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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에 이식된 라지마우스 배스(이하 배스)는 100년 앞을 내다 본 국공립 연구원들에 의해 국내 수계에 유입되었다. 물론 그 당시 정계 주변인들은 댐을 건조해 놓고 그 안에 물고기가 없어서라는 아주 간단한 논리를 적용해 승낙을 했을 것이다. 지금 문제시 되고 있는 배스 열풍은 아마도 예상치 못하고서 말이다. 그러나 일부 학계에서는 배스라는 어종에 관한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지금의 과민 반응으로 인해 그 학자들은 순식간에 죄인이 돼 버렸다.
오늘날 배스 시장은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마약 시장만큼 큰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2조엔 이라는 막대한 거금이 배스와 연관되어 돌아가고 있다. 미국은 물론 그의 50배 정도다. 그러나 국내의 실정은 아직도 배스와 연관된 사람들을 '매국노'내지는 불결한 물고기를 추종하는 '환경 파괴자 '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10년 뒤에는 그 입장이 바뀔지 모른다는 움직임이 보여 배스낚시계에 가느다란 서광이 비치고 있다.
레저 문화의 선두 '낚시'
옛 선비들의 풍류 놀이로 인정받던 낚시. 외국의 귀족적인 레저와 비유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던 낚시가 지금은 서민들이나 할 일 없는 사람의 시간 죽이는 '작태'로 전락되어 실업률과 낚시 인구가 종종 비교의 대상이 되곤 했다.
생활 문화가 고급화되면서 레저 문화 역시 고급화 추세로 가고 있는데, 골프나 스키는 이미 고급스런 놀이를 벗어나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또 청소년층에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PC게임은 그 어느 놀이와 비교해도 지지 않을 만큼 많은 수의 동호인들을 가지고 있다. 그 수보다도 더 많은 동호인들이 움직이는 것이 바로 낚시다.
봄이면 수로, 강, 호수 할 것 없이 낚시인들로 붐비는데 낚시인들을 위한 시설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특히 여성 낚시인들이 그 곳을 찾았다면 다시는 낚시를 하지 않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설이 미비하다. 낚시 문화가 퇴보하는 이유 첫번째다.
다음은 쓸데 없이 많은 규제로 인해 돈 없는 낚시인들이 갈곳이 없다는 것이다. 같은 레저라고 말은 하지만 호수나 강에 보트놀이는 허용하고 보트낚시는 허가가 안 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을 가로지르며 흐르고 있는 한강 얘기다. 물론 이유는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물고기가 살고 있어서 위험하다는 것인지 수상 스키나 윈드 서핑을 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보트낚시는 아직도 허가가 나지않고 있다. 물론 낚시를 안하면 배스보트건 고무보트건 무조건 띄울 수 있다고 한다. 오로지 낚시는 연안에서 해야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마지막으로 낚시를 싫어하는 사람들에 의해 법이 바뀌고 있는 느낌이다. 낚시도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알 수 있는 척도로 본다면 이제 국가적인 차원에서 낚시라는 레저를 즐기는 인구들을 위해 시설 확충이나 주변 환경 조성에 일조를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법은 오로지 규제한다는 팻말만 늘어나고 어딜 가도 '낚시 금지'에 '벌금이 얼마다'라는 문구만 보인다. 토종 한민족들은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하는 민족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 '뭐뭐가 금지다'라는 얘기를 하면 바로 '정치도 못하는 것들이' 하면서 더 하고야 만다. 이런 줄달음은 날이 갈수록 더할 것이다.
그러느니 낚시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더 좋은 시설을 만들고 또 시설비 마련을 위해 전 국토의 수계를 유료낚시터화시키면 문제는 간단해 지는데, 그쪽 방면으로 관심들이 없어 지금까지 실행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낚시법은 낚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만든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낚시도 나라 발전에 발 맞춰 성장해야 하는데, 일부 배스낚시 부분만 거품 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배스낚시가 어느 정도 그 가치를 인정을 받을 수만 있다면 전 국민이 보는 낚시 문화가 또 다른 시각으로 보여져, 새로운 낚시 레저로 탈바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낚시를 싫어하는 국내 대기업
바쁘게 돌아가는 대기업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들로 인해 국가 경제가 살아나고 침체되곤 한다. 국내 30대 그룹 중에서 한 회사만 흔들려도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 그만큼 그들이 거느리고 있는 식구가 많고, 또 그 회사에 맞물려 있는 여러 기업들이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도 낚시를 한다. 말단 직원부터 골프 회의를 하는 회장님들도 가끔 낚시를 한다. 바로 손맛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저마다 레저 스포츠 분야에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콘도미니엄을 만들고 프로 농구팀, 프로 축구팀, 프로 야구팀은 있으면서 프로 배스팀은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 지금 들으면 우스운 얘기지만 낚시판에 대기업이 끼면 이것도 장사가 된다. 매일 저녁 스포츠 뉴스에서 프로 배서의 근황을 소개하고, 스포츠 신문 1면에 'H자동차 배스 프로 김 아무개 비와호에서 열린 일본 토너먼트 석권', 혹은 'S전자 배스 프로 박 아무개 미국 BASS 마스터즈 클래식 우승' 기사가 실린다면 박세리 열풍보다 더 거센 스포츠 열풍이 불 것이다.
과장된 얘기만은 아니다. 이 조그만 땅덩어리에 있는 열악한 배스도 잘 낚아내고 있는데 이들이 일본이나 미국에 가서 잘 적응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물론 그들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감각을 가진 민족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미 2명이 BASS 마스터즈 클래식(지역 토너먼트를 거쳐 상위에 오른 150명이 벌이는 마지막 결승전)에 출전해 중 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일본 대기업들의 후원을 받고서 말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지원하는 프로 선수도 상위권의 선수들이 있는데 한국인이 없어서 미국인에게 후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밑에서는 앞서가고 있는데 정작 한국을 이끌어 갈 대기업들은 딴 곳에만 정신을 팔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 대기업들이 나설 때가 아닌가 싶다. 일본의 조구(釣鉤)는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인데 반해 국내 조구는 아직도 싼 물건 취급을 받고 있다. 소니(SONY)가 전 세계 전자 제품 시장을 휩쓸었다면 다이와(DAIWA)는 낚시 시장을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내 제품의 성능이 일본 제품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낚시인이면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가격이면 일본 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바로 그 약간의 차이, 즉 약간 앞선 디자인, 약간 나은 성능일 것이다. 그 약간의 차이를 극복할 때다.
바로 대기업이 그 약간의 차이를 역으로 감싸주고 보완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국내 조구 업계가 'OEM 천국'이라는 닉 네임을 벗을 수 있다.
배스 산업의 미래 역군은 청소년
언젠가 한국 선수가 출전한 일본 배스 토너먼트를 본 적이있다. 호수 위에서는 각 기업의 패치를 달고 의기양양하게 누비는 일본 선수 뒤에 약간은 초라한 모습으로 배스를 낚아내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토너먼트와는 별개로 각 기업의 이동식 부스에서 조그만 행사를 열곤 했는데, 10m 정도 떨어진 곳에 깡통을 놓고 피칭으로 그 안에 루어를 골인시키면 상품을 주고 있었다. 게임에 참가하지 않은 국내 선수들이 호기심에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뒤에서 보고 있던 일본의 국민학교 학생들 세명이 약간의 비웃음을 입에 머금고 단 한 번에 골인을 시켜 상품을 가져가고 말았다. 물론 세명 모두 말이다. 이때 국내의 프로들은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나야 했다.
이 얘기는 불과 4년 전 일이다. 일본은 이런 청소년들이 튼튼하게 받혀 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프로화도 성공할 수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청소년을 위한 낚시 프로그램은 전무한 상태다. 아니 청소년들이 낚시를 한다면 부모들 입에서 '공부에 방해된다'는 얘기가 바로 나올 것이다. 하지만 4년 전 그 일본 아이들은 학급에서도 공부로 1,2등을 다투는 라이벌이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었다. 일본의 프로 배서들은 이미 청소년들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토너먼트는 참가하지 않지만 이미 한국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무라타 하지메(村田基) 같은 프로들은 신제품 루어 설명회나 테크닉 강습회를 열면 어린이 회원만 1천여명 이상이 모인다고 한다. 꿈같은 얘기지만 실제 일본의 프로 배서 위치는 TV 탤런트 못지 않다.
청소년들도 레저를 즐길 권리가 있다. 부모들의 눈을 피해 PC게임방에서 우주인과 싸울 것이 아니라 배스와 힘겨루기를 하며 하루를 즐기는 것도 심신 건강에 더 좋을 것이다.
이들이 청년이 될 무렵에는 정식으로 프로 선수를 뽑는 대기업이 나올 수도 있고, 거기에 입단하는 것이 직장 생활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배서들이 길을 잘 닦아 놓아야만 한다. 그래야만 청소년들이 커서 좋은 제품도 만들어 내고, 외국 배서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도 하고, 또 국내 배스계를 살찌우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서운 잠재력을 가진 배스 산업
배스가 국내에 도입된 지 약 30년이 되어 간다. 지금까지는 해를 끼치는 어종이었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부를 가져다 줄 수 있는 황금 물고기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미 낚시 업계는 마지노 선을 배스로 정한 기업이 있다. 결국 국내 수계의 생태계 우점종은 배스라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에많은 인구가 배스낚시로 몰릴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배스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낚싯대는 물론 거기에 맞는 의류와 신발 그리고 낚시용 차량, 보트, 심지어는 낚시인 전용 모텔이나 야영장도 생길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눈 높은 배스낚시인들의 구미에 맞게 갖춰진다면 누구나 배스낚시를 하고 싶어질 것이다. 일본은 이미 배스낚시 인구가 1천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조구 업계도 좋은제품 하나만 잘 만들면 2백만 개가 팔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100원씩만 남아도 바로 2억이다. 이쯤 되면 낚시가 국가 경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국내의 배스낚시 인구는 약 1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아직 어림없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청소년들의 최고의 레저스포츠로 배스낚시를 꼽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또 4백만 낚시 인구 중에서 그 10%만 배스낚시에 관심을 보여 준다면 한국도 막강한 배스 강국이 될 수도 있다.
14년 먼저 출발한 일본도 지금은 배스 강대국이다. 10년 뒤의 한국도 만만치 않은 강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국가와 기업의 관심도에 따라 그 기간은 더욱 단축될 것이다.
배스가 전국에 퍼진 지금, 이제 와서 배스를 멸종시킬 수 있다는 이상을 가진 단체들의 목소리보다는 이미 들어온 어종 잘 키워서 국가 경제에 일익이나마 담당하게 하겠노라고 하는 목소리가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황소개구리 가죽이나 식단을 꾸미는 행정부보다 배스를 관광 상품화시켜 그지역을 배스낚시의 천국으로 조성해 낚시인들을 부르는 공무원이 더 환대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벌써 일부 지역은 배스가 고갈되고 있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조금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황금 뇌를 가진 사람처럼 자기 뇌를 팔아먹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