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수업 미정 어른스러운 이별 연습
애별리고愛別離苦 아끼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것은 분명히 고통입니다.
범부는 인연 닿은 모든 이들에게 애착합니다. 애착이란 애와 증을 모두 포함하는 애증이죠. 그래서 의식 표면에서 애정이라고 판단하든, 증오라고 판단하든 관계 없이 헤어짐을 괴로워합니다. 상실을 두려워합니다. 그 본질은 혼자 남는 것에 대한 불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눈물의 여왕>이라는 드라마 속에서 범부의 심리를 잘 보여주는 대사가 나오더군요. 오랫동안 회사를 위해 헌신하던 직원이 퇴사를 하려고 하자 이렇게 말을 합니다.
"나한테 등보인 놈들한텐 손 흔들어주는 게 아니라 칼을 꽂는 거라고!"
유독 한국사람들은 이별에 미숙합니다. 아무리 좋은 관계에 있던 사람도 끝이 다가오면 어그러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어그러짐으로 인해 끝이 다가오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좋은 관계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으며, 끝도 좋은 관계입니다. 이 중에서 특히 끝이 좋은 것, 이것은 원한을 피하는데 있어서 매우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첫 인상은 관계가 이어지는 동안 계속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끝 인상은 기억이 남아 있는 모든 기간의 느낌을 결정합니다.
관계가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는다면 어른은 끝 인상을 중요시여겨야 합니다. 사람들과 은결을 맺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결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특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원결은 돌고 돌아 예상치 못한 삶 속 지뢰가 되어 우리를 습격합니다. 인생을 지뢰밭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두 가지를 훈련해야 합니다.
첫째, 좋은 이별을 연습해야 합니다. 범부의 세계에서 당연히 좋은 이별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애별리고는 분명히 고통이니까요. 하지만 훈련을 통해 좋은 끝 인상의 가면을 쓸 수 있고, 적어도 매너는 지킬 수 있습니다. 해결하지 못한 스스로의 감정이라는 똥을 상대탓을 하며 미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훨씬 더 멋있는 어른스러움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배우고 훈련한다면.
둘째, 덜 고통스럽고 싶다면 심리적 자립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애별리고가 고통인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의존성 때문입니다. 깊은 의존성을 깊은 집착을 불러옵니다. 이 집착의 크기만큼 상실감이 강렬한 것입니다. 만약 자립이 강렬한 상태에서 관계를 맺는다면, 처음에도 중간에도 끝에도 질척거리는 모습을 훨씬 덜 보입니다. 의존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로부터 독립한 상태로 집착의 힘이 강하지 않다면 헤어짐으로 인한 상실감과 고통이 적기 때문에 박수치며 떠나 보낼 수 있는 준비를 갖추게 됩니다.
사실 이 두 가지는 가치관이나 현재 의식상태에 따라 선후가 있을 뿐 하나의 과정입니다. 탈의존성을 갖추는 것이고, 이를 표현하는 기술입니다. 집착이 불러오는 상실감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눈 앞이 깜깜해지기에 기술이고 뭐고 생각도 못하거든요. 감정에 잡아 먹혀 버린 상태에서는 매너고 뭐고 없습니다. 그저 발광하게 되죠. 반대로 탈의존성을 갖춘 마음으로 이별을 맞이하더라도 기술이 없다면 끝 인상이 매너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서는 박수 치며 축복해주는 '기술'도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결국 둘 다 필요한 것이죠.
관계는 범부의 삶 속 성패와 고락을 좌우하는 거의 전부입니다. 결국 인생은 사람들 속에서 울고 웃으니까요. 그리고 관계의 본질은 원결과 은결의 비율로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관계의 기술이란 원결을 줄이고 은결을 늘리는 것이 본질 아니겠습니까? 삶 속에서 끊임없이 맺게 되는 인연 속에서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으며, 끝도 좋은 은결을 연습한다면 삶의 질이 훨씬 더 높아질 것은 자명합니다.
이를 위해 꼭 매너 있는 이별을 연습하시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다면 스스로의 정신을 자립시켜 상실감을 줄이고 안심해보세요. 그럼 멋진 끝 인상을 남길 최고의 컨디션이 준비된 것입니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최선을 다해 감정을 제어하고 매너라도 지켜주세요. 끝 인상이 배 깔고 떼 쓰며 남탓하는 미숙함이어서는 안 될테니까요. 삶을 지뢰밭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꼭 이별을 배워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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