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22대 국회 개원 맞아 국회의사당역 모인 장애인들
“장애인도 자유롭게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는 사회 만들자”
전장연 “장애인권리 입법 위해 100일간 지하철 포체투지 할 것”
30일 오후 2시, 22대 국회 개원을 맞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국회의사당역 대합실에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30일, 22대 국회가 개원했다.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국회의원들뿐만 아니라 장애인들도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 30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역 대합실에 모인 250여 명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활동가들은 22대 국회에 1년 내 장애인권리 7대 법안 제‧개정을 요구하며 오는 6월 3일부터 지하철 포체투지(기어가는 오체투지)를 100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노동하도록 법 제‧개정하라!”
22대 국회 개원 첫날,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아래 교통약자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관련 기사 : 서미화 의원,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교통약자법 전부개정안’ 발의) 최진기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경남지회장은 “장애인들의 투쟁으로 2005년 교통약자법이 제정되면서 저상버스와 특별교통수단이 도입됐다. 그러나 여전히 장애인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며 전면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최진기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경남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최진기 지회장은 “지난주 경남도청과 면담을 했다. 경남의 저상버스 도입률은 35% 정도 된다고 한다. 경남도청은 ‘광역시를 제외하고는 경남이 제일 많다’며 자랑했는데 35%가 많은 것인가”라며 분노를 표했다. 최 지회장은 “장애인들은 비행기를 탈 때도, 배를 탈 때도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배를 탈 때는 여전히 보장구나 휠체어로부터 분리되어 탑승해야 한다”면서 장애인 이동권의 현실을 짚었다.
박대희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아래 권리중심공공일자리)협회 전남지부장은 400명의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를 해고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하며, 중증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위해 국회에 권리중심공공일자리지원법 제정을 촉구했다.
- “장애인이라서 차별받는 세상, 갈아엎자”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가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 김소영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마흔일곱이던 2000년에 처음으로 학교에 입학했다. 대구의 질라라비장애인야학이었다. 그러나 집에 계단이 있어 누군가 업어줘야만 나갈 수 있었다. 몇 개월을 고민하다가 비장애인들이 타는 콜택시 회사에 전화해 택시 기사의 도움을 받아 야학에 다녔다.
박명애 대표는 여전히 공부하고 싶어도 교육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있는 현실을 말하며, “장애인이라서 못 배웠고, 장애인이라서 가난하게 살아야 하고, 장애인이라서 차별받아야 하는 세상을 갈아엎어야 한다.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과 장애인등특수교육법 개정을 통해 장애인의 교육권을 쟁취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박경인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는 탈시설한 발달장애인이다. 발달장애인이 시민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하고, 발달장애인법을 전면개정할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정기열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지난해 12월 8일, 장애인복지법 개악안이 통과된 때를 이야기했다. “지난해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장애인복지시설로 강제병합되도록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됐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감시하고 관리하겠다는 이유로 법을 개정한 것이다. 다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독자적인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전장연 “장애인권리 입법 위해 100일간 지하철 포체투지 할 것”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2000년 이전, 장애인의 존재는 지워졌다.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이후 시작된 이동권 투쟁, 활동지원서비스를 제도화시킨 2006년 한강대교 기어가기 투쟁, 2021년 12월 3일 첫 번째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그 후 61차례 이어진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와 600번의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그렇게 우리는 투쟁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왔다”며 지난 23년의 역사를 이야기했다.
박경석 대표는 “우리는 장애인권리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 다음 주 월요일(6월 3일)부터 장애인권리 7대 입법을 위해 지하철에서 기어가는 포체투지를 100일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전종덕 진보당 국회의원, 권영국 정의당 대표, 김유리 녹색당 서울시당 공동운영위원장, 오준호 새진보연합 상임대표 직무대행, 이백윤 노동당 대표 등이 영상을 통해 전장연 투쟁에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22대 국회 개원을 맞아 국회의사당역 대합실에 있는 전장연 농성장에 장애인권리 7대 입법 과제가 적힌 현수막이 새롭게 붙어있다. 사진 김소영
[22대 국회, 1년 내 제‧개정 촉구 장애인권리 7대 입법 과제]
1.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 전면개정
2.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지원법 제정
3.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4.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5. 장애인복지법 전면개정
6. 발달장애인법 전면개정
7. 장애인등특수교육법 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