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시절에는
환갑, 진갑하면
아주아주
상 늙이이라서
그 큰동네에도
불과 몇 분
안 계셨는데요
제가 어릴적이라서
그분들께서
연세가 꾀나
높으신 줄로만
알았지 뭡니까
위. 아랫동네를
통털어도
몇 분 안계셨으니깐요
가가 호호 집집마다는
다복하셔서인지
부부 간 금술이
퍽이나 좋으셔서 그런지
그작은 집집마다는
아이들 소리가 넘처 났어요
집집마다 가가 호호는
무엇이 그렇게나
우스윘던지
행복이 넘처났어요
깔깔대는 소리가
그칠 줄을 몰랐고요
집집마자 가가호호가
다 부자라서
그랬을까요
부유해서 그랬을까요
지질이 궁상에
찌든 가난 속에서도
마음만은 부자였습니다
누구하나 시끄럽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그 겨울
앞 시냇가 게울에는
얼음을 지치는 아이들로
항상 그득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꾀죄죄한 몰골의 저도 있었답니다
수게또 (굵은 철사를 밑에 넣고
발톱을 만들어놓고 타는 놀이기구)
못을 박은 꼬챙이를 양팔 힘차게 열심히 아주 열심히
휘휘젓으면서
앞으로 서차게 나아갔습니다
신나는 놀이였답니다
아마도 열차보다
더 빨랐을 것입니다
그날도 너무너무 추웠어요
나이롱 양말은 그만 물에 빠저서는 젖어 버렸고
문댕이 풀에 불을 붙이고
어떻게든 말려 보려고 애썼습니다
그런데요
나이롱이라서 불씨만 닿으면
오그라들면서 구멍만 쏭쏭 생겨났어요
어이쿠야 엄마가 아시면 큰일
그래서
해가 빠저 어둡기만을 기다렸답니다
저녁무렵에야 낮에 물에빠진
나이롱양말이 구멍쏭쏭 빵구가 난 양말을 들고 엄마몰래
아카시아로 대충얶어진
삽짝 살구 대문을
조심조심 밀고
엉금엉금 기어서
집안으로 기어 들어 갔습니다
삼대 독자의 둘째 아들이라서
다행스럽게도 쫒겨 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나 신나던 시절
그때 그시절이 오늘따라
너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