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봄!
보지 못하고,
목을 가누지 못하고,
말을 못하고,
또래보다는 많이 작은 다섯살 아이를 만났습니다.
마흔 초반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으로 세상과 마주하게 될 무렵입니다.
어느새 사회복지현장에서 17년째입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열심히 일을 하고 댓가를 받는 월급쟁이의 삶 보다 상위였던건 출근하는 매일 매일이 설레임이었습니다. 이 설레임 중심에 이 아이가 있었습니다.
최근에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요즘엔 무엇으로 행복하세요?
"꼼지락거리며 솟아나는 새순을 볼 때 행복합니다" 라고 주저없이 대답을 했는데 나에게 꼼지락거림은 다섯살 아이의 말이고, 눈이고, 강한 생명력이었습니다.
출근길 인사하는 목소리에 온 몸을 뒤틀며 격하게 반응합니다. 근육강직이 심하여 이러한 동작이 골절을 초래 할 만큼 위험함을 아이는 모릅니다. 그저 익숙한 목소리에 대한 반가움의 표현일뿐입니다. 나의 10년 출근길이 행복하고 설레었던 이유였습니다.
2016년 봄 법인 내 인사이동으로 옆 건물로 옮겨 여전히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왔고, 앙상하던 나무는 꼼지락거리며 솟아나는 초록의 잎들로 인해 푸르러지는데 나의 설레임이자 꼼지락으로 연상되는 아이가 홀연히 먼 길 떠났습니다. 아침에 소식 접하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최근에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원 앞마당 산책도 하고 외출도 하는 상황을 보며 많이 보고 싶었는데 찾아가서 보질 못했습니다.
바로 옆건물에 있기에~~
언제든지 가면 만날 수 있기에~~~
다음에 봐야지~ ~~
하며 미뤘었습니다.
2007년 눈밭에서 그 아이와 찍은 사진이 핸드폰에 담겨 있어서 그나마 위로가 되면서도
내일 영정사진으로 만나야하는 상황이 걱정입니다.
영웅님은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전 힘든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