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시장엘 한번 가려고 별러왔다.
신문에서 기장 시장에 맛있는 갈치 정식집이 있다는 기사를 본 이후.
드디어 딸과 함께 기장행 좌석 버스(142번)에 몸을 실었다.
기장 시장이 초행은 아니고 동네 계 팀에서 몇번 갔지만 승용차로만 갔기 때문에 대중 교통은 처음이다.
한산한 버스는 타고 내리는 사람도 별로 없어 거의 자가용 수준이다.
50분이 채 안걸려 기장 시장에 도착.
오늘의 두가지 목적은 게장 사기와 못난이 식당 가기.
물론 시장 구경은 덤이다.
눈썰미 있는 딸이 금방 못난이 식당 간판을 찾아내고 이어 게장 가게도 찾아냈다.
기장 시장의 게장이 싸고 맛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은바.
붉은 양념 게장과 간장 게장을 (마트보다 엄청 양 많음) 사고 삭힌 고추 장아찌랑 콩잎 장아찌도 샀다.
기장 시장은 생선이 싸고 싱싱하다.
저건 뭐 저건 뭐 딸에게 일러줘가며 천천히 시장 구경을 했다.
그리고 오늘의 주 목적인 못난이 식당으로 직행.
낮엔 자리가 없다는 기사대로 사람이 많다.
찌게 하나(12000) 구이 하나(15000) 시켰는데 제주 갈치만 고집한다는 이 곳 가격이 만만챦다.
찌게는 뚝배기에 나오는데 박인지 늙은 호박인지를 깔고 자박하니 지졌는데 발간 국물이 달콤한게 입에 착 감긴다.
구이는 석쇠에 굵은 소금 뿌려 구운 것으로 세토막이 나온다.
그리고 플러스 알파는 다양한 쌈과 젓갈.
쌈이 7-8가지 정도 나오는데 젓갈이 맛있어 저절로 손이 간다.
깻잎 쌈이 새로운 발견이다.
깻잎을 찌지 않고 살짝 데쳐내니 향도 좋고 쫄깃하니 맛있다.
사실 나는 배탈 때문에 일주일만에 처음 먹는 밥이라 조심스럽기도 했지만 일주일만에 황홀한 만찬을 즐기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다음엔 아들과 친정 엄마를 모시고 같이 한번 와야겠다.
식당에서 나와 큼직한 광어를 두마리 샀다.(5000)
미역국을 끓이면 아주 시원한 광어가 기장 시장엔 무척 싸다.
살을 발라서 끓인 광어 미역국에 남은 흰죽을 넣어 끓여 먹으니 시원한 어죽 맛이다.
광어 미역국이 그리울 때 기장 시장을 찾으리라.
기장에선 일광 좌천 남창 장안사까지 가는 버스들이 있다.
시골 버스 정류소에서 오지 않는 완행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다보면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승용차가 없다고 못 갈것이 아니라 시골 시장 구경해가며 한가롭게 다니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멀리 가야 여행인가요.
일상을 떠나 훌쩍 나서면 여행이지요.
만나는 것 낯설고 신기하면 여행이지요.
여행 가실래요.
가을 여행.
첫댓글 다이어트 하신다더니! 에궁...
글을 읽으니 저도 같다온 느낌입니다. 기장 근처에 산 있을려나~~
해산물의 천국! 기장 시장. 멋진 여행이었네요.
산이야 어딜가나 있지롱~
가을여행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네여~~여행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