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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캠프를 다녀와서....
특전경호과 06026147 조아라
<첫째날>
처음 출발하기 전 졸업을 앞두고 기숙사 마지막 밤이라는 생각에 한숨도 자지 않고 새벽 내내 떠들다가 출발해서 그런지
스키장에 가는 4~5시간 동안 꼼짝도 않고 버스에 타자마자 레드썬 되어서 일어날 때 정말로 눈이 딱 붙어 떠지질 않아
식겁을 했었습니다. 물론 2번의 휴게소 중 첫 번째 휴게소는 들렸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았죠. 애초에 긴 시간을 타야 되는
차에서 자자는 생각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이건... 자는게 아니라 기절이었습니다.
그렇게 비몽사몽간에 스키장에 도착해서 바로 방 배정을 받고, 스키복과 스키장비 등을 렌탈 했습니다. 도착 시간이
오후 2시인 데다가 렌탈 하고 저녁 먹고 하니 벌써 해가 질 때가 돼서 우리는 바로 야간 스키를 타게 되었습니다.
스키를 처음 타는 사람이 대다수라서 몇몇 경험자는 자유스키를 타고 우리는 평지에 모여 우선 스키를 신고 벗는
법과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법부터 배웠는데 아~엉덩이가 무거워서 그런지 경사로가 아니라 평지라 그런지 생각보다
일어나기가 힘들었습니다. 역시 뒤를 보니 못 일어나는 사람이 거의 여학생이더군요.
낑낑대며 일어나는 법을 배운 후엔 스키를 A자형으로 만들어서 경사로에서 속도를 줄이고 멈추는 법을 배웠습니다.
매우 낮은 경사에서 시작할 때는 그럭저럭 할만했는데 그 후 바로 꽤 가파른 곳으로 이동해서 했더니, 게걸음을 걸어서
자빠지고 허우적 대면서 겨우 올라가면.. 내려오면서 A자로 자세도 잡기 전에 속력이 붙어버려서 쭉 미끌려서 단 몇 초
만에 내려오곤 했습니다. 특히 처음 그곳에서 내려올 때는 순식간에 미끌어지는 바람에 놀랜 마음에 자세가 뒤로 가버
리는 데다가 그 속도에 탄력이 붙어 좀 오목한 부분에서 나르기도 하고 또 그러면서도 자빠지진 않으려고 버텨가지고
잠깐 사이에 사후세계를 보는 아주 특별한 경험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마지막엔 화려한 후방낙법에 이은 전방 회전
낙법으로 마무리를 하였지만....
그러나 또 특전반 특유의 오기와 운동신경으로 소수의 우리끼리 ‘경호과 파이팅’을 주절거리며 타서 우리반 대부분이
초기에 이 관문을 통과하는 능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8:30분까지 줄곧 이 강습을 받다가 9:30까지 자율 연습을 했는데
처음엔 그 경사로에서 한 번 되기 시작한 속도 줄이기를 쉬지 않고 반복하다가 다들 한 순간에 초심자 슬로프로 눈을
돌려서 아직 허락되지 않은 그곳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몰려갔습니다.. 정말 우린 어쩔 수 없는거죠.. 그러나 막상 우리반
전체가 그곳에 올라보니 예상 했던 것만큼 어렵지도 않고 오히려 경사도도 아까 사후세계를 본 곳보다 덜해서 의외로
전체가 신나게 잘만 내려왔습니다. 거기 맛들려서 또 탈까 하다가 아쉽게도 시간이 다 되어서 숙소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들어와서 샤워를 하고 방에 다들 앉아 있는데 추운 곳에서 추운지도 모르고 계속 익숙치 않은 스키를 타다가 따뜻한
곳으로 들어오니 얼굴들은 다 벌겋고, 몸은 곳곳이 다 쑤시고, 신나게 탄 것과는 대조적으로 수면 부족까지 급작스럽게
몰려왔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3박 4일 내내 이어지게 되죠. 그러나 역시 모이면 쉽게 잘 수 없다는 의식 팽배로 스포츠
2학년 여학생 4명, 특반 여학생 4명이 쓰는 이 방 사람들이 모여 앉아 새벽 2시가 넘게까지 먹고 마시고 하다가 우리도
모르게 한명씩 레드썬 돼서 잠이 들었습니다.
<둘째날>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뜨고 우선은 아침밥부터 챙겨먹고 곧바로 오전 스키가 시작되었습니다. 갑자기 또 스키부츠를
신으니 정강이가 욱신거리고 제대로 걷지를 못해 엉거주춤 걸어들 다녔죠. 그래도 막상 또 눈밭에 나가 좀 다니니 금방
적응이 되어 아픈 줄 모르게 되었습니다. 오전엔 어제 허락 없이 올라갔던 그 초심자 슬로프보다 약간 더 경사진 초급
슬로프에서 A자로 만들어 제동 걸며 내려오기를 계속했는데, 많은 인원이 한명씩 다 오길 기다려서 시작하면 슬로프
중간쯤에 멈춰서 또 다 내려오길 기다렸다 내려가고.. 우리는 이미 이 관문을 다 마스터 한 상태라 이것만 계속하니
몸이 막 근질근질 거렸습니다.
그러다 또 잠깐의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계속 그 슬로프를 타다가 또 잠깐 중급 슬로프로 눈이 갔었는데... 어쨌든 그건
정상에서부터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여차하면 거기 올라가서 못내려 온다거나 엎혀 내려와야되는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에 눈을 돌렸슴미다. 역시... 오후 스키 때 보니 가지 말랬던 중급 슬로프에 간 죄로 스포츠과 3명이 리프트 권을
빼앗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안 간게 천만 다행이었죠.
오후 스키 때는 원래 멈추는 거 그만하고 턴하는 걸 배울 차례였는데, 특전반은 모두 이호룡 교수님을 따라 리프트를
타고 정상에 가있었습니다. 그리곤 중급을 타고 따라 내려오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교수님...이건....아닌 것 같습니다’
라고 말은 남발하며 멍하게 있었지만... 결국 턴도 배우지 않은 주제에 다들 자빠지면서도 잘도 내려갔슴미다. 그 뒤론
일사천리였습니다. 스포츠과가 계속 A자 형태로 턴하고 멈추는 법만 배울 때 우리는 정상에서 11자로 바로 턴하는 법과
속도를 내는법, 그리곤 심지어 턴하며 바로 멈추는 법까지 배웠죠.
야간에 스포츠과가 정상에 오는 걸 보며 우리는 자유스키를 타고 건방지게 중상급에서 깝죽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급은 처음 인데다가 우리끼리 또 욱해서 ‘탄다고 죽겠냐 가자‘
라고 외치며 막상 출발했지만 완전 덜덜덜 거리며 기다시피 해서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한두번 넘어진 뒤론 재미가
붙어서 오히려 잘만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레 빠른 진도로 여러개의 슬로프 중에 상급 빼고는 하루만에 다 타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며 둘째날
스키수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셋째날>
눈을 떠보니 10시 5분이었습니다. ‘으잉?’ 하면서 놀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방 8명이 사이좋게 다들 자고 있었죠.
조장마저도 암말 없이 맘편히 자고 있길래 오늘 오전은 없나보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자서 일어난 시간이 거의 12시가
다되어서였습니다. 오전 스키는 없는게 아니라 우리가 나가지 않은 것이었죠. 그렇게 한 타임을 놓치고 밥을 먹고 서둘러
나가서 오후스키부터 타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우리는 호룡 교수님과 함께 했는데 스포츠과 친구들은 우리를 매우 부러워
했습니다. 한참 기다리며 느리게 배우는 그들 옆을 우리는 레이싱반 마냥 쌩쌩 달려 지나갔기 때문이죠.
그래도 TV에서나 스키타는걸 볼 때는 그렇게 쉬워보일 수가 없는데 막상 타보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여차해서 방심
하면 속도를 제어할 수가 없고,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속도에 겁이 나서 자세가 뒤로 가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일쑤였습니다.
오후에 계속 재미들린 상급에서 잘은 못타지만 이젠 넘어지지 않고 내려오다가 야간에 시험을 치는데 한 번 시험이 아니라
야간 내내 교수님과 함께 타면서 줄곧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시험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고 모두 모여서
라인 만들기라고 줄줄이 교수님을 따라 선을 그리며 내려가기를 했는데 속도가 빨라도 혼자 가는게 아니라 앞사람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빠른줄도 모르고 신나게 내려오고, 중간중간에 멈추는 것도 이제 제법 숙달이 되고 막 점프 따라하다
넘어지기도 하고, 자그마한 깃대 현수막 밑을 앉아서 지나가기도 하고 가장 신났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참 신났었는데 또 간담회 시간인 10시가 다가와서 숙소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오늘 오신 오석훈 교수님도 같이
모시고 간담회를 하는데 땅콩주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신기한 술 인데다가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이 더해
짧지만 즐거운 술자리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준비해온 술이 모두 떨어져 일찍 간담회를 마치게 되었죠...
<마지막날>
원래 오전 스키가 있었지만 특반 여학생들은 다 잠에 취해서 나가지 못한 반면 남학생들은 일찍 일어나 오전 스키를
마음껏 즐겼답니다. 처음 시작하고 이틀째 오전 까지는 3박 4일이 왜 이렇게 긴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마지막 날이
되니 어제와 오늘 오전 스키를 놓친 것이 그렇게 한이 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특전반은 이제 웬만한 슬로프에서는 마음 놓고 스키를 즐길 수 있을 만큼 실력도 쌓았고, 예전 같았으면
스키를 잘 몰라서 즐기지 못했다면 이제 겨울에 즐길 수 있을만한 레포츠를 배웠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가까운 양산에도 스키장이 생겼다니 이제 자주 스키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학교생활을 장식하는 종강 이후에 모두가 아쉬움에 가득했었는데 이렇게 또 단합 잘되는 우리 특전반 동기들
끼리 3박 4일을 즐기며 뜻깊은 추억을 남길 수 있어서 그 무엇보다 좋은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저희를 지도해
주신 이호룡 교수님, 또 스포츠과 교수님과 강사님들.. 셋째날 저희를 보러 와주신 오석훈 교수님 모두 감사드리며 다음에
저희 후배들도 수업이 있는 사람이던 없는 사람이던 이런 정말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가기전 여러분의 표정은 도살장? 끌려가는 듯 했는데 스키수업 참여후 여러분의 밝은 모습을 보니 3박4일 귀한 시간을 투자하여 함께한 내가 보람을 느낀다. 그동안 수고 했고 즐거운 겨울방학이 되길 바란다...~~^L^