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야심작 K8 타보니
시속 100km 속도로 달리다가
80km 구간 접어들자 자동감속
폭발적 가속력·급제동력 '굿'
공기주머니·인체공학 시트로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 최소화
최대 연비 L당 12km는 아쉬워
기아 K8 주행 [사진 제공 = 기아]
준대형 세단 K7의 후속모델 K8이 새로운 차명과 로고를 달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8000건 이상 실적을 올리며 대박을 친 K8이 지난 4년간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한 그랜저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의 '쌍두마차'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직접 시승을 통해 들여다봤다.
지난 12일 K8 3.5 가솔린 시그니처트림(전륜구동)을 타고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남양주시에 있는 한 카페까지 왕복 80㎞ 거리를 달렸다. 출발에 앞서 처음 마주한 K8의 외장 디자인은 그랜저와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테두리가 없는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다이아몬드에서 영감을 받은 보석 같은 패턴이 적용됐고,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기능을 하는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은 별 무리가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물 위를 달리는 고급 요트에서 영감을 얻은 패스트백 타입 실루엣은 역동적이면서도 매끄럽게 다듬어진 측면부 라인과 조화를 이뤘다. 특히 좌우 리어램프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한 '리어램프 클러스터'는 기하학적인 조형으로 K8만의 정체성을 더했다.
K8의 전장은 5015㎜로 동급인 그랜저(4990㎜), 제네시스 G80(4995㎜) 등과 비교해도 20㎜ 이상 길다. 전폭은 1875㎜로 이전 K7 대비 5㎜ 늘었고, 전고는 1455㎜로 15㎜ 낮아졌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축거 또한 2895㎜로 40㎜ 늘었다. 차량 내부로 들어서자 호텔의 고급 라운지를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인테리어 요소가 한눈에 들어왔다. 12.3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두 개로 구성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7개 공기 주머니와 인체공학적 설계로 운전자의 피로도를 최소화시켜 주는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이 돋보였다.
80㎞ 시승 구간을 달리면서 묵직한 주행감과 더불어 이전보다 진화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감탄을 자아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2(HDA2) 기능 작동 시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속도를 제어할 뿐 아니라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으로 차선 변경을 보조했다.
특히 최고 속도 제한이 100㎞에서 80㎞로 변경되는 구간에 접어들자, 단속 카메라를 앞두고 차량이 스스로 감속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이는 K8의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기능이다.
차량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주행성능 또한 탄탄했다. 현재 판매 중인 3개 모델 중 가장 높은 출력(300마력)을 자랑하는 K8 3.5 가솔린 모델은 폭발적인 가속력과 우수한 주행 안정성, 뛰어난 급제동력 등으로 고급 수입차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했다. 다만 덩치가 큰 만큼 복합연비는 ℓ당 7.7~12.0㎞에 그쳤는데, 보다 효율적인 주행을 원하는 사람은 상반기 출시 예정인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대해 볼 만하다.
이 밖에도 실내 공기 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작동하는 '능동형 공기청정 시스템' 다양한 편의 사양 덕분에 쾌적한 주행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