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바닥 수필>
- 마 울 아부지매치로 살라꼬 -
권다품(영철)
"서울역에서 강남까지 택시를 타고 가는데, 기사님이 연세가 지긋한 분이었다.
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뒤 소일 삼아 개인택시를 몬다고 했다.
성수대교를 지나며 자연스레 이어졌다.
그는 교장 재직 시절의 일을 들려 주었다.
어느 날 아침, 급히 교무회의를 소집하고 택시를 탔는데, 출근 길 정체로 다리 위에서 차가 꼼짝을 하지 않자 마음이 몹시 다급해졌다고 한다.
결국 기사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부탁했단다.
“기사 양반, 내가 교통위반 책임질 테니 택시비도 두 배로 드리겠소. 잠깐 중앙선을 넘어서라도 빨리 갑시다.”
잠시 망설이던 기사는 핸들을 꺾어 몇 십 미터를 앞으로 나아갔다.
그 순간, 지진이 난 듯 차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벼락이 치는 듯 한 굉음과 함께 성수대교가 무너져 내렸고, 다리 위에 서 있던 차들이 차례로 강물 속으로 곤두박질쳤다.
불과 몇 십 미터, 조금만 늦었더라면 두 사람 역시 그 강물 속에 있었을 것이다.
그날의 선택이 아니었다면, 기사와 교장은 함께 황천 길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생명을 건진 두 사람은 그 일을 계기로 의형제를 맺었다.
교장은 이후 택시 기사가 되었고, 두 사람은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가며 친교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운'이란 과연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찰나의 선택이 만들어 낸 결과를 우리는 ‘운'이라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그 날 중앙선을 넘어서 달린 그 몇 십 미터가 두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는 사실이다.
어이, 우리 한 번 생각해 보자꼬.
우리 주위에 무너질 끼 그 다리뿐이겠나?
건축자제 빼먹고 지은 아파트도 있을 끼고, 백화점이나 회사 건물 등등 지으면서 돈 빼처먹은 건물이 한두 개겠나?
요새는 온 천지가 빌딩들뿐이다 아이가.
지하철 공사도 있을 끼고, 또, 우리나라에 터널은 좀 많나.
어이, 자고 있는데, 갑자기 아파트가 내려앉아뿌고, 너거 아들 딸 근무하는 회사 건물이 내려앉아뿐다꼬 생각해 봐라.
어이, 그라고, 건설회사 직원들이나 관련 공무원들이 원래 저거 집이 그렇게 부자였겠나?
아니면, 월급만 받는데도 그렇게 부자가 되겠나?
나는 뉴스에 나오는 여러 붕괴사고들을 볼 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꼬.
'저 시공업체가 원래 설계상의 재료를 그대로 다 쓸까?'
'위에 놈이 요만큼 빼쳐먹고, 고 밑에 넘이 또 요만큼 빼쳐먹고, 또 고 밑에 놈이 빼쳐먹지는 않을까?'
부도난 납품업체 사장들 말 들어보라꼬.
회사에 보고된 납품금액하고, 납품업체 사장한테 나가는 돈이 다르다면, 그 돈은 누가 쳐먹는 기겠노?
하청업체나 납품업체 정할 때는 우째 하겠노?
거의 술집에서 결정된다고 보면 안 되겠나?
그러마 하청업체나 납품업체들이 살아남을라카마 우째야 되겠노?
설계상에는 우수한 국산제품 쓴다 캐놓고, 공사할 때는 굳은 시멘트 속에 들어가뿌마 외국 부실자제 썼는지 우째 알겠노?
감리사 새끼들이나 공무원 새끼들?
돈으로 주디이 막을 끼고.
어이, 다리 내려앉고 건물 뿌사지는 기, 정사적으로 했는데 내려앉고 뿌사지지는 않을 꺼 아이가?
"해필 내 지나갈 때 내려 앉겠나?"
" 해필 우리 아파트가 내려 앉고, 우리 애들 근무하는 회사 건물이 내려 앉겠나?"
"맞다. 그래 생각하고 살아야지, 일일이 그런 거 다 생각하마 불안해서 몬 살지."
사람들이 이래 위안하면서 산다 안 카나.
이 세상은 그런 도둑놈들이나 사기꾼 새끼들이 쥐고 흔드는 세상일 것 같애.
사기 잘 치고 도둑질 잘 하는 놈들이 부자로 살고, 바르게 사는 사람들은 융통성 없다고 진급도 안 되고 ....
방송에서 하도 나쁜 짓들을 많이 보다 보이끼네, 인자 그 나쁜 짓이 정상이 되뿌고, 정상적으로 사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세상이 되뿐 것 같애.
바르게 사는 사람이 "너무 그렇게 꼿꼿하게 살마, 니만 피곤하다. 니 그래 산다꼬 누가 알아주는 기 아이라 오히려 바보 소리 듣는다 카이. 마 대충 살아라." 이런 말을 듣는 세상이니 ....
"밥 한 번 묵자."
"어이, 우째 사노? 아픈데는 없재? 얼굴 한 번 보자."
이런 카톡에 인정이 묻었다 아이가?
이런 기 사람 사는 긴데 ....
또, 이런 연락 받을라 카마, 그래도 내한테 어떤 사람 냄새라도 쪼매이 나야 그런 연락이 안 오겠나?
친구야, 우리는 요래 살자.
모임에서 다른 사람 말 들어줄 줄 모르고, 지 똑똑한 척 지 혼자 말 다 하고, 지보다 뭔가 의식있는 말 한다 싶으마 영어나 한자성어 쓰면서 더 잘난 척 하고 .....
이런 사람한테는 솔직히 연락이 잘 안 되더라 아이가?
우리는 요런 사람은 되지 말자.
친구야, 자네는 친구가 얼마나 되노?
친구야, 나는 차라리 자네캉 둘이 밥먹고 커피 마시마 되지, 모여서 남 헐뜯고 험담하는 그런 인간 만서서 뭐 하겠노 싶더라꼬.
나도 마 울아부지매치로 살다가 갈라꼬.
"사람들이 그 사람 앞에서는 말을 안 할랑강 몰라도 그 사람 없을 때는 말을 다 하지. 또, 말을 안한다 캐도 속으로는 다 생각하지."
"니한테 다른 사람 말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가서 니 말 한다고 보면 틀림없니라."
얼마나 수염에 가지 나도록 오래 살라꼬, 그런 사람한테까지 헛웃음 웃어가미 살겠노.
- 어느 분께 받은글을 요지를 뽑고, 내 얕은 생각을 덧붙여서 수필을 써 보다. -
2026년 8월 1일 오전 10시 5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