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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이 조화로운 생명세상을 지향하는
생활협동조합 한살림 (www.hansalim.or.kr) 에서 펴내는 생활문화 월간지 살림이야기
[책 속으로]
무밥이나 무나물이나 입에 넣고 찬찬히 먹다 보면 무가 지니는 부드럽고 모나지 않은 맛이 김치나 장아찌 등의 강하고 자극적인 맛들을 모조리 감싸 안고 배속으로 들어간다. 세상과 맞서 싸우느라 곤두섰던 내 안의 모든 날카로움이 유연해지는 강인한 힘을 가진 것 같다. -6쪽
순환농업의 완성은 씨앗을 받아 심는 것이다. 사는 씨앗은 거의 불임 종자이기 때문이다. 설령 받는다 해도 로열티를 내야 한다. 그런데 토종종자는 상품성이 떨어진다. 수확량도 적다. 그러니 처음부터 재배하는 모든 종자를 토종으로 하지 말고 한두 가지 토종종자로 이어가자. 토종은 우리 환경에서 오랜 세월 재배되어 왔기 때문에 환경적응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저투입 순환농사가 쉽다. -17쪽
나만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 유기농업을 하고 유기농 밥상을 차리는 목적은 아니다. 농촌이 재해를 입어 상태가 좋지 않거나, 또는 풍년이라 시중 가격이 헐값이라 유기농산물이 안 팔릴 때 한 개씩 더 사서 이웃과 나눠 먹거나 선물한다. 소비자 한 명, 한 명이 그렇게 하는 것뿐인데 며칠 새에 완전 소비가 될 때도 있다. 그럴 땐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함께 해낸 저력에 감탄하곤 한다. 농민과 소비자가 가족이며 공동운명체임을 느끼는 순간이다. -21쪽
“자연과 한편이 되면 일이 쉬워져요. 심지가 곧게 서야 초가 일직선으로 나오잖아요. 이때 필요한 것이 중력의 원리, 초 밑부분에 묵직한 추를 매달아요. 또 흘러내려 굳어버린 밀랍을 잘라내 초 밑동을 고르게 해야 하는데, 똑바로 잘리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초가 굳기 전 뜨거운 물 위에 수평으로 올려놓았어요. ‘물은 수평하다’는 자연의 원리를 이용한 거죠. 자연의 법칙과 함께 사는 거예요.” -32쪽
나는 퇴근 후 3~4시간 정도만 난방을 하고 자기 전에 보일러를 꺼 버린다. 보일러가 꺼진 겨울밤 2.4ℓ의 물을 펄펄 끓여 3ℓ용 탕파에 넣은 다음 곰 인형처럼 부들부들한 천 주머니에 싸서 안고 잔다. 아침에 일어날 즈음까지 탕파는 온기를 머금고 있다. 잠에서 깨서는 탕파 안의 따뜻한 물을 세면대에 부어 온수를 틀지 않고 세수한다. -38쪽
아침 해가 밝아오면 아이들은 세움터 앞 작은 모래놀이터에 옹기종이 앉아 소꿉놀이를 시작하고, 아침을 깨우는 노래로 하루를 연다. 가까운 숲에 오르거나 시냇물에서 물놀이를 하기도 한다. 산에 오르는 일은 2년이 지난 지금 아이들에겐 식은 죽 먹기이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용감해서 낯설고 새로운 곳도 개척해 놀이터로 만든다. 사시사철 피고 지는 꽃과 나무들, 사계절 기온의 변화를 온 몸으로 느끼며 지내니 건강하다. 자연의 모든 것이 놀이감이다. -43쪽
▶ 우리들의 유기농
‘유기농’은 2000년대 ‘웰빙’ 바람을 타고 안전하고 몸에 좋은 먹을거리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생산과 소비 규모 모두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생명 순환을 위한 유기농의 첫 마음은 지금 어디에 와 있을까? “생물 다양성을 포함해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고, 농업에 기반한 지역 순환과 자립 경제를 실현하며,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유기농은 전 세계적으로도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우리의 유기농이 걸어온 길을 스스로 살피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질문해 본다.
▶ 살림 살림
따스하고 부드러운 밥 한 술에 새해를 맞는 마음도 풍성해진다. ‘지리산 동네부엌’에서 무버섯밥‧무나물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 본다. 부산 기장에서는 고리핵발전소에서 11㎞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지어진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된 수돗물 공급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무엇이 문제인지 ‘핵 없는 세상을 위해’에서 살펴보자.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고 주목받은 제21차 파리 기후총회. 실제 결과와 앞으로의 전망을 ‘살림의 현장’에 담았다.
[차례]
1월 마음살림 깨어있기
독자에게서 온 편지 농업을 고민하는 잡지가 있어 다행이에요 우리밀 빵을 만드는 독자 반영재 씨
편집부에서 새해, 고맙습니다
지리산 동네부엌 따스한 밥 지어 새해맞이 무버섯밥·무나물·굴깍두기·쪽파김무침
살림의 순간 뜨개질하듯 한 올 한 올 메주 엮기
[특집] 우리들의 유기농
더 나은 유기농은 가능하다 운동으로, 전략으로, 실천으로
씨앗도 거름도 순환되어야 한다 친환경 유기농업에서 유기순환 생태농업으로
인증마크가 아니라 믿음으로 유기농을 유기농답게 하는 건 생산에 대한 신뢰
비가 오건 가뭄이 들건 완벽해야 한다? 24년 생협 소비자로 ‘책임소비’하며 함께 살기
공유와 연대를 위한 도전 유기농 지속을 위한 농지공유운동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핵발전소 옆 바닷물, 당신은 마실 수 있나요? 부산 기장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반대하며
안녕하세요 독소 비우고 건강 채웁시다 ‘비움’으로 건강한 삶을 돕는 의사 정양수 씨
땅땅거리며 살다 “초가 내게로 왔어요” 전남 담양 대숲공동체에서 밀초 만드는 ‘빈도림꿀초’ 이영희·빈도림 씨
살림의 현장 파국은 막았지만 또다시 숙제를 미루다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결과와 전망
협동의 힘 동네 사람들 마음 모으는 방앗간 뉴타운개발을 막아 낸 주민들이 힘 모아, 우리동네협동조합
친환경 도시살이 보일러에 돈이 울고 추위에 몸이 울고 보온 물주머니·룸텐트로 포근한 겨울나기
옛 농부들의 농사이야기 사람 밥값이 개 밥값만 못한 세상 농산물값 폭락이 시작된 1970년대
뛰놀며 자라기 움트고 자라 숲을 이루렴 경기 양평에서 공동육아하며 생태 교육하는 ‘나무숲세움터’
독일댁의 생태적인 삶 작물보다 토양 먼저 땅이 살아 있으면 작물은 저절로 잘 자란다
살림행공 절 스스로를 낮추어 고친다
책으로 떠나는 인문학 여행 억눌렸던 이들의 목소리 집회는 폭력이 아니다
땡땡땡! 새 책 읽을 시간입니다 《숨통이 트인다》 외 4권
이런 전시 저런 공연 예술, 현실 비판과 성찰도 매력적으로
살림 생각 우리와 같은 생명에 대한 연민 같이 살자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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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살림에서 월간 잡지를 만드셨네요. 유익한 내용이 많은 것 같아서 잘 읽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