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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 강이종행 김지은 기자 - 사진: 권우성 기자 - 동영상: 김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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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저녁 촛불시위는 차량 소통을 막지 않는 가운데 교보빌딩앞과 맞은편 강화문우체국앞에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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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 [7신 : 15일 밤 10시30분]
'내일도 촛불 든다' 밤 9시 20분께 충돌없이 집회 끝나
광화문은 이제 촛불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 3월12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촛불을 들고 '탄핵 무효'를 외쳤던 함성은 광화문으로 옮겨붙었고, 의회 쿠데타에 대한 비탄과 분노는 신명으로 승화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된 지 3일째되는 15일에도 어김없이 광화문에는 '민주수호 촛불'이 켜졌다. 이날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7천여개의 촛불이 광화문을 밝혔다.
밤 7시에 '안녕하세요'라고 시민들끼리 인사를 건네며 시작된 집회는 2시간여의 '난장'을 끝내고 명상으로 마무리 됐다. 명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에 앞서 시민들은 사회자인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이 '이것이 여론이다'라고 외치자 함성으로 화답한 뒤 '부패정치 청산하자''탄핵무효 쟁취하자''민주개혁 완수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어느 새 탄핵무효 집회의 '주제곡'이 돼 버린 <너흰 아니야(윤민석 작사·곡)>도 여러 차례 울려 퍼졌다. 시민들은 이 곡이 나올 때마다 촛불을 높이 쳐든 채 몸을 흔들었다. 집회 막바지에는 시민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제자리에서 뛰기도 했다.
노래가 끝난 뒤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탄핵 무효'를 연호해 집회장을 후끈 달궜다.
이날 집회는 밤 9시20분께 마무리 됐다. 집회 참여 시민은 약 1만여명(주최측 추산 1만5000명, 경찰 추산 3천500명). 우려했던 경찰과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민들은 이날도 즉석에서 자원봉사단을 꾸려 집회장 주변에 '가이드 라인'을 쳤다. 집회가 끝난 뒤에는 2인 1조로 집회장 주변의 쓰레기를 치웠다.
이날 집회를 마치면서 무대에 오른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오늘은 집회 신고를 내지 못해 인도에서 비좁게 대회를 치르게 돼 죄송스러웠다'며 '혹시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조바심이 나기도 했는데 역시 우리 시민들은 위대했다'며 성공적인 집회에 감격스러워했다.
범국민행동이 밝힌대로 탄핵무효 촛불대회는 내일(16일)도 계속된다. 범국민행동 측은 '오후 1시부터 광화문 일대에서 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오후 7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촛불 문화행사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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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빌딩앞 인도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질서정연하게 앉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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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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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집회에 참석한 한 어르신이 앉아 있는 젊은이의 촛불에서 자신의 초에 불을 붙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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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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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는 참가자들 배려해줬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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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이 주최측에 바라는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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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우려했던 경찰과의 충돌 없이 축제 분위기 속에 무사히 시위를 마친 참가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탄핵 규탄 대회' 성격의 촛불 집회는 시위라기 보다는 대규모 문화행사로 변모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참가자들에게 '시위 주최측에 바라는 점'에 대해 물어봤다. 시민들은 '주최측이 어려운 가운데 행사를 잘 치르고 있다'고 칭찬했고 '자발적으로 참가한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각자의 바람을 표현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만 무대를 볼 수 있고 조금만 벗어나도 무대를 볼 수 없다. 힘든지 알지만 청중 중간에 목소리 등을 전달할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 차라리 할 수 있다면 보다 넓은 공간을 활용, 보다 여유 있는 축제로 만들었으면 한다.' - 홍지영(35), 임희주(33, 이상 직장인)
'비슷한 내용들이 계속되기 때문에 3시간 이상 한 자리에 있기에는 지루한 면이 있다. 잘 들리지도 않는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민들이 존경스럽다. 가능하다면 다양한 아이템이 준비됐으면 좋겠다.' - 류장원(33, 직장인)
'극단적인 폭력은 자제하고 평화적이고 우리의 요구만 국민들 앞에 표현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런 분위기를 4·15 총선까지 이어갈 방법도 만들었으면 한다.' - 안희숙(76)
'홍보가 덜 된 것 같다. 이런 축제에는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 방법을 마련했으면 한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은 전혀 관심이 없을 수 있는데 그들에게도 이런 행사가 매일 열린다는 정보를 줬으면 한다.' - 강지영(25, 취업준비)
'우선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총선까지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매일 나올 수 없는 참가자들에게 '국민행동지침' 같은 것을 만들어 주위 사람들에게 행사를 알리는 것을 홍보하면 어떨까. 또 총선 때까지 2·3번에 걸쳐 분수령이 될만한 대규모 집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 나영명(41, 직장인)
'80년대 집회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예전 시위에서는 논리와 당위성을 주장했는데 오늘 와보니 감성적이고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역시 '대중정치시대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논리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한번 더 강조한다면 설득력을 더 갖추지 않을까 한다.' - 김대철(36, 직장인)
'이젠 집회도 보통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본다. 이벤트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동기, 재미를 부여해줬으면 한다.' - 천영진(45, 직장인)
'주말 집회에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이 올텐데 안전문제에 신경을 썼으면 한다. 나도 주말에 가족과 함께 오고 싶다.' - 김승용(45, 직장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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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압봉을 내려놓은 경찰이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집회장 입구에서 나눠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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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 [6신 : 15일 밤 9시]
'차떼기당이 누굴 탄핵하나' 자유발언에 나선 할머니 일침...광화문 후끈 달군 '촛불·노래' 물결
촛불대회 현장의 흥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시민들은 노래와 구호를 번갈아 부르고 외치며 촛불과 카드를 흔들었다.
시민들은 '너흰 아니야' '바위처럼' 등의 노래가 나올 때마다 촛불을 높이 쳐들었다. 노래를 부른 뒤에는 '탄핵무효' '민주수호' 구호가 적힌 카드를 흔들며 '부패정치인 청산' '민주개혁 완성'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또 가수 손병휘·박성환씨, 노래패 우리나라가 참석, 무대 공연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이날 대회 사회를 맡은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렇게 멋진 시민들이 우리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시민들의 참여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 무대에서도 시민들의 거침없는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사업하는 40대'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열심히 사업하는 나같은 사람까지 대회에 나오게 만드느냐'고 탄핵안을 가결한 국회의원들을 질타한 뒤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생업도 포기하고 집회에 나오는 시민들이 있는데, 왜 불법집회라고 하느냐'며 경찰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67세 할머니도 무대에 올랐다. 복인순 할머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마지막이다, '차떼기당'이 누굴 탄핵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 할머니는 대회 참가자들을 향해 '대한민국은 살아있다'고 외치며 '집회에 참여한 젊은이들이 예쁘고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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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저녁 광화문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집회장에 짙은색 양복을 입은 직장인들이 촛불을 들고 참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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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 [5신대체 : 15일 밤 10시20분]
'17년만에 다시 거리에 섰다' 7천여개의 촛불, 인도 가득 메워
광화문 네거리에서 종각에 이르는 8차선 차도를 사이에 두고 양 인도에서 촛불이 밝혀졌다. 촛불대회에 참가한 시민 7000여명은 서로 번갈아 함성을 지르며 촛불을 높이 들어 인사를 나눴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시민들은 생업과 학업을 일찍 접은 채 집회에 참여했다. 경기도 김포에서 왔다는 채희창(41, 자영업)·강점희(34) 부부는 5 살배기 아들과 3 살배기 딸을 안고 촛불을 들었다.
지난 87년 6월항쟁 당시에도 집회에 참여했다는 채씨는 '17년만에 다시 거리에 섰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강씨 역시 '평일이어서 시민들이 적게 나오면 어쩌나 싶어 일을 일찍 마치고 오후 5시30분쯤 집을 나섰다'며 '자가용과 지하철을 번갈아 타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우리 뜻이 관철될 때까지 촛불을 계속 들어야 한다'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바위처럼'에 흥겹게 몸을 흔들었다.
고 3 수험생도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즉석 노래경연에 참여해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으로 <너흰 아니야!>를 열창한 이계덕(18)씨는 2002년 '효순·미선 사건' 이후 지난해 8월까지 광화문을 지키다가 7개월만에 다시 촛불대회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씨는 '우리나라 청소년도 사회 구성원으로써 오늘의 그릇됨을 바로잡을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대통령을 탄핵하는 역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학업이 부담되지만 시간이 나는대로 집회에 나오겠다'고 말했다.
범국민행동은 이날 대회 프로그램을 시민들의 즉석 노래경연, 촛불파도타기 등의 방식으로 구성했다.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흥을 돋굴 수 있는 진행이다.
이에 대해 이구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부장은 '탄핵무효 집회는 긴 운동'이라며 '남녀노소를 불문한 많은 시민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재미있고 희망적인 축제의 장으로 이어가자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구 부장은 '이후에도 '환경친화적이면서 예쁘고 실용적인 초 만들기 콘테스트' 등 집회 경비를 줄이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민 이벤트 등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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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역한 예비역 병장, '역사현장을 보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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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여명이 운집한 인파 속에 군인 복장을 한 시민도 등장했다.
15일 오전까지 전방에서 근무했다는 박아무개(23)씨는 '오늘 병장 만기 전역했지만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지 않고 시위에 참가했다'며 '역사적인 현장을 지나지면 후회할 것같아 이렇게 직접 찾았다, 부대에 있을 때 TV에서 국회의원들이 탄핵 가결하는 것을 보고 분노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상급부대는 집회 근처에도 가지 말고 사진도 찍히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지만, 병사들 사이에서는 탄핵가결에 대해 쉬는 시간 등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대부분 이번 사건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노통이 경솔하게 발언을 했더라도 탄핵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단정적인 어투로 말했다.
그는 또 '광화문 교보문고 앞은 좁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으니 큰 광장이나 공원에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면서 '무대도 좀 넓혔으면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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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저녁 광화문에서 열리는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시위를 앞두고 집회 안내를 맡은 자원봉사자가 시민들을 향해 '경찰의 통제에 잘 따라주십시오.''오늘은 인도에서만 집회를 합니다.' '절대 폭력은 금물!'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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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 [4신 : 15일 밤 8시]
2000여개 '촛불', 흥겨운 노래와 어우러져 물결
광화문이 또다시 촛불과 노래로 어우러져 흥겹게 일렁이고 있다.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종각방향 약 100m까지의 인도에 촛불이 가득 들어찼다. 시민들은 '너흰 아니야' '격문 1'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의 노래에 맞춰 촛불을 흔들고 있다. 또, 시민들은 붉은 색 바탕의 '탄핵무효', 보라색 바탕의 '민주수호'가 앞뒤로 적힌 카드를 각각 구호에 맞춰 흔들어 대회장을 붉은색과 보라색 물결로 만들었다.
저녁 7시 40분 현재 대회 참가인원은 2000여명으로 늘어났다. 또한 길 건너편 인도에도 시민들이 촛불을 든 채 동참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이에 경찰은 종각에서 광화문 네거리 방향 1개 차선까지 집회장소를 넓히기로 했다.
이날 촛불대회가 열린 교보문고 앞을 지나가는 일부 시민들은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하지만 탄핵 무효에는 찬성하는 분위기다.
'탄핵안 가결에 대해 중립'이라는 한 중년 남성은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시위를 하는 것도 좋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며 '최대한 안전사고에 유의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고3 수험생인 이준영(18)씨는 '주변에서 탄핵 가결에 대해 대부분 반대하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으면 좋겠다'며 다소 짜증스런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반면, 김인예(26), 박경선(29)씨는 '길을 지나올 때 많이 불편했지만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며 '다만, 다른 약속 때문에 대회에는 참여하지 못한다, 우리 대신 뜻을 모아줬으면 좋겠다'고
정호(60, 자영업)씨 역시 '너무 복잡하지만, 충분히 참을 수 있다, 약속이 끝난 뒤 다시 와서 참가할 수 있으면 참가하겠다'는 뜻을 보이며 급히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13일, 14일에 이어 이날 집회에서도 즉석 모금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범국민행동에 따르면 지난 13일에는 5800만원, 14일 집회에서는 1400여만원이 현장에서 걷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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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집회' 보도에 안 오려고 하다가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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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들고 시민들의 차도진출을 막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15일 탄핵규탄 촛불대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연령대와 상관없이 입을 모아 '탄핵반대집회는 불법'이라는 경찰의 입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일부 시민은 '이 소식을 듣고 집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대철(18, 고 3)씨는 '경찰이 막는다면 울분을 터뜨릴 것이고, 무조건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대회에 처음 나왔다는 김경숙(33, 직장인)씨는 '경찰의 주장은 국민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시위에 대한 관심이 잠잠해지면 언론에서 이에 대해 역이용할 것'이라며 '안 오려고 했다가 경찰의 압력 때문에 시위에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국민이 당연히 분노할 상황인데, 경찰에서 막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이현희(56, 전직 기자)씨는 '국내 정치 문제로 시위에 나온 것은 87년 이후 처음'이라며 '나는 노 대통령 지지자는 아니지만, 너무나 수치스러워 참여하게 됐다, 경찰에서 이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화용(43), 최지영(32)씨 부부 역시 '경찰에서 시위를 막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5살짜리 딸 지원이가 부부에게 '엄마, 아빠, 여기 왜 왔어'라고 물어보자 '대통령 아저씨를 못된 아저씨가 대통령 못하게 하려고 막아서, 국민들이 못된 아저씨 막기 위해 모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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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3신 : 15일 밤 7시 40분]
'달력피켓' '화이트보드 피켓' 등장 '국민이 뽑은 대통령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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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장 주변에 피켓을 메고 서 있는 시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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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옥형호(44)씨는 '달력 피켓'을 들고 촛불행사에 참가했다. 그는 지난해 달력에 '국민이 뽑은 대통령 우리가 지킨다' '차떼기 척결없이 정치발전 어림없다'는 등의 글귀를 매직으로 빼곡히 적은 피켓을 목에 걸고 있다.
등쪽에 대형 태극기를 두른 옥씨는 '지난 13일부터 매일 광화문에 촛불을 들기 위해 나온다'면서 '노 대통령은 지금 산고를 겪고 있는 것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의 이름을 적어넣은 '**애견 팝니다'라는 피켓도 눈에 띈다. 윤아무개(33)씨는 화이트보드에 굵은 매직글씨로 이같이 적은 뒤 이날 6시부터 교보빌딩 앞에 섰다. 인터넷 쇼핑몰에 근무하기도 했다는 그는 '옥션에 등록해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193마리의 개를 팝니다'에 내가 1250여개의 답글을 달았다'면서 '이는 옥션의 신기록이다'라고 말했다.
행사가 시작되면서 '탄핵반대 시민·네티즌 자원봉사단'의 발길도 분주하다. 행사 시작전에 모인 자원봉사단은 100여명. 7개조로 편성된 이들은 오늘 촛불대회 장소에서 이 곳을 지나는 행인들의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2미터 간격의 길을 터주는 역할을 맡았다.
봉사단의 한명인 회사원 김영록(32)씨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싸움이 일어날 수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할 것'이라면서 '5000여개의 준비된 초를 나눠주는 것도 봉사단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자원봉사단은 '국민을 협박하지 말라'는 다음카페에 자원봉사를 신청한 사람들'이라며 '현장에서도 200-300여명의 자원봉사단이 추가로 모집될 것'이라고 말했다.
[2신 : 15일 저녁 7시]
평일에도 급속도로 불어나는 촛불 대열
광화문 교보문고 앞 소공원은 또다시 촛불로 달아오르고 있다.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의 탄핵규탄 촛불대회가 열리기 전인 오후 6시 40분, 광화문 교보문고 앞 인도는 촛불대회에 참여하기 위한 시민들로 속속 채워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경찰의 호각소리가 들리고 있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교보빌딩 앞 인도와 차도의 경계지점에 2~3중으로 서서 차단막을 설치했다.
오후 6시 55분 현재까지 모인 시민들은 약 1000여명. 하지만 시민들의 수는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어 다수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집회 역시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3일과 14일 집회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은 검은 색 '근조 16대 국회', 붉은 색 '탄핵 무효'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다. 특히 노년층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직접 붉은 색으로 '탄핵기각' 글씨를 적은 피켓 들고 다니는 60대 남성이 있는가 하면 범국민행동 집행부에게 다가가 두 손을 잡으며 '텔레비전에서 봤다, 좋은 일 하고 있다'며 격려를 전하는 노인들도 있다.
한편, 주최측은 '전날인 14일인 일요일인 관계로 집회신고를 하지 못한 상태이니 오늘은 인도에서 대회를 진행할 것'이라며 '대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각별히 질서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경찰도 불필요한 마찰은 생기지 않도록 현장지휘를 한다는 계획이다. 현장 경비에 나선 종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오늘은 인도와 차도 사이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인도에 다 설 수 없을 정도로 참가자가 불어나면 폴리스라인을 넓혀가면서 탄력적으로 현장을 경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경찰서 상황실 역시 이날 촛불대회와 관련 '인도에서 한다고 해도 신고가 안 된데다가 일몰 이후라서 불법집회다, 해산하라고 경고하겠다'면서도 '강경 대처는 자제하고 상황에 따라 유동성있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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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
| [1신 : 15일 오후 4시]
범국민행동 준비위 발족, 21일까지 항의주간 선포
55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로 구성된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준)'(이하 범국민행동)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두 거대 야당이 이제는 언론압박에 돌입했다며 반격에 나섰다.
범국민행동은 또 15일 오전 10시 서울을 중심으로 한 50여개 단체의 대표자들이 모여 제1차 준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를 '탄핵무효 항의주간'으로 선포했다. 이들은 이 기간동안 서명운동, 리본달기 운동, 차량 항의 행동 등을 통해 '탄핵 무효' 여론을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탄핵안 가결에 주도적 역할을 한 민주당은 지난 14일 KBS와 MBC 보도국을 항의 방문했고, 한나라당도 두 방송사의 사장을 항의 면담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범국민행동은 15일 낮 12시 서대문구 충정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2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국민 다수의 여론을 묵살한 탄핵안 가결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자 이를 방송 탓으로 돌리며 방송사에 대한 공공연한 협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범국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분노에 찬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국민의 자발적 항의 행동이 마치 일부의 선동과 방송 때문인양 호도하고 있다'며 '심지어 방송사까지 항의 방문하는 행태는 언론사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압력이자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반 민주적 행위'라고 못박았다.
이어 범국민행동은 두 야당에 대해 '촛불시위에 대한 여론 호도와 언론자유에 대한 압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뒤 언론사에 대해서도 '어떠한 정치적 압력에도 흔들리지 말고 국민의 여론을 정확히 반영해 보도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범국민행동은 탄핵 규탄 집회에 대한 색깔 공세도 반박했다. 이들은 '일부 언론이 국민의 자발적 시위 참여 행동을 '친노''반노' 등 정치색을 입혀 왜곡하고 있다'며 '탄핵안 가결에 항의하는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항의 행동은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한 자발적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내각제 개헌·총선 연기 움직임에 '87년'같은 전국민적 저항 일 것'
한편 범국민행동은 지난 13부터 시작한 광화문 촛불대회를 앞으로도 계속 열기로 확정했다. 시한은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무효화될 때까지다.
다만 평일에는 교통 통제로 인한 불편 등을 고려해 광화문 교보빌딩 주변의 인도를 이용해 촛불대회를 열고, 매주 토요일에는 '집중 범국민대회' 등 대규모 문화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하지만 범국민행동은 평일에도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의 수가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범국민행동은 오늘(15일)부터 오는 21일까지를 '탄핵무효 항의주간'으로 선포하고 ▲탄핵무효 1천만 범국민서명운동 ▲범국민 리본달기 운동 ▲탄핵안 가결 시각인 오전 11시56분마다 약 1시간 동안 전조등을 켜는 '차량 항의 행동' ▲메신저 근조 리본 달기·조기 게양·'탄핵 무효' 버튼 달기 운동 등의 국민 항의 행동의 확산을 유도할 방침이다.
범국민행동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을 중심으로 한 50여개 단체의 대표자들이 모여 제1차 준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향후 계획을 확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범국민행동 상임공동대표)는 '범국민행동은 △탄핵 무효 △부패정치 척결 △민주개혁 완성을 목적으로 한 한시적 범운동기구'라며 '이러한 목적을 살리기 위해 (노사모·국민의힘 등) 특정 정당·정치인을 지지하는 단체는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또 최 대표는 '이같은 원칙에 따라 범국민행동 차원의 총선 연루 대응계획은 없는 상태'라며 '(탄핵안 발의 의원들에 대한) 낙천·낙선운동 등은 범국민행동 소속 단체들이 개별적으로 벌일 수 있겠으나 범국민행동에서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범국민행동은 개헌 움직임이나 총선일 연기 등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계 태세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탄핵안 발의, 가결에 공조한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당 일각에서 만약 내각제 개헌·총선 연기 등을 추진한다면 이들은 지난 87년 6월항쟁과 같은 전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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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집회' 막는다니, 거대야당의 보이지 않는 압력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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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민행동, 경찰 '불법' 규정에 반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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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준)'은 경찰이 15일 탄핵 규탄 촛불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 이에 대한 해산 및 사법처리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탄핵을 주도한 야당은 국민들의 분노를 '친노'나 '폭력'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자발적이고 평화적으로 진행된 집회에 대해 경찰이 금지 원칙을 세운 것은 두 거대 야당의 보이지 않은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 사무총장은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미 개정 집시법에 대해서도 시민 불복종 운동을 선언한 상태이므로 앞으로도 헌법에 명시된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정신에 따르겠다'며 강행 방침을 밝혔다.
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도 '지난 13·14일 양일간 집회도 깨끗하고 평화적으로 진행, 마무리 됐다'며 '그런데도 경찰이 이를 막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범국민행동은 애초의 계획대로 오늘(15일)부터 광화문 네거리에서 탄핵 무효 촛불시위를 열고 매주 토요일에는 대규모 범국민대회을 열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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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 준비위는 15일 오전 10시부터 서대문구 충정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2층 강당에서 가진 1차 회의를 통해 범국민행동 조직구성(안)을 의결했다.
범국민행동은 오는 17일 전체 대표자회의를 통해 이 안을 최종 확정지을 방침이다.
다음은 이날 회의에서 의결된 범국민행동 대표자회의와 집행위원회 임원.
상임대표: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문규현 신부, 박원순 변호사, 오종렬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상임의장 등 6명.
공동집행위원장: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조영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 이석행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종교계 대표 1인. | |
2004/03/15 오후 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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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평화로운 비폭력 시위는 정말 보기에 좋습니다. 그러나 '축제(祝祭)'라는 얼토당토 않는 표현을 쓰는 것에 씁쓸하네요... 대통령 탄핵가결에 유감을 표명하며 무효화를 외치는 자리에서... 일단 상황 자체는 즐길것이 못되는 일 아닙니까. 후후...
멋진모습이네요.. 대한민국의 힘...~! 좀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네요.. 이제 시작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