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山 200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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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지맥 산줄기타기 <하> 제4구간 앵강고개-순천바위-금산-금산매표소
제5구간 금산-가마봉-망운산-빗바위
한 달 만의 남해지맥 두 번째 산행은 부산 김철우(63), 김태영씨(61), 춘천 김우항씨(59)와 남해 정병훈(61)씨가 함께했고, 정덕범(61)씨는 개인사정으로 둘째 날에 합류했다. 류재욱씨(61)는 건강문제로 이번 산행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일정이 연기되기를 바랐다면서 아쉬워하며 산행을 마치고 떠나는 우리들을 배웅해주었다.
4구간 앵강고개-순천바위-금산-금산매표소
(2006년 3월 7일 화요일 맑음)
새벽에 버스를 타고 온 부산 팀을 맞아 앵강고개에 내리니 8시 40분이다. 앵강휴게소 기반시설 공사장 뒤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니 신전마을의 공동묘지다. 묘지 왼쪽으로 난 산길로 들어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다소 급한 경사를 올라 10여분 나아가니 전망대바위가 있다. 바로 아래에 복곡저수지와 금산으로 올라가는 도로가 바라보이고, 금산 정상은 구름에 덮여 있다.
잠시 쉬고 10여 분 나아가니 또 전망대바위인 404m봉이다. 여기서는 납산과 이동면소재지, 그리고 강진해가 환히 바라보인다. 길이 묵어서 나뭇가지가 성가시게 하지만 멋진 바위들이 많은 길을 따라 큰 바위를 오른쪽 아래로 돌아가서 묵은 헬기장에 이르고, 20여분 나아가 왼쪽으로 휘어지는 등산로를 버리고 직진, 바위를 왼쪽 아래로 돌아 518.3봉에 올랐다.
잠시 쉬고 7~8분 나아가니 금산과 삼동면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바위고 여기서부터는 길이 좋아진다. 창선교로 이어지는 능선이 갈리는 곳에서 2~3분가니 산길 왼쪽으로 조금 벗어난 풀숲에 582.1m봉 삼각점이 있다. 삼각점번호(남해307)는 없고 앞면에 한자로 소삼각점 이라고 새겨져있다.
오른쪽에 개인이 조림했다는 편백나무 숲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다 보니 동쪽으로 가던 길이 자연스럽게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나가다가 잠시 후 길이 끊기고 앞은 바위벼랑이다. 좌우를 살피다가 왼쪽으로 바위를 바짝 끼고 돌아 내려가니 다시 산길을 만나고 잠시 후 벌목지대에 이른다.
능선이 애매한데다가 베어낸 나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어 160도 방향으로 나침반을 맞추고 내려갔다. 10여분 내려서니 벌목지대는 끝나고, 다시 뚜렷한 산길을 만나 삼동면과 이동면을 잇는 임도로 내려섰다. 임도에서 식사를 하고 차단기를 넘어 10여m쯤 올라가 오른쪽으로 난 산길로 들었다. 임도에서 올라가는 길은 뚜렷한데 봉우리에서 내려가는 길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는 뚜렷하지만 나뭇가지가 성가시게 하는 산길을 따라 20여분 오르니 순천바위가 가까이 보이고, 순천바위 직전에서는 왼쪽 아래로 내산저수지가 바라보인다. 순천바위를 산길 따라 오른쪽으로 오르면 ‘순천바위’ 표지판이 서있고, 이곳부터는 산길이 아주 좋다.
왼쪽으로 내산 산촌체험마을 가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내려선 안부에는 묘지가 있다. 15분쯤 완만한 등산로를 올라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왼쪽아래에 통신탑이 서있는 665.6m봉이다. 일등삼각점(남해12)이 있고 국립공원팻말이 서있다. 여기서 지맥 주능선은 왼쪽으로 이어지지만 금산을 빼놓고 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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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내려가 보리암주차장에서 올라오는 넓은 길을 만나 봉수대가 있는 금산(701m) 정상에 올랐다. 상사바위로 갔다가 되돌아 나오면서 식당에 들러 도토리묵에 막걸리 한 잔씩 하고 흔들바위도 흔들어 보면서 쉬엄쉬엄 보리암에 이르렀다.
탑에서는 위치에 따라 나침반 방향이 틀리다면서 실제로 나침반을 옮겨가며 설명하는 것을 들으면서 쉬다가 쌍홍문을 거쳐 금산매표소로 내려갔다. 버스를 타고 앵강고개로 되돌아 나와 아침에 세워둔 김우항씨 승합차를 타고 남해해수참숯가마로 가서 돼지고기에 소주 한잔씩하고 수제비국으로 숙식을 해결한다.
제5구간 금산-가마봉-망운산-빗바위
(2006년 3월 8일 수요일 맑음)
오늘은 남해지맥종주를 끝내는 날이다. 일찍부터 서둘러 남해읍으로 나가 김밥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각자 김밥 두 줄씩 넣고 김우항씨 승합차에 올라 보리암 주차장에 내리니 예정시각인 일곱 시가 조금 넘었다. 15분쯤 걸어 주능선인 산불감시초소에 오르니 이른 시각이라서 감시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기서 부터는 국립공원팻말의 화살표 방향으로 등산로를 따라간다. 조그만 돌탑이 있고 112번 국립공원팻말이 있는 능선 갈림길에서는 팻말 방향을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 122번 국립공원 팻말이 서있는 능선 갈림길(국립공원경계 지점이다)에서는 오른쪽으로 가는 팻말의 방향을 무시하고 왼쪽으로 간다.
갈림길에서 10여분 내려가면 팔각정인 한려정(閑麗亭)이 서있고, 남해편백 자연휴양림이 있는 봉화리와 천하를 잇는 임도가 휘돌아가고 있다. 나무계단을 올라가서 산길은 이어지고, 다소 급한 경사를 오르니 삼각점이 있다. 지형도에 가마봉 414m로 표기된 곳으로 분기점으로서의 의미는 있으나 독립된 봉우리가 아니고 454m봉의 허리에 불과하다.
남해지맥은 단순히 산의 세력으로만 본다면 여기서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대기봉, 무등산을 거쳐 물금산으로 가야한다. 그러나 비록 노량바다에 의해 맥이 끊어지기는 했지만 백두산에서 지리산과 금오산을 거쳐 남해안의 중앙인 하동노량으로 내려선 백두대간의 기를 이어받아 뻗어간 산줄기의 끝은 대양을 향하는 남쪽이 되어야한다고 보고 우리는 미조의 빗바위가 있는 봉우리로 가기로 했다.
잠간 더 오르니 미조리의 집들과 남해바다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는 가마봉(454m)정상이다.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 안부에는 왼쪽으로 내려가는 산길이 보이고 곧이어 전망대바위인 403m봉이다. 20여분 조망을 즐기고 내려가려니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날 등을 따라 이어지는 바위들 틈새로 나뭇가지를 자르며 20여분을 내려서니 바위지대가 끝난다.
여기서 150도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만난 바위는 오른쪽으로 돌아나갔고, 왼쪽에서 올라오는 넓은 산길이 보이는 안부에서 올라서서 바로 왼쪽으로 꺾어가 바위봉인 141m봉에 올랐다. 물웅덩이 같은 송상지 오른쪽을 겨냥하고 바위를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 진양정씨 묘에서 오른쪽으로 나가 진양강씨의 넓은 묘를 지나고 19번국도가 지나가는 초전고개로 내려섰다.
왼쪽 물웅덩이 옆에 주유소가 보인다. 밭 오른쪽의 농로를 따라 가다가 묘지에서 간식을 하며 잠간 쉬고, 계속 농로를 따라 오르니 왼쪽에 송정 공동묘지가 보이고, 밀양박씨 묘까지는 넓은 산길이 이어진다. 겨울철이라 공동묘지처럼 보이는 덤불지대를 지나 십자로 안부를 지나서 나뭇가지를 치면서 바위에 올라서고, 가시덤불 길을 헤치며 207m봉에 올랐다.
계속 가시덤불을 헤치며 안부에 내려서니 오른쪽 송남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망운산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등산로 따라 망운산(286.2m) 정상에 오르니 산불감시초소와 삼각점(두미402 2002완전)이 있는데 복구 또는 재설이라고 한 다른 삼각점과 달리 완전이라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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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서 공무원 생활을 오래 한 정덕범씨와 류재욱씨는 지도에는 망운산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망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지형도를 보면 남해군 남면의 설흘산 허리에 망산이 표기되어 있다. 망산이라고 표기된 곳은 가마봉처럼 삼각점만 있을 뿐이고 독립된 봉으로도 볼 수 없는데, 어떻게 산이란 이름이 붙었는지 의아해 했는데, 이제 답 -미조면의 망산이 남면의 설흘산으로 끌려가 골방에 갇혀있다- 이 보이는 것 같다. 남해읍의 망운산은 높아서 정상이 구름에 덮여있을 때가 많아 산을 본다는 것이 구름만 보이니 望雲(바라볼 망. 구름 운)산이라 하겠지만, 미조의 망(운)산은 구름이 놀기에는 너무 낮아 雲자가 들어갈 여지가 없어 보인다.
정상에서 잠간 내려서서 점심을 먹고 내려가다가 이중 철조망을 만나 왼쪽 철조망사이로 나아가 초병이 서있는 부대 정문 옆에서 철조망을 벗어나 헬기장을 지나고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사항마을로 내려섰다. 미조건강원, 평화노래연습장, 미조팻션, 예림식당, 미조다방, 미조방아간 등을 지나고 조선일보 미조지국 앞에서 오른쪽 골목을 따라 올라간다.
소나무들이 서있는 곳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다가 약간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오르니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봉우리 끝에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 억새밭을 지나고 안동권씨 묘를 지나 해주오씨시조묘소 비가 서있는 2차선도로로 내려섰다.
컨테이너 박스 왼쪽 끝에서 시작하는 산길을 5분쯤 가다가 왼쪽으로 휘는 산길을 버리고 5분쯤 올라가서 오른쪽에서 오는 산길을 만나고 곧 임도로 내려서서 헬기장 표지가 있는 마지막 봉우리에 올랐다. 동경 128도 3′ 27.61″. 정북으로 백두산 천지의 한 가운데에 이르는 곳이다. 남해군은 면단위 이상인 남해도와 창선도 그리고 노도, 조도, 호도 등 3개의 유인도와 65개의 무인도가 있는데, 앵강만에 있는 노도는 납산에서 보았고, 여기서는 조도가 바로 앞에 보이고 그 뒤로 머리끝만 내민 호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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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래에 내려다보이는 빗바위에는 배를 타고 와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빗바위는 철망너머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긴 하지만 철망 쪽문이 잠겨있어 가보지 못하고 임도를 따라 내려가 미조터미널에서 남해읍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 남해지맥은 산세가 수려하고 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 시원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은 일부구간은 맹감(청미래)덩굴과 나뭇가지 등이 진로를 막고 있어 긴 바지와 긴 웃옷을 입어야 하고, 겨울철이 아니라면 전지가위는 필히 지참해야 할 것이다.
종주에 필요한 도엽명
1:25,000 대도, 설천, 서상, 남해, 창선, 미조
1:50,000 남해, 사천, 두미 |
지맥을 찾는 사람
나이를 반으로 접고 사는 김태영씨
산행이 어려운 아내 위해 인라인스게이팅을 함께 즐겨
부산 건건산악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태영(61)씨는 2002년 8월 남한의 대간과 정맥을 모두 완주하고 땅끝. 영산, 진양기맥과 비슬, 화악, 명지, 열왕, 운문지맥 등을 종주했다. 매주의 산악회 행사와 개인 산행을 하면서 무릎에 문제가 생겨 같이 산행을 하지 못하는 부인 박송녀 여
사와 함께 자주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고, 그러다보니 지역 동호회의 회장까지 떠맡았단다.
지난 가을에 부산 유일의 국제규격 인공암벽장이 조성된 후 처음 개설한 등반교실에 나이를 반으로 접고도 동생뻘인 20대 청년들 틈에 끼어 13m 초급과정을 마치고 최근에 15m 중급과정을 수료했다. 워낙 나이 차이가 많아 어르신으로 깍듯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훈련과 실습은 그들 못지않게 열심히 했다고 하면서 겸손하고 말을 아끼는 사람이지만 이것만은 자랑이 대단하다.
‘마루금 따라 그대와 함께/ 우리강산 내가 사랑-如榮’ 이런 조그만 흔적을 남기며 열심히 즐기며 지내다보니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더 바쁜 것 같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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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지맥 종주를 함께 하면서 편의를 제공해 주신 류재욱님. 정덕범님. 정병훈님께 감사드리며 남해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박성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