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20~30% 방문객 늘고 중개업소엔 문의 이어져… 단기호재 그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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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하철1호선 인천대입구역 인근에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내부를 둘러보며 상담을 받고 있다. ⓒ이재윤 기자 |
GCF(유엔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에 성공한 인천 송도 일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월요일(22일) 오후임에도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인근에 마련된 포스코건설 더샵 그린위크, 대우건설 아트윈 푸르지오, 롯데건설 송도캠퍼스타운 등의 모델하우스에는 평상시보다 20~30% 많은 수요자들이 방문, 내부를 둘러보고 상담을 받았다. 방문객이 늘면서 모델하우스마다 평소보다 2~3배 많은 상담석이 마련됐다.
GCF 사무국 유치 효과를 기대한 고객들의 문의도 쇄도했다. 건설업체들에 따르면 앞서 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된 다음날인 지난 21일에는 수백명의 방문객들이 다녀가면서 100여건이 계약됐다.
포스코 더샵 그린워크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고객 박모씨(50대·여)는 "GCF 유치로 (송도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를 것 같아 미리 사두려고 모델하우스를 찾았다"며 "정확히 어떤 효과가 있을지 몰라 결정은 미룬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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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동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들이 일제히 문을 열고 손님들을 맞고 있다. ⓒ이재윤 기자 |
집주인들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2000만~3000만원 올리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포착됐다. 시세가 3억원이던 송도 A단지 109㎡(이하 전용면적)는 호가가 3억2000만~3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이 지역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에도 평소 10여건에 그치던 문의전화가 30~40건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GCF 사무국 유치가 반짝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전날 각 모델하우스에서 분양계약서를 써놓고도 이날 계약금을 송금하지 않았거나 계약 자체를 취소하는 사례도 적잖았다. 일단 계약부터 하자는 심리가 강했지만, 급전을 마련하지 못했거나 하룻밤새 변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는 게 분양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모델하우스 상담사는 "(GCF 사무국 유치) 발표 다음날 계약을 많이 하긴 했지만 오늘 취소한 경우도 꽤 많다"며 "아직까지는 로얄층에 좋은 향을 가진 물건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로 몰렸던 문의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송도동 T공인중개사 대표는 "GCF 사무국 유치가 호재인 것은 맞지만 기대와는 다소 다르다"며 "미분양 물량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일대 중개업계와 전문가들도 GCF 사무국 유치가 단기 훈풍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시기를 좀 더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송도동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일단 연말까지는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GCF 사무국 유치가 단기적으로 송도 부동산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동안 지연됐던 기존 개발계획들이 정상화되는지 여부를 보면서 투자결정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