콘에서나 볼 법한 슬램덩크를 보여주었으며 (2001년 덩콘 챔피언 데스먼드
메이슨이 생각나는 엄청난 슬램이었습니다.) 자유투 라인 근처에서 날아올라 제대로 '스카이 워크'를 보여준 후 앤드원을
따내기도 했습니다. 미네소타가 정말 오랜만에 가져보는 휴먼 하이라이트 필름입니다.
케빈 러브. 보면 볼 수록 정말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갓 스무살의 소년이지만 그의 보드장악력은 이미 리그 최상위급입니다.
잠시 NBA의 높이에 적응을 못해서 득점력이 상당히 빈곤했었는데, 최근에는 득점에도 눈을 떠가고 있습니다. 특히 맥헤일의
지도 아래 빅 알과 연습했다는 '골밑까지 밀어붙인 후 샷 훼이크로 자유투 얻어내기'는 러브의 주 득점루트입니다. 또한
루키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최고급의 스크리너이기도 하죠. 수비력도 생각보다 좋습니다. 최근 20분이 좀 넘는
길지 않은 출장시간 동안 20-10 비스무리한 스탯을 기록하는 사랑스러운 만행을 자주 저지르고 있습니다.
시그내쳐 무브인 리바운드 후 쿼터백 아웃렛도 이젠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두 차례나 나왔죠.^^
정말...미네소타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멋진 장면입니다. 촤악 - 뻗어나가서는 속공 뛰고 있는 동료에게 자로 잰 듯이
탁 안기는 패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코트 전체를 궤뚫어보는 시야를 가진, 정말 흔치 않은 빅맨입니다. 메이요가 Roy급 포스를 내뿜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미네소타 팬 입장에서는 그가 크게 아쉽지 않습니다. 메이요가 왔다면 러브가 팀에 없었을 테고, 랜디 포스의
이 미칠듯한 브레이크아웃도 기대하기 힘들었을 테니까요.
현재 미네소타의 이 엄청난 상승세 뒤에는, 케빈 맥헤일 감독의 용병술이 숨어 있습니다. 그는 팀에 솔리드한 포인트가드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점을 전제로 한 전술을 펼칩니다. 특히 눈에 확 띄는 점이 있는데, 미네소타의 공격에서는
빅맨 가드 할 것없이 무한 스크린입니다. 심지어 빅 알이 포스의 스크린을 타고 공을 받으러 나오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징하게도 걸어 대죠. 덕분에 미스매치도 자주나고, 오픈찬스도 많이 납니다. 빅 알에게로의 볼 투입도, 예전처럼 무조건
빅 알이 자리 먼저 잡고 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일단 픽앤롤입니다. 포스의 득점이 확 올라간 것과도 무관하지 않죠.
상대는 빅 알만 막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픽 타고 달려드는 포스까지 견제해야 합니다. 이때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엇나가면
바로 이지 포인트 허용....머리아프죠. 위트먼의 시스템에서는 일단 빅 알이 포스트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가 PG 로서는
매우 큰 키를 이용, 쉽게 볼 투입하고 거기서부터 공격을 풀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재 맥헤일의 시스템이 좀더 포스와 빅 알을
100% 활용하는 방법이라 느껴지더군요.
또한 맥칸츠를 과감히 버리고 로드니 카니를 중용하고 있는 점, 최근 떠오르고 있는 '오나전 소중한 아저씨' 브라이언 카디널의
재발견 등 맥헤일의 공헌은 정말 지대합니다.
오클라호마 쪽 이야기를 해보자면...오늘은 워낙 힘 한번 못쓰고 무너졌기에, 전체적으로 너무나 무기력했습니다.
그래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버럭. 정말 에너지틱합니다. 좋은 운동능력과 좋은 볼핸들링의 소유자. 하지만 점퍼에
자신이 없더군요. 와이드 오픈찬스에서도 선뜻 쏘지 못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점퍼를 장착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정말 가장 의외였던 부분;;; 곰플레이어에게 봉인당한 듀랭듀랭;;;;
듀랭듀랭의 '맞춤형 마크맨'이라 할 수 있는 코리 브루어가 없었던 관계로....듀랭이 꽤나 폭격을 퍼부을 줄 알았는데...
3/13의 야투율로 9득점. 시즌 로우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오크 팀 전체가 무너진 탓도 있지만,
듀랭듀랭 본인의 움직임도 좋지 못했죠. 곰플의 수비가 생각 이상으로 좋기도 했고...
닉 칼리슨은 역시 잘합니다. 그가 솔리드한 6-11...아니 6-10만 되었더라도 오크가 골밑 걱정을 좀더 덜 수 있었을텐데....
비싼 값 주고 데려온 크리스티치는....흠. 적응기가 필요하겠지만, 일단 오늘은 영 아니올시다였습니다. 특히 수비력이 참;;
골밑 득점도 전혀 되지 않았고....오픈 찬스를 잘 잡고 빅맨치고 중거리를 자신있게 쏘기는 하는데, 솔직히 조 스미스와 별
차이를 못 느끼겠더군요. 3년간 15m이 넘어가는 작지 않은 계약으로 데려온 값을 할 수 있을지...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데미언 우리즐과 얼 왓삽. 일명 '삽즐 콤비'는 그들이 왜 삽즐 콤비인지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미네소타 팬 입장에서 참...
고맙더군요.^^;; 그들이 코트에 나와있기만 해도 불안해하는 오크 팬분들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오랜만에 좀 길게 주절거려 보았습니다.^^
지난 주의 이 주의 서부 선수는 알 제퍼슨이었죠. 어쩌면 이번 주 이 주의 서부 선수는 랜디 포스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고의 분위기로 2009년을 시작하고 있는 늑대군단. 그들의 고공비행은 계속됩니다.^^
Go Wooooooooooooooolves!!!!
P.S: 오늘 기록한 랜디 포스의 32점과 케빈 러브의 15리바운드는 그들의 커리어하이 타이 기록입니다. 포스가 기록한 6개의
3점슛은 커리어하이 기록이죠. 서버럭의 12어시스트 역시 커리어 하이 기록입니다.
P.S 2: 오클라호마 썬더는 오늘 경기 전까지 카멜로 앤서니의 기적적인 버저비터로 인한 1패를 포함, 최근 3경기 2승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AP 통신의 Jon Krawczinsky는 이렇듯 분위기가 좋았던 오클라호마의 맥없는 패배에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P.S 3: 오늘의 42점차 승리는 프랜차이즈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점수차 승리입니다. 또한 랜디 포스는 지난 세 경기 평균
25.3득점이라는 놀라운 득점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첫댓글 시즌초부터 오매불망 스크린게임을 원했건만.. 윗트감독은 쉬면서 선수 활용능력 공부를 좀 했으면 하네요. 스크린 게임이야 말로 미네소타에 최적화된 시스템입니다. 좀더 발전할려면 샌안의 하나부터 열까지를 잘 습득하여 적용시켰으면 하네요. 꿀꿀한 요즘 기분을 이놈들이 살려주네요.^ ^.
-방문- 포이-로이 트레이드가 잘못되지 않았음을 포이가 조금씩 증명해 나가고 있군요.
이럴수가 4연승이 42점차 10승째 고고씽 울브스
이제서야 로이에 대한 아쉬움을 접어도 되는거였나요 ㅠㅠ 포이야 너의 미래는 역시 2번이었구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