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둘레길 22코스(상천역 - 청평역)
1. 미세먼지가 서쪽 지역을 장악한 가운데, 미세먼지의 영향이 적은 곳을 찾아 산으로 이동했다. 이번 답사 코스는 경춘선 상천역에서 청평역까지 호명산을 경유해서 걷는 <경기 둘레길 22코스>이다. 둘레길이라기보다는 ‘호명산’ 등반이라고 할 수 있다. 상천역에 도착하자, 확실히 파주보다는 공기질이 좋아 보였다. 답사 출발 전, 상천역 무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빵과 과일로 간단히 요기하였다.
2. 상천역에서 1시간 정도 올라가자, 호명호수가 보였다. 약간 다른 곳을 헤멘 후에 호명산 쪽으로 이동하여 호명산 정상까지는 약 1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호명산에서 청평역으로 내려오다 갈림길에서 벗어나 청평댐 쪽으로 내려왔다. 산에서는 약간의 차이이지만 도착점 사이의 거리는 컸다. 이렇게 대략 4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둘레길 답사를 하였다. 경기 둘레길 홈페이지에는 이 코스를 3시간이라 하고, 다른 안내판에는 4시간이라 했는데, 3시간은 조금 빡빡한 시간 체크라 할 수 있다. 별로 휴식도 하지 않고 열심히 걸어야 3시간 내에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전체적으로 호명산 등반은 깔끔하고 쾌적한 걷기라 할 수 있다. 상천역 쪽에서의 등반은 오르막이 심하지 않고 돌들의 위치도 걷기에 큰 방해를 주지 않는다. 약간 힘든 시간이 지난 후에 만나는 ‘호명호수(저수지)’의 신선함도 코스의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호명호수에서 호명산 정상까지는 약간의 오르내리막이 반복되는 능선 코스이다. 답사 시간도, 답사의 어려움도 적절한 코스라 할 수 있다. 다만 호명산 정상에서의 전망은 다른 산들의 정상과는 다르게 약간은 막혀있다는 느낌이 아쉬웠다. 내려오면서 청평 쪽 등반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느껴졌다. 등산로의 경사도도, 길의 험난한 정도도 상천역 쪽 코스보다 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직접 등반하지 않아 절대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4. 청평역 대신 청평댐으로 원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내려왔지만, 이런 해프닝은 나쁘지 않다. 시간이 더 소요되었지만, 새로운 길의 흔적을 찾는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길은 하나의 고정된 코스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약간은 벗어나고 혼란스러운 결과가 때론 더 큰 의미를 발견하게 하는 계기를 줄 수도 있다. 위대한 과학적 성취도 일명 ‘세렌디피티’라 하여 ‘우연한 발견’의 결과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직 산을 걸을 때에는 조심스럽다. 언제 다리 근육의 경직 현상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코스는 산행 시간이 길지 않고 코스도 힘들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조금씩 시간과 거리가 긴 산행 코스를 선택하여 도전해야 겠다.
5. 도착해서 청평을 방문할 때마다 찾는 청평 시장의 두부 전문점으로 갔다. 혼자서 먹기에는 양이 조금 많은 겨울철 별미 ‘굴전 & 두부전’을 주문했다. 굴과 두부의 풍미가 답사의 피로를 씻어준다. 막걸리 한 잔 하면 좋겠지만, 얼마 전에 마신 ‘막걸리’의 숙취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고, 그때의 피로와 허무가 생각나 마시지 않았다. 차를 운전할 때는 절대 술의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겠다는 것과 무엇이든 ‘지나치지 말라’라는 오래된 그리스 텔포이 신탁의 문구가 그 날의 교훈일지 모른다. 아무튼 굴과 두부는 맛있었다. 주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기차를 타고 다시 상천역으로 돌아왔다. 어둠이 주변을 감춰버린 조용한 마을에서 파주를 향해 출발했다.
첫댓글 - 술 & 피로와 허무는 함께가는 친구이다. 그 속에 삶이 있다! 치열함 속에서도 여유 있는 걸음걸이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