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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 연대기
지난 화에서 아서는 결국 모드레드로부터 왕위를 찬탈했습니다. 더이상 아서는 사생아 따위로 불릴 수 없습니다. 아버지 우서의 뜻이 어떠했건 아서는 스스로를 '우서 왕의 후계자'라 칭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여전히 모드레드를 둠노니아의 진정한 왕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서가 둠노니아의 왕으로 즉위하긴 했지만, 여전히 앵글리아 상대로는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앵글리아의 대왕 아엘레는 직할병력과 사병만으로 둠노니아 군대와 비슷한 전력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그의 부족 봉신들이 참전한다면 전력은 완전히 앵글리아 측으로 기울고 맙니다.
본격적인 앵글리아의 침략이 시작되기 전에 그들의 잠재적인 동맹국인 서색스 왕국의 병력을 줄이기 위해 아서는 Cissaceaser 영지를 공격합니다.
약간의 저항이 있긴 했지만 2배 이상의 압도적인 전력으로 Cissaceaser 영지를 정복합니다. 이 영지는 로마군이 통치했을 시절부터 Rhegin 대영주령의 수도로, 이번 전쟁을 통해 다시 켈트 인들의 품으로 돌아왔기에 원래 명칭인 Regentium으로 개명시킵니다.
정복한 영지의 형태가 부족 집합체이긴 하지만 이는 도시화된 둠노니아의 통치 방식에 맞지 않습니다. 60개의 솔리두스 금화를 투자하면 색슨인 부족들을 소개(疏開)시키고 로마식으로 세련된 성을 지을 수 있습니다.
# 솔리두스 금화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1솔리두스 금화=1금으로 합시다. 어차피 분위기 내기 위한 소도구니까 신경쓰면 지는 겁니다.
누나들에게 관심이 없어서 몰랐었는데, 큰누나 모르간이 서색스 왕의 왕비였었군요;; 그래도 공성 도중에 죽거나 하진 않아서 다행입니다. 확인 안했으면 나중에 인신공양할 때 멋모르고 제물로 바쳐버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누나니까 서색스 왕으로부터 금화 10개를 받고 풀어주었습니다.
이후 직할령의 군사를 훈련하고, 사병을 고용하고, 혹시라도 아엘레 대왕을 암살할 수는 없는지 첩보원을 파견해보기도 하던 도중 대륙으로부터 굉장한 소식이 전해집니다.
서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 유일한 로마인의 나라, 수아송의 왕 시아그리우스는 제국 원로원의 복원을 선포하고 수도 수아송에 새로운 원로원을 조직했습니다. 그라면 로마제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대륙민들 사이에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생의 기억을 가진 건 아서 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시아그리우스는 프랑크족이 단합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분산정책을 펼쳐왔고, 이 정책이 효과를 봐서 결국 잘리안(Kingdom of Salians) 프랑크의 왕 클로비스는 프랑크족을 통합하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Kamerijk, Tongeren, Keulen 세 부족은 힘을 합쳐 클로비스에 맞서고 있지만, 그들이 힘을 합치지 못하는 한 결국 언젠가는 로마인들에게 정복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메타적인 설명; 무슨 이유에서인지 클로비스의 프랑크 통합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프랑크족의 수아송 침략 이벤트도 발생하지 않았고, 조건을 만족시킨 시아그리우스는 원로원을 복원시켰습니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일단의 새로운 앵글족 무리가 앵글리아 해안에 상륙하면서 자신감을 가진 아엘레 대왕은 그 송곳니를 둠노니아 왕국에 드러냈습니다. 이 건방진 신참자들은 우리 켈트족의 고향을 '고향'이라 부르며 위협적인 속도로 불어나고 있습니다.
힘을 키운다고 키웠지만 여전히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브리타니아에 주둔중인 로마 군단과 접촉하고, 기마형제단을 동원하고, '신의 백성들'을 자처하는 드루이드 신앙을 수호하는 집단과도 손을 잡아 사병까지 동원해 병력을 긁어보았지만 병력은 간신히 3500명을 넘기는 수준입니다.
그에 비해 앵글리아군은 아엘레 대왕의 직할군만 해도 4000명을 넘기고 있습니다. 더 무시무시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족이 소집될 경우 숫자가 더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최악의 경우 앵글리아는 병력을 6천 가까이 소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격을 위해 병력을 Hen Vicus에 소집시키던 도중 이미 임신한지 오래였던 귀네비어 왕비가 아들을 낳았습니다. 아서는 아버지 우서를 기리며 아들의 이름을 우서라고 지었습니다. 우서는 아직 아기지만, 아크 드루이드 멀린은 우서 왕자가 장차 빠르고, 아름답고, 천재이며, 근육 또한 단단한 쾌남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언했습니다.
왕정국가에서 새로운 가족이 태어났다는 것은 정략결혼의 기회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은 단 한줌의 병력도 아쉽습니다. 아서는 Hen Vicus에서 군사회의를 소집, 아서에 어울리는 공주를 급히 탐색했습니다. 비록 정략결혼이기는 하나 우서의 행복 또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실루리아 왕국의 피온 공주는 비록 눈이 멀었으나 키가 크고 영리하며, 감히 서로마 제국에 반기를 들고 갈리아의 독립을 선언했던 위대한 왕 마그누스 막시무스의 후손이기도 합니다. 실루리아의 왕 군들레우스는 우서 왕자와 피온 공주의 약혼을 받아들였습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아서왕은 바로 실루리아에 동맹 의사를 타전했습니다.
아서왕은 앵글리아 군의 약점을 눈치챘습니다. 그들은 결국 부족의 연합체이기 때문에 지휘 체계가 일원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엘레 대왕의 지휘 범위에서 벗어나 단독행동을 하는 별동대를 칼레바(Calleva)의 카르 켈레미온(caer Celemion)의 전투에서 박살냈습니다.
이후, 다시 Hen Vicus의 언덕에서 기회를 엿보던 아서왕은 적군이 다시 한번 칼레바에 당도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급히 전군을 칼레바로 진출시킵니다.
어쩌면 함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저 둠노니아 군을 박살낼 기회라고 여기고 급히 군대를 기동시켰던 것일지도 모르지요. 아서왕은 칼레바에서 아엘레 대왕의 주력군과 마주하고 말았습니다. 간신히 정면의 적을 패퇴시킨 상황에서, 양익을 담당했던 오와인과 게레인트는 이미 패퇴해 버렸던 절체 절명의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 아서왕의 엑스칼리버가 크와앙 하고 울부짖었고, 앵글리아군은 그대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글쎄, 실제로는 어땠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둠노니아군이 승리했다는 사실이지요!
병력 대부분을 잃어버린 아엘레 대왕은 급히 병력을 철군시켰습니다. 전장에 아서왕의 무용과 그의 검 엑스칼리버를 칭송하는 노래가 울려퍼졌습니다.
솔직히, 아서왕은 그 전투를 우연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아엘레 대왕도 뛰어난 전술가이자 전략가이기에 적보다 압도적인 전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결코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급히 퇴각하던 적이 버려두고 간 전쟁물자를 수거, 재원을 확보한 아서왕은 로마 군단을 모방한 대대(코호트Cohort)와 궁수부대를 창설했습니다.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데르벨은 여전히 앵글리아가 더 전력이 우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데르벨은 멀린 휘하에서 단련을 받은 용맹한 전사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신의와 충성심으로, 그는 아서왕에게 용맹한 켈트인 전사들을 모아 앵글 족과 색슨 족에 대항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청원을 넣었습니다. 거부할 이유는 없겠지요.
이 용맹한 전사들은 스스로를 늑대 꼬리들(Wolftails)이라고 불렀습니다.
서기 484년 3월 22일, 린둠(Lindum)에서 포에데라투스(이방인 용병)들의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앵글인 용병대장 윈타 윈팅은 그의 주군을 살해하고 작위를 빼앗았으며, 린둠 대영주령은 앵글 족의 영역으로 편입됨에 따라 새롭게 노섬브리아 지역의 일부, Lindesege 대영주령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고작 3일 뒤, 북쪽에서도 소식이 전해집니다. 에부데스(Ebudes)의 대영주 로아른(Loarn)은 아일랜드 얼스터 왕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새로이 달 라이다 왕국을 건국했으며, 앞으로 그들은 더이상 아일랜드가 아닌 알바(=스코틀랜드)에 속할 것이라고 만방에 선포했습니다.
몇달 뒤, 귀네비어 왕비는 아름답고 영특한 공주님을 낳았습니다. 알바에서의 일이 신경쓰였던 아서는 공주의 이름을 알바라고 지었습니다. 알바는 켈트어 권에서 여성의 이름으로 쓰이기 때문에 딱히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 무렵, 4살의 철부지 어린애로 성장한 모드레드는 아서를 향해 불손한 태도를 숨기지 않게 됩니다. 코나 찔찔 흘리던 무렵 자신이 빼앗긴 권리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눈치챈 것입니다. 뭐, 기본은 영특한 아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상황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아서는 이미 앵글족의 침략을 성공적으로 방어했습니다. 이미 아서의 지위는 반석에 올라 있는 상태였고, 모드레드의 이런 불손한 행동은 그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는 지금까지도 의문입니다.
모드레드의 가신 발레린(Valerin)은 사냥꾼을 하나 매수했습니다. 이 사냥꾼은 뛰어난 활솜씨로 유명했습니다. 자기에게 맡겨만 준다면 뭐든지 꿰뚫어 주겠다고 자부하던 자였습니다.
그 사냥꾼의 화살은 모드레드의 머리를 정확히 관통했습니다. 불쌍한 모드레드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죽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모드레드가 죽는 순간을 목격한 자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이름모를 자에 의해, 모드레드의 죽음을 사주한 자가 아서왕이라는 사실이 만방에 공개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아서왕을 욕했습니다. 권력이 뭐길래, 조카를 죽여야만 했냐고요. 친족살해자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을 아서왕은 감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반적인 의견에서 -30, 가문원들에게 다시 -30, 그리고 모든 봉신들에게 -20의 불명예 페널티에 살인자로 알려져서 다시 -10으로 총합 -60, 가문원들에겐 -90... 아서가 평범한 야심가였다면 둠노니아 왕국은 그대로 산산조각났을 겁니다.
하지만, 그 누구든 아서를 욕할 수는 있어도 왕위에서 물러날 것을 주장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서가 아니면 누가 사악한 야만족들의 침략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브리타니아에서 모든 야만족들을 몰아내는 것만이 아서가 속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뭐, 속죄따위 안하지만.
어쨌든 모드레드의 모든 재산과 영지는 아서왕에게 회수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아서는 강력한 군대를 조직했습니다. 더 시간을 끌었다가는 앵글리아 왕국의 군사력이 이전의 위용을 되찾거나, 바다 너머로부터 새로운 이주민이 도래해서 그들의 군사력을 더해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서왕은 룬덴위크, 이전의 론도니움을 탈환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여기서 아서왕은 한가지 실수를 하고 맙니다. 부족연합체인 적이 집결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거라고 판단한 아서왕은 군사의 집결지를 국경지대인 두로코브리비스(Durocobrivis)로 설정했는데, 정작 아엘레 대왕은 자신의 직할 병력만 급히 이끌고 아서왕의 군대를 습격한 것입니다. 베루라미움(Verulamium) 언덕의 혈투는 아서왕이 일생동안 겪었던 전투 중에서도 가장 처절했던 전투로 알려져 있습니다. 총전력에서 아무리 우세해도, 병력이 집결하기 전에 아서왕의 본대가 격파당한다면 이전의 전쟁에서 겪었던 일을 아서왕이 역으로 당하게 되는 셈이고, 운이 나빠 아서왕이 포로라도 된다면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1주일 동안의 격전 끝에, 결국 아서왕은 엑스칼리버를 내려놓았습니다.
이겼거든요. 아서왕과 신하들은 각자의 병장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아엘레 대왕의 마지막 도박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아서왕은 언덕에서 하루를 꼬박 세우며 론도니움으로 진군하기 전 가장 멋진 연설을 생각해냈고, 박수갈채를 받으며 론도니움으로 진군했습니다.
...그랬는데, 미들색스의 대영주 프레울프(Freawulf)가 아서에게 전령을 보내왔습니다. 우리는 더이상 아엘레를 왕으로 섬기지 않으니, 군사를 물려달라고요.
이게 무슨 개소리랍니까? 하지만 피튀기는 전장에도 룰은 있는 법이죠. 전쟁 목표를 상실한 이상, 이대로 공격을 강행하는 것은 전혀 기사답지도 않고, 켈트인 답지도 않고, 드루이드들의 가르침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뭐, 야만인들이라면 홧김에 영지에 불이라도 놓고 갔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아서왕은 다음을 기약하며 일단 군사를 물렸습니다.
이렇게, 아서 왕과 아엘레 대왕의 대결은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서왕은 조카를 죽이면서 사람들의 신망을 잃어버렸고, 아엘레 대왕은 격전끝에 너무 많은 병력을 소비해서 반란이 일어날 정도로 그의 지도력을 시험받고 있습니다.
이 때까지는, 그 현명한 멀린조차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었습니다.
물론 우리들은 결말을 대략 알고 있죠. 이 연대기의 제목이 뭐였는지 다시 한번 상기해 보도록 하죠.
ps. 이거 하나 쓰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네요... 일단 내일도 한 과목 시험이 있는데 말입니다.
ps2. 아서 안죽어요. 누가 아복치래? ㄷㄷㄷ
ps3. 누가 나대신 이렇게 연재해 주길 바라면서 이 모드를 몇번이고 카페에 소개했었는데, 존재조차 모르는 분이 꽤 있다는 데서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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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밌네요 잘보고있습니다.
몰입해서 잘 보고 있습니다 ㅎ
링크주신데로 갔는데 아서왕 모드는 콩클라베버전만 있었더라고요.구버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구버전은 사실상 구글링으로밖에 구할 수 없을텐데, 확실하게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모드 데이터베이스 쪽을 봐도 최신버전밖에 없어요. 스팀 창작마당 쪽은...잘 모르겠네요. 확인해 보시는게?
윈터킹 모드를 라자스 때부터 해왔는데, 신버전으로 업뎃할 때마다 구버전은 지워버렸기 때문에 없습니다.
재미있게 잘보고 갑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스포하자면, 통일됩니다. 지금 플레이 마치고 다른 녀석으로 노는 중이에요
ㄴ시험을 포기했다는 소리
역시 수양대군이 되었네요. 드런데 귀네비어 언제 바람피나요. 란슬롯이 너무 조용하네요. 뻐꾹뻐꾹.
망한 나라 왕자님이 도대체 뭘 할 수 있겠습니까 ㅋㅋㅋ
묘하게 엘더킹즈는 호부 아래에 견자가 나오는 경우가 적습니다. 그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부족정 특유의 분할 상속과 합쳐지면 뛰어난 형제들간의 피튀기는 혈전을 만드는 경우도...
다른 모드하고 헷갈리신 것 같네요
엘더 킹즈는 엘더 스크롤 모드이고, 이 모드는 윈터킹 모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