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9-1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10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11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우리 아타나시오 형제님 축하합니다! 진심으로 이 기쁨 축하드립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살면서 가장 기쁘고 행복하고 아름다울 때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을 때임을 보여줍니다.
해파랑길 경주에서 부산까지 가는 날이었습니다. 새벽6시 감사와 찬미의 미사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서둘러 토암산에 올라 천년의 미소 석가모니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경주 남산 칠불선원 친구 스님과 도반들을 만나 차를 마시며 아름다운 인연을 맺었습니다. 첫만남에 흔쾌히 쌀 열 가마니를 우리 밥집에 나누어준 친구 스님은 여전히 아낌없이 퍼주었습니다. 스님들과의 헤어짐이 못내 아쉬웠지만, 우리 수사님의 부모님과 식구들이 살았던 합천과 거창을 향했습니다. 먼저 가야산 국립공원 해인사에 들러 전설같은 법보 팔만대장경 소식을 듣고 사하촌 국일식당에서 엄마손맛 시골밥상 대접을 받고 마침내 고향친구가 사는 거창 동호리로 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찾은 고향친구 집에서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냥 재일교포 수사님의 부모님이 사셨던 고향땅을 죽기전에 한번 밟아보고 싶어 큰 기대없이 온 것인데 극적인 이산가족 상봉이 진짜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수사님이 한국말을 거의 못해 안타까웠지만 피는 속일 수가 없었습니다. 80년 세월이 흘러 당대 부모님들은 다 돌아가시고 말로만 들었던 후손들의 극적 상봉, 거창 동호리 고향땅의 조카들과 일본 오사카에서 천주교 신부가 된 81살의 당숙 아제와의 극적 상봉은 지난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면들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산가족 재회의 기쁨에 주책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요한 15,7)
"행복하여라. 악인들의 뜻에 따라 걷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들지 않으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시편 1,1-3)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아타나시오 형제님 진심으로 이 기쁨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