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해인
한 순간을 만났어도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매 순간을 만났어도
잊고 지내는 사람이 있다.
내가 필요로 할 때,
날 찾는 사람도 있고,
내가 필요로 할 때,
곁에 없는 사람도 있다.
내가 좋은 날에 함께 했던 사람도 있고,
내가 힘들 때 나를 떠난 사람도 있다.
사람의 관계란 우연히 만나 관심을 가지면
인연이 되고, 공을 들이면 필연이 된다.
얼굴이 먼저 떠오르면
보고 싶은 사람이고,
이름이 먼저 떠오르면
잊을 수 없는 사람이다.
외로움은 누군가가 채워 줄수 있지만,
그리움은 그 사람이 아니면 채울 수가 없다.
♥괜찮은 척하며 사는 거지/이해인
사람들은 제 각각
괜찮은 척하며 살아가는 거지,
괜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프지 않은 척하며 살아내는 거지,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힘들지 않은 척하며 이겨내는 거지,
힘들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보이지는 않지만
모두 자신만의 삶의 무게를
이고 지고 살아 가고 있습니다
남의 짐은가벼워 보이고
내 짐은 무겁게 느끼며
그렇게 살아 가고 있을 뿐입니다
모퉁이를 돌아가 봐야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확실히 알수 있습니다
가보지도 않고 아는 척해 봐야
득 되는게 아무 것도 없지요
바람이 불고 비가 쏟아져
아픔과 고민이 다 쓸려 간다 해도
꼭 붙들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서로의 믿음이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