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입한지 1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글을 올려 봅니다.
만24세로 남자구요. 서울 도봉동 도봉산 계곡 옆이 저희 집이랍니다.
오늘부터 장마라고 해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네요. 하지만 그 전에는 날씨가 더워
일반 계곡은 건천(乾川:비가 올때는 하천이었다가 비가 2-4주 내리지 않으면 물이 흐르지 않고 지하로 빠지는 하천, 그래서 육안상으로는 물이 흐르지 않는 하천으로 보임)이 되는 곳이 서울에는
정말 많아요. 제가 사는 곳의 건천은 거의 중랑천으로 흐릅니다.
대표적으로 북한산에서 발원하는 우이천, 청계천도 예전에는 건천이었으나 요즘은 지하수를 끌어서
퍼다가 흘려보내지요. 그리고 태릉천은 건천에 속하지 않습니다.
당고개역 부근에서 흐르는 당현천은 건천이고, 방학천도 건천이며, 도봉천도 건천입니다.
수락산역 옆에서 내려오는 두 계곡도 밑으로 내려오면 건천이 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건천의 생태계인데요.
3주전에 건천의 형태를 띈 도봉천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할께요.
도봉천은 도봉산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과 무수골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쳐진 것이 도봉천이라고
합니다. 이 도봉천 즉, 무수골에서 내려오는 지점과 도봉계곡에서 내려오는 지점이 합쳐지는
합류지점에서 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건천이 되고 맙니다. 물론 비가 많이 오고나면
많은 아이들이 수영도 하고 놀지요.(보기가 좋답니다)
아무튼, 이 건천인 하천의 고여진 물이 시간이 지나고 땡볕이 되면 고여진 물들도 결국은
말라버립니다. 사실 말라버리는 것이 아니라 땅으로 스며드는 것입니다.
도봉천은 대부분 흙이 화강암 알갱이로 되어 있기 때문에 도봉천에서 살고 있는 민물고기 어류
4종(버들치, 미꾸리,미꾸라지, 쌀미꾸리)의 부화된 물고기들은 굉장히 작아서 물이 완전히 말라버려도
화강암 알갱이 사이로 들어가 호흡하며 삽니다. 요즘(5~6월)은 부화시기라서 많은
버들치 미꾸리 쌀미꾸리의 치어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7.0mm 정도로 작아서 아주 가까이서
뚫어져라 물속을 관찰하면 보입니다.
그래서 축축해 보이는 땅을 파보면 그 속에 여러가지 물고기들이 살고 있습니다.
도봉천에서는 땅 속에 미꾸리,미꾸라지,쌀미꾸리의 3종류가 살고 있고 치어로는 유일하게 4종 모두
생존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하천 생태에 관심이 너무 많아서 (물론, 다른 영역에도 관심이 많습니다만,)
깨끗한 도봉천 계곡의 화강암 알갱이 즉, 모래라고 하죠. 그것을 퍼왔습니다.
그 모래속에는 다양한 유충들과 다슬기, 올챙이(산개구리), 우렁이, 각종벌레 등 유기물이 풍부해서
물고기들이나 생물들에겐 영양만점이죠. 그 모래를 어항 밑에 고루고루 잘 넣고
물은 약수물로 10리터를 넣었습니다. 그래서 가로 50cm 높이(세로)40cm의 어항을 만들었죠.
거기에 버들치 치어 100여마리를 넣고, 치어중에는 쌀미꾸리와 미꾸라지의 치어들도 꽤 있습니다.
거기에 올챙이와 게아제비, 부레옥잠, 썩은 낙엽도 넣었습니다. 그리고 잠자리 유충과
각종 벌레의 유충(수서곤충)도 잡아 넣었죠. 완벽한 생태계가 완성되었습니다.
저희 어항속에서는 다양한 생물들이 나름대로의 생태계를 이루어가면서 살고 있습니다.
열대어의 먹이도 잘 먹고, 모기나 파리나 곤충을 넣어주면 먹느라 정신없습니다.ㅋㅋ
미꾸라지3종류의 크기는 3~6cm이고, 버들치는 치어만 넣었습니다.
미꾸라지는 크기에 상관없이 호수에도 잘 적응하지만 버들치 4cm이상짜리는 아무리 오래 길러도
몇달이상 키우기가 힘들기에 버들치는 치어만 넣었죠. 어차피 거기 있는 치어들은
중랑천 합류지점에 있는 곧 장마가 되면 다 떠내려가 죽을 물고기들이었기 때문에
잡아도 무방했죠. (어차피 그 땅속 파가지고 물고기 잡는 사람 저 밖에 없었습니다 ㅋㅋ)
그중 반 정도 버들치 치어 약 50~70여마리 세어보지 않아서 한 그정도에 버들치 어른 7~15cm이상
짜리를 도봉산 계곡 맨 꼭대기 발원지점에 풀어놓았죠.
풀어놓으니까 헤엄치고 노는데 치어들도 신이 나서 돌아다니는게 보기가 참 좋았습니다*^^*
도봉산 계곡이 발원하는 지점에서도 몇군데 돌아보았는데 10cm가 넘는 도룡뇽과 길이 7cm정도
되는 가재도 발견해서 뿌듯했습니다. 계곡 속 큰 바위 속으로 들어가보니 거미줄도 많고
시원한 냉풍도 부는 것 같고, 그 어두운 속을 핸드폰 후레쉬로 비춰 가면서 관찰했는데
도롱뇽과 가재가 굉장히 많았고, 특히 어린가재가 자갈 틈새에 많이 있었습니다.
북한산국립공원은 요즘 철저하게 감시중이라서 조금만 보고 왔습니다.
절대 계곡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오해하시지 않으시기를 ㅋㅋ
암튼 그렇게 하고 집에 와서 어항을 보니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자연의 것은 자연으로 보는 것으로 좋지만, 저는 워낙 관찰을 좋아하다보니
집에서 몇시간씩 어항을 들여다보는 일이 허다하니까요.
게아제비가 치어들을 잡아 먹는 장면, 치어들이 우렁이 쪼아 먹는 장면,
올챙이들이 시체 잡아 먹는 장면, 잠자리 유충이 잠자리 어른 벌레로 되는 장면등
수 많은 장면들을 집에서 다 볼 수 있으니까요.
특히 버들치 치어는 관상용으로도 손색이 없고, 저희집에서는 물고기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공기발생기장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치어들의 특징은 공기발생장치 없이는 잘 산다는 점이에요. 단, 계곡 모래를 두어야 하며
약수물로 3~4달에 한번씩 물갈이를 해야 하는 것은 필수에요. 안하면 서서히
한마리씩 죽어나갑니다. 버들치 치어를 어항에 놓고 키우시겠다는 분들은 제가 3마리씩
드리겠습니다. 핑퐁도 아주 잘 먹고 열대어 사료도 매우 잘 먹습니다.
연락처 밑에 나가니까 필요하시면 문자 주세요. 공짜입니다. 단 서울지역이고
찾아오셔야 합니다. 조금만한 통 하나만 가져오면 될 듯 합니다.
모래는 퍼 드릴께요.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010-7320-2367
첫댓글 ^^ 반갑습니다..쌀미꾸리님! 도봉산 저에게도 추억의 산이죠.. 19번 버스종점.. 알프스 수영장.. ㅋㅋ 쌍문동에서 15년 살아기에 예전에 친구들과 정말 자주 놀러 갔었죠.. 한겨울에도 얼음깨고 버들치잡았던 기억이 나네요.. 도봉천에 대해서 이렇게 장문으로 나열을 하신거 보니 사는곳에 대한 애착이 참 많으신거 같네요.. ^^ 공기도 맑고 살기 좋은 동네죠.. 아!! 혹시 중학교 어디 나오셨나요? 저는 도봉중 나왔습니다.. 어쩌면 제 후배님이 될지도... ㅋㅋ
흐흐...저도 도봉산이랑 수락산에서 중학교때까지 신나게 버들치를 잡았더랬죠.~
아주 작아서 모래사이로 들어가서 사는군요...그럼 성어개체는 어찌 생존하나요?
버들치...정말 먹보입니다. 먹기 위해 태어난 종마냥 피라미과 종들이 대부분 식탐이 많은 먹보인듯 싶습니다.
오~ 같은 구는 아니지만, 저는 정릉 살았었습니다.ㅋㅋ 그래서 요즘은 번호가 바뀌었을텐데, 옛날에 5, 5-1 번 버스 타고 종점가서 산에 가서 버들치만 엄청 잡았던 기억이...ㅋㅋㅋ 북한산국립공원안에서 엄청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초딩이라고 상관을 않하더라구요 ㅋㅋㅋ 아ㅋㅋㅋ 집생각이 나네요 ㅋㅋㅋ
지역의 작은 생태공간이지만 소중한 자료 잘 보았습니다. 우리 쌀미꾸리님과 같은 분들이 많이 계셔서 아름다운 우리네 금수강산을 잘 보존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랑 가까운 곳에 사시는군요..이거 잘하면 노원구,도봉구 모임한번 가져야겠습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
...노원 도봉모임 좋네요 ㅋㅋ
아~ 성북구도 포함...^^ 아님 강북지역으로...
도봉구에 살았던 사람은 안껴주나요???...도동구 OB쯤으로...^^...성북구에도 살았었는데...쩝
성북구 정릉1,2,3,4동 도 끼워 주시면 않되나요??ㅋㅋ
전 노원구 석계 성북역 근처에 삽니다 ^^
노원...도봉구 모임..ㅡ.ㅡ;;; 담부터 저 부르지 마셈.....
도봉천 근처에서...십여년을 살아는데도...몰랐던 일이네요...덕분에 좋은 자료 보고 갑니다...^^
4.19탑쪽...청소년 수련원인가요?...그 밑에서 집사람하고 버들치를 잡았던 기억이 나네요...발가락사이에 쥐포를 끼워놓고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버들치들이 몰려들곤 했었는데...
아~ 좋은방법을 이제야 알았네요...그런데 꼭 쥐포여야 하나요? ㅋㅋㅋ
저도 노원구에 삽니다. 도봉산도 자주 다녔었는데, 그곳에 쌀미꾸리까지 있다니요... 놀랐습니다. 언제 한 번 가봐야겠네요. 개인적으로 꼭 채집하고 싶은 어종이라...
오늘 제 어항에서 잠자리가 탈피를 했는데 크기가 작고 흔히 보던 잠자리가 아닌데, 노란 줄무늬도 있고 암튼 자연으러 풀어줘야되겠습니다. 그리고 도봉중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우왓~ 댓글이 장난아니네요. 장마후 중랑천 고인물에서 여러어종 잡는 재미도 쏠쏠하죠. 예전엔 장마후 고인물 방학천에서 버들붕어도 잡았습니다. 낚시도 했었는데 어류도 다양했어요. 특히 자라와 붉은귀거북을 잡았던 것이 인상에 남네요.
ㅋㅋ 후배님~~~ 알아서 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